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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밸류]동우, 더도 말고 올해만 같아라

편집자주 육계,닭고기

닭 안 먹는 치킨공화국

 

한 자료에 의하면 치킨집이 전국적으로 5만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13천여개인 편의점의 4배에 이르는 수치이다. 이를 우리나라 인구로 따져보면 1천 명당 한 개 꼴이며 약 340가구 당 한 개 꼴이 된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는 치킨공화국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이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정작 한국인의 닭고기 소비량은 다른 나라에 한참 못 미친다는 사실이다. 한국인의 닭 소비량은 2008년 기준 9kg이다. 조리용 닭 한마리의 무게가 1kg 정도이므로 한국인은 1년동안 9마리의 닭을 먹은 셈이다. 이는 닭을 많이 소비하는 미국이나 브라질의 5분의 1 수준이며 이웃나라 일본의 2/3 정도 되는 수치이다.

 


[
그림1] 미국의 1인당 육류 소비량 추이 (단위: lbs), 미국 농무부

 

전문가들은 흔히 미국인의 닭고기 소비량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의 닭go33고기 소비량 역시 증가할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에서 닭고기를 사용한 메뉴를 개발하면서 소비가 늘었으며 건강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관심이 증대되면서 일반 가정에서의 소비도 따라 급증하였다.

 


[
그림2] 축산물 품목별 1인당 소비량 추이 (단위: kg), 농림수산식품부

 

한편 우리나라의 닭고기 소비량 추이를 살펴보면 2003년 말 발생한 조류독감의 여파로 소비량이 급감한 이후 2년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그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2005년에는 소고기의 소비량을 추월하며 돼지고기에 이어 한국인이 두번째로 많이 소비하는 육류가 되었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돼지고기 소비량은 연평균 1.9%씩 증가한 데 반해 닭고기는 연평균 4.4%씩 증가해왔다. 미국의 닭고기 소비량이 1980년부터 연평균 2.7%씩 성장해왔음을 감안하면 한국의 닭고기 소비량 성장세는 빠른 편이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의 육계 시장 역시 미국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떠한 결론도 섣불리 내리기 힘들다. 육계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요소로는 앞서 언급한 치킨산업의 경쟁상황을 들 수 있다. 전방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치킨집의 치열한 경쟁상황은 육계를 공급하는 업체들에게는 이롭게 작용한다.

또한 웰빙 열풍으로 인해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영양면에서 뛰어나 닭고기가 주목받고 있는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반면 닭을 주식으로 먹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닭을 간식의 개념으로 먹는다는 사실은 부정적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삼겹살은 식사로 먹으면서도 닭은 맥주에 곁들이는 안주거리로 여기고 있다. 요컨대 닭고기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사람의 닭고기에 대한 인식이 변해야 하는 것이다.

 

 

동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올해만 같아라

 

동우팜투테이블1,908원, ▲21원, 1.11%는 국내 육계 시장에서 9%의 시장 점유율(도계수 기준)을 가지고 있는 업체이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하림, 마니커에 이어 국내 3위이며 도계 기준으로는 국내 2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에게 동우라는 이름은 생소하기만 하다. 이는 하림이나 마니커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육가공 냉동제품을 판매하는 반면 동사는 주로 B2B 방식으로 가공하기 전의 육계만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
그림3] 동사의 자산, 부채, 자본, 매출액 추이 (단위: 십억), 동사 영업보고서

 

동사는 지난 10년 간 연평균 26%로 자본을 증식시켜왔다. 2003년 조류독감의 여파로 부채비율이 900%를 넘기도 하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춰왔고 2009 6월말 현재 부채비율은 43%로 경쟁사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그림4] 동사의 외형 추이 (단위: 십억), 동사 영업보고서

 

역시 2003년 조류독감과 공급과잉으로 닭고기 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었고 2006년에도 조류독감의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2003년 말 처음 조류독감이 발생했을 당시에는 닭고기의 가격과 소비량 모두 급감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2006년의 경우 소비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 점은 향후 조류독감이 재발병할 경우 동사가 입을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한편 동사는 2009년 반기 동안에만 1년치 수준에 육박하는 높은 실적을 올렸다. 업황이 가장 좋은 3분기 실적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이다.



[
그림5] 동사의 현금흐름 추이 (단위: 십억), 동사 영업보고서

 

영업현금흐름은 역시 2003년 이후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6년 상장으로 200억 가량의 재원을 마련하면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
그림6] 동사의 순차입금 추이 (단위: 십억), 동사 영업보고서

 

한편 2006년 증자로 현금을 마련했으나 아직 뚜렷한 투자처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2009년 대규모 투자활동 현금유출은 동사가 단기투자증권을 취득하는 데 사용된 것이다.

 


[
1] 동사의 2009 6월 현재 단기투자증권 내역

 

 

2009년은 최고의 해

 

닭고기 산업의 구조상 산지의 생계(살아있는 닭) 가격이 오르면 그대로 도계(도축한 닭) 가격으로 전가된다. 이 때 생계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료 가격, 환율 등 다양한 요소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생계의 수급이다.

육계의 수요는 어느 정도 일정한 반면 공급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 때 매우 높은 시장가격이 형성된다.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기 위한 가격 인상이 아니기 때문에 육계 기업은 공급 부족으로 인해 생계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더 높은 실적을 올리게 된다.



[
그림7] 육계의 도매가격과 산지가격 추이 (단위: /kg), 농림수산식품부

 

닭고기의 수요는 계절성을 띠기 때문에 보통 여름을 앞두고 가격이 오르며 이후로는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2008년에는 육계 가격이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2008년 봄 조류독감의 유행으로 많은 수의 종계가 살처분됨으로써 생계 생산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종계는 생계를 생산하는 어미 닭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종계가 실제 생계를 생산할 수 있는 시점은 입식 이후 대략 6개월 이후부터 1년까지이다 알이 부화되어 생계로 자랄 때까지의 기간이 약 1~2개월이므로 특정 시점의 종계 입식 수는 이후 7개월~1 2개월 간 생계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투자자는 종계의 개체 수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미래의 육계 생산량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
그림8] 국내 종계 입식 현황 (단위: ), 한국계육협회

 

종계입식현황을 살펴보면 2008년 하반기의 종계입식 수가 평년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당시 옥수수, 콩 등의 가격 상승으로 사육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협상력에서 열위에 있는 영세 종계 농가는 사육비용이 상승해도 그 증가분을 그대로 판매가격에 전가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사료값이 오르면 종계 입식을 포기하게 된다. 반면 대형 계열화회사는 사육비용의 증가를 감당할 여력이 있기 때문에 종계 입식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

 


[
그림9] 종계 입식 수와 육계 도축 수 추이 (단위: ), 한국계육협회,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위의 노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통상적인 경우의 종계입식수 흐름이다. 보통 닭고기 소비가 가장 많은 여름 시즌을 대비하여 전년도 하반기에 종계 입식 수가 늘어나게 된다. 반면 초록색으로 표시된 2008년 하반기에는 앞서 언급한 이유로 인해 종계입식수가 충분히 증가하지 못했다. 결국 종계가 부족해지자 육계 생산량도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은 부족해지자 2009년 육계 가격은 사상 최고치로 폭등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격 상승의 달콤한 열매는 대형 계열화업체들이 모두 가져가게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올해와 같은 공급 부족 현상이 내년에도 계속될 수 있을까? 아쉽지만 그렇지 않을가능성이 높다. 2009년 하반기의 종계입식수가 다시 예년과 같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10년 육계의 공급량이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요컨대 동사를 비롯하여 마니커, 하림 등 대형 육계 업체들이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높은 실적을 올리기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형보다는 이익이 중요하다

 

동사는 외형을 놓고 봤을 때 하림이나 마니커에 크게 못 미친다. 매출액을 살펴보면 2008년 기준 하림이 4452, 마니커가 2536억인 반면 동사는 1508억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4위인 체리부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
그림10] 상위 3사의 영업이익률 추이, 각 사 영업보고서

 

그러나 이익률 측면에서 살펴보면 동사는 경쟁사에 비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동사가 구이, 튀김, 냉동식품 등과 같은 육가공제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
그림11] 동우와 하림의 매출원가율, 판관비율 추이, 각 사 영업보고서

 

동사의 매출원가율 추이를 살펴보면 1위인 하림에 비해 열위에 놓여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하림의 계열화된 영역이 더 넓기 때문에 생겨난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판관비율을 살펴보면 하림은 평균 15% 가량을 나타내는 반면 동사는 평균 5% 가량을 나타내며 원가율보다 더 큰 차이로 우위를 보인다.

 

육가공 제품의 생산은 부분육으로 판매되고 남은 부분이나 도축된 지 오래되어 가치가 떨어진 고기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육가공제품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광고비 등 판매비 지출이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육가공 부문의 이익률이 나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가격 인상의 어려움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닭고기의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회사가 제품 가격을 인상시키기가 어렵다. 실제 업계 1위인 하림조차도 육가공부문에서는 적자를 보거나 간신히 손익분기를 맞추는 수준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동사가 경쟁사에 비해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 육가공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편 동사는 ㈜군산도시가스의 지분을 20% 보유하고 있으며 이로부터 연 10억 가량의 지분법 이익을 얻고 있다. 군산도시가스는 군산, 새만금 지역을 독점하고 있는 가스공급업체로 알려져 있다. 정부의 새만금 개발 사업이 구체화되면 동사의 이익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
2] 동사의 보유 토지 현황, 동사 영업 보고서

 

또한 동사가 보유하고 있는 군산 주변 보유 부동산의 가치도 살펴볼 가치가 있다. 2009 6월말현재 공시지가로 따져보면 장부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최근 군산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동사가 그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닭고기가 살아야 회사가 산다

 

동사는 2009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여름 기온이 높지 않고 장마가

길어진 탓에 육계 소비가 줄긴 했지만 높은 가격이 계속 유지된 덕분에 3분기에도 예년 실적을 훌쩍 넘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당장 내년부터이다. 육계 공급이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만약 공급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많아진다면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 

 

동사의 미래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한국인의 닭고기 소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정확한 예측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나 최근 닭고기에 대한 인식의 긍정적 변화와 닭고기 소비의 증가 추이를 살펴볼 때 일정 수준까지는 소비가 증가하리라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시장이 커져가는 과정에서 동사가 자신의 몫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챙기는지 살펴본다면 그 속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대학교 투자동아리 SNU VALUE]

 

작성자 태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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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 영원한초보
    하림 정도만 눈팅하고 있었는데 숨겨진 기업이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http://
    2009.09/30 07:26 답글쓰기
  • 영원한초보
    2009.09/30 07:26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brett
    영세업자들이 몰락해가고 계열화회사들이 MS 를 높인다는 점, 그리고 닭고기 소비량의 점진적 증가가 성장 측면에서의 투자포인트입니다. 나쁘지 않죠..

    반면, 마니커, 동우, 하림 모두들 배당 0 입니다.

    업황도 올해가 정점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일단 내년이후 상황을 확인하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보수적 투자가가 가져할 마인드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http://
    2009.10/11 11:50 답글쓰기
  • brett
    2009.10/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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