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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 쌍둥이' 분리 수술에 성공하다

샴 쌍둥이는 신체의 일부가 붙어서 태어난 형제를 의미한다. 1811년 타이에서 태어난 전방 결합된 아이가 그 시초인데 타이의 옛 이름이 '시암'인데서 샴 쌍둥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의술이 발달한 최근에는 샴 쌍둥이의 분리 수술 성공 소식이 간간이 들려와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재벌 기업 중에도 샴 쌍둥이가 있다. 바로 LG그룹이다. 조선이 왕가의 성을 따 이씨 왕조로 불리는 것처럼 재벌도 각기 성을 딴 왕조로 불리기도 한다. 현대는 정씨, 삼성은 이씨, 한진은 조씨의 식이다. 주주 자본주의 관점에서 보면 일부 지분만 가진 대주주 가족의 성을 따서 부르는 게 못 마땅한 게 사실이지만 이들이 아직도 경영권을 가지고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LG그룹은 동업으로 시작한 까닭에 구씨와 허씨라는 두 개의 성이 등장한다. 즉 샴 쌍둥이지만 각기 다른 쌍둥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LG그룹의 역사를 살펴보자.

구씨와 허씨는 경상도의 한 부촌에서 같이 살던 집안이었는데 구인회 전 명예회장이 허씨 집안의 허을수 씨와 혼인하면서 양가는 친한 집안 사이에서 사돈 간으로 결합했다. 구인회 회장은 처가 쪽의 허남석 씨와 후에 '구인회 상점'으로 바뀐 협동조합을 만들면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곧 LG그룹의 시초다.

이때 후에 LG그룹의 불문율이 된 구씨와 허씨의 관계가 설정되었다. 구씨는 경영을 맡고 허씨는 자본을 댄다는 역할 분담이다. 이런 관계는 우리나라 재벌사의 모범적인 동업 관계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되었고 보수적인 성향 때문인지 대를 물려가면서도 불문율은 철저히 지켜졌다.

그러나 7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 LG그룹의 덩치가 커진 상태에서 창업주들이 타계하고 3대로 이어지면서 두 가문의 숙명적인 분리가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했다. 그래서 우리나라 경제사에서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샴 쌍둥이 분리 수술이 조용히 시도되었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렇게 탄생한 두 지주회사가 ㈜LG와 GS홀딩스다.

◇구씨 성을 가진 ㈜LG



㈜LG의 최대주주는 LG연암학원과 구본무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들로 지분율이 55.62%에 이른다. 특수관계인이 84명으로 거의 구씨 성을 가진 모든 가족들이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삼성이나 현대가 불안한 지배구조로 M&A 구설수에 오르는 것과는 달리 LG그룹은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통해 탄탄한 지배구조를 갖췄다고 평가된다.

㈜LG의 자본총계만 3조4426억에 이르는 지주회사다. 지주회사 회계에 따라 지분법 평가이익을 모두 영업수익으로 잡으므로 ㈜LG의 기업가치는 전적으로 자회사의 성과에 달려있다. ㈜LG의 자회사는 크게 화학, 전자, 통신 및 서비스의 세 부분으로 나뉜다. 인적 분할 전 LG그룹의 주력 계열사가 거의 ㈜LG의 산하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외에도 주요 유형 고정자산으로 여의도 LG트원타워를 가지고 있다.

㈜LG의 주요 자회사 현황은 위와 같지만 실제 관계사는 이 이상이다.

예를 들어 LG전자109,500원, ▲5,100원, 4.89% 산하에는 LG필립스LCD(지분율 50%), LG마이크론(지분율 36%), 한국전기초자(지분율 20%), LG IBM PC(지분율 49%), 하이프라자(지분율 100%) 등이 자회사로 있다. LG화학 산하에는 LG석유화학(지분율 40%), LG 다우(지분율 50%) 그리고 각 현지법인들이 자회사로 있다. 즉 이들 기업들은 ㈜LG의 손자회사로 자회사의 실적에 영향을 미쳐 다시 지주회사 실적에 올라오는 식이다.

㈜LG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LG전자와 LG화학319,500원, ▼-2,000원, -0.62%의 실적 호조와 통신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올 3분기 누적으로 영업수익 7707억원, 영업이익 7203억원, 당기순이익 5962원을 올렸다.

현재 상장된 자회사의 시장가를 반영하고 브랜드 로열티 등 무형자산을 감안한 주당순자산은 약 42,000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재 ㈜LG의 주가가 17,000원 수준으로 자산 대비 저평가 되어 있지만 자회사의 시장 가치가 수시로 바뀌고 배당 외에 직접적으로 현금흐름을 수취할 수 없는 지주회사의 특성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허씨 성을 가진 GS홀딩스



'소유하되 경영하지 않는다'는 허씨 집안의 불문율을 깨고 전면으로 등장한 회사가 GS홀딩스다. GS는 굿서비스(Good Service)의 약자라고 하는데 한때 금성의 영문으로 쓰인 GoldStar의 약자 이미지를 짙게 풍기는 게 사실이다.

어쨌든 자본총계 1조7545억원으로 규모는 ㈜LG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이름 그대로 LG칼텍스정유, LG홈쇼핑, LG유통 등 알토란 같은 서비스업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주요 고정자산으로는 LG강남타워가 있다. 빌딩을 하나씩 나눠 가진 셈이다.

이 중 GS홀딩스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자회사는 역시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LG칼텍스정유다. 비상장회사라 현재 가치를 정확히 얘기하기는 힘들지만 올해 반기에만 업황 호조에 힘입어 매출액 6조7545억원, 당기순이익 3580억원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봐도 3조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산된다. 장부 가치 기준으로도 GS홀딩스 장부 가치의 80%를 차지한다. LG칼텍스정유 산하에는 LG파워, 서라벌도시가스 등 에너지 자회사가 있다.

65.8%의 지분을 가진 LG유통은 생소할지 모르지만 꽤나 알짜다. 편의점 LG25, 할인점 LG마트, LG슈퍼마켓, LG백화점 등을 바탕으로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1조6천억원, 당기순이익 242억원을 기록했다. 경기불황 여파로 작년 순이익인 64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대표 부문인 편의점이 점포 1777개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등 이익의 지속성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평가된다.

◇누가 더 좋은 포트폴리오인가?

지주회사는 영업 부문을 스스로 갖지 않으면서 자회사 관리를 통해 지배구조의 효율성을 추구하고 자회사 가치 증진을 통해 장부가치를 늘려가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LG와 GS홀딩스 모두 처음에는 가문 간의 분리라는 목적을 가지고 분할이 추진되었지만 이제부터는 지주회사의 의미에 충실해야 하고 투자자도 자회사의 가치와 지배구조의 투명성 및 효율성이라는 잣대로 지주회사를 평가해야 한다.

자회사의 구성으로 보면 규모와 성장성에서는 ㈜LG가 앞서고 안정성에서는 GS홀딩스가 앞선다.

㈜LG의 성장의 축은 역시 LG전자, LG화학, LG생명과학이다. LG전자는 세계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올려가며 일정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글로벌 플레이어이고 LG화학은 중국 쪽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새로운 동력을 얻었으며 LG생명과학은 신약 개발에 있어 국내 선도업체다. 한 마디로 꿈이 있다.

그러나 업황에 따라 변동성이 심하고 투자자가 이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LG전자는 세계 IT 경기에 민감하며 LG화학은 유가와 제품가격의 변동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규모가 크다고는 하나 LG전자와 LG화학의 주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기순환적 사업의 성격은 어쩔 수가 없다.

또 하나 ㈜LG의 아킬레스건은 통신 부문이다. LG텔레콤은 이동통신업계에서 만년 3위 기업이다. 번호이동성으로 가입자가 600만 명으로 늘어 독자생존이 가능한 범위로 들어갔다고는 하나 1,2위와의 격차가 여전히 클 뿐 아니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이미 포화에 들어가 성장이 정체되었다.

데이콤의 영업 상황도 안개 속이다. 이미 국제 전화는 메신저 등 갖가지 대체재로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고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최근 두루넷 인수에 실패하면서 파워콤과의 시너지 효과도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다.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한 점도 지적된다. 다만 지주회사 형태라 자회사가 힘들다 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무리한 계열사 지원 확률이 적다는 점이 투자자를 안심케 한다.

GS홀딩스의 자회사는 모두 전형적인 내수 기업들이다. 따라서 LG전자나 LG화학만큼 성장성이 담보되어 있지 않지만 안정적이고 투자자 입장에서 이익 예측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익 규모는 크지 않지만 유통 부문인 LG유통과 LG홈쇼핑이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자본 지출이 크지 않아 이익잉여금이 당좌자산으로 연결된다는 비즈니스 모델 상의 우월점도 있다.

다만 LG칼텍스정유에 대한 의존도가 커서 GS홀딩스 전체의 가치가 자회사 하나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시장에서 흔히 정유업의 대체재로 GS홀딩스를 접근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된다.

현금흐름 차원에서 두 기업을 바라보면 그 차이가 명확해진다.

㈜LG는 본 사업 부문이 없는 지주회사지만 2005년 1월부터 대규모 현금흐름이 발생한다. LG브랜드를 사용하는 전 계열사로부터 브랜드로열티를 수취하기 때문이다. 3년 단위 계약으로 자동 재계약이 되며 연결매출액에서 광고비를 제외한 순매출액의 0.2%를 매월 현금으로 받는 조건이다. 순이익이 아니라 매출 기준이라 지분법평가이익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고 LG그룹 전체의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 로열티는 적지 않은 금액으로 ㈜LG의 기업가치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GS홀딩스의 현금흐름은 배당이다. 작년 LG칼텍스정유의 배당금 총액은 2550억원으로 배당성향은 무려 66%에 이른다. 합작법인이니만큼 높은 배당성향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며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만큼 GS홀딩스의 현금흐름에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된다. 또한 작년 LG유통과 LG홈쇼핑의 배당성향이 각각 36.1%, 66.52%로 사업 모델 상 높은 배당성향을 가져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종합해보면 지주회사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그 선택도 달라질 것이다. 즉 경기순환적 방향성 혹은 성장을 통한 수익을 원한다면 ㈜LG가, 안정적인 사업과 내수 회복을 통한 수익을 원한다면 GS홀딩스가 적합하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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