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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데코, 이랜드를 발판 삼아 Go!
1. '네티션닷컴'과의 합병
한솔홈데코663원, ▲7원, 1.07%는 지난 10월 8일 계열사인 '네티션닷컴'과의 합병을 발표했다. 합병비율은 데코:네티션닷컴=1:8.0645161 이며, 11/19 주총을 거쳐 12/31부로 합병에 들어간다. 원래 '이랜드월드'가 '네티션닷컴'을 인수했을 당시부터 동사와의 합병설이 공공연히 돌았었고, 합병 발표일 즈음하여 '네티션닷컴'의 오금동 토지에 동사가 입주할 건물을 올리는 등 양사의 합병은 예견된 바였다.
양사의 합병으로 매출액 2,500억원의 의류업체가 탄생하게 되었으며, '이랜드'그룹 내에서 백화점에서 주로 판매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업체의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되었다.
'이랜드'그룹 내에서 의류를 제조, 판매하는 업체는 모회사인 '이랜드월드', '이랜드', '상하이랜드','데코'이며, 이 중 동사의 브랜드만 백화점에 입점해 있고, 나머지는 아울렛이나 할인점 및 로드샵 위주로 유통채널이 구축되어 있다.
2. 네티션닷컴 - 내부적 역량 강화 기간
지난 2006년 3월, '네티션닷컴'이 '이랜드'에 전격 인수되면서 때마침 유통사업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이랜드' 그룹과의 시너지 기대에 힘입어 '네티션닷컴'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한 바 있다. 가뜩이나 국내 의류제조업체들의 판매 채널이 과거 독자적인 로드샵 위주에서 백화점으로 급격히 선회하면서, 힘의 균형이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에게 많이 기운 터라 할인점을 등에 업은 '네티션닷컴'에게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던 터였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내부적인 변화는 서서히 일어났으며, 1년이 지난 2007년 1분기가 되어서야 과거 CASH 브랜드의 악성재고를 다 떨어낼 수 있었다. 또한 기획생산 체제 일변도에서 반응생산 체제로 시스템을 전환하였고, 임금체계를 '연봉제'로 전환하는 등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내부적인 역량 강화에 약 1년 반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러나 서서히 내부적인 구조조정을 다지면서 다시금 비상을 꿈꾸던 시기에 외부적인 악재가 터졌으니, 바로 '홈에버' 비정규직 사태였다. 물론 동사와 '네티션닷컴'에 실질적인 피해는 없었으나, 주요 임원들이 이랜드 그룹의 임원을 겸하고 있어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네티션닷컴'의 주가는 바닥을 모른 채 곤두박칠 쳤고, 최근의 대형주 장세에 맞물려 절반 이상 폭락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던 무렵 동사와 '네티션닷컴'의 합병이 발표되었고, 합병을 위해 '네티션닷컴'의 주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3. '데코'의 과거 - 턴어라운드의 역사
사실 합병법인의 미래는 동사의 과거를 보면 대략적인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2003년 '이랜드월드'에 의해 인수되어 떨어낼 만한 것들을 다 떨어낸 후 자연스럽게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 확대의 수순을 거치고, 본격적인 영업드라이브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림으로써 턴어라운드의 수혜를 전면으로 받고자 하는 의지의 산물이었기 때문이다.
(데코 실적 추이)
'이랜드월드'의 '데코' 지분은 '네티션닷컴'과 엇비슷한 40%로 시작했었다. 지분 40%를 인수한 2003년에 바로 240억원 상당의 재고자산처분손실을 기록했으며, 2004년에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매출의 30%에 달하는 상품판매를 중지함으로써 2003년 216억 적자, 2004년 182억 적자를 기록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자본총계는 48억원까지 감소했으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던 2005년 8월 주주배정 방식으로 200억 유상증자 후 실권주 인수를 통해 지분율을 72%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물론 주주배정 방식이기 때문에 다른 주주들이 유증에 참여할 경우, 지분율 확대가 어렵기 때문에 유증이 지분율 확대를 위한 전략이라고 보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보통 다른 주주들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자 했다면, 성공적인 유증을 위해 일반적으로 유증 전에 주가를 부양하는 작업이 선행된다. 그래야 확실히 많은 자금을 끌어올 수 있을 뿐더러, 주가 부양을 위한 대주주의 비전을 보고 다른 주주들이 동참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사의 경우 주가가 가장 바닥일 때, 유증을 단행했다는 점이 다른데, 보통 이러한 주가 상황에서 유증에 참여할 만한 주주가 많지 않을 뿐더러 끌어올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작아지기 때문에 기타 주주자금 수혈 측면의 유증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는 것이다.
(데코 주가 추이)
물론 결과를 보고 이야기하는 터라 이러한 스토리가 음모론적인 부분에 치우쳐 있다고 느낄 수 있으며, 실제 우연히 이러한 스토리가 되었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유증에서 대량 실권주가 발생했으며, '이랜드월드'가 전량 인수하면서 '이랜드월드'의 지분율은 72%까지 상승하였고, 그 이후 주가는 급등하게 된다.
200억 유증 대금과 '데코' 상표권 매각('이랜드월드'에 매각)대금 170억원으로 영업자금을 마련하여 2006년부터 본격적인 영업 드라이브를 건 결과 큰 폭의 매출신장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최근 샵마스터 채용 공고를 내는 등 지분율을 높인 이후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의 수혜를 누리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4. 예견되었던 합병.
이러한 동사의 과거를 볼 때, '네티션닷컴'과의 합병은 앞서 언급했듯이 충분히 예견된 바였다. '네티션닷컴'에 대한 '이랜드월드'의 지분이 35%라는 부분을 통해 예측이 가능했는데, 이번 합병을 통해 통합법인에 대한 '이랜드월드'의 지분율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이랜드월드'의 통합법인에 대한 지분율은 74%로 오히려 더 높아지는데, 이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CB의 자본전환에 따른 것으로 해당 지분율과 1:8의 합병비율을 감안하면 더 높아지는 결과가 초래된다. 즉, 결과적으로 '이랜드월드'는 합병을 통해 '네티션닷컴'에 대한 지분율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둔 것이다.
합병과 더불어 최근 '미닝'과 같은 신규 브랜드 출시가 계획되어 있어, 과거 '데코'의 행보가 자연스레 연출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5. 향후의 행방은?
이제 합병을 통해 74%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었으므로, 본격적인 기업가치 증대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 '데코'에서 보여준 것처럼 신규 브랜드의 런칭과 해외 확장 계획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합병법인의 브랜드들이 백화점 브랜드가 대부분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아나카프리'와 같이 할인점용 브랜드로 리뉴얼을 하거나, 신규 브랜드를 할인점이나 아울렛 전용 브랜드로 런칭함으로써 그룹사 시너지를 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례로 '이랜드월드'의 '로엠' 브랜드가 TV 광고와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20%대에 육박한다는 부분은 유통채널과의 시너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판단된다.
물론 현재 뉴코아와 홈에버 사태로 인해 그룹내 유통채널의 파워가 위축되었고, 재정적인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해결책은 상장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현실적인 방안이 도출될 수 있어 큰 리스크로는 판단되지 않는다.
6. 결론
'데코'와 '네티션닷컴'의 행보를 통해 기업의 가치는 결국 대주주의 이해와 맞물려 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네티션닷컴'에 대한 지분율 확대가 필요한 대주주의 니즈는 시장의 상황과 정확히 맞물렸으며, 주가도 그에 따라 반응해 왔다고 판단된다. 결과적으로 2006년 인수 이후 내부적인 관리체계를 공고히 하는 작업은 합병 이후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기초작업이 된 셈이며, 향후 대주주의 니즈는 합병법인의 성장이라고 판단된다. 물론 주가 또한 그와 함께 울고 웃으리라 생각된다.
개인을 필두로 한 소액주주들의 방향은 이러한 대주주의 니즈와 같은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이는 합병을 주도한 '데코'와 합병을 당한 '네티션닷컴'의 주가 추이를 보면 확연한데, '데코'에 대한 지분율이 높은 대주주로서는 필연적인 선택일 수 밖에 없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대주주와 같은 배를 탔으리라 생각된다.
ValueSniper
이은원(lynus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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