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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밸류 분석] 한익스프레스
한익스프레스 – 밝지 않은 미래, 그러나 매력적인 가격대
분석일: 2009/05/01
분석일 시점 시가총액: 109억
한익스프레스는 2008년 기준 매출액 1370억원 규모의 육상운송 전문업체이다. 1979년 삼희통운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동사는 한화 그룹 계열사로서 유류 및 화공품 운송을 담당하다가 1989년 한화그룹으로부터 분리독립하였다. 이후 2005년~2006년의 기간동안 당시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 이석범씨는 보유지분 전량을 태경화성에 매도하였고 태경화성은 이후 수차례에 걸쳐 지분을 늘려 2009년 현재 지분율이 50.77%에 이른다. (참고로 태경화성은 기초화공약품 유통업체로서 역시 한화그룹의 계열사로 출발한 회사이다.)
[자료1] 동사의 매출 비중, 2008년 사업보고서
동사의 매출비중은 육상화물운송 부문이 70.4%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동사는 화물운송 중에서도 위험물, 유류, 화공품, 벌크운송 등 특수운송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과거 한화 그룹 내에 속했을 당시 동사가 특수운송부문에서 가졌던 장비 및 노하우가 나름의 해자가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일반운송에 비해 특수화물운송 시장 규모가 작고 특수 장비가 필요한 탓에 신규진입자의 입장에서 매력이 없다는 점도 동사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림1] 동사의 벌크운송 차량 모습, 동사 홈페이지
그러나 특수운송시장은 크기도 작고 성장의 여지가 없는 탓에 동사는 일반운송 쪽으로 계속해서 영업을 확대해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화물운송부문 중 일반화물과 특수화물의 비는 7:3 정도로 전체 매출 중 특수화물운송 비중은 약 20%라는 계산이 나온다.
[자료2] 동사의 외형 추이, 동사 영업보고서 (단위: 십억)
지속적인 일반화물운송시장 공략으로 동사의 외형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모습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뒷부분에 언급할 것이다.
[자료3] 동사의 현금흐름 추이, 동사 영업보고서 (단위: 십억)
매출과 이익은 꾸준한 반면 동사의 영업현금흐름 차트는 고르지 못하다. 매출액에 비해 영업이익 규모가 작은 탓에 매출채권 규모의 변동에 따라 현금흐름이 움직이는 모습이다. 최근 몇 년간 영업현금흐름 적자를 보이던 동사는 2008년 109억의 영업현금흐름 흑자를 기록했다.
[자료4] 동사의 금융부채 추이, 동사 영업보고서 (단위: 10억)
한편 금융부채의 현황은 양호한 편이다. 2008년 기말 총 금융부채는 약 30억 정도 수준이다.
자산주로서의 가치는?
많은 육상운송 기업들이 그러하듯 한익스프레스도 전국 각지에 많은 토지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료5] 동사의 보유토지 현황, 동사 사업보고서
동사는 1989년에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이후 한차례도 재평가를 하지 않았다. 이는 동사가 가진토지자산 중 많은 부분이 장부상 과소평가되어있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동사는 장부가로 134억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건물과 구축물을 포함하면 184억에 이른다.
[그림2] 동사의 대전 대덕구 대화동 보유 토지, 다음 로드뷰
대전 대덕구의 부동산은 고속도로 톨게이트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높은 접근성 덕분에 영업용 자산으로서의 가치는 높을 것이나 그 밖의 용도로 쓰일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림3] 동사의 대전 대덕구 대화동 보유 토지, 다음 로드뷰
[그림4] 동사의 경남 양산시 하북면 보유 토지, 다음 로드뷰
양산의 토지 역시 고속도로와의 접근성은 높으나 영업용 자산 외의 가치를 인정하기 어렵다.
[그림5] 동사의 전남 여수시 중흥동 토지, 다음 로드뷰
여수시 중흥동의 토지는 배후에 화학 업체들이 자리잡아 특수운송업을 주로 하는 동사의 영업용 부지로서 적합해 보인다. 그러나 이 역시 그 이상의 값을 매기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림6] 동사의 울산시 남구 성암동 보유 토지, 맵토피아
중심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울산 남구의 토지 또한 마찬가지이다. 동사는 이 부지를 창고용도로 쓰고 있다.
[자료5] 동사 보유토지의 장부가액과 공시지가, 동사 감사보고서
음성과 보은, 화성의 토지는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토지들이 모두 2006년~2007년에 걸쳐 취득된 것이어서 장부가액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자료5]를 살펴보면 20년 간 재평가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가의 변동이 거의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컨대 동사는 많은 토지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특수운송업의 특성상 그 입지가 화학공단 부근인 경우가 많아 영업영 부지 외에는 개발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3PL 업체로서의 미래는 흐림
앞서 언급했듯 동사는 특수화물운송에만 안주하지 않고 일반화물운송 부문의 역량을 지속적으로강화하고 있다. 특히 2000년부터 3PL 사업을 핵심 전략사업으로 삼고 이 부문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온 동사는 극동TLS, 해우GLS, 선진해운항공과 함께 ‘에버웨이즈’라는 전략적 제휴군을 만들어 2007년 종합물류업 인증을 획득하였다.
현재 국내 3PL 시장 규모는 35조원 정도로 추산되며 시장 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현재 전체 물류비 중 3PL의 비율은 약 40~45% 정도로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의 80~90%에 비하면 아직 성장의 여지가 크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러한 3PL 시장의 성장성과 동북아 물류허브로서의 잠재력은 2000년대 초부터 많은 업체들이 3PL 시장 진출을 선언하게 만든 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3PL 시장의 확대가 과연 개별 기업들에게 이익의 결실을 가져다 줄지는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내부거래가 만연했던 기존 관행이 그대로 남아있어 3PL 전문업체의 실질적인 성장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재계 상위권에 속해 있는 대기업 중 물류 자회사를 소유하지 않은 기업을 찾기 어렵다. 이들 기업이 물류회사를 소유한 것은 물류사업을 키워 경쟁력을 가지기보다는 자사의 물량을 남에게 줄 수 없다는 정서가 그 밑바탕에 깔려있다. 기존에 2PL 업무를 해오던 대기업 자회사들은 3PL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자 3PL에 진출, 대부분의 3PL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결국 독립적으로 3PL 업무를 수행하는 업체로서는 대형화주들이 계열자회사에게 다 넘겨준 다음 남게 되는 물량을 받는 수밖에 없다.
이렇게 흘러나오는 물량은 적고 공급은 넘치는 상황에서 독립 3PL업체의 상황이 좋을 리 만무하다. 난립한 3PL 업체들은 고정비용이만라도 건지고자 출혈경쟁을 하고 화주들은 매년 경쟁입찰을 통해 단기 계약을 체결하며 점점 더 싼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게다가 유가, 인건비, 토지 등으로 인해 물류업체의 원가부담 또한 커지고 있다. 이렇게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철저히 을의 입장인 3PL업체는 어떠한 대응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료6] 동사의 영업이익률 추이, 동사 영업보고서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각 업체들의 3PL 사업 부문 영업이익률은 평균 3~4% 수준으로 높지 않은 편이다. 이는 대기업 내 계열사까지 포함된 수치이므로 이들을 제외한 다른 3PL업체의 이익률은 훨씬 나쁠 것이다.
동사가 3PL 사업 진출을 선언한 2000년 이후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였으나 영업이익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업계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은 3PL사업이 생각만큼 돈이 되지 않은 탓에 덩치만 커지고 실속이 없어진 것이다. 그나마 동사에게 희망적인 것은 한화그룹과의 관계가 아직까지 우호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계량적인 측정은 어려우나 3PL 물량을 따내는 데 다른 독립 3PL업체들에 비해 유리한 입장에 놓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가격대
사실상 동사의 미래는 3PL 시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3PL 시장의 미래는 결코 밝지만은 않다. 이것이 동사의 성장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러나 투자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기업이 꼭 성장할 필요는 없다. 3PL 시장의 미래가 어두운 것은 사실이나 영업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된다. 보수적으로 보아 동사가 전혀 성장하지 않는다고 해도 육상운송시장 내 동사의 입지로 보았을때 최소한 현재 수준의 실적은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간 큰 변동 없이 평균 35억의 영업이익을 낸 기업이 109억원에 거래되는 것은 시장이 이 기업의 가치를 지나치게 저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서울대학교 투자동아리 SNU VALUE]
작성자 태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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