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수익배수(PER)가 (-)인 한일시멘트 주가가 거침없는 상승세다.

5일 오후 2시 35분 현재 한일시멘트13,820원, ▲270원, 1.99% 주가는 전일과 유사한 8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서만 주가가 70% 넘게 급등했다.

반면 수익가치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을 나타내는 PER은 –19.0배다. 3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이 적자라는 의미다. 실제로 한일시멘트의 3분기 연환산 연결 지배기준 순이익은 343억원 적자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 주가가 두 배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실마리는 일회성 비용에 있다. 한일시멘트는 작년 4분기 보유 중인 매도가능금융자산에 대해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한일건설(지분 50.54%)을 비롯해 KB금융, 수익증권 등에 대해 982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여기에 44억원의 무형자산손상차손, 금융보증부채전입액(177억원), 대손상각비(168억원)을 추가로 인식하면서 1490억원의 기타비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연환산 기준으로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

연환산 순이익과 달리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크게 성장했다. 개선된 업황과 인상된 시멘트 가격이 반영되면서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69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949억원으로 91% 늘었다. 순이익도 올해만 보면 크게 개선됐다. 누적 연결 지배기준 순이익은 536억원으로 221% 급증했다.

그렇다면 일회성비용을 제외한 PER은 얼마일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18억원에서 금융손익, 법인세비용(세율 22% 적용)을 가감하면 약 130억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이를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지배기준 순이익과 합치면 666억원이다. 현재 시가총액이 6534억원임을 감안하면 보정 PER은 10배에 못 미친다.

한일시멘트는 업계 2위권 시멘트 제조업체다. 시멘트가 주력 품목이며, 시멘트의 2차 제품인 레미콘, 레미탈도 만든다.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시멘트 33%, 레미콘 28%, 레미탈 20%다. 시멘트는 건축, 토목 공사의 필수 자재인 만큼 건설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도로, 철도, 댐 등 정부 주도의 사회간접자본(SOC)투자 활성화 시 수요가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