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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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의 원론으로 돌아가자
최근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에 대한 보수적 견해를 피력했더니 주위에서 말들이 많다. 2년 전만 해도 ‘땅은 없어도 주식은 사라’ 같은 공격적인 칼럼을 쓰고 주식을 밥보다 더 좋아한다는 주식 매니아가 갑자기 주식에 애정이 식어버렸나 의심하는 눈치다. 억울한 마음에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주식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아니 혹자가 얘기하는 대로 우리나라에서 주식의 시대는 이제 겨우 시작인지도 모른다.
주식의 시대를 논할 여러 근거들이 있지만 역시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주식의 대상물이라 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예전 고성장기에는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것은 물론이거니와 경쟁이 워낙 치열해 시장 순위가 자고 일어나면 바뀔 정도였다. 게다가 장부는 믿을 수가 없었고 무리한 외형 경쟁으로 부도가 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 경제가 안정 궤도로 접어들면서 산업 내 순위는 큰 변동이 없어 예측 가능하며 IMF를 거치면서 투명성도 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수익 경영 마인드도 널리 확산되었다. 실제로도 부채비율이 크게 떨어져 부도 가능성도 크게 줄고 현금 흐름도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우려가 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주식의 시대를 불확실성이 크게 제거된 투자 여건의 개선으로 인식하지 않고 돈의 힘에 바탕을 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찬스와 동의어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식은 선택을 잘 하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높은 수익률을 주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었다. 이는 앞으로도 불변의 진리이겠지만 이제는 선택의 문호가 좀더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선택의 문제는 뒷전이 되고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2005년의 폭발적인 장세가 보여준 짜릿함이 영향을 준 듯 하다. 하지만 2005년은 우리나라 주식 역사에 있어 매우 예외적인 한 해로 봐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하고 싶다.
아주 지루해보이지만 한번 불이 붙으면 쉬지 않고 정말 무섭게 올라가는 주식이 있다. 바로 자산주다. 예를 들어 여러 이유들로 시가총액이 장부가치의 10분의 1에 거래되고 있었는데 이런 평가가 부당하다고 여겨지면서 올라가기 시작하면 장부가치까지는 쉼 없이 그대로 오른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10배 수익률이 나는 것이다. 장부가치는 눈에 보이는 탓에 상승 중에 논란의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2005년 장세가 바로 이런 식이었다. 고성장 기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 십년에 걸쳐 차곡차곡 쌓아온 장부가치가 그간 시장의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2005년 한해라는 짧은 기간에 한꺼번에 주가에 반영하려 했으니 그 상승 폭이 어찌 적었겠는가.
물론 수익가치의 재평가도 있었고 턴어라운드 종목들도 어느 때보다 많았지만 전반적으로 중소형 기업, 복합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장부가치의 재평가가 주류를 이뤘기에 2005년에 나타난 주가 상승 폭은 아쉽게도 지속적으로 반복되기 쉽지 않다. 장부가치는 단기간에 큰 폭으로 다시 쌓기 쉽지 않은 탓이다.
이런 얘기를 굳이 꺼내는 것은 주식의 시대가 끝났다는 뜻도,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접으라는 뜻도, 수익가치의 재평가가 장부가치의 바톤을 이어받을 확률이 적다는 뜻도 아니다. 다만 투자자들이 좀더 냉철하게 2005년의 짜릿함을 역사의 뒤안길로 묻어버린 채 욕심을 버리고 기대치를 낮추자는 뜻이다. 그만큼 주위에서 기대치가 높은 증거들이 많이 목격된다는 반증이다.
일단 주식투자를 해왔던 사람들은 손에 쥔 엄청난 결과와 함께 주식을 만만히 보는 교만함이 마음 속에 피어나는 듯 하다. 침체장 때 버핏의 기록인 년 24%의 수익률을 대단타 여기던 사람들이 은연 중에 그 정도 가지고 어떻게 고수 소리를 듣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내가 가치주로 딱 찍어서 골랐는데 오늘 주가가 왜 빠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글도 보인다. 오르기만 하는 장세에 벌써 적응을 했나 놀랍기만 하다. 미스터 마켓은 겸손히 대할 때 이용의 대상이지만 오만하게 대하고 가르치려 할 때 투자자를 잡아먹는 괴물로 변함을 왜 모를까.
다음으로 새로 주식투자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은 앞서 주식을 했던 사람들에 대해 약간의 배 아픈 감정과 함께 지금부터라도 그 사람들만큼 엇비슷하게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사로잡혀 있는 듯 하다. 용기 있게 일찍 발을 들인 사람과 주저하다가 늦게 온 사람 간에 결과의 차이가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인데도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마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듯 보인다. 이렇게 투자를 이미 해온 사람이건 새로 시작하는 사람이건 간에 건전한 투자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심리 상태들이 모두 높은 기대치와 욕심에서 비롯되고 있다.
2006년 한해 투자자가 가장 가슴 속에 품어야 할 단어를 하나 고르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겸손’이라고 소리칠 것이다. 겸손은 단지 기대치를 낮추고 합리적인 목표 수익률을 잡는 내용만 담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이 글을 보고 “아 이제 먹을 게 왕창 줄었으니 주식도 다 팔고 펀드도 다 환매하고 현금 100%로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도 겸손치 못한 판단이다. 가치투자에서 가장 경계하는 시장 전망을 근거로 한 데다가 극단적 감정까지 개입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를 쉰다는 핑계로 기업분석을 게을리 하는 것도 겸손치 못한 행동이다. 프로 야구 선수들은 시즌 중보다 스토브 리그인 겨울에 더 땀을 흘린다. 사고 파는 행위는 투자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가치투자자에게 기업 분석은 숨쉬기와 같은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회도 없다.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결국 결론은 하나다.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가치투자의 원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장세에 휩쓸리지 않고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합리적인 목표치를 설정하되 기업분석에 열정을 다하면 그 뿐이다. 이 원칙을 지키는 투자자에게 상승장을 의미하는 황소나 하락장을 의미하는 곰이나 모두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기회일 뿐이다. CNBC의 ‘매드머니’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스타 투자자 짐 크레이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황소는 돈을 번다. 곰도 돈을 번다. 하지만 돼지는 도살된다” 탐욕에 대한 경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법이다.
주식의 시대를 논할 여러 근거들이 있지만 역시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주식의 대상물이라 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예전 고성장기에는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것은 물론이거니와 경쟁이 워낙 치열해 시장 순위가 자고 일어나면 바뀔 정도였다. 게다가 장부는 믿을 수가 없었고 무리한 외형 경쟁으로 부도가 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 경제가 안정 궤도로 접어들면서 산업 내 순위는 큰 변동이 없어 예측 가능하며 IMF를 거치면서 투명성도 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수익 경영 마인드도 널리 확산되었다. 실제로도 부채비율이 크게 떨어져 부도 가능성도 크게 줄고 현금 흐름도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우려가 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주식의 시대를 불확실성이 크게 제거된 투자 여건의 개선으로 인식하지 않고 돈의 힘에 바탕을 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찬스와 동의어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식은 선택을 잘 하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높은 수익률을 주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었다. 이는 앞으로도 불변의 진리이겠지만 이제는 선택의 문호가 좀더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선택의 문제는 뒷전이 되고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2005년의 폭발적인 장세가 보여준 짜릿함이 영향을 준 듯 하다. 하지만 2005년은 우리나라 주식 역사에 있어 매우 예외적인 한 해로 봐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하고 싶다.
아주 지루해보이지만 한번 불이 붙으면 쉬지 않고 정말 무섭게 올라가는 주식이 있다. 바로 자산주다. 예를 들어 여러 이유들로 시가총액이 장부가치의 10분의 1에 거래되고 있었는데 이런 평가가 부당하다고 여겨지면서 올라가기 시작하면 장부가치까지는 쉼 없이 그대로 오른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10배 수익률이 나는 것이다. 장부가치는 눈에 보이는 탓에 상승 중에 논란의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2005년 장세가 바로 이런 식이었다. 고성장 기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 십년에 걸쳐 차곡차곡 쌓아온 장부가치가 그간 시장의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2005년 한해라는 짧은 기간에 한꺼번에 주가에 반영하려 했으니 그 상승 폭이 어찌 적었겠는가.
물론 수익가치의 재평가도 있었고 턴어라운드 종목들도 어느 때보다 많았지만 전반적으로 중소형 기업, 복합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장부가치의 재평가가 주류를 이뤘기에 2005년에 나타난 주가 상승 폭은 아쉽게도 지속적으로 반복되기 쉽지 않다. 장부가치는 단기간에 큰 폭으로 다시 쌓기 쉽지 않은 탓이다.
이런 얘기를 굳이 꺼내는 것은 주식의 시대가 끝났다는 뜻도,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접으라는 뜻도, 수익가치의 재평가가 장부가치의 바톤을 이어받을 확률이 적다는 뜻도 아니다. 다만 투자자들이 좀더 냉철하게 2005년의 짜릿함을 역사의 뒤안길로 묻어버린 채 욕심을 버리고 기대치를 낮추자는 뜻이다. 그만큼 주위에서 기대치가 높은 증거들이 많이 목격된다는 반증이다.
일단 주식투자를 해왔던 사람들은 손에 쥔 엄청난 결과와 함께 주식을 만만히 보는 교만함이 마음 속에 피어나는 듯 하다. 침체장 때 버핏의 기록인 년 24%의 수익률을 대단타 여기던 사람들이 은연 중에 그 정도 가지고 어떻게 고수 소리를 듣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내가 가치주로 딱 찍어서 골랐는데 오늘 주가가 왜 빠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글도 보인다. 오르기만 하는 장세에 벌써 적응을 했나 놀랍기만 하다. 미스터 마켓은 겸손히 대할 때 이용의 대상이지만 오만하게 대하고 가르치려 할 때 투자자를 잡아먹는 괴물로 변함을 왜 모를까.
다음으로 새로 주식투자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은 앞서 주식을 했던 사람들에 대해 약간의 배 아픈 감정과 함께 지금부터라도 그 사람들만큼 엇비슷하게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사로잡혀 있는 듯 하다. 용기 있게 일찍 발을 들인 사람과 주저하다가 늦게 온 사람 간에 결과의 차이가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인데도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마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듯 보인다. 이렇게 투자를 이미 해온 사람이건 새로 시작하는 사람이건 간에 건전한 투자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심리 상태들이 모두 높은 기대치와 욕심에서 비롯되고 있다.
2006년 한해 투자자가 가장 가슴 속에 품어야 할 단어를 하나 고르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겸손’이라고 소리칠 것이다. 겸손은 단지 기대치를 낮추고 합리적인 목표 수익률을 잡는 내용만 담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이 글을 보고 “아 이제 먹을 게 왕창 줄었으니 주식도 다 팔고 펀드도 다 환매하고 현금 100%로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도 겸손치 못한 판단이다. 가치투자에서 가장 경계하는 시장 전망을 근거로 한 데다가 극단적 감정까지 개입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를 쉰다는 핑계로 기업분석을 게을리 하는 것도 겸손치 못한 행동이다. 프로 야구 선수들은 시즌 중보다 스토브 리그인 겨울에 더 땀을 흘린다. 사고 파는 행위는 투자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가치투자자에게 기업 분석은 숨쉬기와 같은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회도 없다.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결국 결론은 하나다.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가치투자의 원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장세에 휩쓸리지 않고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합리적인 목표치를 설정하되 기업분석에 열정을 다하면 그 뿐이다. 이 원칙을 지키는 투자자에게 상승장을 의미하는 황소나 하락장을 의미하는 곰이나 모두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기회일 뿐이다. CNBC의 ‘매드머니’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스타 투자자 짐 크레이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황소는 돈을 번다. 곰도 돈을 번다. 하지만 돼지는 도살된다” 탐욕에 대한 경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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