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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ueTimer] 삽질을 멈추지 않는 이유

[이 글은 아이투자 독서모임 '그레이엄 반' 회장인 밸류타이머(필명)가 모임 카페에 올린 것을 보다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도록 옮겨 게재하는 것입니다.- 편집자주-]

최근 주가가 많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하락의 원인으로는 미국발 써브프라임의 부실로 인한 문제, 중국의 경기과열로 인한 문제, 석유류 및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 이로 인한 환율의 불안정, 물가상승, 경기침체 등이 있습니다. 제3차 오일쇼크라고 하기도 하고 한국의 입장에서는 제2의 IMF사태라고까지 불안해 하면서 주가하락을 정당화시키고 있습니다. 워렌버핏, 피터린치, 짐로저스, 코스톨라니 등 역대 투자의 대가들이 공황이나 심지어 전쟁상황과 같은 극도로 비관적인 상황에서 헐값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결코 간과하지 않았다는 교훈을 상기해 보면, 지금과 같이 총체적인 비관적 장세야 말로 성공적인 주식투자를 기대하는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좀처럼 다시 만나기 어려운 절호의 투자기회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주가가 하락을 지속할수록 투자를 늘려가는게 과연 유리할까? 그리고 투자를 늘린다면 과연 어떤 종목들이 유리할까? 라는게 고민이 될 것입니다. 이 점을 따져보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가치투자의 방법론들을 하나씩 되짚어 보기로 하지요.



1.안전마진



(이 그림은 VIP투자자문의 최준철 대표의 특강에 참여한 알빠치노라는 분이 강의 내용을 요약하여 올린 글에서 가져왔습니다.
두 분께 양해말씀 드립니다)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이란 그림에서 보듯이 어느 기업의 가치(Value)와 주가(Price)의 괴리로 정의할 수 있는데, 주가가 떨어질수록 안전마진이 증가함을 알 수 있습니다. 흔히 기술적 분석에서는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주가의 변동성(표준편차)이 커져서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가치투자론에서는 오히려 주가가 크게 하락할수록 안전마진이 넉넉하게 확보되기 때문에 더욱 안전해지는 다시 말해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가가 하락할수록 늘어나는 안전마진을 고려하여 투자를 늘려가는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안전마진과 투자규모는 정(+)의 함수관계를 가지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적용한다면 그동안 주가가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예전보다 주식투자규모를 더욱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어떻게 늘려나가는가 하는 방법론은 규모를 결정하는 투자자의 원칙에 따라 매우 다양하겠지만, 그 방향성은 대체로 일치해야 합니다.




2. Valuation

가치투자에서 적용하는 Valuation 방법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최근에 널리 활용되는 잔여이익모델(RIM) 또는 EVA 등을 기준으로 하면 개념적으로 어느 기업의 가치(Value)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의 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산가치는 주당순자산(BPS)을 의미하며, 수익가치는 장래에 예상되는 잔여이익 또는 경제적 부가가치의  현가합을 의미합니다. 수익가치를 개념적으로 정리하면 주당순이익(EPS) 또는 ROE에 정(+)의 함수이며, 금리에 부(-)의 함수입니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석유 등 원자재가격의 급등으로 심각한 물가상승국면에 있습니다. 또한 환율도 상당한 상승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금통위에서 조만간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음을 암시한 바 있으며, 실제로 채권의 유통수익률은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국면이 진행됨에 따라 금리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데 문제의 핵심이 존재합니다.

가치를 산정하는 Valuation 방법론상 금리는 부(-)의 함수이기 때문에 수익가치를 줄어들게 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게다가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 기업의 영업수익도 악화되어 EPS도 낮아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수익가치를 산정하는 공식상 분자가 작아지고 분모가 커지게 되므로 더욱 급속하게 수익가치가 줄어들게 됩니다.

금리가 몇% 오른다고 해서 수익가치가 대단히 줄어들겠냐고 낙관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업이 영원히 존속한다는 가정한다면 수익가치의 공식은 연금공식과 유사하게 간편화시킬 수 있습니다. 즉 분자에는 수익을 대변하는 어떤 수치를, 분모에는 단순하게 약간의 프레미엄이 반영된 금리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를 간편하게 알아보기 위해 '수익가치= EPS/금리'라고 단순화하여 수익가치의 변화를 알아보지요. 만일 EPS=10,000원, 현재금리 5%라면 수익가치는 200,000원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금리만 5%에서 6%로 1%P 상승한다면 수익가치는 10,000/6%=166,667원이 됩니다. 이 경우 수익가치의 하락율은 16.67%가 됩니다. 만일 금리가 5%에서 7%로 2%P상승한다면 수익가치는 10,000/7%=142,857원이 되고, 이 경우 수익가치의 하락율은 28.57%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금리가 5%에서 10%로 두 배 상승한다면 수익가치는 10,000/10%=100,000원이 되고, 수익가치는 절반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게다가 분자에 위치한 EPS마저 하향된다면 수익가치는 더욱 빠르게 떨어지게 됩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가치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의 합이라고 할 때, 수익가치가 급속히 줄어들게 되어 전체적인 가치는 줄어드는 결과가 됩니다. 이 경우 전체적인 가치의 변화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의 비중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기술주들의 특징처럼 아직 자산가치는 높지 않지만, 높은 ROE에 기반한 EPS가 높은 경우에는 금리상승으로 인한 수익가치의 하락분이 전체 가치에 영향을 크게 주게 되므로 전체적인 가치하락폭이 커지게 됩니다. 반대로 수익성은 별로 높지 않지만 매우 높은 자산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에는 수익가치의 하락분이 전체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적습니다.

앞에서 살펴 본 안전마진의 개념은 어느 기업의 가치가 일정하다는 전제 하에서 주가가 하락할 경우에는 투자를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런데 금리상승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낮아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만일에 주가가 하락했다 하더라도, 가치도 역시 하락했다면 안전마진이 반드시 커졌다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보다 구체적이고 정밀한  Valuation작업을 거쳤다고 가정한다면, 주가의 하락율과 가치의 하락율을 비교해서 판단할 문제인 것입니다. 가치의 하락율보다 주가의 하락율이 과도한 경우에만 위에서 논의한대로 투자규모를 늘리는 근거가 정당화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간단한 추론 하나는 찾아낼 수 있습니다. 금리가 상승하는 환경 하에서는 수익가치의 하락이 발생하므로 보다 자산가치의 비중이 높은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결론입니다. 최근 주가하락이 지속되면서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이럴 때는 어떤 주식이 유리하다는 식의 주장을 많이 펼치는데, 지금과 같은 분석에 의하면 자산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 볼 수가 있습니다.

이 결론은 직관적으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헤지를 위해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게 유리하다는 아이디어와 일치합니다. 그러므로 복잡한 Valuation작업을 생략하더라도 물가상승분을 헤지하기 위해 부동산을 대량 보유한 자산주에 투자하는 행위가 설득력을 가집니다. 또 주가하락시에 상대적으로 베타가 낮은 종목들이 자산주라는 경험적 사실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3. 자산디플레, 부동산하락

지금의 상황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수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발 써브프라임이나, 한국의 강남재건축 과열 등으로 부동산 하락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기업의 가치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자산가치는 무사할 것인지 고민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고금리하에서의 수익가치의 하락은 인내한다고 해도, 굳게 믿고 있었던 자산가치마저 하락하게 된다면 주식투자를 정당화시켜주는 안전마진은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상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일에 부동산으로 대변되는 실물자산의 가치가 급락한다면 그 기간 동안 만큼은 현금성자산이 가장 유리할 것입니다. 물론 시장붕괴와 같은 그런 극단적인 상황이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말입니다. 

 

4. 투자전략

지수상으로는 최고수치에서 20~30%정도 하락한 상태이지만, 개별종목별로는 50%이상 하락한 종목도 제법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향후 금리가 넉넉하게 2~3%수준을 상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가치하락에 비해 주가하락이 지나친 종목은 다수 존재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무너진다는 극단적인 가정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적은 별로 없기 때문에, 가치투자의 대가들이 그랬던 것 처럼 비관의 분위기가 강해질수록 상대적으로 안전마진이 높아지는 종목에 대한 투자를 늘려보는게 유리하지 않을까요? 특히 하락율이 높은 자산주에 투자해보면 어떨까요?   제가 오늘도 삽질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비록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온다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기 위한게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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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 챨리강
    한국전력, KT가 어떨까요? 비록 현재 수익성이 크지는 않지만, 자산가치가 무진장한 기업이고, 독점기업이라는 매리트가 존재하기에 어려운 기업환경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고, 그이후에 독점성을 더 확대해갈 수 있지 않을까요?http://
    2008.07/14 18:08 답글쓰기
  • 챨리강
    2008.07/1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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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rut
    한국전력은 몰라도 KT는 아닌 것 같네요. 독점성이 깨진 지 오래고, 자산가치 (전국의 전화국 땅)만 보고 투자한다고 해도, 비상시에 현금화 시키기도 힘듭니다. 전화국 땅까지 팔아야할 경기침체가 오면 그 매물 받아줄 주체도 별로 없을 뿐더러, 그 자산도 매우 가치가 떨어져 있겠죠.http://
    2008.07/15 17:50 답글쓰기
  • strut
    2008.07/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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