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투자 뉴스 > 전체

아이투자 전체 News 글입니다.

역외펀드 비과세 논쟁에 대한 단상

편집자주 역외펀드,비과세

세계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경제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은 외국인 투자다. 외국인 투자는 그동안 중국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요즘 중국 일부 경제학계에서는 ‘외국인 투자가 무조건 선(善)한 존재인가?’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수출주도형 경제의 허점을 고스란히 보여준 바 있다. 중국 최고 개혁개방도시인 쑤저우(蘇州)에 세계적인 정보기기 업체 로지텍 공장이 있다. 이 공장에서 한해 2000만개의 마우스가 생산돼 미국으로 팔려간다. 이 마우스는 미국 컴퓨터 전문매장에서 약 40달러에 팔린다. 이 중 8달러는 로지텍의 몫이며 유통과정에서 15달러가 소요된다. 모토롤라 등 부품업체가 14달러를 가져가며 이것 저것 빼고 남은 3달러가 중국기업의 몫이다. 중국에 떨어지는 액수가 전체 판매가의 10%도 채 안되는 셈이다. 로지텍 쑤저우 공장에서 근무하는 약 4000명 직원의 전체 급여는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근무하는 450명 직원보다 오히려 낮다. 중국 언론들은 이 보도를 전하면서 ‘중국이 마우스 딜레마에 빠졌다’고 우려했다.

중국이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적극 나선 것은 자금도 자금이지만 더 큰 목적은 기술에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장과 기술의 맞교환 전략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외국 투자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 시장만 차지하고 기술은 떨구지 않았다는 얘기다.

외국기업이 들어오면 기술도 당연히 함께 들어올 것이라는 예상은 왜 빗나갔을까? 한국경제신문의 중국전문기자인 한우덕씨는 그의 책 <중국의 13억 경제학>에서 이렇게 분석한다.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을 생산단지 또는 판매시장으로 볼뿐 핵심기술 개발지역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몇몇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세운다고는 하지만 이는 모두 기존 기술을 중국시장에 적용하기 위한 현지화 연구에 치중하고 있다. 일부 다국적 기업의 중국 R&D 센터는 본사와 연계한 순수 연구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이것 역시 본부 R&D 센터가 넘겨준 변두리 기술 개발일뿐이다. 핵심 기술은 여전히 본사의 R&D센터가 담당하고 있으며 오히려 선진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철저히 막고 있다.

중국 이야기를 앞에서 길게 이야기 한 것은 우리 자산운용시장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은 해외 유수의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에 따라 이들의 진출을 적극 장려했다.

하지만 많은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은 애초부터 선진 자산운용 기술의 국내 도입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인 펀드매니저라야 기껏해야 몇 명 채용할 뿐 대부분의 조직은 해외 역외펀드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마케팅조직에 치중돼 있다. 그나마 본사에서 가장 신경쓰는 것은 리스크관리와 컴플라이언스다.

이들 해외 자산운용사를 방문한 펀드평가사 애널리스트들도 “해외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운용프로세스를 들여와 국내에서 운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본사에서 운용중인 해외펀드를 가져다 파는 데 치중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에 가장 먼저 진출한 프랭클린템플턴투신의 '템플턴그로스주식펀드'를 제외하면 해외 운용사 중 이렇다할 장기펀드도 없다.

최근 해외펀드 비과세와 관련해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해외펀드의 경우 국내 주식펀드과 달리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서도 과세를 해왔다. 즉 주식과 채권의 자본소득과 배당소득, 이자소득 가릴 것 없이 통틀어서 15.4%의 세금을 뗐다.

그런데 정부가 최근 해외투자 활성화를 통한 환율 안정을 목적으로 해외펀드의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3년간 비과세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국내 법 테두리 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해외투자펀드 만이 비과세 대상이 되고 해외 운용사의 역외펀드는 이 대상에서 빠졌다. 이는 역외펀드가 국내운용사의 해외투자펀드와 달라 기술적으로 비과세 대상인 주식 매매차익만 따로 계산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여러 가지 절차상의 문제를 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발표 이후 국내에 진출한 해외운용사들이 반발하면서 역외펀드에 대해서도 비과세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 펀드시장은 해외운용사의 역외펀드에 대해 상당히 관대한 편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우 외국 펀드가 자국내 판매되는 것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우리나라가 금융허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 산업의 발전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보다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해외운용사들이 우리나라를 그저 역외펀드를 내다파는 판매시장으로만 여기지 않고 선진 자산운용 시스템을 들여와 펀드 운용의 기지로 삼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지금처럼 역외펀드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신고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펀드를 설정해 운용하도록 여러 가지 제도를 갖출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선진 운용시스템을 배워 우리나라의 자산 운용산업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watch@miraeasset.com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 투자의 전설 앤서니 볼턴 개정판 - 부크온
  • 예측투자 - 부크온

댓글 2개

  • colza
    새로운 시각이 '아!'하고 깨우치게 하네요.
    그리고 해외운용사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됩니다..
    고맙습니다^^http://
    2007.01/31 11:07 답글쓰기
  • colza
    2007.01/31 11:07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펀드투자가
    민주영씨가 말씀하신 말은 모두 정답입니다. 특히 해외 운용사가 국내에 진출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고용효과나 기술의 전파는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가 국내 설정 해외투자펀드에 대해 비과세를 추진하나 실상은 국내 운용사들이 글로벌 대형운용사에 운용을 일임하는 소위 '복제펀드'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이 복제펀드는 역외펀드의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복제하여 운용되는 펀드로 국내에 어떠한 운용노우하우 전수가 없습니다. 불과 1~2운용사가 직접투자운용을 하고 있으나 이마저 검증이 어렵습니다. 이러한 국내사의 해외운용자회사의 현황이 공개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보완책으로 오히려 재간접투자나 ETF투자는 풀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최소한 국내 운용사들이 글로벌 자산배분 능력 및 리스크 관리 능력 등을 기를 수 지 않나 합니다. 또한 국내 운용사가 해외의 중소형 견실한 운용사에 지분을 취득하거나 매입하는 것을 고려 해야 합니다. 이는 글로벌 운용사가 흔히 쓰는 전략입니다. 먼저 위험관리와 자산배분 능력을 갖춘 운용사는 이러한 해외운용사를 충분히 경영할 수 있겠지요.

    글로벌 산운용업은 급격히 발전하고 있고 점점 know-how가 확산되어 격차가 줄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는 것이 ETF의 약진 입니다. 꾸준히 준비하여 도전한다면 아시아인의 자산은 한국계 자산운용사가 많을 부분을 운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http://
    2007.04/26 12:36 답글쓰기
  • 펀드투자가
    2007.04/26 12:36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스탁 투나잇
  • 투자의 전설 앤서니 볼턴 개정판 - 부크온
  • 예측투자 - 부크온

제휴 및 서비스 제공사

  • 키움증권
  • 한국투자증권
  • 유진투자증권
  • 하이투자증권
  • 교보증권
  • DB금융투자
  • 신한금융투자
  • 유안타증권
  • 이베스트증권
  • NH투자증권
  • 하나금융투자
  • VIP자산운용
  • 에프앤가이드
  • 헥토이노베이션
  • IRKUDOS
  • naver
  • LG유플러스
  • KT
  • SK증권
  • 이데일리
  • 줌
  • 키움증권
  • 한국투자증권
  • 유진투자증권
  • 하이투자증권
  • 교보증권
  • DB금융투자
  • 신한금융투자
  • 유안타증권
  • 이베스트증권
  • NH투자증권
  • 하나금융투자
  • VIP자산운용
  • 에프앤가이드
  • 헥토이노베이션
  • IRKUDOS
  • naver
  • LG유플러스
  • KT
  • SK증권
  • 이데일리
  •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