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투자 뉴스 > 전체
아이투자 전체 News 글입니다.
[분석] 대상, 장기 미수금은 구조조정의 덫?
본격적인 구조조정 시작
‘{대상}’은 잘 알려져 있듯이 과거 조미료 ‘미원’을 개발한 ‘
그러나 2007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이익을 갉아먹고 있던 식품사업부 내 10여개 제품군을 과감히 철수했고, 2007년 7월에 콜드 체인 물류시스템을 공유할 수 있도록 신선식품 사업을 자회사 ‘대상FNF’에 양도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건강식품 사업부 또한 품목을 감축했고,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철수했으며, 전반적인 구조조정에 따라 2006년말 3,816명의 사원수가 2007년말 3,008명으로 21%를 감축되었다. 또한 ERP를 구축하여 과거 방만하게 관리되었던 재고를 좀 더 타이트하게 관리함에 따라 향후 잠재적인 비용을 줄여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2006년도에는 가양동 공장 부지(약 1,500억원)를 매각하였고, 2007년도에 137억원의 천안공장을 매각하였으며, 매출채권을 유동화함으로써 단기차입금을 조기상환하는 등 한때 252%까지 올라갔던 부채비율을 133%까지 낮추는 등 재무적인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 2007년도에 약간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2006년 1조 189억원 매출에 264억원의 영업이익에서 2007년도에는 매출액 9,622억원, 영업이익 356억원을 기록하였다. 비록 제품군의 철수로 인해 규모는 줄었으나, 영업이익률은 2.6%에서 3.7%로 늘어나 수익성 개선이라는 소기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되고 있는 과정으로 판단된다. 2008년에는 1조 매출액에 650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어, 성공만 한다면 2008년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파탐’ 사업 매각대금 미회수분은 리스크
그러나 이러한 장미빛 미래의 뒷덜미를 잡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대차대조표 내 618억원으로 잡혀있는 ‘장기미수금’의 존재이다. 물론 338억원의 대손충당금이 쌓여있어, 절반 이상 떨어내었으나, 아직 280억원이 자산으로 버젓이 계상되어 있다. 만일 회수가 불가능한 최악의 경우가 발생한다면, 280억원이 고스란히 비용으로 전환되어 눈물겨운 구조조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기대하던 아름다운 결과는 좀 더 미뤄질 수 있다.
그렇다면 ‘장기미수금’의 회수가능여부가 ‘대상’을 바라볼 때 반드시 살펴봐야 하는 부분으로 압축될 수 있는데, 과연 280억원은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일까? 만일 280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면 이미 비용으로 떨어낸 338억원의 대손충당금의 환입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는 상황으로 반전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더하는 격으로 구조조정의 효과는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618억원의 ‘장기미수금’의 역사는 미국 NutraSweet Company에 아스파탐 사업을 매각하던 2003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7,925만 달러에 매각하였는데, 2003년부터 2005년의 3년간은 계약에 정해진 일정에 따라 대금이 납입되어 1,500만 달러가 회수되었다. 그러나 NutraSweet사가 고가정책으로 선회하면서 3년 계약의 고객들을 잃어버리면서, 2006년부터 영업이 급격하게 위축되어 추가적인 대금 납입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현재 NutraSweet사는 나머지 대금의 감액 및 납입기간의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데, 대상에서는 감액 계획은 없으며, 회수기간의 연장은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6,425만 달러가 회수되지 못한 상황인데, 2006년 280억원, 2007년 5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 현재 순액기준으로 약 280억원의 ‘장기미수금’이 아직 장부상에 남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NutraSweet사의 재무제표를 통해 재무상황을 점검해본다면 회수기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회수가 가능한지 파악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비상장사인 NutraSweet사의 재무제표는 외부에서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NutraSweet사는 아스파탐을 개발한 G.D. Searle&Company가 1985년 몬산토에 매각되면서 G.D. Searle&Company의 사업부를 분사하여 설립한 기업으로, 2000년에 몬산토는 인공감미료 기업인 Merisant에 매각하였다. 따라서 Merisant의 상태를 통해 간접적으로 NutraSweet사의 상태를 짐작해볼 수 있는데, Merisant사의 재무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
Merisant사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물론 2007년의 경우 영업외적인 수익으로 인해 4400만 달러에 달하는 이자비용이 부분적으로 상쇄되어 당기순손실 폭이 줄어들었지만, 매출액은 정체되어 있는데다가 고비용구조가 유지되고 있어 상황이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6억달러에 달하는 부채 규모로 볼 때, 모회사인 Merisant의 회생 가능성을 낮게 볼 수 밖에 없게 하며, 회생한다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자회사인 NutraSweet 사의 상황 또한 좋지 않음을 예상할 수 있다.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네오탐’ 등의 인공감미료 시장의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1조원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과점화 되어 있으나, 지속적으로 새로운 인공감미료가 발명됨에 따라 시장이 나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인공감미료 산업을 열었던 ‘아스파탐’의 경우, 인체 유해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FDA 승인을 받은 1981년 이후 성장했으나, 1990년도 이후 식품 사용으로 승인된 ‘수크랄로스’(Sucralose)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면서 전체 인공감미료 시장의 50% 정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1992년 특허만료 이후 더욱 경쟁이 심화되면서 성장성이 둔화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NutraSweet’사에서는 기존 ‘아스파탐’에 비해 30~60배의 단맛을 낼 수 있는 ‘네오탐’(Neotame, 2020년 특허만료)을 시판하는 등 대응하고 있으나, 성장시장인 중국에서 특허를 무시한 짝퉁이 판을 치는 바람에 그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장부상 계상되어 있는 280억원 규모 장기미수금의 회수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살을 깎는 구조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물론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화하여 이미 상각했던 338억원 마저 회수가능성이 높아진다면 그만큼 비영업용자산의 증가라고 볼 수 있으며, 이는 숨겨진 자산으로 투자자들에게 하나의 보너스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시가총액 3,258억원(
그러나 그러한 장미빛 전망은 위의 분석 내용을 토대로 고려해볼 때 가능성이 높지 않으며, 설령 상황이 호전된다 하더라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잣대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외에도 적자사업 정리에 따른 수익성 개선효과라든지, 자회사 ‘대상FNF’의 상장가능성 등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부분들도 많은 상황이며, 이러한 부분들이 적절히 고려되어야 합리적인 투자판단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이은원(lynus97@naver.com)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