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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과 패션산업의 동거는 성공할까?

편집자주 할인점,이마트
어느 순간부터 할인점은 우리들의 주된 물품 구매처로 부상했다. 시장과 슈퍼들이 죽어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주말마다 혹은 퇴근 후 가족끼리 할인점에서 물건을 사는 일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런 할인점이 최근 롯데쇼핑의 상장과 할인점 사업강화, 이랜드의 까르푸 인수, 이마트의 월마트 인수 등 외형적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이런 변화에서 토종기업이 다국적 유통기업을 눌렀다는 분석도 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질적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키워드는 패션이다.

사실 그동안 할인점은 이마트가 국내시장을 진입한 이래 질적인 면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창고식의 매장분위기가 아닌 쇼핑하기 편한 분위기, 교외보다는 도심을 중심으로 한 입지선정, 공산품보다는 신선상품과 식음료분야에 집중 등 이른바 한국적 할인점의 특징을 얼마나 확실히 가져가느냐가 중요한 키포인트였다.

특히 신선식품과 식음료분야의 경쟁우위는 할인점 산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였다. 월마트와 카르푸가 결국 한국시장의 벽을 넘지 못한 가장 큰 원인도 이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자랑하는 선두 할인점회사를 적절히 공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고 있다.

이마트의 박은장 상무가 'Fashionbiz 7월호'에서도 지적했듯이 할인점업의 차세대 성장엔진은 패션이며, 여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업계의 판도 변화까지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첫째는 최근 할인점 업계의 경쟁심화로 신선식품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마진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예전과 다르게 할인점 업계는 동일한 상권 내에서 경합이 일어나는 일이 허다할 정도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출점으로 외형은 성장하지만 기존 점포는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특히 식품분야에서는 원래 마진이 8% 미만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매출의 성장세도 꺾이고 있다. 업계 선두인 이마트의 경우를 보면 식품분야의 매출이 전체 매출에 48%나 차지하지만 매출액 성장률은 전년대비 1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할인점업계는 마진이 높으면서도 식품분야를 보완할 시장규모가 큰 새로운 아이템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둘째는 패션 분야에 있어서 할인점과 패션업계의 이해가 일치한다는 점이다.

우선 할인점 입장에서는 패션분야가 식품분야를 보완할 정도로 규모가 크고 마진이 높아서 선호한다. 의류업체가 할인점에 입점하는 경우 보통 매출의 18%(외곽점포기준)에서 22%(이마트 중심상권)를 수수료로 지급하는데 이는 식품분야의 마진 8% 미만에 비해 2~3배는 높은 수준이다.

또한 패션분야는 시장을 지배하는 대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적고 브랜드 충성도도 낮아서 위탁생산을 통해 마진이 높은 PB상품을 출시하기가 용이하다. 더욱이 고객들의 이용도, 신뢰도, 편의성 등을 고려할 때 중저가 패션시장에서는 어떤 유통분야보다도 유리할 수 있다.

한편 패션업계입장에서도 할인점은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33%에서 37%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백화점에 비해서 각종부담이 덜하고 초기투자 및 유지시 많은 비용이 필요한 자체 대리점에 비해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도 정상가로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유통망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매출이나 점포 수에서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할인점을 이용할 경우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 더욱이 할인점이라는 유통업체의 신뢰도를 기반으로 브랜드인지도가 낮아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패션업계에서 재고부담과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고정비의 비중을 고려할 때 정상가에서 팔 수 있는 규모의 경제는 상당히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이점들 때문에 할인점업계와 패션업계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중저가 의류브랜드의 절대강자인 이랜드가 까르푸를 인수하면서 기존의 유통망(뉴코아아울렛, 킴스클럽, 2001아울렛)을 포함한 4위 할인점으로 부상하면서 변화의 행보에 가속이 붙었다.

먼저 할인점 업계의 현황과 움직임부터 살펴보자.

이마트는 05년의 매출 8조 1천억원 중에서 패션분야의 매출이 18.8%정도이며, 올해도 전년 대비 두자리수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빌트모어, 아르페지오, TNGT 등 남성복분야가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높은 수수료와 PB상품 확대로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05년의 매출 4조 6천억 중에서 패션분야에서 21.7% 내외가 된다. 입점브랜드로는 지명도가 높은 크로코다일, 톰보이, GGIO II, ab.f.z 등이 있고, PB상품으로 프리선샛과 멜리멜로 등을 출시한 것이 눈에 띈다. 2009년까지 매출의 30% 이상을 패션분야에서 거두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기존 백화점의 인력을 보강하면서 패션 분야를 통한 반전을 노리고 있다. 05년의 매출 3조 3천억원 중 패션분야 비중은 18.9%이다. 유니클로, 베이직하우스, 지오다노, 노튼과 같은 트래디셔널룩과 TBJ, FRJ, UCLA, a2p 등의 캐주얼조닝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향후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지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까르푸는 05년 3조 내외의 매출 중에서 패션분야는 10% 내외였다. 하지만 이랜드가 인수를 하면서 변화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는 현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매출의 40% 이상을 패션분야에서 얻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1년 내에 32개 지점에 대한 리뉴얼을 끝내고 7개 지점을 신규로 개설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현재 출시중인 브랜드는 에스비, 모수, 클라이드, 유니온베이, 컬리수 등이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주요 패션업체들도 할인점에만 출시하거나 할인점에 적합한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A&H인터내셔날(데스틸), 굿컴퍼니(헤리스톤), 빌트모아(빌트모아), 진솔플러스(아리안, 에띠앙), 스타일러스(로또스포츠), 컬리수(컬리수) 등과 같은 중소형 업체들뿐만 아니라, 코오롱패션(아르페지오, GGIO II), 세정(런딕), 톰보이(톰스토리) 등 대형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할인점 업계의 패션 유통의 확대는 할인점과 패션업계 모두에게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먼저 할인점 업계부터 살펴보자.

첫째 패션 산업이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할인점 업계가 패션 산업을 확대하면, 할인점 업체들도 경기에 민감한 사업구조로 성격이 변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많은 자본이 부동산을 비롯한 매장에 묶여있고 지속적으로 신규점포를 출시해야 하는 할인점 업체들에게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경기하락이 일본과 같은 부동산 가격하락으로 이어진다면 유동성 위기는 가속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할인점에서 신선식품보다 의류비중이 늘어날 경우 고객들의 이용빈도가 줄어들어서 패션사업에서는 이익이 증가해도 할인점 사업 전체적으로는 손해가 나거나 유동성이 문제가 생기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할인점에 주로 출시하는 중저가업체들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할인점에 대한 신뢰도 하락 및 문제발생으로 인한 비용의 증가할 수도 있다.

한편 패션 업체들도 불안한 점은 있다.

첫째 할인점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면 패션 업체들의 고유 경쟁력인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되어 새로운 트랜드를 선도하는 패션 고유의 영역에 대한 투자여력이 악화될 수도 있다.

둘째 할인점의 출시에 대한 비용이 점차 증가할 경우, 자생적인 판매망이 부족한 회사들은 할인점의 판매가 재무적으로 손해가 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지금도 몇몇 패션 업체들은 수수료와 판매사원에 대한 비용 및 인테리어비용과 각종 홍보에 대한 비용이 실제 매출에 비해서 과도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셋째 할인점에서의 판매는 기존의 판매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기획을 요구하는데, 이를 지원해야 할 할인점들도 머천다이징 능력이 부족하므로 그 부담을 패션 업체들이 전부 부담해야 하는 부담이 존재한다.

넷째 할인점 업체들이 거래처를 바꾸거나 PB상품의 비중을 늘릴 경우 매출이 급감할 사업리스크가 새롭게 발생한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랜드의 할인점 사업 진출과 기존 사업에서의 마진이 감소하면서 할인점 업체들의 패션진출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할인점 업계뿐만 아니라 패션업계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새로운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점에도 두 업계에 투자를 하던 투자자들은 상황의 변화를 주시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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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개

  • 서울김
    좋은 글입니다. 유통업계 10년넘게 근무는 했지만 이렇게 자세히 분석은 못했읍니다.
    '할인점 전략은 값싸게 많이 파는것입니다. 그중 1차 농수산 식픔을 강화해서 매출과 이익을
    확보 하는 것입니다. 홈플러스는 생식품을 강화해서 점포단위 매출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려운 이유는 날씨와 농산물 작황상태가 상당이 예측이 어렵고 기복이 심합니다.
    산지개발 물류센타 배송망을 갖추어야 가능한데 우리나라 국내 대기업 유통업체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1차농산물은 농협이 가장 앞서 갔다고 보면 됩니다. (유통 구조상)
    요사이 할인점은 농산물 보다는 의류,잡화,전문 스포츠,골프 코너를 강화시키는 추세입니다.
    이익과 성장성 고객 선호도 추세입니다.
    이랜드가 카르푸 인수도 의류에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나 봅니다.(이익확보)
    이렇게 볼때 롯데,신세계등은 당분간 매출이 계속 증가 추세입니다.
    1.점포확장 증가 2.소득에 따른 소비증가 3.이익증가
    성장성은 당분간 3년내는 이상이 없다고 봅니다.


    2006.08/18 15:05 답글쓰기
  • 서울김
    2006.08/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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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초도령
    이햐~~~ ,,,,,,마트를 자주 갑니다.맞네요~~~~ 히햐~~~
    2006.08/18 16:59 답글쓰기
  • 별초도령
    2006.08/1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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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ik3
    할인점이라기보단 대형마트가 맞지 않을까요...

    공산품을 제외하곤 별로 싼지 모르겠던데요..

    특히 농수산물은 오히려 더 비싸다고 생각됩니다.
    2006.08/18 22:38 답글쓰기
  • nik3
    2006.08/1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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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GHG
    옷은 되도록 사입지 말아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2006.09/23 20:41 답글쓰기
  • HGHG
    2006.09/2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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