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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책] 현명한 반도체 투자

편집자주 필자인 넥클리스 권용현 교수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마쳤으며, 대학 신입생 때 시작한 가치투자를 15년째 이어오며 매월 말 투자 포트폴리오를 아이투자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재무와 기업지배구조에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저술하였으며, 지금은 창원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비즈니스학부에서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여러 기업과 투자에 대한 칼럼에 더해 금융, 투자 혹은 특정 산업분야에 대해서 의미가 있는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읽은 소감을 서평으로 남깁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4월달에는 우황제 박사님(온라인 필명: hodolry)의 ‘현명한 반도체 투자’를 소개합니다.

투자관련 도서들이 많지만 특정 산업분야에 대해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할 수 있는 책은 많지 않습니다. 이 책 이외에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 기억에 남는 책은 ‘반도체 제국의 미래(정인성 저)’가 기억에 남는데, 두 책이 서로 보완적인 면이 있어 둘 다 읽어보면 보다 넓고 깊은 지식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책의 저자인 hodolry님은 온라인 블로그에서 꾸준히 반도체 분야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에게 의미 있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책’으로 의미를 갖고자 했기 때문에, 글에서 좀 더 의견을 절제하는 모습이 보였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보면, 이 책에 수록된 내용들은 반도체를 전공한 박사이자 투자자의 안목으로써 이 정도 내용은 꼭 알아야 할만하다 싶은 내용들이 고르고 걸러진 내용일 것입니다.

책에서는 한국의 상장기업들 중 반도체 산업에 속한 상장사가 120개,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25%가 넘는다고 합니다. 수출에서도 반도체의 비중은 20%내외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의 수출 경제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의 높은 전문성은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매우 까다로우며, 특히 완성품 이상으로 변동폭이 심한 장비산업의 경우 외부자가 시장에서 그 기업의 입지나 위상, 또는 경쟁력을 평가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한국의 개인투자자라면 꼭 읽어보고 투자에 참고할 만한 책이 될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언제나와 같이 질문과 답변을 통해 정리하였습니다.

Q1. 이 책은 어떤 투자자들에게 추천할 만한가요?

어떤 좋은 책을 읽으면 항상 어떤 사람에게 추천할까를 고민하게 되는데, 이 책의 경우는 투자자보다는 전자공학을 전공한 학부생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문적으로만 전자공학을 접하다 보면 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것들이 실제로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둔감해지기 쉽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기술과 과학의 발전이 구체적으로 세상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투자자들이라면 한국의 어떤 개인투자자라고 하더라도 한 번쯤을 읽어 볼만한 책으로 보입니다. 이 책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크고 어려우며 중요한 산업인 반도체 산업을 솜씨 좋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반도체 투자에 대해서 뭔가 자신감이 붙기보다는 더 반도체 분야에 투자하는데 있어서 신중해질 가능성도 높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잘 모르는 것에는 좀 더 용감하게 투자할 수 있지만, 조금 알게 되면 좀 더 신중해지는 효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Q2. 이 책에서 꼭 읽어보아야 할 내용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434page부터 시작하는 부록과 부록에 이어진 챕터들 – chapter 5, 10, 12, 15 등 – 입니다. 이 책의 부록은 일반적인 책의 부록과 같이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이 아닙니다. 특히 부록에 정리된 각 기업들의 평가야말로 반도체 산업분야에 대해서 전문가가 가질 수 있는 통찰입니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해외 주요 반도체기업들까지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높습니다.

이 책은 분량으로 따지면 70% 정도는 알아야 할 사실이고 30%정도가 저자의 의견이지만, 독자가 반도체 분야에 전문성이 없는 투자자라면 사실보다는 의견에 훨씬 더 관심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산업의 성장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 “메모리 반도체는 특성상 수직 구조물을 많이 가지고 있어 식각의 어려움이 큰데, 램 리서치(LAM Research)의 첨단장비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준다. 향후 반도체 미세화와 함께 첨단 식각 장비의 중요성은 날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와 같은 의견들은 현직자가 보기에는 당연한 말이겠지만, 비전문가에게는 매우 신중하게 참고해야만 하는 의견이 될 것입니다.


Q3.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내용은 무엇인가요?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툴’에 대한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와 같은 자동화 툴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국내에 관련된 기업이 없었기 때문인지 많이 생소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책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반도체 산업에서 어떤 기업이 패권을 쥐는지를 떠나서 반도체 시장 전체의 성장에 ‘갑’의 위치에서 발맞춰갈 수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갔습니다. 실제로 이 책에 소개된 시놉시스나 케이던스의 장기주가를 보아도 그러한 모양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물론 그만큼 높은 평가(PER)를 이미 받고 있기는 하지만, 기회가 있다면 억지로라도 꼭 사보고 싶은 분야인 것 같습니다.

[표] 시놉시스 주가

(자료: 야후파이낸스)

[표] 케이던스 주가

(자료: 야후파이낸스)

Q4. 이 책을 읽고 새롭게 생각해본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더 많은 투자자들이 반도체 산업에 자신감 있게 투자할 수 있기를 생각하였겠지만, 제 경우에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 더욱 신중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첨단기술을 활용하기는 하지만 이미 역사가 깊은 산업이고 큰 자본투자가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기존의 주도적인 기업들을 밀어내기 불가능하다 생각했지만, 이 책에서 소개된 전례들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아 보입니다.

다만 한국에서 투자를 이어간다면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 싫든 좋든 간에 한번은 깊이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 생각합니다. 어려운 문제를 피하는 것은 투자자로서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문제 여러 개를 한 번에 묶어서 풀어낼 수 있다면, 그리고 산업의 성장이 상당히 긴 기간 동안 유지되어 왔다면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기는 기회비용이 너무 클 것 같습니다.

특히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적어도 반도체 기업에 투자할 때 이 책의 부록에 “경쟁 강도”가 어떻게 표기되어 있는지는 무조건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도 하나 있었는데 “높음”으로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비록 투자의 결과는 비교적 좋은 상황이지만 이 내용을 미리 알았다면 투자에 좀 더 신중했을 것 같습니다.



시장에 투자에 대한 책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반도체에 대한 책도 좋은 책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과 같이 어떤 산업분야의 전문가가 투자자로서의 시각으로 쓴 책은 매우 드물 것입니다. 특히 그 산업분야가 한국을 이끌어나가는 반도체 산업이라는 점에서, 한국 시장의 개인투자자라면 누구에게라도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Chapter 1에서 제시된 저자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시각을 요약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특징을 매우 요약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단기적으로는 이익이 증가했다 하락하는 것을 반복하는 사이클의 특징을 나타낸다. 그런데 10년 이상 장기적으로는 전저점과 전고점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며 장기 우상향하는 특징이 함께 나타난다. 이는 여타 산업에서 관찰하기 쉽지 않은 독특한 특징이다. – 중략 – 우리나라의 성장을 책임진 많은 사이클 기업들이 커다란 호황을 누리다가 바닥까지 주저앉은 뒤 예전 전성기 수준의 꼭지로 되돌아가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은 5년이라는 짧은 주기 속에서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규모가 늘어나다가 줄어드는 과정을 반복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그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에 발맞추어 주가의 장기 상승도 당연시됐다.

다음달에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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