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투자 이래학] 최근 계측용 피팅·밸브업체인 비엠티가 반등세다. 지난달 453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두 달도 안 돼 27% 올랐다. 그럼에도 신고가 행진을 기록한 태광, 하이록코리아에 비해 부진한 수준이다. 비엠티8,460원, ▲390원, 4.83%의 52주 최고가는 지난해 5월 기록한 6580원이다. 비엠티의 상승세는 계속될 수 있을까.

◆ 계측용 피팅·밸브업체, 일반 피팅업체와 차이는?

비엠티는 계측장비용 피팅·밸브를 만드는 업체다. 현재 삼성중공업12,030원, ▲220원, 1.86%과 대우중공업의 협력업체로 대형 특수선박인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에 들어가는 피팅·밸브를 주로 생산한다.



각종 플랜트에서는 원유, 가스, 증기 등을 운반하는 배관이 있다. 이것의 방향과 크기를 바꿔주는 장치가 바로 피팅(Fitting)이다. 피팅·밸브시장은 크게 범용시장과 특수시장인 계측장비시장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주로 조선과 건설업에 쓰이는 반면, 후자는 조선, 건설업을 포함한 반도체, 항공, 군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계측용 피팅·밸브가 여러 산업에 걸쳐 쓰이는 이유는 쓰임새가 다양하다는 점에 있다. 단순히 배관의 방향·크기를 바꿔주는 것에서 벗어나 기체·유체의 역류방지, 압력조절, 방향전환에도 쓰인다. 한 마디로 기체나 유체의 흐름을 제어하는 산업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장치다.

이런 특성 때문에 경기에 대한 민감도도 범용 피팅·밸브에 비해 덜하다. 계측장비용 피팅·밸브 업체로는 하이록코리아26,100원, ▲1,300원, 5.24%, 디케이락7,960원, ▲260원, 3.38%, 비엠티8,460원, ▲390원, 4.83%가 있으며 범용 피팅업체로는 태광16,090원, ▲1,300원, 8.79%과 성광벤드20,350원, ▲3,550원, 21.13%가 있다.



◆ 반도체에서 조선·건설로···사업영역 '확대'

비엠티는 과거 반도체용 피팅·밸브에 주력했다. 2006년까지 SK하이닉스176,700원, ▲7,900원, 4.68%, 삼성전자56,000원, ▼-400원, -0.71%가 전체 매출의 95%를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2007년부터 해양플랜트, 원자력발전, 석유화학 플랜트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조선업에서는 삼성중공업, 건설업에서는 현대건설28,300원, ▲100원, 0.35%과 계약을 맺고 제품을 납품하면서 이 분야 매출 비중이 50%로 커졌다.

현재 국내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수주잔고는 사상최고 수준이며, 건설사들의 해외 플랜트 수주도 개선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비엠티는 전방산업 호조로 매출액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말 공장 가동률이 113%를 기록할 정도로 쉴 틈 없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 일회성 손실로 이익 증가율은 낮아

비엠티는 다른 피팅·밸브업체처럼 지난해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매출액은 438억원으로 2010년보다 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 증가한 72억6000만원, 순이익은 8% 늘어난 42억5000만원이다. 영업이익에 비해 순이익 증가율이 낮은 이유는 사채상환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1일 비엠티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조기상환 청구로 96억1000만원 규모의 사채를 취득해 소각했다. 이 과정에서 장부가와 취득가의 차이로 6억원 가량의 사채상환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31일 기업은행으로부터 60억원을 차입한 것도 BW 상환에 따른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서다.  

차입금의 증가로 인해 이자비용도 15억원으로 늘어났다. 다만 한 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지불하고 남는지를 알아보는 이자보상배율은 4.8배로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이자보상배율이 5배를 초과하면 재무구조가 안전하다고 판단하며, 1배 미만이면 위험하다고 본다.

◆ 신성장 동력, ‘스마트 그리드’

향후 비엠티의 새로운 성장 동력은 스마트 그리드형 분전반이 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이 제품은 기존의 분전반보다 크기가 작고, 효율성은 뛰어나며, 분전반 내 상태를 중앙 통제실에서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동부증권은 “비엠티는 지난해 말부터 스마트 그리드형 분전반 개발을 끝내고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2012년에는 발전소로부터 20~30억원 정도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 그리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모든 인텔리전트빌딩이 분전반을 사용해야 한다”며 “비엠티의 스마트 그리드형 분전반 매출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인텔리전트빌딩: 건물의 자동제어, 근거리통신망, 사무자동화 등 최첨단 전자시설로 관리·운영되는 빌딩.

◆ 주식MRI 분석 결과, 상장사 상위 16%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비엠티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16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286위(상위 16%)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시장평균으로 중간성장형 기업에 속한다. 또한 소비자 독점력이 높아 경기 변동에 관계 없이 현재의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재무안전성 점수는 낮은 편인데, 이는 차입금비중이 다소 높은 점이 반영됐다. 현금창출력 점수가 낮은 이유는 현금회전일수가 긴 점이 반영됐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