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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세계최고.. 한국서만 고전
유통업계에서 대형할인점의 파워는 날이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예전에 제조업체들은 자사제품들을 주로 대리점을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공급했는데 대리점이나 그 밖의 판매점들과의 협상에서 항상 우위를 점하곤 했다.
왜냐하면 당시는 요즘처럼 외국산 제품 등 다양한 제품들을 소비자들이 쉽게 구할 수 없었고 상대적으로 한정된 제품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판매점들이 저자세를 취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할인점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외국산 제품들의 유입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두 주체간의 협상주도권은 완전히 뒤바뀌게 되었다.
이번 글로벌 가치주는 세계 최대 할인점인 월마트다. 월마트는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천(Fortune)>이 매출기준으로 매년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기타 세계 유수 기업들에 비해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일상용품들을 파는 사업으로 매출액 1위를 차지하는 데에는 월마트만의 노하우나 저력이 있을 것이다. 월마트의 역사 그리고 실적, 글로벌화를 중심으로 월마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1. 월마트의 수익창출의 원인 그리고 해외시장 진출과정
월마트의 역사는 1962년 아칸사스 주의 로저스에서 시작되었다. 샘 월튼과 버드 월튼의 형제가 공동으로 설립한 월마트는 설립된 지 5년 만에 24개의 점포에서 1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68년에 처음으로 아칸사스 주 밖으로 점포를 확장하게 된다.
1970년 10월 월마트는 기업공개(IPO)를 하게 되는데 주당 가격이 16.5달러에 200,000주로 거래가 시작됐다. 만약 이 때 16.5달러에 100주를 가진 투자자가 올해 1월 결산일까지 한 주도 팔지 않았다면 1,650달러의 가치가 1,100만 달러로 불어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연평균 복리로 30.6%씩 증가한 수치다. 더불어 1999년까지 실시된 11번의 액면분할로 인해 이 100주가 204,800주로 불어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이러한 수익률의 복리는 둘째치더라도 PER 관점에서도 월마트의 수치는 대단히 인상적이다. 현재 월마트의 PER은 24.56이다. 이 PER 수치는 1970년 대의 PER인 24와 별반 차이가 없다.
그 당시 미국시장의 평균 PER이 약 7인 것을 감안했을 때 PER 측면에서 보면 월마트는 분명 고평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3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PER이 일정하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건 월마트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했다는 의미다. 월마트의 시가총액은 미국의 경제주간지인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의 발표에 의하면 세계 1000대 기업 중 5위에 해당하는 2,325억 달러다. PER이 24라면 당기순이익이 90억 달러를 넘는다는 소리다.
하지만 PER 관점에서 고평가된 월마트를 1970년에 매수했어도 연평균 복리수익률 30.6%를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는 주식투자 할 때 PER보다는 향후 지속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기업의 수익창출능력에 초점을 맞춰야 하다는 원칙을 우리에게 제시해주고 있다. 아무튼 월마트가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했던 이유는 광대한 미국 내수시장에 안주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시장 역시 적극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이다.
월마트가 미국시장 밖으로 본격적으로 진출한 시기는 1991년이다. 월마트 계열의 회원제 할인점인 샘스클럽이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서 처음 점포를 개장한 것을 계기로 시작했다. 현재 10개국에 진출해 있는 상태인데 멕시코 이외에 푸에르토리코(1992년), 캐나다(1994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1995년), 중국(1996년), 독일(1998년), 한국(1998년), 영국(1999년), 일본(2002년)에 진출했다. 월마트의 해외진출과정은 인근 국가들(주로 중남미 국가)에 들어가 직접 점포를 설립하거나 아니면 현지 국가의 기존 유통업체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의 경우에는 IMF 위기에서 벗어난 시점인 1998년 7월에 네덜란드계인 마크로 스토어의 점포와 토지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출했다. 그 외 캐나다나 독일, 영국, 일본시장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특히 일본시장은 일본 제일의 유통업체인 세이유(Seiyu)의 지분 37.8%를 인수하면서 진출하게 되었다.
2. 월마트의 사업부문 및 실적현황
월마트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대단히 인상적이다. 각종 숫자와 딱딱한 업종설명 위주의 국내 사업보고서와는 달리 해외 각 지역의 월마트에 종사하는 직원들(Associates), 월마트에 물품을 납품하는 공급업체들, 그리고 월마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월마트에 대해서 느끼는 진솔한 글들이 함께 첨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월마트가 강조하는 좋은 직장, 공급업체들과의 긴밀한 유대관계 지속, 이웃을 돕는 "이웃", 생활의 질을 높이는 적절한 가격의 제품공급원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월마트의 주요 사업부문은 크게 세 가지다.
주력부문인 월마트 할인점이 전체 매출의 68%를 차지하고 있고 회원제 창고클럽인 샘스클럽이 13.5% 그리고 해외사업부문이 18.5%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통소매업종은 국가를 불문하고 경쟁이 심한데 특히 이 업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주요인으로는 매출원가, 소비자 채무수준, 전반적인 경기상황, 소비자 선호도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작년은 경기가 안 좋았는데 2004년 월마트의 주요 실적을 살펴보도록 하자.
1) 2003년의 순매출에 비해 11.6%가 증가한 2,563억 달러(약 295조원)를 시현했고 영업이익 역시 전년에 비해 13.3%가 증가한 89억 달러(약 10조원)에 달했다.
2) 2004년 영업현금흐름은 159억 달러(약 18조원)로 50억 달러(약 5.8조원)는 자사주 매입에 쓰였고 16억 달러(1.8조원)는 배당금 지급에 사용됐다. 전반적으로 103억 달러(약 12조원)의 자본지출이 발생했다.
3) 특히 해외사업부문의 실적이 두드러졌는데 2003년에 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6.6%, 18.6% 증가했다. 10개 국가 중 주로 캐나다와 멕시코 그리고 영국에서의 실적호조에 기인한다.
4) 월마트 경영이 잘되고 있는지의 기준은 전통적으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을 초과하는지로 판단한다. 따라서 이번 실적이 전년에 비해 매출액은 11.6% 증가, 영업이익은 동기간에 13.3% 증가한 사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부문별로 보면 월마트 할인점이 소폭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반적인 내수침체로 인한 의류품목 매출감소 때문으로 풀이된다.
5) 경영효율성 개선여부는 재고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의 50% 수준에서 유지되는지의 여부로 판단한다. 2004년 재고증가율은 9.1%인데 이는 매출액 증가율(11.6%)의 50% 수준보다 높은 수치다. 그 이유는 예상에 못 미친 매출실적 그리고 리드타임(Lead time) 증가가 불가피한 수입품목의 증가 때문이다.
3. 월마트의 향후 성장계획
월마트가 유독 한국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일반적으로 국내 제일의 대형할인점인 이마트의 기세에 눌려 완패했다는 인식이 강한데 아직은 모를 일이다. 월마트의 자본력과 노하우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마트가 고전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월마트가 1998년에 인수한 마크로 스토어의 위치가 변두리 지역이라는 점이다. 이마트가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점포를 확장해 좀 더 소비자들에게 가까워지려고 한 것과는 달리 월마트는 미국적인 시스템을 그대로 한국 시장에 적용했던 것이다.
유통업계의 경쟁은 국경을 넘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의 현지 유통업체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세를 불려나가는 시장진출 방식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새로 점포를 설립하기 보다는 이미 널려있는 유통업체들을 인수하는 방법이 단시간 내에 점포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고전하고 있는 한국시장에서 월마트는 어떠한 전략으로 만회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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