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렌즈 제조사 디지탈옵틱이 건강식품 사업에 진출해 기업가치가 어떻게 변할지 관심을 끈다. 디지탈옵틱은 이달 3일 건강식품 제조업체 ‘함박재바이오팜’ 지분 74.7%를 2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데 이어, 24일엔 10억원을 투자해 ‘청현’ 지분 71.4%를 확보했다. 30일 오전 9시 시초가는 2만6050원으로 전일 대비 1.3% 올랐다. 인수를 공시한 이달 3일 종가 2만7100원과 비교하면 4% 낮다.

▷ 황칠 관련 건강식품 제조사 지분 인수

함박재바이오팜과 청현 모두 황칠과 관련된 건강식품을 만드는 업체다. 함박재바이오팜은 2011년 7월 함박재영농조합법인으로 설립됐으며 2013년 8월 함박재바이오팜으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황칠나무 추출물을 원료로 한 건강음료 천년황칠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청현은 지난해 6월 설립됐으며 주요 제품은 황칠삼계탕이다.

[그림] 함박재바이오팜(좌), 청현(우) 주요제품

(자료: 아이투자, 각 사 홈페이지)

함박재바이오팜은 직접 황칠나무를 재배해 건강음료를 만들고 있다. 제주도와 전남 보길도 일대에 30만평 규모의 황칠 농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추후 농장 100만평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농장에서 재배하는 황칠의 일부는 청현이 매입해 가공식품으로 만들 예정이다.

[그림] 함박재바이오팜 제주도 농장

(자료: 함박재바이오팜)

함박재바이오팜은 최근 실적 성장이 돋보인다. 2013년 매출액 14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기록했으나 2014년 매출액은 123억원으로 8.7배, 영업이익은 35억원으로 5.5배 증가했다. 이는 디지탈옵틱의 2014년 영업이익 20억원 대비 1.7배 규모다.

2015년 4월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4억원, 13억원, 외부평가기관인 선진회계법인이 추정한 2015년 예상 실적은 매출액 179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이다. 2014년 대비 매출액 45%, 영업이익 96%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재무상태도 우량하다. 2014년 4월 기준 자본총계 147억원, 부채총계 9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64%를 기록하고 있다.

[표] 함박재바이오팜 매출액, 영업이익 추이

(단위: 억원)

다만 청현은 지난해 설립 직후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본잠식 상태다. 2014년 말 기준 자본금 2억원, 자본총계 100만원, 부채총계 59억80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디지탈옵틱은 “사업초기 발생한 실적악화일 뿐, 경영이 정상화되는 2015년 이후부터는 실적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청현은 올해 6월부터 GS리테일에 청실삼계탕을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 르티비(LeTV)에서 운영하는 한류 쇼핑몰에 입점해 중국 판매를 시작했다.

▷ 건강식품사업 매출액 300억원 기대

디지탈옵틱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 제품에 사용되는 카메라 모듈을 만든다. 2014년부터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국내 제조사들이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한 탓에 디지탈옵틱의 실적도 악화됐다. 2014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49%, 91% 감소한 771억원, 20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의 실적이 부진한 상태에서 건강식품 사업 진출로 새로운 성장을 꾀하고 있다. 디지탈옵틱은 2016년 이후, 건강식품 사업에서 연간 300억원의 매출액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 여행사 ‘안양분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중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향후 홈쇼핑 등으로 판매채널을 다변화할 예정이다.

▷ 지분 인수자금은 유상증자, 사채발행으로 조달

디지탈옵틱이 두 업체 지분을 취득하는데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총 210억원이다. 유상증자 10억원, 전환사채 120억원 발행을 통해 계약금과 중도금을 납입했으며, 현재 잔금 80억원 중 일부만이 납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탈옵틱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남은 금액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5년 1분기 기준 디지탈옵틱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52억원이다.

디지탈옵틱은 2015년 1분기 연환산(직전 12개월 합산)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해 주가수익배수(PER)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가 나온다. 전일 종가와 1분기 자본총계를 반영한 주가순자산배수(PBR)은 3.23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