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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맥주, 시너지 효과 본격화 VS 독약

하이트맥주는 2005년 11월 주가가 17만 1500원을 기록한 이래 계속 주가가 하락하여 한 때 주가가 8만 9100원 수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최근 다소 주가를 회복한 상태지만 초우량 내수주로 꼽히고, 진로를 인수함으로써 사실상 국내 술시장을 독점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상태라 현재의 상황은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진로는 피인수된지 얼마 되지도 않아 혜성처럼 등장한‘처음처럼’의 공세를 막아내기에 급급한 상황이고, 하이트 맥주 또한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는 맥주시장의 위축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하이트 맥주의 최근 부진이 대형 M&A 후 흔히 찾아올 수 있는 성장통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런 입장에 서 있는 투자자들은 그 근거로 맥주시장의 불황속에서도 하이트 맥주의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진로 인수에 따른 실질적인 재무 부담도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만큼 크지 않다는 것을 들고 있다. 오늘 하이트 맥주의 투자매력도를 놓고 벌이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간의 치열한 논쟁이 지상중계된다.

▶ 하이드 : 자네, 요즘 ‘처음처럼’이라는 술 마셔봤나? 나도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마셔봤는데, 마셔볼수록 괜찮더군. 예전에 삼겹살집에 가면 말하지 않아도 당연히 참이슬을 내놓는 것이 관례였는데, 요즘은 소주 어떤 걸로 드릴까요라고 꼭 물어보더군. 그만큼 '처음처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지. 실제로 내 주변에서도 ‘처음처럼’이 술맛도 훨씬 부드럽고, 다음날 숙취도 덜하다는 반응이 많더라구. 그 이유가 알카리수를 썼기 때문이라고 하더군.

▷ 지킬 : 자네 말대로 ‘처음처럼’의 인기는 대단하더군. 숫자상으로 볼 때 출시17일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병을 판매했고, 100일만에 6,300만병을 돌파하는 등 말 그대로 돌풍이더군. 두산이 예전에 팔던 ‘산’ 소주나 진로의 ‘참이슬’ 출시 초기 판매량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니까 말이야. 생각치도 않았던 ‘처음처럼’의 선전으로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맥주 주가는 거의 40%이상 떨어졌네. 하지만 난 ‘처음처럼’의 선전은 말 그대로 선전이라고 보네. 실제로 아직 참이슬의 판매량에게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기도 하고...술이라고 하는 게 마케팅으로 처음에 밀어붙일 때는 사람들에게 맛을 보일 수도 있지만 하루아침에 사람들의 입맛이 바꿀 수는 없다고 보네.



<알카리수를 강조하고 있는 처음처럼의 광고>


▶ 하이드 : ‘처음처럼’의 선전이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 맥주까지 난처하게 만들고 있는 거 알고 있나? 진로는 작년까지만 해도 아무도 따라갈 수 없는 소주 업계의 지존이었지. 작년에 진로는 전국 소주 시장 점유율 55.4%, 수도권 시장 점유율 90%가 넘었네. 말이 90%지, 소주처럼 큰 주류시장에서 한 회사의 제품이 90%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 다른 제품을 구경하기조차 힘들었다는 이야기지. 하지만, 올해 들어 이런 독점에 금이 가고 있네. 실제로 두산 소주의 시장점유율은 서울ㆍ수도권 지역에서만 1월 6.4%, 2월 9.8%, 3월 11.7%, 4월 13.5%로 수직 상승하고 있는 중이네.



<소주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진로 참이슬 광고>

두산의 시장점유율 상승은 진로의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네. 진로는 작년 1분기에 58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68억원에 불과하네. 작년보다 37%나 감소한 수치이지. 실적을 곰곰히 뜯어보면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 등 마케팅비가 119억원으로 작년 동기간의 37억원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났네.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다는 증거지. 순이익도 444억원에서 259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네. 진로의 실적 악화는 빚까지 내서 높은 가격에 인수한 하이트 맥주에게 큰 타격이지. 순조롭게 이익을 내서 빚을 갚아나가도 모자랄 판에 이익까지 감소해서 하이트 맥주의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네.

▷ 지킬 : 자네의 말대로 하이트 맥주가 진로를 비싸게 샀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많긴 하지. 내 생각은 좀 다르네. 그런 시각은 하이트 맥주가 진로를 인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데서 나온 것 같네. 난 하이트 맥주가 진로를 인수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고 보네.

하이트맥주의 경우 의외로 수도권 시장에서 40%대의 약세를 보여왔네. 그에 비해 진로의 수도권 소주 시장점유율은 90%를 넘는 등 말 그대로 독점상태였지. 반대로 진로는 수도권 다음으로 큰 경상도쪽 소주 시장에서는 지역독점에 밀려 5%대의 점유율로 큰 약세를 보여왔네. 하지만, 하이트맥주의 경상도쪽 시장점유율은 90%대 수준으로 전통적인 강세를 보였네.

하이트 맥주가 진로를 인수함으로써 하이트 맥주는 수도권 판매망을 더욱 강화하는 효과가 있고, 진로 소주는 경상도 지역에 효과적으로 침투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지. 실제로 지난 1분기 하이트 맥주의 시장점유율은 62.2%를 기록해서 93년 출시 이래 처음으로 60%대를 넘어섰다는 것은 시너지 효과가 일정부분 가시화되고 있는 증거라고 보네. 마찬가지로 경상도쪽 진로 소주도 긍정적인 뉴스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네.

▶ 하이드 : 자네는 자가당착의 오류에 빠져있구먼. 아까는 술맛을 바꾸기 힘들 거라고 하더니, 이제는 편할 대로 생각해서 진로 소주 시장 점유율 높은 지역에는 하이트 맥주가, 하이트 맥주 시장 점유율 높은 데는 진로 소주가 먹힐 거라고 이야기하다니... 자네 기대와는 틀리게 맥주를 고를 때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보다 지방소주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가 훨씬 강하다네.

맥주시장에서 하이트 맥주는 오비를 꺽는 데 성공했지만, 지방 소주회사들이 진로소주에게 시장 1위 자리를 완전히 내 준 경우는 거의 없었다네. 여기에는 맛 요인 외에도, 각각 지방에 연고를 갖고 있는 소주회사의 제품을 사 마실 경우 지방세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애향심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지. 특히 자네가 시너지 효과를 언급한 경상도 지방은 금복주, 대선주조, 무학과 같은 전통의 소주 강호 등이 버티고 있는 곳이라네. 그래서 자네 생각대로 시장이 바뀐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네.

▷ 지킬 : 시너지 효과는 단순히 지역별 시장점유율 확대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네. 어차피 맥주와 소주는 종합주류도매상이라는 유통망을 같이 쓴다네. 각 지방의 종합주류도매상들은 오래 기간의 거래로 인해 주거래 주류회사와 채권, 채무 관계를 갖고 있지. 물론 공정위 결정에 따라 끼워팔기는 힘들겠지만, 이런 유대 관계를 적절히 활용한 마케팅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네. 뿐만 아니라 진로와 하이트가 각 지역에 갖고 있는 영업소들 중 중복되는 곳이 1/3정도 된다고 들었네. 이 영업소들을 통폐합해서 운용한다면 물류비용 절감 뿐 아니라 유휴부지 개발에 따른 이익도 추가적으로 올릴 수 있지. 말 그대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네. 따라서 하이트 맥주는 원가경쟁력 측면에서도 타사를 압도할 수 있지.

▶ 하이드 : 자네 말대로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하면야 더 바랄 나위가 없겠네만, 올해 1분기 실적과 현재 하이트 맥주의 재무구조만 보자면 시너지 효과는 요원해 보이네. 하이트 맥주를 사면서 부채가 크게 늘어났지. 진로 인수 이전에도 음식료 업체치고 낮은 부채비율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부채비율뿐만 아니라 규모 자체도 너무 커졌네. 지금 하이트의 부채총액은 1조 9510억원이나 되고, 그 중 대부분이 이자가 붙는 차입금이라네. 부채가 순자산 9000억원의 두 배가 넘지. 요즘 우량 내수기업들의 부채비율이 대부분 100%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너무 크네.

늘어난 부채는 하이트 맥주의 손익계산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네. 올 1분기에만 순이자 비용이 179억원이나 되는데, 이 수치는 작년에 65억원보다 세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네. 거기에 비해 지분법 손실이 17억원 정도 났네. 상식적으로 좋은 M&A를 한 회사라면 이자 비용이 늘어나더라도, 이것을 지분법 이익을 통해 메꾸는 것이 정상이라네. 하지만 진로가 올 1분기에 259억원의 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41.8%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하이트맥주는 진로 때문에 지분법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네.

그 이유는 하이트 맥주가 진로를 장부가보다 훨씬 비싸게 샀기 때문이지. 그 결과 1분기말 기준 1조 382억원의 취득원가가 잡혀있는 진로의 순자산 가치는 2597억원에 불과하네. 진로 순자산 가치보다 7780억원 정도 비싼 가격으로 주식을 갖고 있는 셈인데, 장부가와 실제 순자산가액과의 차이만큼 진로가 앞으로 벌어들이는 이익 중 실제 하이트의 손에 잡히는 이익은 줄어들게 되지.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하이트 맥주에 진로를 판 채권단은 앞으로 회사에서 벌어들일 이익까지, 그것도 아주 후하게 추정한 가격으로 팔아먹은 셈이지. 하이트 맥주는 진로를 경영해서 번 돈 뿐만 아니라 본 사업인 하이트 맥주에서 벌어들인 돈까지도 이자를 갚아나가고, 비싸게 산 만큼을 메꾸는 데 써야한다는 말일세. 그래서 하이트의 1분기 순이익은 작년 212억에서 70%나 감소한 64억원 불과하네.

▷ 지킬 : 자네는 진로의 숨은 가치에 대해 잘 모르고 있구만. 물론 외면적인 재무 수치만 놓고 보자면 자네의 걱정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네. 하지만, 하이트 맥주는 자네가 생각하는 우려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나름대로 그 문제를 해결해오고 있다네. 원래 하이트 맥주가 갖고 있던 진로 지분율은 52.2%였는데, 작년에 모건스탠리에 10.3%를 매각해서 41.9%로 떨어뜨리면서 2500억원의 투자금을 바로 회수했지. 그리고 하이트 맥주는 진로 유무상감자로 최근 2385억원의 투자자금을 또 회수했고, 그 돈으로 차입금을 상환했지.


<웃는 두꺼비 얼굴을 내세운 진로의 새로운 로고>

또 작년에 매출액 220억엔, 경상이익 20억엔을 달성한 진로의 알짜 자회사 진로재팬의 지분 매각을 통해 추가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고, 계획대로 2007년 하반기에 진로의 재상장이 이뤄진다면 지분 중 일부를 좋은 가격으로 시장에서 매각할 수도 있다네. 맘만 먹는다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카드가 많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네.

▶ 하이드 : 아무리 생각해도 난 자네가 하이트 맥주에 대해 최상의 시나리오만 가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 자네 말대로 긍정적인 시나리오대로만 진행된다면야, 어떤 누가 M&A 가격에 신경을 쓰겠나. 가격 불문하고 무조건 인수해놓고 보겠지. 이미 맥주 시장의 위축과, ‘처음처럼’의 공세로 인해 시나리오와는 정반대로 하이트 맥주가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게 눈에 뻔히 보이지 않는가? 난 불확실성이 높은 하이트 맥주에 굳이 투자할 필요를 느끼지 않네.

▷ 지킬 : 진로는 이미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시장인 일본시장에서도 고품질 고가격의 소주 시장점유율 1위 회사로 뿌리를 내렸고, 세계 50개국 이상에 진출해 있는 상태지. 난 한국 기업의 마케팅사에 길이 남을 뒤집기 신화를 갖고 있는 하이트 맥주의 저력에 베팅하고 싶네. 하이트 맥주의 탁월한 경영능력에 진로의 소주시장 독점력과 해외 판매망이 성공적으로 결합된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의 고유 제품을 보유한 글로벌 주류 회사의 탄생도 머지 않았다고 보네. 투자는 실현가능한 꿈에 베팅하는 거라고 보네. 난 하이트가 충분히 실현 가능한 꿈을 꾸고 있다고 본다네.


김민국 / kim@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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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 뿡뿡
    몇년 뒤 글로벌 주류회사의 탄생을 꿈꾸며 하이트 맥주에 베팅하겠습니다.
    2006.06/22 10:44 답글쓰기
  • 뿡뿡
    2006.06/2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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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살아보세
    내수, 배당주의 달인 김민국님의 글 오랫만에 보네요. 펀드운용때문인가 요즘 활동이 뜸하신것 같은데.. 앞으로 좋은글 많이 올려 주이소~
    2006.06/22 10:56 답글쓰기
  • 잘살아보세
    2006.06/22 10:56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ReX
    수출 팍팍 늘지 않는다면 소주시장은 땅뺏기 경쟁인듯...'처음처럼'의 출고가가 낮아 유통상을 잡는데 성공한데다 도수도 낮아 처음 목넘어감이 부드러워 소비자 입맛을 잡는데도 성공한 덕분에 서울/경기 일원에서 '처음처럼' 약진이 결코 만만히 봐넘길수 없다는...블렌딩 총지휘를 예전 진로에서 제품개발하시던 분이 와서 했다는...암반천연수 맥주 하이트가 처음 시장에 모습을 보이며 OB맥주의 아성이 서서히 무너져 가던 때 페놀사건이 그걸 가속화시켰던 때를 떠올리게 하는...어쨌거나 난 소주에 있어서는 아침이슬이 현재의 지위를 유지한다는데 보다는 처음처럼이 점유율을 확대할거란 것에 한표!!
    2006.06/22 11:08 답글쓰기
  • ReX
    2006.06/22 11:08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정채진
    결국은 가격 아니겠습니까. 지킬박사라면 얼마에, 또 하이드라면 얼마에 하이트맥주를 사려고 할지 그게 궁금하네요.
    2006.06/24 16:27 답글쓰기
  • 정채진
    2006.06/2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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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쇠불
    아는분이 오리전문점 식당을 크게운영하여 가끔 도와주러 가는데 하이트맥주와 소주 장난이 아니게 마십니다.
    진작에 그걸 알았으면 하이트에 올인하는건데
    소주는 참이슬을 많이찾아여, 처음처럼 찾는사람 가뭄에 콩나듯이 찾고......
    역시 참이슬이더군여

    2006.06/25 11:17 답글쓰기
  • 쇠불
    2006.06/25 11:17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마모루
    친구들 중에는 처음처럼이 20도라고 도수가 낮다고 처음처럼을
    시키는 친구들도 있는데... 참이슬도 20.1도라서 도수에는
    별 차이가 없다는것을 곧 알게될날이 올거 같습니다...ㅡㅡㅋ
    2006.08/23 15:20 답글쓰기
  • 마모루
    2006.08/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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