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호제강33,200원, ▲1,600원, 5.06%의 대표이사가 4년 만에 자사주를 매입해 관심을 끈다.

18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만호제강의 김상환 대표는 자사주 3760주를 장내매수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로써 보유 지분율이 4.43%에서 4.52%로 소폭 올랐다. 취득단가는 1만4000원 대다. 김 대표가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지난 2010년 1월 이후 4년 만이다.

김 대표의 자사주 매입 배경엔 주가가 싸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이투자(www.itooza.com)에 따르면 만호제강은 '그레이엄 만족형' 기업으로 분류된다. 그레이엄 만족형이란 시가총액이 순운전자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종목을 의미한다. 이 회사의 9월 말 기준 순운전자본은 1210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인 600억원보다 2배 이상 크다.

순운전자본은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값이다. 즉, 1년 안에 유입되는 돈과 지불해야 하는 돈의 차이다. 가치투자의 창시자이자 워렌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순운전자본 아래에 주식이 거래될 때 저평가 된 것으로 판단했다. 1년 안에 순수하게 들어올 돈보다도 시가총액이 낮은 기업을 선호한 것이다.

특히 그레이엄은 시가총액이 순운전자본의 67% 이하에 거래되면 주식을 매수하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매수 후 2년이 지나거나, 수익률이 50% 이상이면 주식을 매도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만호제강은 시가총액이 순운전자본의 50% 수준으로, 그레이엄 매수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물론 주가가 저평가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만호제강은 최근 철강업의 불황으로 실적이 부진하다. 6월 결산법인인 만호제강의 지난 1분기(13.7.1~9.30) 매출액은 5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억5100만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주력 제품인 와이어 로프 가격이 킬로그램당 1517원으로 전년 대비 7% 내렸다.

다만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2억9400만원 적자에서 올 1분기 6억6700만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성과가 부진했음에도 금융손익이 개선돼 순이익이 늘었다. 이는 원/엔 환율 약세의 영향으로 외환관련손익이 개선된 결과다. 만호제강은 200억원 가량의 엔화 차입금이 있어 원/엔 환율이 내려야 유리하다. 지난해 9월 말 100엔당 1500원에 육박했던 원/엔 환율은 올 9월 말 1080원대까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