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지가 기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가운데 주가도 상승세다. 4일 오후 1시 34분 현재 전일 대비 2.7% 오른 2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관은 이날을 포함해 11일 연속 한국제지를 순매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순매수량은 11만5000주로 전체 거래량(52만주)의 22% 수준이다.

한국제지는 시가총액이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보다도 낮은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096억원으로 순운전자본 1318억원 대비 17% 낮다. 순현금은 883억원이다.

워렌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순운전자본을 기업이 지닌 최소한의 가치로 생각했다. 그리고 시가총액이 이보다 낮게 거래되면 안전마진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안전마진'이란 주가와 기업 가치의 괴리를 말한다. 안전마진이 충분히 확보된 주식은 주가가 하락할 위험이 낮고, 주가 상승시 돌아오는 수익은 극대화된다.

주가순자산배수(PBR) 역시 0.2배로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러있다. 주가수익배수(PER)는 10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3%다.

한편 이 회사는 국내 대표 가치투자 운용사로 알려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밸류는 지난 2일에도 지분을 1.35%P 확대했다 공시했다. 보유 지분율은 9.6%다. 이에 앞서 신영자산운용은 지난 7월 10일 지분 1.07% 축소했다고 밝혔다. 이 운용사의 지분율은 6.21%다.

한국제지892원, ▼-4원, -0.45%는 인쇄용지 제조·판매업체다. 인쇄용지는 말그대로 인쇄용으로 만든 모든 종이를 뜻하며, 용도에 따라 백상지, 아트지, 복사지(A4), 특수지 등으로 나뉜다. 주요 수요처는 인쇄업과 출판업이다. 한국제지는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A4 용지를 생산한다.

한국제지는 올 상반기 인쇄용지 내수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19%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솔제지8,950원, ▲80원, 0.9%(18.6%)와 근소한 차이로 업계 1위다. 상장된 경쟁업체로는 무림페이퍼2,035원, ▼-15원, -0.73%, 무림P&P2,620원, ▼-15원, -0.57%, 아트윈제지 등이 있다.

국내 인쇄용지 산업은 경쟁이 치열해 매출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환율 및 원재료비 하락과 판매가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차이로 실적이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종이 원재료는 펄프로 80% 가량을 수입에 의존한다. 따라서 펄프 가격과 환율이 하락하면 제지업계엔 수혜다.

한국제지의 2분기 매출액은 15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6억4000만원으로 66% 줄었으며, 순이익은 7억4300만원으로 86%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억원 가량의 외환차손이 추가로 발생했으며, 외환차익은 26억원에서 3억9000만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를 기타영업손익에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한국제지는 925억원의 달러화 부채를 보유하고 있어 원/달러 환율 상승 시 영업 외 비용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