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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불로초인가, 폭탄돌리기 인가

2004년은 황우석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생명공학 분야가 각광을 받았다. 이런분위기는 서울대 지원자들 사이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농업생명과학대를 인기학과로 부상시켰다. 실제로 2005년 정시모집에서 농업생명과학대는 7.54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서울대 전체 단과대 중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황우석 박사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인간배아 줄기세포 복제 및 배양을 통한 세포치료연구’의 목표다. 황 교수는 또 ‘광우병 내성소 생산’이나 ‘무균 미니복제 돼지를 이용한 인간 장기 생산’ 등 파급력이 매우 큰 생명공학 연구를 하고 있다. 황우석 박사는 2004년 2월 발표한 논문으로 인해 외국 유수의 대학에서 천문학적인 조건으로 연구 제안을 받을 정도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황우석 박사의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강원래가 다시 춤을 출 수 있게 되는 등 불치병이나 불의의 사고로 고생을 하는 많은 환자들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황우석 박사로 인해 이처럼 생명공학 분야가 주목받으면서 관련주식들도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한국이 황우석 박사로 인해 'BT'(BIO TECHNOLOGY) 강국이 될 것이라는 그럴듯한 기대와 함께. 하지만 불과 몇 억원의 출자나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수십배씩 오르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한편으로는 인터넷 열풍이 불던 99년도 묻지마 투자의 열풍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생명공학주 급등이 과연 이유있는가, 그리고 생명공학 관련주에 투자하는 것이 옳은가를 놓고 토론을 벌인다.

지킬 : 황우석 박사는 정말 한국이 낳은 위대한 과학자야. 과학자 중에 노벨상을 받는 사람이 있다면 황우석 박사가 최초가 아닐까 싶네. 우리 나라는 항상 기초과학에서 선진국들에 뒤져있다고 생각하고 콤플렉스를 가졌지만, 황우석 박사 덕분에 이런 콤플렉스가 한꺼번에 날아가는 거 같아 기분이 좋네.

정부가 올 한해에만 265억원을 황 교수팀에 지원할 예정이라고 들었네. 황 교수와 연구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안규리 서울대 교수의 ‘장기복제이식기술개발사업’에도 올해에만 25억원, 오는 2009년까지 150억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라네. 민간 차원에서도 작년 4월 ‘황우석 교수 후원회’를 조직하고 성금을 모집, 회원수 1196명에 후원금만 해도 10억원이 넘는다네. 이제 황우석 교수가 마음을 놓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지.

하이드 : 난 황우석 박사의 연구도 좋지만 아직 과제가 많다고 생각하네. 우선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 자체가 암초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네. 원래 배아 상태로만도 인간으로 볼 수 있지 않나. 줄기세포는 인간의 모든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장기세포라고 들었네. 그렇다면 그 일부 장기만을 차지하기 위해 생명체로 성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생명을 죽이는 결과를 낳지 않나. 자칫 인간이 목적 자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한 수단으로서 배양이 되는 의미가 있다고 보네.

실제로 종교계 등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들어 인간배아를 통한 연구에 반대하고 있다고 들었네. 또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을 중심으로 인간 배아복제 연구를 전면 중단시키자는 ‘코스타리카안’이 유엔에 상정되었다네. 이런 식으로 논의가 진행된다면 과학적 가능성은 논외로 치더라도 연구 자체가 불가능해질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지 않겠나.

지킬 : 음... 난 자네와 그런 도덕적인 문제를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었네만, 자네가 그렇게 이야기하니, 나도 내 생각을 이야기하겠네. 황 교수는 두 차례의 유엔 연설과 인터뷰를 통해 ‘과학적 목적의 연구를 제약해서는 안 된다’는 자신의 주장을 강력하게 펼쳤다네. 황 교수는 크리스토퍼 리브와 만날 예정이었지만 작년 10월 초 결국 세상을 떴다네.

유엔은 11월, 줄기세포 연구 허용에 대한 최종 표결을 1년 유보하되 그 동안 줄기세포 연구 허용 여부는 각 국가의 자율에 맡기도록 결정한 바 있네. 물론 유엔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내릴지 모르겠지만, 수많은 난치병 환자들에게 줄기세포 연구는 그 자체로 ‘복음’의 성격이 짙다네. 성경에 나와있는 대로 앉은뱅이가 일어서는 기적이 줄기세포를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네.

말에서 떨어진 후 척수 손상으로 전신이 마비된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도 황 교수에게 연구를 계속해줄 것을 공개적으로 부탁한 것도 유명한 사실이네. 대부분의 신경성 질환, 척수마비 환자, 치매 중풍 당뇨병 백혈병 등 세포 장애에 의한 질병들은 반드시 해결 될 것이네. 이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획기적인 연구가 중단될 리 없다고 생각하네.

하이드 : 하지만 최근 사회 분위기는 도를 지나치게 앞서나간다는 생각이 드네. 특히 주식시장에서 줄기세포 관련주나 다른 생명공학주들의 주가 상승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네. 지금 줄기세포 관련주로 이야기되는 종목들은 산성피앤씨, 조아제약, 마크로젠 등이 있네. 이 밖에 주식시장에서는 삼진제약, 선진, 부광약품 등도 줄기세포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을 하나하나 뜯어놓고 보면 아직 줄기세포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기에는 그 성과가 너무나 미미한 게 사실이라네.

산성피앤씨를 예로 들어보겠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주가가 2천원대였네. 이 회사는 작년 11월 19일 줄기세포 관련 연구를 하는 파미셀이라는 회사에 투자를 했는데, 지금 주가는 주가는 35800원까지 올랐다네. 작년 말에 발표했던 무상증자 부분을 포함한다면 지금 시가총액은 2700억원 수준이겠지. 이 회사의 순자산은 2003년 말 기준으로 89억원, 당기순이익은 6억원 수준이었네. 이 회사는 지금 PBR이 30배가 넘고, PER는 450배 가까이 나오는 셈인데. 물론 2004년 기준으로 하면 이런 가치평가는 다소 달라질 수도 있겠네만, 상식 수준에서는 비싼 것이 사실이라네.

산성피앤씨라는 회사는 기본적으로 골판지 사업을 하고 있고, 업계순위도 17위 정도라네. 1500억원 매출로 업계 1위인 태림포장의 시가총액이 206억원이고, 1000억원 매출로 업계 2위인 수출포장의 시가총액이 217억원이네. 하지만, 산성피앤씨는 매출액 200억원으로 업계순위도 한참 떨어지는 편이네. 영업이익률도 4%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고. 도대체 이 회사가 이렇게까지 비싼 이유를 모르겠네.

산성피앤씨가 대표적인 줄기세포주라서 예를 들었네만, 그 외에도 생명공학 관련주가 급등한 다른 예는 얼마든지 있다네. 서울이동통신은 제대혈업체인 이노셀을 30억원에 인수했는데, 주가가 700원대에서 8000원대까지 올랐네. 30억원을 들여 기업가치를 엄청 많이 올릴 수 있었다면 대단한 투자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주가는 너무 과도하게 오랐다고 보네.

지킬 : 자네는 지나치게 부정적인 측면만을 보는군. 물론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네만 긍정적인 측면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네. 생명공학은 아직 미개척 분야이지만 시장성은 정말 무한하다네. 증시에서 줄기세포를 비롯한 생명공학 관련 주식들이 관심을 받고, 주가가 오르면 그만큼 관련 분야 투자가 자연스럽게 늘어나지 않겠나.

물론 지나친 기대와 급등은 금물이겠지만, 황우석 박사로 인해 모처럼 생겨난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을 인위적으로 꺽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네. 줄기세포는 정말 여러 가지 병을 치료할 수 있는 21세기 불로초라고 할 수 있네. 그리고 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있는 세계시장 규모만 3000억달러에 달한다고들 이야기하네. 더구나 줄기세포를 포함한 전체 생명공학 시장 규모의 성장성은 섣불리 상상하기조차 힘들지. 지금 투자를 해서 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회사의 주주가 될 수 있다면 난 기꺼이 투자를 해야한다고 보네.

하이드 : 나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99년에 있었던 IT주로 인한 코스닥 버블이 자꾸 연상이 되네. 결국 폭탄돌리기에 불과하지 않았나. 폭탄은 다른 사람에 넘어가면 문제가 없다고들 생각하지만 결국 누군가의 손에서 터지게 되어있네. 그리고 폭탄이 터지면 주변 사람들까지도 모두 피해를 입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서 폭탄이 터진다면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이나 투자까지도 순식간에 식어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네. 황우석 박사의 연구도 상용화되어 일반적인 사람들이 수혜를 입고, 거기서 의미있을 만큼의 부가가치가 형성될때까지는 최소 5~10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라네. 더구나 생명공학은 장기간에 걸쳐 엄청난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지금 거론되는 기업들은 그런 수준의 투자여력이 없다고 보네. 난 생명공학을 빙자한 폭탄돌리기에는 동참하지 않겠네.


김민국 kim@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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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 한량 철이
    생명공학-줄기세포연구는 성장성이 높은 미래산업임에는 틀림없지만 본문에서 언급된 종목들은
    거의 관련이없는 것들이네요. 지금의 모습은 폭탄 돌리기에 한표를 던져야 하겠네요.
    2005.02/04 09:56 답글쓰기
  • 한량 철이
    2005.02/0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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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존
    누가 뭐래도 폭탄 돌리기.
    신약개발도 폭탄 돌리기.
    정말 지금 생명공학 외치는 사람들이 그 회사가 돈 벌 10년 20년 후까지 그 주식 가지고 있을거라고는 절대 생각 안하므로....
    길게 보면 1-2년 가지고 있을 사람 역시 폭탄을 막가는 투기로 가지고 있었다고 밖에
    평가 받지 못할 것.

    장기이식은 그래도 좀 현실성이 있을거 같은데...그나마도 잘 모르니 단언은 못 하고....

    생명공학을 부정하거나, 아이티를 부정하는게 아니라 퍼가 400대는 틀림없이 거품이 낀 것이므로
    폭탄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위 기사는 논점 불분명하므로 재미 없었음.
    2005.02/04 10:10 답글쓰기
  • 부동존
    2005.02/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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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adrupole
    생명공학 연구하는 교수들 10 명에게 이런 벤처기업의 수익성을 물어보았더니 한결같이 수익모델이 없다. 즉 이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대답하더군요.

    동아건설의 보물선 이야기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됩니다.
    2005.03/27 09:52 답글쓰기
  • quadrupole
    2005.03/27 09:52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templeton
    교수들에게 물어보면 좀 그렇죠?^^
    2005.06/29 22:24 답글쓰기
  • templeton
    2005.06/2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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