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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에 미친 사나이 '이채원 전무'

편집자주 이채원, 가치투자, 책꽂이, 벤저민 그레이엄, 이상건


채원의 가치투자
이채원, 이상건 공저
이콘 / 288페이지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이 만약 지금까지 살아 있었더라면 그리고 한국 주식시장을 알게 되었다면 아마도 두 가지 사실에 대해 몹시 기뻐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첫째는 자기의 기준에 맞는 이렇게 싼 주식들이 도처에 널려있다는 사실이며, 둘째는 자신의 투자 방법을 한국시장에 적용하며 가치투자를 증명하고 있었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한국밸류자산운용의 이채원 전무다.

그레이엄의 제자인 빌 루앤은 성경으로 따지면 벤저민 그레이엄은 가치투자의 구약을 썼고 워렌 버핏은 신약을 썼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이채원 전무가 10년의 펀드매니저 경험을 집대성해 출간한 책을 앞에 놓고 뭐라고 정의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드디어 적합한 표현 하나를 발견했다.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렌 버핏은 성경을 썼고 이채원은 가치투자의 한국 선교사()를 썼다 그만큼 이채원의 가치투자는 척박한 한국 시장에 가치투자의 씨앗을 옮겨 심은 얘기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여기에 종목들이 빠질 수 없다. 덧붙이자면 주연은 이채원, 조연은 한국의 가치주들이다. 이들이 엮어내는 애증의 이야기가 이 책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이다. 롯데칠성, 태평양, 유한양행, 농심, KT&G 등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중견 배우부터 태웅, 디피아이, 한국유리, 리노공업 등 신인배우까지 출연해 감칠맛을 더한다. 저자는 부제에서 밝히듯이 이들을 가슴 뛰는 기업이라 명명해 그 노고를 치하하고 있다.

증권 브로커 시절부터 시작해 자신의 투자 이력서를 덤덤히 술회하다가 종목 얘기로 넘어가면 갑자기 수다쟁이로 변신한다. 실제로 저자와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지는데 사는 이야기 30분 정도 하고 나면 주식 얘기만 5시간 이상이다. 심지어 시간이 모자라 집으로 가 남은 얘기를 나눈 적도 있다. 아마 주식 얘기로만 책 내용을 채우라고 했다면 1000페이지 이상 되는 두꺼운 책으로 나왔을는지도 모르겠다.

속된 말로 그는 주식에 미친 사람이다. 물론 가치투자를 만났기 때문에 주식에 더 미칠 수 있었겠지만 우선 주식에 미쳤기 때문에 험난한 여로 끝에 가치투자를 만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그는 골프는 커녕 운전도 할 줄 모르고 취미도 없다. 하지만 주식이 있어 늘 행복하고 활기가 넘쳐 보인다.

그리고 매우 솔직하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뿐 아니라 본인의 기질적 한계와 취약한 심리에서까지 솔직하다. 그는 책 서두에도 스스로 겁이 많고 소심하다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큰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이지만 본인의 힘을 과용하지 않았고, 매일의 성적표에 쫓기고 규정과 관례에 묶여 있는 기관투자가이지만 가치투자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던 중 가치투자자 기질이 발동해 문득 이 책을 밸류에이션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Sum of Parts로 해보니 이채원 전무 부분 10,000원에 공동저자인 이상건 위원 부분 8,000원이 더해져 최소 18,000원은 나오는 거 같다. 책값이 12,800원이니 28% 할인되어 있는 셈이다. 주식투자의 관점을 확대 적용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견해 부분은 숨어있는 자산이라 해두고 밸류에이션에 반영하지 않았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돈 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낸 이상건 위원의 기여도 부분이다. 만약 이채원 전무의 개인 경험만 있었다면 한번 읽고 마는 책에 그쳤을는지 모른다. 그러면 책값으로 10,000원 정도가 충분하다.

하지만 이상건 위원의 가세로 투자철학의 배경이 되는 투자대가들의 이야기가 더해져 책꽂이에 꽂아두고 언제든 꺼내보기에 충분한 생명력 넘치는 책으로 거듭났다. 또한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집중적으로 하려는 가치투자자 특유의 고집을 좀 누르고 완급 조절에 성공한 듯 보인다.


개인적으로 감사의 말 하나 남기고 끝을 맺어야겠다.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은 늘 바쁘고 여유가 없다. 하지만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나누고 베푸는 사람이 있다. 내가 경험한 이채원 전무는 바로 그런 사람이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가장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에게 무턱대고 건 전화는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하지만 그는 뜬금없는 전화를 받아준 것도 모자라 세상물정도 모르는 대학생들을 진지하게 상대해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채원 전무는 투자에 있어서 그리고 인격에 있어서 나의 진정한 스승이다. 가치투자자의 책꽂이 지면을 빌어 김민국 대표와 함께 이채원 전무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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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개

  • 청해진후예
    모두 책산데 든 돈이 아깝지 않았습니다.http://
    2007.01/11 11:48 답글쓰기
  • 청해진후예
    2007.01/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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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민
    훌륭한 책이 너무 많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합니다.http://
    2007.01/12 20:41 답글쓰기
  • 김태민
    2007.01/12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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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zy
    알고 싶었던 , 투자적용에 필요한 내용이 들어 있네요.
    감사드립니다.http://
    2007.01/15 06:08 답글쓰기
  • cozy
    2007.01/15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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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파즈
    개인적으로 저자의 정성이 담겨있는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추천 한번 드립니다.http://
    2007.01/18 22:16 답글쓰기
  • 토파즈
    2007.01/18 22:16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미아리8055
    책 잘 읽었습니다. 물론 사서 읽었습니다. 왜냐? 뻔한 이야기지만
    저의 의지가 무너질때,'대한민국에서 이런방식이 통할 수있느냐?'하는
    회의가 들때 저 자신을 바로 잡게 하는 수많은 책중에 소중한 소장품
    일 수있기 때문에.......제도권에서 활동하시면서 얼마나 책에 내용처럼 행동하실 수 있는지 지켜보겠습니다. http://
    2007.02/04 00:09 답글쓰기
  • 미아리8055
    2007.02/0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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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샤가사는집
    너무 좋았어요 ~~저랑 너무 비슷한 스타일 이신거 같더라구요 겁만쿠 ,,,, 어떻게보면 워렌버핏보다는 벤져민그레이엄스타일 http://
    2007.07/17 19:50 답글쓰기
  • 미샤가사는집
    2007.07/1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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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채원] 최근에 그를 방송에서 처음보았다
    그는 어리버리했다
    그리고 느꼈다 이사람 정말 대단한사람이다 인간적으로 엄청난사람이란걸 느꼇따
    나도 저런분과 만나서 애기하거나 배울수있다면 좋으련만 http://
    2007.08/05 01:45 답글쓰기
  • 2007.08/05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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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리
    이 책을 쓸만한 능력 (인내심 신념 가치관)을 충분히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대가의 길로 가는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5년뒤에 또 다른 책 기대하겠습니다.
    http://
    2007.08/06 11:59 답글쓰기
  • 복리
    2007.08/0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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