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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독점에서 경쟁으로
1. 34년 만에 풀린 독점
2006년은 한국 카지노 업계에 의미있는 해가 되었다. 바로 서울지역과 부산지역에 세븐럭 카지노가 생김으로써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는 파라다이스9,720원, ▲10원, 0.1%의 지역 독점이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아시아 각국의 카지노 산업 육성노력과 매년 증가하는 해외 여행인구를 유치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직접 칼을 빼어 들었다.
정부는 2006년 외국 관광객 유치 및 외화획득을 위해 한국관광공사 100% 소유의 그랜드코리아레저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세븐럭 카지노 서울 코엑스점과 힐튼점 그리고 부산 롯데점 등 3곳을 개장하였다.
서울과 부산에서 독점영업을 해오던 파라다이스는 세븐럭 카지노와의 경쟁으로 인해 매출이하락하고 이익이 급감하였다. 게다가 3분기에는 일회성 비용까지 발생하면서 처음으로 분기 적자상태에 이르기도 하였다.
2005년 89.3%에 이르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은 2006년 세븐럭 카지노에 25.9%를 잠식당하여 65.7%로 하락한 모습이다. 국적별 입장 고객을 보아도 파라다이스 수익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인 관광객의 경우 2005년 126,754명에서 2006년 82,229명으로 35% 감소하였다.
반면 세븐럭 카지노를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수는 268,171명에 달하고 있다. 사업 첫해 치고는 대성공이라 할 것이다. 카지노 산업의 경우 매출액인 드롭액이 곧바로 실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경쟁자의 등장에 따른 시장잠식현상에 의한 파라다이스의 매출감소현상이 실적악화의 주범이었다.
*자료 : 파라다이스
2. 2006년 실적 리뷰
본격적인 경쟁에 노출된 2006년 실적의 경우 매출은 12.92%감소, 영업이익 72.05% 감소,경상이익 70.39% 감소, 순이익 71.99%라는 참담한 실적을 기록했다. 경쟁자의 등장으로 시장점유율을 잠식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감소폭이 13%선 이었다는 것은 예상보다 선전한 결과라 할 수 있고 이는 전체적인 시장의 파이 확대에 기인한다고 하겠다.
매출액 감소폭에 비해 이익의 감소폭이 컸던 이유는 매출원가 약 1900억과 판관비 약 300억은 고정비용적인 성격이 강해 매출액 감소폭 350억이 고스란히 이익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일정부분 비용증가에도 원인이 있다. 세븐럭 카지노가 한국관광공사의 관광프로그램에 의해 자연스럽게 방문객이 늘어나며 드롭액이 증가하는데 비해 파라다이스의 경우 철저한 VIP위주의 영업이기 때문에 숙박, 항공권 제공 등으로 인한 유치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BOE 하이디스 채권투자 실패로 인한 60억 손실처리와 법인세 추납액 47억 납부, 또 기타영업외비용으로 인력구조조정으로 인한 명퇴금 43억 지급 등 1회성 비용 증가도 한몫 했다. 또한 결정적으로 4Q에 홀드율 저하로 인한 로스가 49억이 발생함으로써 연간 로스가 131억 발생한 것도 실적악화의 주요인이었다.
3. 불확실한 미래
파라다이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2006년의 실적저하보다도 미래에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치열한 경쟁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카지노 산업의 특성때문이기도 하고 기업자체적으로도 미래에 대한 어떠한 명쾌한 비젼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파라다이스의 주된 타겟은 부유한 일본인, 중국인들인데 이들이 선택가능한 범위는 점차 넓어지고 있고 그 질적인 측면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마카오의 라스베거스와, 싱가폴, 말레이시아의 카지노 그리고 국내 경쟁자 세븐럭 등 대내외적인 이중경쟁(Double Competition)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효과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향후 파라다이스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1) 매출원가 증가
2006년 4분기 실적이 안좋았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49억의 로스발생이었다. 보통 분기로스가 20억 남짓인데 비해 급격히 증가했던 이유는 바로 홀드율의 저하이다.
또한 블랙잭에서 그 동안 인정하지 않던 ‘서렌더’제도를 도입하는 등 고객에게 유리한 게임방식을 도입함으로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세븐럭 카지노의 영향으로 매출할인제도를 도입하여 VIP에게 어필하고 있다.
매출할인제도란 VIP의 드롭액에 일정부분을 무조건 돌려주는 제도로서 할인 개념이 될 수도 있고 올인 당하더라도 콤프 외에 현금개평을 주는 개념으로도 볼 수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제도를 시행하는 순간 VIP매출의 일정부분이 사라지는 것이다. 대략 5%~10%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 회사측에서는 매출원가 증가분보다 매출이익 증가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한다.
또한 VIP유인 수단에 하나인 콤프 증가가 예상된다. 콤프 지급기준을 조정하여 드롭액의 20%에서 30%로 상향시켰다고 한다. 또한 향후 정켓(Junket) 제도를 실시할 가능성도 있는데 기존의 직접 마케팅이 아닌 중간단계의 속칭 삐끼와 계약하여 마케팅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문제는 볼륨은 커지는데 비해 정켓에 휘둘리게 되고 마진훼손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2) 판관비 증가
파라다이스는 일본, 중국의 VIP유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2007년 주요 전략도 마케팅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마케팅 조직으로 4시간 비행 반경(3,000km)을 입지경쟁력 있는 카지노로 보고 반경 3,000km 이내에 인구 100만 이상의 주요도시 43개에 해외 현지사무소를 설치 예정이다. 이렇게 해외사무소를 확대하고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면 판관비비중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이미 2006년의 경우 2005년에 비해 판관비가 약 14% 증가하였다.
3) 매출액 중립
원가와 판관비 증가가 있더라고 고정비용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매출액 증가가 일어나게 되면 실적은 급격하게 좋아질 가능성도 있으나 매출액 측면에서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이익확대를 위한 유일한 해방구는 매출증대라고 밖에 할 수 없는데 회사는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비용사용을 통해 매출을 증대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카지노 인구의 증가로 전체 카지노 산업의 파이가 확대된다고 볼 수도 있으나 대내외적으로 치열해진는 이중경쟁 속에서 급격한 매출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4. 긍정적 요인
1) 1회성 비용의 제거
2006년 발생하였던 BOE 하이디스 채권투자 실패로 인한 60억 손실처리와 법인세 추납액 47억 납부, 또 기타영업외비용으로 인력구조조정으로 인한 명퇴금 43억 지급 등의 1회성 비용 140억 정도는 올해는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2006년 영업상황이 유지된다면 250억 정도의 당기순이익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자회사로 2005년 지분법평가손실 42억을 발생시켰던 파라다이스 건설사업을 파라다이스 글로벌에 넘김으로써 지분법손익은 예년 수준인 0~10억 정도 예상된다고 하겠다.
2) 우량한 자산가치
사실 작년 경쟁상황 노출로 인한 실적급감에 비해 주가가 이정도 버티는 것은 우량한 자산가치 때문이다. 동사의 자산가치가 베이스로 깔려 있어 주가안전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시가총액이 3,256억인데 현금 및 현금등가물, 단기금융상품이 1,292억에 달한다. 시가총액의 39.68%에 해당하며 투자유가증권 장부가액 총계가 948억에 달한다. 보유 토지인 장충동, 광장동, 해운대 중동 3개소의 장부가가 481억에 달하고 장충동과 광장동 건물이 121억 도합 장부가액으로만 602억 어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가는 이를 훨씬 초과할 것이나 모두 핵심 영업 자산으로 밸류에이션에 반영하기는 어렵다.
참고로 배당의 경우 배당성향은 57.8%까지 급증하였으나 실질적인 배당수익률은 배당가능이익의 감소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종합해보면 회사가 오랫동안 지역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카지노 산업이라는 양질의 BM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향유해 와서인지 독점해소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 독점이 풀리고 경쟁상황에 돌입하하 실적이 급감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회사는 올해 VIP대상 마케팅 강화와 콤프 증대, 매출할인제 실시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매출증대를 꾀하고 있는데 과연 비용증가분에 비해 매출이 얼마나 증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 하겠다.
대내외적인 경쟁이 치열해 지는 현 시점에서 매출을 증가시키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결국 현재의 비용과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산업자체의 성장을 기대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사의 장점인 오래된 업력과 VIP영업 노하우를 통해 어떻게 이중 경쟁 상황을 헤쳐나갈 지, 과연 회사의 목표대로 매출증대를 통한 이익률 회복이 가능할 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김일태(itkim@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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