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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피티즘]버핏은 왜 토드 콤스를 선택했나?

오랜만에 버핏 관련된 글을 남기게 되네요. 요즘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익숙해지다보니 장문의 글을 올린다는 것이 좀 어색하기도 합니다. 이 글이 아니었으면 '2010년 버크셔 주주편지 요약'이 1년만에 다음글이 될 뻔했는데, 마침 이런 중요한(?) 이슈가 나와 핑계삼아 버핏관련된 글을 올려봅니다. ^^;

토드 콤스(Todd Combs)란 헤지펀드 매니저가 버크셔해서웨이의 CIO 후계자로 지명되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왜 그였을까요? Todd Combs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보니 정확한 이유에 대해 분석하기가 쉽지 않네요..

일단 보험사 Progressive에서 자동차 보험 요율을 결정하는 업무를 경험했기 때문에, 다른 금융업을 좋아하는 매니저들보다 금융업에 대해 좀 더 이해가 깊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이 투자에 있어서 보험업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버핏에게 어필했을 것 같구요.

예전에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출신 이안 제이콥스를 고용한 적도 있었던 걸로 봐서 Combs가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출신이라는 부분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구요.

또 Combs가 운용했던 Castle Point 펀드에 편입된 금융관련 기업들을 보면, 버핏의 성향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CIT Group (
CIT.N
), CME Group Inc (CME.O), MasterCard (MA.N), US Bancorp (USB.N), Western Union (WU.N), State Street Corp (STT.N), Amadeus IT (AMA.MC) and RenaissanceRe (RNR.N).

무엇보다 버핏이 주목한 부분은 Castle Point 펀드의 수익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Todd Combs의 Castle Point 펀드 수익률>
--------------------------------------------------------------------
2006년 13.6%(15.8%)
2007년 19%(5.5%)
2008년 -5.7%(-37%)
2009년 6.2%(26.5%)

(괄호안은 S&P500 지수의 동기간 수익률)
--------------------------------------------------------------------

<Buffett Partnership 수익률 - Limited Partner 수익률>
--------------------------------------------------------------------
1957년 9.3%(-8.4%)
1958년 32.2%(38.5%)
1959년 20.9%(20.0%)
1960년 18.6%(-6.2%)
...
1966년 16.8%(-15.6%)
1967년 28.4%(19.0%)
1968년 45.6%(7.7%)

(괄호안은 다우 지수의 동기간 수익률)
--------------------------------------------------------------------

2005년에 설립된 Castle Point 펀드의 수익률과 버핏의 초창기 파트너쉽의 수익률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강세장에서는 벤치마크를 근소하게 이겼거나 이기지 못했지만, 약세장에서의 방어능력은 정말 대단했다는 점입니다. 버핏 파트너쉽의 경우, 1966년 다우지수는 -15.6%를 기록하는 약세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버핏은 +16.8%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습니다. 위의 수익률은 수수료를 뗀 LP 입장에서의 수익률이지만, 성과 및 운용수수료 이전 수익률은 +20.4%로 이보다 더 높습니다. Todd Combs의 경우도 버핏과 마찬가지로 악몽의 2008년, S&P500 지수가 -37%로 폭락하던 시기에 단지 -5.7%로 펀드수익률을 틀어막았습니다.

버핏은 위의 수익률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초창기 파트너쉽때부터 '강세장에서는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두지 못할 수 있어도, 약세장에서는 시장보다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운용전략을 구사해왔습니다. 매년 혹은 6개월에 한번씩 파트너들에게 보냈던 레터를 보면, 이런 전략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버핏이 이런 전략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이유는, 약세장에서 방어가 되어야 장기간의 복리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11년간의 파트너쉽 운용기간 동안 누적기준 1,503.22%(운용수수료 포함 기준으로는 2,709.53%)의 수익률을 거두게 됩니다. 동기간 단지 285.60%에 그치고 만 다우지수(당시 BM)와 비교하면 엄청난 수익률이죠.

Combs의 운용스타일은 이러한 버핏의 스타일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을 과거 수익률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버핏에게 가장 강하게 어필된 부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4년이라는 기간이 운용실력을 검증하기에는 짧은 기간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가 포함된 기간에 거둔 성과라는 부분이 참작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담이지만, 원래 버핏은 3명의 후보를 놓고 고민했었다고 합니다. BYD로 잘 알려진 Li Lu도 그 중 한명이었는데요. Li Lu와 나머지 한명의 후보가 고사하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Combs가 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도 있네요. 또한 아직까지 Combs의 버크셔 내에서의 역할이 확실히 정해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가이코의 포트를 맡게 될 지, 버크셔의 포트를 맡게 될 지 아직 모른다는 것이죠.

요즘 종목장세가 펼쳐지다보니 종목하나 잘 골라두면 단기간에 30~50%의 수익률을 내는 것이 너무 쉬워보이는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금리와 양적완화로 인해 풀릴대로 풀려버린 돈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말 그대로 '물이 들어오는 시기'인데요. 버핏의 후계자 선택은 '되는 장에서 많이 먹어야 한다'는 단순한 시장의 생각과는 약간 다른 느낌입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Todd Combs에 대한 선택을 통해 버핏은 다시 한번 자신의 투자철학과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주네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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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 숙향
    늘 버핏에 대한 귀한 정보를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이 예상하던 것과는 전혀 뜻밖의 소식이라(아마 너무 젊었기 때문이었겠죠) 흘려들었던 것 같은데, 님의 고견에서 이해를 얻었습니다http://
    2010.10/29 17:42 답글쓰기
  • 숙향
    2010.10/2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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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호
    폭락장이 왔을때 얼마나 잘 방어할 수 있을지 두렵습니다.
    약세장의 방어능력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네요.http://
    2010.10/30 00:40 답글쓰기
  • 김종호
    2010.10/30 00:40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billionaire
    나의 투자성향을 안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나 개인의 역사를 바꾸는 것 모두 매우 어려운것 같습니다..타고나거나 아니면 지혹훈련을 통해 인내심을 기르거나...약세장에서 강한 점이 간택된 이유였군여...정말 귀한 정보입니다..감사합니다...때로는 정말 쉽게 보이지만 실상 정말 어려운것이 투자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http://
    2010.10/31 21:03 답글쓰기
  • billionaire
    2010.10/3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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