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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투자]재테크 마법 공식은 있다? 없다!
[양진석의 생각투자]
일본에서 들어온 조어인 ‘재테크’라는 용어가 어느 순간 우리의 생활 곳곳에 깊숙이 자리 잡은 느낌이다. 직장인에서부터 공부에 열중해야 할 나이인 중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바야흐로 재테크 홍수시대다.
재테크는 재무테크놀로지(Financial Technology)의 준말로 원래는 기업들이 영업외 활동을 통해 수익을 높이는 일을 의미했다. 요즘에는 근로소득 같은 주소득원 이외의 추가수입원을 얻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통칭하는 용어로 해석되는 듯하다.
2000년대 들어 주가와 부동산 가격의 폭등으로 어느새 재테크를 모르면 바보취급 받는 그런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일간지의 경제면이나 경제지에 소위 재테크 상담란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겼다. 독자들의 재테크에 대한 고민을 전문가들이 나와서 대책을 제시해 주는 식이다.
최근에는 자신의 재산이 얼마이고 빚이 얼마인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글들이 구체적으로 올라오는 실정이다. 그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변은 대개 이 아파트를 파시고, 판 돈으로는 해외주식펀드도 조금 사시고, 주식형 펀드만 하면 위험하니 채권형 펀드도 편입하라는 식이다. 상담 도중에 전문가가 속해 있다는 기관의 상품을 은근슬쩍 권유함으로써 가끔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물론 여러 가지 의견들을 들어보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런 얘기들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마치‘자산배분의 황금률’이라도 있는 것처럼 생각될 때가 있다. 처음부터 부동산, 주식, 채권, 보험, 현금 비율을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마저 생길 정도다. 그러나 이른바 전문가들의 견해가 결코 재테크의 공식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워런 버핏은 언젠가 부자와 부자가 아닌 사람의 기준을 언급한 적이 있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이렇다. 부자는 월 100만원의 소득을 받으면서 50만원만 쓰고, 나머지는 저축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부자가 아닌 사람은 매월 1,000만원의 월급을 받지만 1,100만원을 쓰는 사람이다. 아무리 고액연봉자라 하더라도 지출이 그것을 상회한다면 그 사람은 곧 파산할 것이다. 그 기본적인 사실을 애써 외면하는 사람에게는 그 어떤 자산배분안이나 재테크 전략도 효과가 없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뿐이다.
소비에 대한 절제능력과 부채관리가 뒷받침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아무리 재테크를 외쳐봐야 헛일이다. 그것은 엄청난 부채를 지면서도 몇 년간 수익도 없는 사업가에게 ‘전략이 어떻고’, ‘시장상황이 어떻고’ 하는 경영컨설턴트의 말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돈 줄이 새는 것을 막는 방법은 회사나 가계나 비슷하다. 회사는 재무제표를 통해 어느 부문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고, 가계에서는 가계부를 쳐다봐야 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계부를 쓰지 않는 집은 서둘러 가계부를 쓸 것을 권장하고 싶다. 가계부를 천천히 살피다 보면 어느 순간, 독이 깨져 생긴 구멍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은 지난 날에 폼 잡느라고 산 고급휴대폰일 수도 있고, 남들 산다기에 같이 투자한 아파트의 원리금일 수도 있다. 또 금융전문가라는 말에 휩쓸려 덜컥 가입해 버린 보험료가 문제일 수도 있다.
마법 공식은 없다. 무엇인가 잘못된 행동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면 다소의 고통을 감수해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신용카드를 과감히 자르던지, 아니면 휴대전화 통화시간을 줄이던 말이다. 그러한 고통을 감내할 생각은 하지 않고 효용성이 검증되지 않은 이런 저런 재테크 전략을 펴봤자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기 쉽다. 더구나 재테크 상담 코너가 각 금융기관들의 상품경연장이 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면 더욱 그렇다는 생각이다.
최고의 재테크 전략은 결코 복잡하지 않다. 특별한 자산재분배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줄이고, 확실히 잘못했다고 판단되는 투자자산을 정리하는 일에서 출발해야 한다.
/양진석 오르멜라 어드바이저스 대표
양진석 오르멜라 어드바이저스 대표는 10여년간 경제관련 기관에서 경제 분석가로 활동한 뒤 최근에는 투자연구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이의 결과물로 투자 대가들의 투자법을 연구, 분석한 '거인의 어깨위에서 투자하라'라는 책을 펴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단순한 원칙들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투자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지론을 가진 양진석 대표의 칼럼에서 '생각하는 투자'의 단초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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