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의 해외 주재원 발령을 받은 회사원 P씨는 고민에 빠졌다.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 여윳돈 1억5천만원을 어떻게 '잘' 굴릴지 뾰족한 묘안이 떠오르지 않아서다.

안전성을 고려해 은행에 돈을 맡길까 했지만, 금리 현황을 알아보고 이내 고개를 저어야 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저금리 지속으로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2%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회사원 P씨는 여윳돈을 주식에 묻어두기로 결정했다. 안전한 종목을 골라 2년간 묻어둔다면, 정기예금보다는 나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2년간 '사고' 치지 않고 안전하게 은행금리를 넘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다는 P씨. 이런 P씨가 투자할 만한 종목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두 자릿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꾸준히 유지하는 기업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ROE는 기업이 주주의 돈을 늘려가는 속도다. 한 해의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ROE가 10%를 넘는 기업은 2%가 되지 않는 은행금리보다 5배 이상 빠르게 투자자의 자본을 늘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투자 거장 워렌 버핏은 ROE를 매우 중시하는 투자자로 알려져 있는데, 그는 15% 이상의 ROE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한다.

여기에 배당금을 꾸준히 지급한다면 금상첨화다. 두 자리 ROE를 꾸준히 유지한 기업이 매년 배당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준 후에도 매년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즉, 사업 구조가 안정된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 배당은 주가 하락기에도 안전판 역할을 한다. 시중 금리 대비 높은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회사는, 주가가 하락하면 시가배당률이 높아져 투자 매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11일 아이투자(www.itooza.com)는 위의 두 가지 기준을 고려해 P씨가 '2년간 묻어둘 만한 주식 20선'을 선정했다. 20개 종목을 선정한 것은 2년이란 시간 동안 혹시나 개별 기업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도 전체적으로는 한 종목당 5%의 비중밖에 안돼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분산할 수 있어서다. P씨처럼 안전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포트폴리오 분산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덕목이다.

그 결과 한국쉘석유341,500원, ▲2,000원, 0.59%, 아트라스BX, 나이스정보통신18,290원, ▲110원, 0.61%, 에스텍10,390원, ▼-10원, -0.1%, 인팩5,730원, ▼-180원, -3.05% 등이 20선에 포함됐다.



이들 20개 종목의 2013년 예상 시가배당률은 평균 3.1%다. 즉, 20개 종목에 똑같은 금액을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배당금만으로도 정기예금을 넘어서는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두 자릿수 이상의 ROE를 꾸준히 유지하는 기업은 주가도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장기투자할 경우 배당금에 시세차익도 발생할 수 있어 정기예금 대비 초과 수익률을 낼 확률도 높아진다.

20선 중 최근 5년 평균 ROE가 가장 높은 종목은 35%를 기록한 한국쉘석유다. 다음은 아트라스BX 30%, 나이스정보통신 21% 순이다. 20선은 최근 5년간 평균 19.1%의 ROE를 기록했다.

한국쉘석유는 시가배당률도 가장 높다. 5년 평균 시가배당률은 9.9%인데, 이례적으로 시가배당률이 높았던 2009년(16.6%)을 제외한 나머지 4년간 평균도 8%가 넘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같은 배당금을 올해도 지급한다면 전일 종가 기준 시가배당률은 5.7%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년간 묻어둘 주식 20선이 P씨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2년후 아이투자에서 이 20개 종목의 수익률을 따로 결산해서 꼭 공개할 것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