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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자사주 소각은 기업가치를 올리는 일

[편집자주: 투자자들은 늘 정보를 찾아 부지런히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 다니곤 합니다. 그 중 투자자의 보물창고는 단연 전자공시 사이트입니다. 전자공시 사이트에는 기업의 실적발표, 유·무상 증자, 기업의 설비투자, 지분변동 등 투자자가 꼭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아이투자에서는 실제 공시 사례분석을 통해 투자자가 어떤 점을 확인해야 하고, 재무제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 코너를 통해 재무상식과 기업의 가치를 보는 눈이 더 높아지길 바랍니다.]

정상제이엘에스6,590원, ▼-20원, -0.3%는 지난 22일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해 자사주 12만주를 매입소각한다고 밝혔다. 자사주 취득 기간은 11월23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3개월이며 소각예정금액은 8억7600만원이다. 소각예정금액은 19일 종가인 주당 7300원을 기준으로 산출된 것으로 실제 매입가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 자사주소각 = 발행주식수의 변화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가장 먼저 변하는 것은 발행주식수이다. 22일 현재 정상제이엘에스의 발행주식수는 약 1666만주로 매입소각이 끝나면 발행주식수는 1654만주로 감소한다. 또한 현금을 내고 자사주를 매입했으므로 재무상태표 자산항목에서 자사주 매입금액만큼 현금이 줄고, 자본항목에서는 이익잉여금이 감소한다. 정상제이엘에스6,590원, ▼-20원, -0.3%의 소각예정금액은 22일 종가기준 8.7억원으로 예상돼 8.7억원의 현금과 이익잉여금이 감소하게 된다.

[그림]자사주 매입소각 후 재무상태표 변화

(출처 : 아이투자 정리)

발행주식수와 자본총계의 변화로 관련된 주요 투자지표들도 변한다. 투자지표들의 산출공식을 살피면 어떤 투자지표가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있다. 먼저 주당순이익(EPS)와 주당순자산(BPS)를 살펴보자.

주당순이익(EPS) = 순이익/발행주식수
주당순자산(BPS) = 자본총계/발행주식수

EPS는 순이익은 변화없고 발행주식수는 감소하므로 증가한다. BPS의 경우에는 분모와 분자가 모두 변하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BPS의 변화는 자사주 매입 전 주가에 따라 달라지는 데, 매입 전 PBR이 1보다 크면 BPS가 감소하고, 1보다 작으면 증가한다. 정상제이엘에스의 매입 전 PBR은 2.5배이므로 BPS는 감소하게 된다.

BPS와 EPS의 변화로 주가수익률(PER),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변한다. 역시 산출공식을 통해 알아보자.

주가수익률(PER) = 주가/EPS
주가순자산비율(PBR) = 주가/BPS
자기자본이익률(ROE) = EPS/BPS

주가의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PER은 감소하고 PBR은 증가한다. 그리고 분자인 EPS의 증가, 분모인 BPS의 감소로 ROE는 증가하게 된다. 다음은 정상제이엘에스6,590원, ▼-20원, -0.3%의 소각후 투자지표의 변화와 증감 여부이다. (자료는 2010년 3분기 연환산 기준)

[표1]정상제이엘에스 투자지표 변화



◆ 자사주 소각은 기업가치를 올리는 일

이익소각은 기업이 현금을 주주에게 투자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투자지표의 변화를 통해 살펴보면 이익소각 후 EPS는 증가하고 PER은 내려간다. 각각의 주식이 버는 돈(EPS)은 많아졌는데 가격(PER)은 싸진 셈이다. 이는 개별주식의 가치가 상승해 이를 보유한 주주들의 지분가치 또한 높아졌음을 뜻한다.

반면 이익소각으로 인해 현금자산과 자본이 감소하므로 부채비율(부채/자본),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등 기업의 안전성과 관련된 지표들은 나빠지게 된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이익소각으로 인한 주주가치의 상승을 기뻐하기 전에 이익소각 후에도 기업의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는지 먼저 점검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수 있는 기업은 사내에 이익을 많이 쌓아둔 기업일뿐 아니라 현금성자산도 넉넉히 있어야만 집행이 가능하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한 이후, 사업으로 또 현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결국 자사주매입 소각은 일반적으로 사업을 잘 하고 있고 현금이 넉넉한 기업이 주주에게 주는 보너스와도 같은 것이다.

정상제이엘에스의 2010년 3분기 부채비율은 23%이고 유동비율은 187%이다.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부채가 감소해 현재는 대부분의 부채를 상환한 상태이다. 이러한 우량한 재무구조는 이익소각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표2]정상제이엘에스 안전성지수
순이익지수
(출처 : 아이투자)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영업현금흐름이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투자가 일정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투자를 하고도 남아 주주를 위해 쓸 수 있는 돈이 계속 늘어나고 있음을 뜻한다. 원활한 현금흐름 또한 기업이 이익소각을 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한다.

[표3]정상제이엘에스 현금흐름표

(출처 : 아이투자)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현금흐름이 원활하다고 해도 경영진의 의지가 없다면 이익소각은 일어나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경영진은 회사의 자산 규모가 작아지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아, 현금의 지출로 인해 자산규모가 감소하는 이익소각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따라서 앞으로도 경영진이 이익소각을 계속할지 알고 싶다면 과거에 이익소각을 실시했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기업이 과거에 이익소각을 실시했는지 여부는 사업보고서의 자본변동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자본변동표에는 전년도와 올해 기업의 자사주 거래 내역 및 자본금의 증감, 배당 등 자본의 변동내역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정상제이엘에스6,590원, ▼-20원, -0.3%는 지난 2010년 2월 약 25억원 규모의 이익소각을 실시한 바 있다.

[표4]정상제이엘에스 2010년 3분기 자본변동표


(출처 : 사업보고서, 아이투자 정리)

기업이 이익을 증가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가지고 있는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도 주주가치는 달라진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현금을 쌓아가고 있는 기업에게 자사주 매입소각은 기업이 주주이익을 높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정책 중 하나이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인 워렌 버핏이 보유한 기업들로 하여금 자사주 매입소각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주문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공시를 알아야 성공한다]
<1>공장증설과 현금흐름 : 공장증설하면 현금흐름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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