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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틈새 업종의 강소 기업들 - 금융 관련 서비스 업

편집자주 '좋은 기업, 나쁜 기업, 이상한 기업' 코너는 다양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투자자의 시각으로 살피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필자인 넥클리스 권용현 교수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마쳤으며, 대학 신입생 때 시작한 가치투자를 15년째 이어오며 매월 말 투자 포트폴리오를 아이투자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재무와 기업지배구조에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저술하였으며, 지금은 창원대학교 경영대학 글로벌비즈니스학부에서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주식시장의 투자자로서 궁금한 것을 찾아다니는 과정과 이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누는 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필명인 '넥클리스'는 목걸이처럼 다른 사람의 허전함을 채워주고 스스로도 더 빛날 수 있음을 희망하는 필자의 바램이 담겼습니다.
[작성자 주: 본 글의 본문은 12월 25일에 작성되었습니다. 본문에 언급된 기업들 중에는 저자가 현재 보유한 기업들이 다수 있으며, 이에 따라 내용이 긍정적으로 편향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크리스마스가 왔지만 코로나의 여파로 연말 같지 않은 연말이 흐르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주식시장은 연말 분위기를 내듯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것이 긍정적으로 느껴집니다. 대체로 주가는 경기에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내년의 경제상황은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말이 되면 경제신문들에서 많이 다루는 것이 업종별 기상도와 향후의 전망입니다. 전자, 철강, 조선 등 주요 제조업들에 대해서 맑음, 흐림 등으로 표현하는 것을 연초 또는 연말에 보신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대체로 큼직큼직한 산업을 다루다 보니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산업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아쉬움을 덜어보고자, 이번 연재는 “금융관련 서비스업”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금융관련 서비스업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에 비해서 비록 기업의 규모는 작지만,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기업들도 많고 재무적으로도 안정성이 높은 기업들이 많아 개인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많은 업종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성은 이전과 같이 질문과 답변의 방식으로 구성하였습니다.

Q1. 금융관련 서비스업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금융업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금융관련 서비스업”을 정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려운 것이 대부분의 기업들이 금융업과 IT서비스업 사이에 애매하게 걸려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네이버의 업종분류를 보면 IT서비스업, 상업서비스와 공급품, 소프트웨어 등의 업종들에 분포되어 있다.

금융업과 금융관련 서비스업의 차이는 “돈”을 버는 방법에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업으로 분류되는 은행, 증권, 보험, 카드업은 돈으로 돈을 버는 사업이다. 따라서 위험관리가 중요하고 자산건전성 등에 대한 규제도 강하게 받는다. 반면 금융관련 서비스업은 금융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 필요한 각종 서비스들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산업이다.

이와 같은 특징은 금융관련 서비스업의 한계점을 나타내기도 한다. 결국 금융업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곤란하거나 수익성이 낮은 일들이 금융관련 서비스업으로 오기 쉽다. 또한 금융업에 속해 있는 기업들이 대체로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협상력 면에서도 불리할 수 있다.

Q2. 금융관련 서비스업으로서 대표적인 기업은 어떤 곳이 있을까?

금융관련 서비스업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만,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서 10위 안쪽에 매번 속해있는 무디스(Moody’s)를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신용평가는 대표적인 금융관련 서비스업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신용평가업은 은행과 같이 신용평가를 필요로 하는 금융기업들이 내재화할 수 없다는 점에서 중요한 특징이 있다. 또한 신용평가업은 오랜 시간 누적된 명성과 신뢰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무형의 진입장벽도 높은 편이다.

이와 같은 특성에 힘입어, Moody’s의 주가는 2010년말 29달러에서 2020년 12월 25일 현재 277달러로 10배 상승하였다. 연평균수익률(CAGR)로 따져도 25.3%의 훌륭한 수익률이다.

[표1]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 (CNBC, November 16, 2020)




Q3. 그렇다면 한국에서 금융관련 서비스업으로 주목할 만한 기업은 어떤 곳이 있을까?

우선 한국에서도 신용평가업에 속한 기업들은 이미 많이 소개되었고, 그간의 성과도 비교적 꾸준히 좋은 편이었다. 대표적인 고배당주인 한국기업평가89,000원, ▲1,900원, 2.18%라든가, NICE그룹에 속한 NICE홀딩스, NICE평가정보11,570원, ▲10원, 0.09% 등이 이에 속한다.

특히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대단히 높은 배당성향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주가수익률 또한 매우 좋았다. 10년간 연평균수익률(CAGR)이 20.6%인데 2019년의 대규모 특별배당과 매년의 배당수익률까지 고려하면 최근 10년간 주식시장을 통틀어도 손에 꼽을 만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금융관련 서비스업으로는 ATM관리업, VAN사, PG사 등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적으로 금융업을 지원하는 기업들이 있다. 보안서비스도 이쪽으로 묶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분야에서는 NICE그룹에 속해 있는 나이스정보통신18,290원, ▲110원, 0.61%, 한국전자금융4,740원, ▲20원, 0.42%과 같은 기업이나, KG그룹에 속해있는 KG이니시스9,200원, ▲100원, 1.1% 등을 대표적인 기업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상장된 기업들 중에 비교적 최근에 보편화된 모바일뱅킹과 관련된 기업들이 많기 때문인지, 이들 기업들의 주가흐름도 대체로 나쁘지는 않은 편이었다. 특히 KG그룹의 경우 할리스커피, 동부제철 등을 인수하는 등 사업영역을 적극적으로 넓혀가는 점이 눈에 띈다. 물론 인수합병의 특성상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기에 아직은 이른 것이 사실이다.

기타 채권추심 부문에서의 고려신용정보9,930원, ▲60원, 0.61%, 금융솔루션 분야의 이니텍, 핀테크 보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톤과 같은 기업들도 이 분류로 포함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들 기업들의 실적이나 주가는 다소 편차는 심한 편으로, 특히 아직까지 핀테크와 직접 관련된 기업들의 경우 산업의 성장성은 기대할 수 있으나 현재의 수익성은 낮은 편이다.



마지막 분류로는 최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에프앤가이드8,050원, ▼-90원, -1.11%와 같은 금융데이터 제공이나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들을 들 수 있다. 최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중인 인카금융서비스와 같은 보험판매 전문회사(GA)도 넓게 보면 이 범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데이터 관련사업의 경우 아직까지는 산업 전체의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지만, 앞으로 커져나갈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되기에 이 분야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블룸버그와 같이 국제적인 규모로 성장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성숙기보다는 성장기에 좀 더 가까운 산업분야로서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핀테크 등 최근의 기술발전의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입을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Q4. 투자자들이 금융관련 서비스업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이러한 산업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신용평가업과 같은 성숙기에 들어간 분야들의 경우 현금흐름도 좋고 재투자의 필요성도 낮은 편이다. 비유하자면 버핏이 투자한 시즈캔디와 흡사하게 10년이 지나든 20년이 지나든 현재의 사업모델에서 큰 변화 없이 지속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는 기업들로 보인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가격만 적절하다면 시장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는 멋진 투자처가 될 수 있다.

ATM관리나 VAN, PG 등의 경우 성숙기로 보이기는 하지만, 앞으로의 금융서비스의 추세에 역행하는 산업들의 경우 정말 순식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투자해야 할 것 같다. 대신 투자자들도 이와 같은 우려들을 하고 있어서인지 PER이나 PBR 등의 가격수준은 대체로 괜찮은 기업들이 많아 보인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핀테크나 금융데이터 등 IT와의 관련성이 높은 기업들의 경우 이 서비스의 대체가능성이 어떻게 되는지, 혹은 금융기업들이 이 회사의 서비스를 꼭 이용해야 할 이유가 어떤 것이 있는지 등등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은 매우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관련 서비스업의 특성상 일단 자리를 잡고 고착화가 진행된 이후 매출액이 늘어나는 것에 따라 수익성은 급격히 좋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부만 잘 되어 있다면 장기적으로 대단히 탁월한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된다.

종합하면 금융관련 서비스업은 개인투자자들이 꼼꼼하게 살펴보고 차별화된 기회를 찾기에 상당히 좋은 시장으로 보인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아직까지는 이와 같은 상대적으로 “작은”산업군에 비해서는 관심이 적은 만큼 정보비대칭에 따른 저평가의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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