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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린랩, 중국법인 성장 기대

편집자주 크린랩


크린랩은 회사가 생산하는 대표적인 브랜드 제품명이면서 회사 이름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예는 조선맥주가 만년 2위에 머물다가 하이트맥주를 출시해 OB맥주를 단번에 무너뜨리면서 회사 이름을 아예 하이트맥주로 바꾼 경우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크린랩은 깨끗한 랩(wrap)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회사 이름이 “거꾸로” 제품명이 된 경우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이 두 가지 예는 그만큼 제품에 대한 회사의 자신감을 나타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랩(wrap)은 말 그대로 음식을 남겼을 때, 위생적인 보관과 신선도 유지를 위해 밀착 포장하는 비닐재료를 의미한다. 크린랩은 이러한 용도의 고유명사로 인식되고 있을 만큼 현재 국내 랩 시장에서 약 75%의 시장점유율로 강력한 입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크린랩은 국내 랩 시장의 후발주자다. 처음 회사가 설립된 때는 1981년 12월로 그 이전에는 국내 대기업들이 랩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다. 그 당시는 대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은 어떤 이유든 간에 중소기업들은 “알아서” 피해가야 하는 게 당연한 시대였다.

하지만 크린랩이 승부수를 던진 것은 원재료였다. 크린랲은 PVC를 원재료로 하는 대기업 제품들과는 달리 PE(폴리에틸렌)를 사용했다. 그런데 PE 중에서도 세계 최초로 LLDPE(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를 사용했는데 이 재료는 기존의 PE보다 물성이 뛰어나고 강도도 50% 이상 높다고 한다. 인체와 직접 접촉되는 제품을 생산하다 보니 무해성에 비중을 둔 창업주 전병수 회장의 의중을 엿볼 수 있다. LLDPE 원료 랩에 대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호주, 중국 등 5개 국가에서 동시에 특허를 출원했고, 미국의 FDA 승인까지 받으면서 기존 대기업이 생산한 랩 제품과의 차별화를 부각시켰다.

 

이후 대기업의 광고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크린랩의 차별화된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부각되면서 점차적으로 크린랩은 국내 랩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크린랩에게는 숙제를 남겨주었다. 크린랩의 제품군을 보면 랩 뿐만 아니라 흔히 길거리에서 보는 김밥아주머니들이 사용하는 비닐장갑도 대부분 7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로 독점적인 위치를 갖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시장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린랩의 매출액은 2005년 기준으로 440억 원에 불과하다. 랩 시장규모가 1,000억 원이 채 안 되는 700~8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작년에는 600억 원의 매출액을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02년에 37억 원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고유가 및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PE가격상승으로 인해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9~1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이 2004년에는 6% 대로 감소했다. 시장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독점적인 시장점유율로 안정적인 마진을 확보했지만 원자재 가격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이시키지 않았다. 2005년의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기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재무담당직원의 횡령으로 인해 21억 원을 당기비용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최소한 20억 원의 순이익이 기대된다.

 

결국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 크린랩이 집중한 지역은 중국시장이다. 1993년부터 중국진출을 위한 시장조사를 시작했고, 5년 동안의 사업성 검토 끝에 상하이에 공장을 세우기에 이른다. 사실 크린랩이 중국에 진출할 당시 국내시장과는 확연히 달랐다.

일반적으로 중국사람들은 위생적인 면에서 깨끗한 것에 별 가치를 두지 않았고, 기름에 튀긴 음식이 대부분인 반면에 식사 후에는 음식을 남기지 않고 버리는 등 랩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득수준이 개선되면서 시장이 커질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단행했다.  크린랩은 국내 기업들 중에서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사례로 꼽히는데 이는 가격과 유통을 차별화했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에서 크린랩 제품은 미국과 유럽 제품보다 20% 비싸게, 대만 제품보다는 40%, 그리고 중국제품보다 50~70% 비싸게 책정했다. 세계 최초의 LLDPE와 FDA 승인제품이라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고가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타겟도 중국 전체 소비자 중 5~10%의 고소득 소비자로 잡았기 때문에 이러한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유통차별화 역시 마찬가지다. 외상거래가 일반화된 중국시장에서 대형할인매장에 직접 판매와 판촉의 방식을 통해 수금하는 방법으로 접근했다. 현재 크린랩은 상하이뿐만 아니라 베이징, 광저우의 세 도시에 영업소를 개설했고, 이를 중심으로 중국 전역 30개 도시에 위탁거래처를 확보했다. 국내에서와 같은 대리점 판매는 중국 대리점들이 현금거래 조건을 제시할 때에만 취급할 계획이다.




크린랩의 중국법인인 상해극림래소료유한공사는 2005년에 28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크린랩에 약 1억 원의 지분법평가이익이 발생한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국내 식품대기업인 농심 역시 서울올림픽 때부터 중국시장에 관심을 갖고 진출했지만 작년에 12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상태다. 물론 중국시장에서의 농심 매출액과 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지만 본격적으로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향후 중국시장에서의 크린랩의 성장이 기대된다.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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