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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키안]'토필드' 사례로 본 주식매도 원칙


앞 글에서, "해당기업의 펀더멘털에 대해 잘못 본 경우", 그리고 "해당기업의 펀더멘털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해당기업의 미래를 확신할 수 없으므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고 했었다. 주식을 팔 때도 '펀더멘털'에 기초해서 매도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인데, 가치투자를 추구한다는 투자자들 중에도 '장기 보유' 원칙을 고수하느라 '펀더멘털 중심' 원칙을 소홀히 했다가 치명적인 손실을 입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해당되는 사례를 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최근 여러 사이트에서 가장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종목 중의 하나가 '토필드'이다. 토필드는 '디지털 셋탑박스'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인데, 그 동안 높은 수준의 ROE를 유지하여 가치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곳이다. 기록부터 살펴 보자. 
 


위 표를 보면,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높은 수준의 ROE를 달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1/4분기에도 10%가 넘는 ROE를 달성하고 있는데, 분기단위 수치로는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대상시장 내에서 영업적인 위상이 강력하지 않는 한, 중소 전자업체가 이런 수준의 성과를 유지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실제 영업실적의 추세를 확인해 보자.


 



2005년에는 실적이 지지부진했다가 2006년 들어서며 실적이 개선되었고, 2007년에는 실적이 한 단계 도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적의 추세로만 본다면, 회사가 실적을 확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가치투자자라면 이 정도에서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 실적의 추세와 더불어 영업활동의 '질(Quality)'을 반드시 따져 보아야 한다. 영업의 질을 확인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영업활동과정에서 발생되는 '영업자산'들의 변동이 어떠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다. '매출채권', '재고자산', '매입채무' 세 가지 항목을 살펴보면 되는데, 특히 '매출액'이 늘어날 때,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은 어떻게 변동하는지 체크해 보아야 한다.

매출액보다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이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면, 영업적 위상이 나빠지고 있거나(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거나), 일시적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려 '밀어내기'를 하고 있거나, '장부' 상으로만 (허위)매출을 발생시키고 있거나(즉 분식회계를 자행하고 있거나) 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만간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둘째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확인하여, 장부 상의 '이익'과 실제 현금으로 들어온 '이익'을 비교하는 것이다.

제조업체라면 '당기순이익'보다 '현금흐름'이 큰 게 정상적이다. 만일 현금흐름이 순이익보다 작거나,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영업활동과정에서 실제 현금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매우 적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영업활동의 질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금흐름 속에는 영업자산의 변동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영업활동의 질을 확인할 때는 먼저 영업자산의 변동부터 확인하는 게 더 편리하다.


그러면 토필드의 영업자산의 변동추세를 확인해 보자.

 

 



문제점이 선명하게 드러나 보인다.


2006년 4/4분기에 매출채권이 한꺼번에 3배 가까이 뛰어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4/4분기에 매출액이 2배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매출채권도 함께 뛰었기 때문에, 영업활동이 강화되어 획득한 실적이라고 봐주기가 어렵다.
그 후로 2007년 3/4분기까지 3 분기에 걸쳐, 매출액은 주는데 매출채권은 계속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펀더멘털을 챙겨보는 현명한 투자자라면, 2006년 4/4/분기의 실적이 발표된 2007년 3월 31일에 토필드의 실적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어야 한다. 또는 회사의 ROE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4/4분기의 실적을 일시적인 악화라고 판단했다고 하더라도, 이후 3 분기 동안, 실적이 더 이상 개선되지 않는 것을 확인한 투자자라면, 2007년 3/4분기의 실적이 공시된 11월 15일에 이르러서는 주식을 계속 보유할 것인지에 대해 '판단'을 해야만 했다. 가치투자자라면 이 시점에서 주식을 매도해야만 했다고 본다. 결국 2008년 3월 31일, 토필드는 2007년 4/4분기의 실적을 공시하면서 한 층 더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매출은 발생되고 있지만, 매출채권만 쌓이고 현금 수입은 들어오지 않고 있으므로 당연히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현금 수입이 없으면, 기업의 재무 상태는 급속하게 악화될 것이므로, 여기서 기업의 재무 상황도 확인해 보자.


 



부채가 줄곧 늘어나는 추세인데, 드디어 2007년 3/4분기부터 차입금도 일어나기 시작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2007년 4/4분기부터 단기차입금을 조달해 쓰기 시작하고 있다. 부채관련 차트를 통해서도 회사 내에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주가의 동향은 어땠을까?


 



2006년 4/4분기부터 영업활동이 의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는데, 4/4분기 실적이 정식으로 공시된 2007년 3월 31일 경 주가는 1만원 대까지 올라왔다. 

이후 2007년의 강세장에서 토필드의 주가도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투자지표들이 워낙 좋은 회사이다 보니 2007년 7월 중순에는 2만6천원대까지 주가가 치솟아 올랐다. 2007년 초반까지 주식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이라면,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앞에서 본 것처럼, 2007년 11월 15일 발표된 분기보고서에서, 토필드는 여전히 실적 상의 '의구심'을 걷어낼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가치투자자라면 이 시점에서 주식을 매도했어야 했다. 주가는 2만원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이 때 매도했어도 투자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


해를 넘겨서, 2008년 3월 31일 공시된 2007년 4/4분기 사업보고서에서, 토필드는 한층 더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었다. 이 시점에서는, 매출채권이나 차입금의 추세만 보아도, 더 이상 방관 만하고 있을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때까지도 주가는 크게 하락하지 않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보유주식을 매도했다면 여전히 큰 투자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증권, 푸르덴셜투자증권, 대우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6월까지도 토필드에 대한 리포트에서 '매수' 의견을 주장하고 있었다.  증권사들이 가진 협소한 시야에서는 토필드의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던 모양이다. 상당수의 개인투자자들은 토필드의 실적 추세와 또한 증권사들의 일관된(?) 투자 의견을 철석같이 믿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대지진처럼 재앙은 단 번에 터져나왔다. 6월 후반 들어서자, 토필드가 2/4분기 실적 예상치를 '어닝 쇼크' 수준으로 예고했다. 그제서야 비로소 증권사들은 호들갑을 떨면서 앞다투어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기 시작했다. 주가는 급전직하했다.

1년 만에 주가는 (1/3 토막으로) 박살이 났다. 펀더멘털 분석을 소홀히 했던 개인투자자들은 대규모 지각 변동이 일어난 뒤에서야 비로소 자신이 어떤 발판을 딛고 서 있는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결국 지난 2,3주 사이에, 상당수의 개인투자자들은 눈물을 머금고 손절매를 감행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토필드의 사례에서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해당기업에 대한 정보가 많다고 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증권사들을 보라. 한결같이 빗나간 예측만 남발하고 있다. 


자신의 소중한 자산은 자신의 힘으로 지켜내야 한다. 그리고 기업들이 공시하는 분기 실적을 꼬박꼬박 확인해 보는 행위 하나 가지고도 우리 자신의 귀중한 이익을 키워낼 수 있다.


다음의 구절을 꼭 명심하도록 하자.

"주식을 팔 때도 펀더멘털에 입각해야 한다."
"그리고, 펀더멘털이 악화되면 지체 없이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스타키안 with 펀더멘털 정보 서비스 스탁로그 www.stocklo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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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 영원한초보
    다음번 투자에 대한 교훈으로 삼아야 겠죠. ^^;http://
    2008.07/10 16:07 답글쓰기
  • 영원한초보
    2008.07/1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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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천국
    매출채권이 곧 회수된다는 단순하고도 달콤한믿음(주담과 투자자상호간의 긍정적인 마취)이 투자자들을 악의 구렁텅이에 묻게 만들었네요. 증권사들은 빠져나오기위해 서서히 주식을 팔았죠.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의 가벼움을 비난하면서 물타기를 했고. 오늘 매출채권의 변화를 챠트로 보니 더욱 확실히 느끼겠네요. 좋은분석 감사합니다.http://
    2008.07/10 23:33 답글쓰기
  • 지상천국
    2008.07/1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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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원
    재미있고 유익한 분석글 감사합니다. 지나가고 보니 이렇게 분명하고 단순한 것을 역시 발을 담그고 있으면 눈이 흐려지나 봅니다. http://
    2008.07/11 14:55 답글쓰기
  • 연구원
    2008.07/11 14:55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주식오너
    핵심을 찌르는 내용이네요 앞으로도 좋은 내용 부탁합니다 http://
    2008.07/11 21:40 답글쓰기
  • 주식오너
    2008.07/1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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