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 책상에 네 종류의 커피가 결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바로 동서식품의 ‘맥심’과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스타벅스의 ‘비아’와 동서식품의 ‘카누’입니다.

‘프렌치카페’는 남양유업이 야심차게 내놓은 커피믹스입니다. ‘비아’와 ‘카누’는 각각 스타벅스와 동서식품이 에스프레소 커피로 만든 인스턴트 커피 제품이죠. 매일 한 잔씩 번갈아 마셔보면서 맛을 비교도 해보고, 주변 동료들과 나눠 마셔본 후 어떠냐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 결투는 동서식품과 동서식품의 경쟁자들의 대결이라고 봐야겠네요.

동서식품과 경쟁사와의 싸움은 제 책상 위에서만 벌어지는 건 아니죠. 매일매일 마트에서,편의점에서, 사무실에서 수없이 일어나고 있을 겁니다.

아직은 싸움 초반이다 보니 동서식품이 방어를 잘 하고 있는지, 경쟁자들이 틈새를 날카롭게 잘 파고들었는지 명확하게 선을 긋기는 어려워 보이네요.

하지만 싸움의 결말을 ‘이들 중 누가 승자냐’로만 예상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 저의 ‘커피 라이프’를 돌이켜 보니 그렇더군요.

실은, ‘비아’와 ‘카누’의 맛을 본 후로 제가 커피전문점에 가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사먹는 횟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비아’와 ‘카누’가 몇 천원짜리 에스프레소 커피를 훌륭히 대체해준다 싶어서요.

혹시 이 커피 전쟁의 유탄을 엉뚱한 제3자가 맞을 가능성이 있는 걸까요?
아무튼 이 커피 전쟁의 결말이 정말 궁금합니다. 커피 애호가로서의 가벼운 호기심과 주식 시장 한 편에 몸담고 있는 관계자로서의 진지한 호기심이죠.

그때까지 저와 회원님 모두 주변 사람들의 커피잔에 어떤 커피향이 흘러나오는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피터 린치가 강조했던 ‘생활 속 투자 아이디어’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보는 요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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