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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유일한 평전
조성기 저
작은씨앗 / 359페이지
한때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을 등장시켜 성공 비결을 알아보는 ‘성공시대’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꽤나 인기가 있었다. 그런데 IMF를 거치면서 프로그램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들이 발생했다.
성공시대에 나왔던 몇몇 인물들이 성공과는 반대의 결과를 내었던 것이다.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직업군이 기업가들이었다. IMF라는 특수한 환경이 있긴 했지만 그보다는 기업을 세우고 돈을 버는 과정 자체가 깨끗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대부분의 반응은 ‘역시 기업가들이 그렇지 뭐’라는 냉소에 가까웠다.
이렇듯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기업가의 성공과 도덕성은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인식이 만연해있다. 기업가들 조차도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쓴다’는 속담을 빌어 결과로 과정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정경유착하지 않으면 큰 돈을 벌 수 없었던 국가 주도 경제 성장 시기의 우울한 정신적 유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잘못된 인식과 콤플렉스를 날려버릴 때가 왔다. 글로벌 경제 시대에서 윤택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훌륭한 기업들을 양성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건전한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켜야 하는데 기업가에 대한 편견은 이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유일한이 있다. 스티브 잡스가 창조성에 관한 이 시대의 아이콘이라 불린다면 유일한은 도덕성에 관한 우리나라 기업사의 아이콘이다. 그는 우리의 콤플렉스를 날려줄 유일한 인물이다. 훌륭한 기업가의 표본이 필요한 이 때에 ‘유일한 평전’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책이다. 그의 행적을 각종 자료와 사실에 근거해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어 평전으로서의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저자가 소설가라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그의 행적을 따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일한이 정주영 혹은 이병철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까닭은 ‘이래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길을 제시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켜주기 때문이다. 정주영과 이병철은 기업이 워낙 컸던 탓도 있긴 했지만 세금과 정치자금 문제에 있어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유일한은 정치자금을 내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 숱한 보복성 세무조사를 당했지만 정직한 회계와 납세로 한 점의 잘못도 나타나지 않자 오히려 권력자까지 감동시켜 표창을 받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다만 이 책을 볼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첫 번째는 저자가 기독교 관련 서적을 주로 쓰다 보니 기독교적 색채가 많이 들어가 있는데 종교적 이유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내용 자체에 집중하기 위해 중립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점이다.
번째는 유일한과 유한양행을 동일시해서 보면 안 된다는 점이다. 유한양행은 43년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온 좋은 회사지만 이 책에서 얻은 일시적인 감정으로 회사를 대하면 지나친 기대를 갖게 되기 쉽다. 이 책은 회사가 아니라 사람을 다루고 있다.
위의 두 가지만 지키면 유일한을 사업수완이 뛰어난 사업가, 윤리의식이 높은 기업가, 열정적인 독립운동가, 교육가, 애국자 등 다양한 관점으로 접하는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유일한 평전을 통해 많은 젊은이들의 가슴에 뜨거운 기업가 정신이 심어지고 기성 세대들은 콤플렉스를 날려 버리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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