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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이 주식투자를 한다면?

[월드컵 특집] 허정무 감독이 주식투자를 한다면?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팀이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하면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가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드컵의 묘미는 선수들의 화려한 기술을 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승리를 위해 각국 감독들이 펼치는 전략에 있기도 하다. 감독은 상대를 고려해 작전을 짜고 그에 맞게 선수를 기용한다. 투자세계에서 감독은 펀드매니저, 선수는 종목이다. 감독이 포지션에 따른 선수의 역할에 대한 기대치가 다른 것처럼 펀드매니저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투자아이디어에 따라 종목별 비중과 매매전략을 달리 짜게 된다. 지금부터 포트폴리오를 관장하는 감독이 되어 각 포지션에 적합한 종목은 무엇이 있을지 살펴보기로 하자.

골키퍼


그리스전 최대의 영웅 중 한명은 그리스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골키퍼 정성룡이었다. 양박쌍용(박지성,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에서 양박삼용으로 바뀐 것도, 로이터 통신이 이례적으로 허정무 감독의 골키퍼 기용을 높게 평가한 것도 모두 정성룡의 눈부신 활약때문이었다.


키퍼는 손을 사용해 상대의 골을 막는 최종 수비수다 보니 스트라이커에 비해 아무래도 조명을 덜 받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축구가 얼마나 골을 많이 넣느냐가 아니라 골을 내준 숫자가 골을 넣은 숫자보다 적을 때 이기는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골키퍼가 갖는 무게감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골키퍼이지만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선수를 꼽자면 골 넣는 골키퍼로 유명했던 김병지를 들 수 있다. 하지만 2001년 1월 홍콩칼스버그컵 파라과이전에서 무모한 드리블로 인해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히딩크 감독의 눈 밖에 나면서 이운재에게 주전 골키퍼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히딩크가 생각하는 골키퍼의 덕목은 튀는 개성보다는 자신의 영역을 지키는 묵묵한 살림꾼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운재는 화려하진 않지만 성실한 수문장의 역할을 다해 히딩크의 기대에 부응했다. 2002년 월드컵에서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이기고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건 이운재의 공임을 부인할 수 없다.

골키퍼에 비견될만한 종목으로 {KT&G}를 꼽을 수 있다. 담배는 미래가 기대되는 화려한 아이템은 아니지만 경기와 상관없이 꾸준한 수요가 존재하는 방어적인 아이템이다. 국내 담배시장점유율이 계속 떨어지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었지만 이번에 야심작 '다비도프'를 꺼내들면서 본격적인 시장수성에 나섰다. 그간 KT&G의 이미지는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담배, 저타르담배였지만, 다비도프는 청년층이 선호하는 고타르 고급브랜드로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KT&G는 4.6%에 달하는 배당수익률과 개발 가능한 부동산 자산, 그리고 강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 한국인삼공사를 보유하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골키퍼로 분류할 수 있다.

수비수

수비수는 중앙을 지키는 센터백과 좌우 측면을 지키는 풀백으로 구분된다. 풀백이 전방으로 공을 차서 공격으로 이어주거나 직접 공을 끌고 나가서 공격에 가담하는 빈도가 높을 경우는 윙백으로 불리기도 한다.

윙백의 교과서와 같은 선수는 이영표다. 그의 원래 역할은 측면 수비수지만 워낙 재빠르고 드리블 능력이 좋아 공격에 가담하는 빈도가 높다. 실제 2002년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와의 16강 전에서 안정환의 결승골도 이영표의 오른발 발에서 올라온 크로싱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공수 양면에서 이영표를 목격할 수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처럼 윙백은 수비 역할 뿐 아니라 공격의 출발점 역할까지 동시에 수행해야 하므로 강인한 체력이 요구된다.

윙백 같은 종목으로는 {파라다이스}가 있다. 파라다이스는 배당수익률만 6.2%로 현재 정기예금 금리의 두 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파라다이스를 외면하는 이유는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 위치한 탓에 시내에 자리잡고 있는 GKL에 비해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워커힐과의 영업장 이전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시내중심가로 이전해서 영업환경이 극적으로 변화할 공격수로서의 가능성이 지나치게 과소평가 받고 있다. 높은 배당수익률 외에 1,800억원의 현금성자산과 1,600억원의 부동산자산은 수비에도 소홀하지 않는 윙백의 성격을 그대로 닮아있다.

'영원한 리베로'인 홍명보는 선수 때문에 포지션이 유명해진 경우다. 윙백이 공격 옵션을 갖고 있는 풀백인 것과 마찬가지로 리베로는 공격 옵션을 갖고 있는 스위퍼라고 할 수 있다. 스위퍼는 영어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골키퍼 앞에서 '공을 쓸어내는' 역할을 하는 최후방 수비수를 일컫는 포지션이다. 이에 비해 리베로는 '자유인'이라는 뜻으로 앞쪽 수비수들이 놓친 공격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여 통쾌한 중거리슛을 날리곤 한다. 홍명보가 94년 월드컵에서 수비수지만 2골을 기록했던 것도 이 같은 포지션의 특징 때문이다.


롯데삼강
은 이런 리베로의 성격을 갖고 있다. 빙과와 유지는 롯데삼강이 시장을 독과점으로 지배하고 있는 사업이다. 기존 사업부만으로도 매년 4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만들어내는데 여기에다 쉐푸드라는 브랜드를 런칭함으로써 종합식품회사로 발돋움하려는 꿈을 꾸고 있다.
그간 롯데그룹 내에서 식품사업부는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고 규모도 작아서 유통공룡이자 음료 및 과자업계의 큰 손인 롯데그룹의 명성과 비할 바가 못되었다. 하지만 그룹차원에서 롯데삼강으로 식품사업을 집중하고 브랜드를 육성하겠다고 나서면서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생겼다. 수비에 치중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팔방미인의 리베로로 롯데삼강을 꼽아본다.

공격수

축구에서 골을 넣는 위치에 기본적으로 배치된 선수들을 일반적으로 포워드라고 하며 이중 중앙에서 공격을 진두 지휘하는 포지션을 센터포워드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골을 많이 넣는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들이 이 포지션에서 탄생한다. 무한도전에 출연해서 우리에게 친숙해진 프랑스의 앙리나 월드컵 통산 득점 1위에 빛나는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바로 센터포워드들이다. 센터포워드는 골 결정력뿐만 아니라 드리블을 통해 스스로 공격 기회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공격과 관련된 모든 능력치와 개인기가 뛰어나야만 한다.

센터포워드에 해당하는 종목은 세계 1위의 단일 참치조업 선단을 운영하는 {동원산업}이다. 올해 초 톤당 1,000달러 미만까지 떨어졌던 캔용 참치가격은 최근 들어 1,650달러까지 치솟았다. 원당을 비롯해 옥수수, 대두 등 여타 음식소재 가격이 하향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다. 참치가격이 치솟은 이면에는 올해 참치조업금지기간 연장과 멕시코만 기름유출사건의 여파로 대서양에서의 어획량 감소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호적인 환경은 실적과 직결되며 동원산업의 공격수로서의 면모를 더욱 날카롭게 하고 있다.




또한 2008년 미국 최대의 참치캔회사인 스타키스트를 인수함으로써 예전에는 참치가격과 환율 상승에만 목메어 있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참치가격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참치를 수요하는 자회사의 원가가 떨어져 지분법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주도적으로 골 찬스를 만들고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센터포워드로 동원산업을 선정한 이유는 M&A로 유리한 사업환경을 조성하고 이 상황을 최대한 이용해 기업가치를 극적으로 올리는 골결정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측면공격수를 의미하는 윙포워드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과 이청용을 생각하면 된다. 이번 월드컵에서 박지성은 왼쪽 공격을, 이청용은 오른쪽 공격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어 좌(左)지성 우(右)청용으로도 불리고 있다. 산소탱크라고 불리는 박지성의 별명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드리블 실력이 뛰어나고 돌파력이 강해서 활동량이 풍부한 선수들이 윙포워드를 맡게 된다.

윙포워드 같은 종목으로는 {한솔케미칼}을 들 수 있다. 한솔케미칼은 반도체 및 LCD 식각용 과산화수소와 제지 코팅용 라텍스를 생산하는 화학회사다. 올해 반도체 및 LCD 등 전방 산업인 IT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더블코팅 제지의 생산량도 증가하고 있어 업황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또한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장비 등과는 달리 소모성 재료이기 때문에 IT에 연관되어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좋은 사업이다. 기초체력인 사업모델도 좋았는데 업황까지 좋아지면서 공격적인 성향이 더욱 강해지는 모습 때문에 한솔케미칼을 윙포워드로 선정했다.



또 다른 공격수의 유형으로 타겟맨을 들 수 있다. 타겟맨은 최전방에서 공을 이어 받아 골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활동폭이 넓지 않아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골이 나는 순간에는 항상 이 선수가 있다. 그렇다. 대한민국의 박주영이나 이탈리아의 필리포 인자기, 스페인의 페르난도 토레스 같은 선수다. 센터포워드가 체력과 돌파력을 겸비해야 하는데 반해, 이 포지션은 위치 선정 능력과 볼 컨트롤 능력, 몸 싸움이 중요하다. 특히, 공이 올 위치를 파악해서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하기에, 적절한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타겟맨들은 풀타임으로 뛰는 경우보다는 안정환처럼 후반의 승부처에서 조커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그만큼 스포트라이트도 많이 받는다.

위치선정능력으로 볼 때 포지셔닝 재정립에 성공한 예로 {기아차}를 들 수 있다. 기아차를 일컬어 현대차에 기생하는 2류 메이커라고 했지만 현대차그룹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혁신적인 디자인과 성능 대비 매력적인 가격에서 찾으면서 K시리즈로 골을 넣을 기회를 잡았다. 그 결과 공격수가 언론의 조명을 받듯이 주식시장에서 화려한 대접을 받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여전히 부채가 많고 현대차에 비해 브랜드파워가 떨어져 기초체력은 다소 떨어져 보이지만 놀라운 위치선정 능력으로 현대차의 대안으로 떠오른 기아차는 타겟맨에 딱 적합한 종목이 아닐까 한다.

축구 포지션은 야구와는 달리 사실 명확한 구분이 힘든 측면이 크다. 감독이 어떤 작전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선수 개개인에게 주어지는 임무가 달라지고 반대로 선수의 역량에 따라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활동반경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끝 맺으며

월드컵을 앞두고 월드컵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과거의 모든 테마주가 그랬듯이 펀더멘털과 무관한 테마주에 무리하게 편승하는 것은 허망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보다는 내가 감독이 되었다 생각하고 나의 팀(포트폴리오)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각 포지션의 성격에 맞는 종목들을 스스로 선정해본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이번 월드컵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이사 / kim@vipass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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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 선밸리
    축구를 응용하여 주식투자의 종목을 설명하여주신 혜안과 깊은 지식에 존경을 보냅니다.
    이 글을 읽으며 이 종목들에 투자를 하고픈 의욕을 불러일으켜주는것도 깊이있는 글의 재미라고나
    할까요?http://
    2010.06/18 10:52 답글쓰기
  • 선밸리
    2010.06/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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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타의견
    재밌네요. 저같은 초보도 읽을 수 있게 쉽게 풀어주신 김민국 대표님의 내공.. 역시 대단하십니다.http://
    2010.06/21 09:33 답글쓰기
  • 기타의견
    2010.06/2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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