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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책방] 상식 밖의 경제학

편집자주 필자인 넥클리스 권용현 교수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마쳤으며, 대학 신입생 때 시작한 가치투자를 15년째 이어오며 매월 말 투자 포트폴리오를 아이투자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재무와 기업지배구조에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저술하였으며, 지금은 창원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비즈니스학부에서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여러 기업과 투자에 대한 칼럼에 더해 금융, 투자 혹은 특정 산업분야에 대해서 의미가 있는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읽은 소감을 서평으로 남깁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2021년 1월을 시작하는 [서평]은 댄 애리얼리(Dan Ariely)의 ‘상식 밖의 경제학’입니다.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다음 링크의 TED영상을 보고 흥미를 느껴서 읽게 되었습니다. 한글자막이 잘 되어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직접 들어가서 보시면 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X68dm92HVI&ab_channel=TED.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을 정교한 ‘실험’을 통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성적이지 않다.”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주장인데, 가장 이성적이어야 할 주식시장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왜 대단히 감성적으로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몇 가지 흥미롭게 읽은 부분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인간의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앵커’에 좌우된다.

10년 전 삼성전자59,300원, ▼-400원, -0.67%가 한 주에 60만원이었던 것(액면분할하기 전)은 지금의 투자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때 삼성전자를 한 번이라도 사본 적이 있다면 지금 삼성전자를 8만원에 사는 것을 훨씬 주저하게 될 것입니다. 흔히 물타기(현재 마이너스인 주식을 더 사는 것)에 비해서 불타기(현재 플러스인 주식을 더 사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 것이 앵커로 해석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현상입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앵커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앵커를 어느 정도 의도적으로 정할 수도 있고, 잘 설계된 환경에서는 상대방의 행동을 앵커에 따라 바뀌도록 유도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유도가 극단적으로 나타난 경우가 73page부터의 “돈을 받는 순간 놀이도 일이 된다”라는 소챕터였습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열정 페이’가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라는 문제에 대해서 이 소챕터를 읽으면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2) ‘공짜’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100원을 받는 것과 공짜인 것은 실질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큰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왜 그러한지?’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상당히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저도 공짜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무의식적으로 당하고 있는 부분은 없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3) 페이, 신용카드, 현금

매달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생각보다 돈을 많이 안 쓴 것 같은데 월급날만 되면 신기하게도 계좌가 비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감정’의 문제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접근입니다.

1) 지갑에서 1만원을 꺼내서 지출합니다.
2)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서 1만원을 지출합니다.
3)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로 1만원을 지불합니다.

분명 세 경우 모두 1만원을 지불하는데, 실제로 지불할 때의 느낌을 떠올려보면 1)은 매우 불쾌하고 망설이게 되고, 2)는 조금 망설이게 되는 반면에 3)이 되면 왜 그러나 싶을 정도로 과감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직장인에게 있어서 가장 쉽고 간단하게 돈을 절약하는 방법은 신용카드와 각종 페이서비스를 아예 쓰지 않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에 흥미롭게 읽었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책이 많은 부분에서 겹쳐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책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점이 있다면, 1) 인간의 많은 행동이 생각보다 매우 비이성적이고, 2) 그러한 비이성적인 면을 이해함으로써 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3) 특히 나 자신도 대부분의 경우 비이성적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행동경제학, 또는 행동재무학에 대한 책들은 항상 매우 흥미롭지만, 실제로 예를 들어 활용하거나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 부분에서는 다소 약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책은 매우 주의 깊게 설계된 실험과 여러 연구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그러한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풀어나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만약 기회가 있다면, 주식시장에서의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동에 대해서 실험을 통해 풀어보는 것도 중요한 시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이번 1월을 돌아보면, 놀랍게도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2,873.47에서 2,976.21로 거의 100포인트가 넘게 상승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의 1월 시장에 대한 반응은 굉장히 부정적인 것 같습니다. 실험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간단하게 몇 개의 차트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왼쪽 위가 최근 한 달 동안의 실제 KOSPI종가지수 차트입니다. 2,873pt에서 시작하여 3,200pt까지 갔다가 2,873pt로 내려온 모습입니다. 오른쪽 위는 그 차트를 모양만 뒤집어 놓은 것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왼쪽 위 차트를 보고는 팔고 싶다는 생각이 드셨을 것이고, 오른쪽 위의 차트를 보고는 더 오를 것 같으니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셨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직선을 그어보면 실제로는 왼쪽 위는 한 달에 100pt나 오른 상승장이고 오른쪽 위는 거의 300pt가 떨어졌다가 겨우 200pt정도 회복된 하락장의 모양입니다.

그리고 왼쪽 아래와 오른쪽 아래는 최근 3월 이후 현재까지 약 10개월간의 주가흐름을 보인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10개월은 모두가 알다시피 지속적인 상승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많은 분들은 왼쪽 아래보다는 오른쪽 아래의 차트에 훨씬 흥미를 느끼시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럼 다음달에 다시 뵙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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