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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人터뷰] 이웃집 버핏, 숙향을 만나다 <2>
[편집자 주 : 숙향님 인터뷰는 기사와 영상, 2가지 버전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1>편에서 이어집니다.
→ [가치人터뷰] 이웃집 버핏, 숙향을 만나다 <1>
문) 종종 주총장에 직접 가셔서 의견을 내시기도 하셨는데요. 어떤 말씀을 주로 하셨나요?
답) 첫 책에 언급했던 NPC4,500원, ▲20원, 0.45%란 종목이 있었어요. 현금도 많은데 배당은 매우 적게 했던 기업이죠. 주총장에 가서 배당 확대 얘길 하면서 직원들도 성과가 나면 성과급을 주듯 주주 또한 이익이 나면 배당을 늘리는 게 맞지 않느냐고 얘길 했습니다.
그런데 그리고 나서 이 회사가 매년 배당을 조금씩 늘리더라고요. 50원, 55원, 60원... 작년엔 100원까지 올렸습니다. 저처럼 일반 주주가 주총에 가서 의견을 밝히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런 부분이 나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경영진 입장에서도 이런 외부 주주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특히 작은 회사인 경우, 주총에 참석해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책에 소개한 이씨에스도 마찬가지인데 주총장에서 회사 보유 현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할 것을 건의했습니다. 이를 통해 회사 가치가 얼마나 증가할 수 있는지, 대주주 지분율이 어디까지 높아질 수 있는지 등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전달했습니다. 당시 제 계산으로 회사 보유현금의 절반만 활용해도 충분했었지요.
이씨에스2,885원, ▼-15원, -0.52%는 올해 2월 자사주 소각과 무상증자 등을 했는데, 제 의견이 영향을 줬는지는 모르지만 긍정적인 변화였습니다. 그리곤 3월 급등해서 수익실현 기회를 줬고 얼마 전 8월에는 더 오르더군요.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해 언젠가 다시 주주로 만날 날도 기대합니다.
문) 장기 투자, 배당 등은 어느 정도 투자금이 축적된 분들이나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께 조언을 주신다면?
답) 투자 스타일은 기본적으론 각자의 성향입니다. 그런데 우린 생각보다 오래 살고 투자할 날도 많습니다. 그래서 급하면 성공하기 힘듭니다. 금방 오를 주식을 잘 잡는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잘 안 됩니다.
저는 아주 옛날부터 목표 수익률을 정기예금 금리의 2배로 잡았습니다. 그때는 은행금리가 5%가 넘고 했는데, 지금은 1% 정도에요. 그렇지만 지금도 목표는 정기예금 금리의 2배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처럼 투자하기 좋은 시기도 없지요. 은행금리가 1% 정도니까, 2%만 넘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데 시장엔 5% 이상의 배당을 주는 주식이 많거든요. 이런 기업만 잘 사서 갖고 있어도 목표를 달성하는 거죠.
목표를 작게 잡고 시작해보세요. 그러다보면 워런 버핏이 얘기하는 스노우볼(복리) 효과가 나옵니다. 눈덩이 굴리듯 커지는 데 생각보다 빨리 커집니다. 지금 당장 수십~수백% 상승하는 주식을 쫒아가서 큰 수익을 보고 싶지만 거의 불가능합니다. 무척 힘이 들죠.
투자 수익률의 기준은 가장 안전한 자산이 돼야 합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 국공채 수익률보다 높으면 일단 위험하단 인식이 있어야 해요. 지금은 이 수익률이 1% 남짓이고요. 이걸 기준으로 잡아야지 버핏이 15% 수익률이 목표니까 나도 15% 하겠다, 아니면 더 많이 하겠다, 이렇게 목표를 높게 잡으면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목표를 작게 잡고 투자했는데, 꽤 오랜 기간 제 수익률은 오히려 괜찮았습니다. 매월 공개하는 제 종목만 보셔도 딱히 특별한 종목이 없습니다. 운이 좋았던 건 몇 개 있었지만.. 그 중엔 신영증권처럼 오래 보유한 것도 있고 실패한 종목도 있고요. 그런데도 괜찮았지요.
(* 2006~2020년, 14년 동안 숙향님의 연평균 수익률은 22%로 목표인 정기예금 금리의 2배는 물론, 시장 상승률도 월등히 초과했습니다.)
급해서 될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방식으로 투자하면 원금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자금이 크게 늘어나 있을 것이다. 이런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성향이 잘 맞아야 해요. 그레이엄이 '건전한 투자'를 강조했듯 저도 '상식적인 투자'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에선 지금 핫한 바이오주식은 1/10 가격으로도 안 삽니다. 그건 그쪽 사람들의 영역이지요. 보유한 현금 등 기업 가치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인데 배당은 은행의 4~5배를 주는 주식, 이런 주식이 제 상식에 맞습니다. 오히려 이런 걸 왜 안 사느냐고 묻고 싶을 정도지요.
문) 숙향님의 4가지 기준을 통과한 종목을 뽑아봤더니 70개 정도가 나왔습니다. 말씀대로 상당히 많은 종목이 있더군요. 이 중에서 투자할 종목을 더 압축할 때 중요하게 보시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답) 경영진과 임직원 채용 등을 살펴봅니다. 그래서 주주총회도 가급적 참석하려고 하고요. 임직원 채용도 회사 입장에선 길게 보고하는 일이라 중요합니다. 요즘 IT 발달로 좀 달라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는 직원도 늘어요.
저는 사업을 분석할 능력이 없습니다. 판매가, 원재료가 분석, 수출입 동향, 관세청 등.. 이런 깊이 있는 분석을 저는 못합니다. 손익계산서를 보고 과거에 이랬으니 앞으로도 이럴 거다, 이렇게 생각하는 정도지요.
그런데 과거에 회사가 잘했다는 건, 경영진이 잘했다는 거거든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위 4가지 기준을 통과한 기업이면 그동안 회사 내부에 유보한 자산도 많거든요. 그러니 이번 코로나 같은 위기가 와도 잘 버티고 이겨낼 거라고 보는 거죠.
그래서 배당 정책을 보는 건 경영진을 판단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익에서 배당을 얼마나 하느냐 이런 것들이죠. 경영진이 배당을 통해 외부 주주의 몫도 신경쓰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리인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이나 내부자 매수, 특히 2세나 3세가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도 눈여겨봅니다. 이런 기업은 내부에서도 주가가 싸다고 느끼고, 이럴 경우 배당을 많이 해요. 4가지 기준을 통과한 회사가 이런 이벤트까지 나오면 안전하겠지요?
문) 책에 실린 104권에 이르는, 8개의 카테고리까지 나눠진 추천서 목록이 숙향님의 방대한 독서량을 짐작게 합니다. 특히 매일 일찍 출퇴근을 통해 독서 시간을 확보하신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책을 많이 읽으시나요?
답) 처음 책을 읽을 때 월 3권을 목표로 했어요. 1년이며 36권인데, 잘 안 되더군요. 그래서 다음 해엔 매월 투자를 관리하듯 독서량도 관리했어요. 그러다 보니 경쟁심도 생기고 해서 목표량을 다 채울 수 있었습니다. 많이 읽다보니 속도도 더 빨라지고, 습관도 생기고 해서 매주 2~3권씩 읽고 있습니다.
올해는 현재까지 150권 넘게 읽어서, 최고 기록을 세울 것 같아요. 시간도 많아졌고요 (웃음). 그런데 책을 많이 읽어도 책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을 때도 있어요. 독서량을 줄이는 대신 정독을 하려고 해도 잘 안 되더군요 (웃음). 그래서 그냥 하는 대로 읽되, 대신 좋은 책은 2~3년에 한 번씩 다시 읽습니다. 예를 들어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 5권은 모두 대여섯 번씩 읽은 것 같아요. 그렇게 다시 읽는 책들도 많습니다.
책에 추천한 8개 카테고리는 처음부터 정하진 않았어요. 제가 읽은 책들을 돌아보고, 하나씩 분류하다 보니 8개 카테고리가 되더라고요.
문)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여전합니다. 숙향님께선 해외주식에 투자하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답) 언젠가는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일단은 영어가 어려워요(웃음). 그리고 기본적으론 우리나라에 싼 주식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굳이 언어의 어려움까지 극복해가며 해외 주식을 사고 싶진 않아요. 인덱스펀드로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별로 하고 싶진 않네요.
문) 마지막으로 올해 투자를 시작한, 특히 2030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간단하게나마 새해 주식 시장을 어떻게 보시는지도 부탁드립니다.
답)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넘었는데 저를 포함해 소외된 투자자도 아직 많은 것 같습니다. 외국인들이 주도하며 대형주, 강성 주주가 많은 바이오 주식 위주로 오르고 있으니 그런 현상이 나오네요.
올해 지수가 급하게 올랐으니 다소 조심은 합니다. 매도는 적극적으로 하고, 매수는 소극적으로 하려 합니다. 그러다보니 평소보단 현금 비중이 좀 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제 기준에 싸다고 생각하는 주식들은 계속 보유하려고 합니다.
올해 시작하신 분들, 특히 젊은 분들은 주식 투자를 시작한 건 참 잘한 겁니다. 너무 조급히 생각하지 말고, 상식에 맞춰 저축하듯 투자해보세요.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투자할 기간은 깁니다. 이런 마음으로 하시고 절대 포기하진 마세요.
하루 30% 오르는 주식만 보는 사람 눈에는 30% 떨어지는 건 안 보입니다. 주식을 도박하듯 하면 도박을 해서 돈을 딸 수 있는 사람만 돈을 법니다. 대부분 잃지요.
버핏의 2가지 원칙이 유명한데요. 원금을 잃지 마라. 첫 번째 원칙을 잊지 마라. 그런데 세 번째 원칙도 있거든요. 절대 레버리지(부채)를 쓰지 말라는 거예요. 이 세 번째 원칙도 꼭 지키시길 당부드립니다. 레버리지를 잘못 쓰면 올해 3월 같은 상황이 왔을 때 복구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상식에 기반해 투자하시면서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가시길 응원드립니다.
문) 오늘 인터뷰가 많은 투자자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끝)
<1>편에서 이어집니다.
→ [가치人터뷰] 이웃집 버핏, 숙향을 만나다 <1>
문) 종종 주총장에 직접 가셔서 의견을 내시기도 하셨는데요. 어떤 말씀을 주로 하셨나요?
답) 첫 책에 언급했던 NPC4,500원, ▲20원, 0.45%란 종목이 있었어요. 현금도 많은데 배당은 매우 적게 했던 기업이죠. 주총장에 가서 배당 확대 얘길 하면서 직원들도 성과가 나면 성과급을 주듯 주주 또한 이익이 나면 배당을 늘리는 게 맞지 않느냐고 얘길 했습니다.
그런데 그리고 나서 이 회사가 매년 배당을 조금씩 늘리더라고요. 50원, 55원, 60원... 작년엔 100원까지 올렸습니다. 저처럼 일반 주주가 주총에 가서 의견을 밝히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런 부분이 나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경영진 입장에서도 이런 외부 주주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특히 작은 회사인 경우, 주총에 참석해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책에 소개한 이씨에스도 마찬가지인데 주총장에서 회사 보유 현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할 것을 건의했습니다. 이를 통해 회사 가치가 얼마나 증가할 수 있는지, 대주주 지분율이 어디까지 높아질 수 있는지 등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전달했습니다. 당시 제 계산으로 회사 보유현금의 절반만 활용해도 충분했었지요.
이씨에스2,885원, ▼-15원, -0.52%는 올해 2월 자사주 소각과 무상증자 등을 했는데, 제 의견이 영향을 줬는지는 모르지만 긍정적인 변화였습니다. 그리곤 3월 급등해서 수익실현 기회를 줬고 얼마 전 8월에는 더 오르더군요.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해 언젠가 다시 주주로 만날 날도 기대합니다.
문) 장기 투자, 배당 등은 어느 정도 투자금이 축적된 분들이나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께 조언을 주신다면?
답) 투자 스타일은 기본적으론 각자의 성향입니다. 그런데 우린 생각보다 오래 살고 투자할 날도 많습니다. 그래서 급하면 성공하기 힘듭니다. 금방 오를 주식을 잘 잡는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잘 안 됩니다.
저는 아주 옛날부터 목표 수익률을 정기예금 금리의 2배로 잡았습니다. 그때는 은행금리가 5%가 넘고 했는데, 지금은 1% 정도에요. 그렇지만 지금도 목표는 정기예금 금리의 2배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처럼 투자하기 좋은 시기도 없지요. 은행금리가 1% 정도니까, 2%만 넘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데 시장엔 5% 이상의 배당을 주는 주식이 많거든요. 이런 기업만 잘 사서 갖고 있어도 목표를 달성하는 거죠.
목표를 작게 잡고 시작해보세요. 그러다보면 워런 버핏이 얘기하는 스노우볼(복리) 효과가 나옵니다. 눈덩이 굴리듯 커지는 데 생각보다 빨리 커집니다. 지금 당장 수십~수백% 상승하는 주식을 쫒아가서 큰 수익을 보고 싶지만 거의 불가능합니다. 무척 힘이 들죠.
투자 수익률의 기준은 가장 안전한 자산이 돼야 합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 국공채 수익률보다 높으면 일단 위험하단 인식이 있어야 해요. 지금은 이 수익률이 1% 남짓이고요. 이걸 기준으로 잡아야지 버핏이 15% 수익률이 목표니까 나도 15% 하겠다, 아니면 더 많이 하겠다, 이렇게 목표를 높게 잡으면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목표를 작게 잡고 투자했는데, 꽤 오랜 기간 제 수익률은 오히려 괜찮았습니다. 매월 공개하는 제 종목만 보셔도 딱히 특별한 종목이 없습니다. 운이 좋았던 건 몇 개 있었지만.. 그 중엔 신영증권처럼 오래 보유한 것도 있고 실패한 종목도 있고요. 그런데도 괜찮았지요.
(* 2006~2020년, 14년 동안 숙향님의 연평균 수익률은 22%로 목표인 정기예금 금리의 2배는 물론, 시장 상승률도 월등히 초과했습니다.)
급해서 될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방식으로 투자하면 원금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자금이 크게 늘어나 있을 것이다. 이런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성향이 잘 맞아야 해요. 그레이엄이 '건전한 투자'를 강조했듯 저도 '상식적인 투자'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에선 지금 핫한 바이오주식은 1/10 가격으로도 안 삽니다. 그건 그쪽 사람들의 영역이지요. 보유한 현금 등 기업 가치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인데 배당은 은행의 4~5배를 주는 주식, 이런 주식이 제 상식에 맞습니다. 오히려 이런 걸 왜 안 사느냐고 묻고 싶을 정도지요.
문) 숙향님의 4가지 기준을 통과한 종목을 뽑아봤더니 70개 정도가 나왔습니다. 말씀대로 상당히 많은 종목이 있더군요. 이 중에서 투자할 종목을 더 압축할 때 중요하게 보시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답) 경영진과 임직원 채용 등을 살펴봅니다. 그래서 주주총회도 가급적 참석하려고 하고요. 임직원 채용도 회사 입장에선 길게 보고하는 일이라 중요합니다. 요즘 IT 발달로 좀 달라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는 직원도 늘어요.
저는 사업을 분석할 능력이 없습니다. 판매가, 원재료가 분석, 수출입 동향, 관세청 등.. 이런 깊이 있는 분석을 저는 못합니다. 손익계산서를 보고 과거에 이랬으니 앞으로도 이럴 거다, 이렇게 생각하는 정도지요.
그런데 과거에 회사가 잘했다는 건, 경영진이 잘했다는 거거든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위 4가지 기준을 통과한 기업이면 그동안 회사 내부에 유보한 자산도 많거든요. 그러니 이번 코로나 같은 위기가 와도 잘 버티고 이겨낼 거라고 보는 거죠.
그래서 배당 정책을 보는 건 경영진을 판단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익에서 배당을 얼마나 하느냐 이런 것들이죠. 경영진이 배당을 통해 외부 주주의 몫도 신경쓰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리인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이나 내부자 매수, 특히 2세나 3세가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도 눈여겨봅니다. 이런 기업은 내부에서도 주가가 싸다고 느끼고, 이럴 경우 배당을 많이 해요. 4가지 기준을 통과한 회사가 이런 이벤트까지 나오면 안전하겠지요?
문) 책에 실린 104권에 이르는, 8개의 카테고리까지 나눠진 추천서 목록이 숙향님의 방대한 독서량을 짐작게 합니다. 특히 매일 일찍 출퇴근을 통해 독서 시간을 확보하신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책을 많이 읽으시나요?
답) 처음 책을 읽을 때 월 3권을 목표로 했어요. 1년이며 36권인데, 잘 안 되더군요. 그래서 다음 해엔 매월 투자를 관리하듯 독서량도 관리했어요. 그러다 보니 경쟁심도 생기고 해서 목표량을 다 채울 수 있었습니다. 많이 읽다보니 속도도 더 빨라지고, 습관도 생기고 해서 매주 2~3권씩 읽고 있습니다.
올해는 현재까지 150권 넘게 읽어서, 최고 기록을 세울 것 같아요. 시간도 많아졌고요 (웃음). 그런데 책을 많이 읽어도 책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을 때도 있어요. 독서량을 줄이는 대신 정독을 하려고 해도 잘 안 되더군요 (웃음). 그래서 그냥 하는 대로 읽되, 대신 좋은 책은 2~3년에 한 번씩 다시 읽습니다. 예를 들어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 5권은 모두 대여섯 번씩 읽은 것 같아요. 그렇게 다시 읽는 책들도 많습니다.
책에 추천한 8개 카테고리는 처음부터 정하진 않았어요. 제가 읽은 책들을 돌아보고, 하나씩 분류하다 보니 8개 카테고리가 되더라고요.
문)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여전합니다. 숙향님께선 해외주식에 투자하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답) 언젠가는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일단은 영어가 어려워요(웃음). 그리고 기본적으론 우리나라에 싼 주식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굳이 언어의 어려움까지 극복해가며 해외 주식을 사고 싶진 않아요. 인덱스펀드로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별로 하고 싶진 않네요.
문) 마지막으로 올해 투자를 시작한, 특히 2030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간단하게나마 새해 주식 시장을 어떻게 보시는지도 부탁드립니다.
답)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넘었는데 저를 포함해 소외된 투자자도 아직 많은 것 같습니다. 외국인들이 주도하며 대형주, 강성 주주가 많은 바이오 주식 위주로 오르고 있으니 그런 현상이 나오네요.
올해 지수가 급하게 올랐으니 다소 조심은 합니다. 매도는 적극적으로 하고, 매수는 소극적으로 하려 합니다. 그러다보니 평소보단 현금 비중이 좀 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제 기준에 싸다고 생각하는 주식들은 계속 보유하려고 합니다.
올해 시작하신 분들, 특히 젊은 분들은 주식 투자를 시작한 건 참 잘한 겁니다. 너무 조급히 생각하지 말고, 상식에 맞춰 저축하듯 투자해보세요.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투자할 기간은 깁니다. 이런 마음으로 하시고 절대 포기하진 마세요.
하루 30% 오르는 주식만 보는 사람 눈에는 30% 떨어지는 건 안 보입니다. 주식을 도박하듯 하면 도박을 해서 돈을 딸 수 있는 사람만 돈을 법니다. 대부분 잃지요.
버핏의 2가지 원칙이 유명한데요. 원금을 잃지 마라. 첫 번째 원칙을 잊지 마라. 그런데 세 번째 원칙도 있거든요. 절대 레버리지(부채)를 쓰지 말라는 거예요. 이 세 번째 원칙도 꼭 지키시길 당부드립니다. 레버리지를 잘못 쓰면 올해 3월 같은 상황이 왔을 때 복구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상식에 기반해 투자하시면서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가시길 응원드립니다.
문) 오늘 인터뷰가 많은 투자자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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