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쳇말로 ‘물 반 고기 반’인 저수지에서 낚시를 한다며 어떨까? 낚시의 고수라면 월척을 수도 없이 낚아 올릴 것이며 초보라도 고기를 낚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고기가 거의 없는 저수지에서 낚시를 한다면 고수도 월척은 낚기 어려울 것이며 하루 종일 낚싯대를 드리우고서도 허탕을 칠 수 있다. 하물며 초보 낚시꾼이라면 그야말로 ‘안 봐도 비디오’다.  

주식투자도 낚시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이 강세일 때에는 특별하게 부실한 종목 외에는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오르기 마련이고 간접투자를 할 경우엔 손실 가능성은 별로 없는 편이다. 그러나 약세장일 때는 우량주라 하더라도 손실을 보기 쉽고 거의 모든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때 주가가 오르는 종목을 찾기란 정말 한강 백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주식은 약세장이 끝나갈 무렵부터 실적이 탄탄한 종목을 골라 사들이기 시작해서 강세장이 막바지에 다다를 때 매도하는 안목을 갖추는 것이 성공투자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쉬운 일은 분명 아니다. 직접투자는 여기에 내재가치가 우수한 종목을 발굴할 줄 아는 능력이 추가되어야 하며 주식투자자들의 심리변화까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반면에 간접투자자라면 강세장과 약세장을 적기에 예측할 수 있는 능력만 갖춰도 충분한 편이다.

이제 ‘물 반 고기 반’인 장세를 알아차리기 위해서 극히 상식적인 이치 하나를 애기하고 앞의 그래프를 설명하기로 한다.

우리는 주식투자를 시작할 때 대부분 가장 먼저 ‘대박종목’을 찾고 그 종목의 차트를 먼저 들여다 보게 된다. 그런데 이것이 대부분 화근이다. 누군가의 추천에 의해서건 자신의 발견에 의해서건 소위 ‘대박종목’을 찾게 되면 그 종목의 대박 원인과 지속 가능성을 따져 보아야 한다.

주가가 계속적으로 올라 안전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그 기업이 돈을 잘 벌어야만 한다. 매출이 증가하고 이익이 매출 증가율 이상으로 증가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실적이라고 하고 이 실적과 이 결과를 담보해 주는 요소들을 ‘내재가치’라고 부른다.

그런데 기업이 좋은 실적을 지속해서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생산’ 및 소비자의 ‘소비’ 관련 제반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다시 말해서 경기가 좋을 때 대부분의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게 되고 이 실적이 반영돼 주가가 오르게 되는 것이다.

경기가 후퇴하기 시작해 침체 상태로 향하는 시기에는 ‘소비’와 ‘생산’이 감소해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고 당연히 주가도 이를 반영해 추락하기 마련이다. 주가는 그 속성상 경기를 선반영해 움직이기 때문에 실제 경기가 후퇴하기 전에 먼저 하락하고 하락 속도도 빠른 편이다.

이때 주가가 오를 종목을 찾아 투자를 하겠다는 건 성공 확률도 매우 낮고 위험천만한 일일 뿐이다. 주가가 바닥을 다진 후 상승 추세를 시작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훨씬 현명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예측을 못해서 시기를 놓쳐 버렸다면 주식을 보유한 채 약세장을 맞을 필요는 전혀 없을 것이다. 주가가 하락하게 될 깊이와 강세장이 언제 다시 찾아 올지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멀리 있는 강세장이나 약세장을 기다리기보다 현재 진행 중인 장세가 지속될 기간과 언제쯤 시장 상황이 바뀔 것인지를 미리 알아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데, 주식시장은 그 변화가 너무도 심해서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럴 때 우리가 주식시장의 단기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중장기적인 장세를 짚을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한데 이때 요긴한 지표가 앞의 그림에서 나타나 있는 경기선행지수다.

경기선행지수(전년동월비)는 주가와 거의 같이 움직이면서 장래 경기를 예고해 주기 때문에 경기를 앞서 진단할 수 있고 주식투자자라면 반드시 참고해야 할 지표라 할 수 있다. 이 지표가 상승하고 있을 때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한다면 이는 조정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때는 주식의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반면에 이 지표가 하강하기 시작했을 때 주가가 상승할 경우 싼 맛에 주식을 사면 손실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이 그림은 너무도 기본적이면서도 우리가 반드시 명심해야 할 주식투자의 원칙을 가르쳐 주고 있다. 주식투자에 성공하고 싶은 자 반드시 경기 흐름을 먼저 파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