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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코카콜라가 될 것인가?
'Good to Great'코너는 주식의 매수, 매도 추천을 위한 코너가 아닙니다. 이 코너는 한국의 좋은 기업이 세계적으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습니다. VIP투자자문은 기업의 장기전략, 재무, 주주정책에 대한 컨설팅을 통해 한국에서 '위대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싸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방법은? 그 답은 '라면'이다. 봉지라면 하나를 사면 국물까지 먹을 수 있는데도 500~600원에 한끼가 해결된다. 조금 더 사치를 해서 컵라면을 사더라도 대부분은 1000원 안쪽에서 한끼를 해결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다른 식사대용품의 경우 김밥은 2000~3000원, 짜장면은 2500~3000원, 햄버거 하나면 1000~3000원, 햄버거 세트는 3000~4000원에 달한다. 이 밖에 피자는 한판에 10000~25000원 수준이니, 한 명당 3000~6000원 정도를 들여야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라면은 가격측면에서는 매우 '경쟁력 있는' 식사대용식품이다.
실제로 한국 사람들은 식사대용품으로 라면을 많이 먹는다. 일년에 한국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먹는 라면숫자는 84개나 된다. 라면은 한국사람들에게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근로자의 최저생계비를 떨어뜨리는 데도 큰 기여를 했다.
이 밖에도 수해 등 각종 재난상황에 손쉽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비상식량과 구호물품으로 많이 활용되어 왔다. 가히 '라면의 경제학'이라 할만큼 라면은 경제적, 문화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라면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업체는 농심이다. 농심은 시장점유율 73.1%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삼양식품, 한국야쿠르트, 오뚜기 등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있다. 심지어 빙그레는 아예 라면시장 철수를 선언하기도 했다.
농심338,000원, ▼-3,000원, -0.88%은 내수경기가 침체였던 올해 상반기에도 놀라운 실적 호전세를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5%증가한 8,067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20.9% 증가한 888억원, 순이익은 14.9%증가한 699억원이었다. 2분기 실적만 보면 순이익 15.6%증가로 실적 증가추세는 더욱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농심의 이러한 실적은 국내 내수경기의 침체 그리고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 속에서 일구어 낸 성과라 각별한 의미가 있다. 과연 농심이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매출비중이 높은 제품 위주로 과감한 단가인상
농심의 주력 매출 품목은 단연 라면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라면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4.52%다. 이는 전년 상반기 라면품목의 매출비중(내수기준) 66.41%보다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이번 매출액은 5,205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의 4,761억 원보다 오히려9.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판매 수량 증가율은 1.68%에 그쳤다. 결국 사람들이 먹는 라면의 숫자는 거의 정체되어 있지만 독점력을 기반으로 가격을 인상했고, 그 결과 매출이 늘고, 수익성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된 셈이다.
서민들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라면의 판매가격은 지난 1963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2000년도까지는 37년 동안 단 네 번만 인상됐다. 하지만 2000년도 들어서면서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2000년 이후 약 4년 동안 라면의 판매가격은 무려 세 번씩이나 인상됐다. 원자재 중 18.1%를 차지하는 소맥분과 6.3%의 전분 그리고 4.0%를 차지하는 팜유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서 제품단가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사실 원자재 가격은 오르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지만, 농심은 독점력을 기반으로 소비자 이탈이 거의 없이 판매단가를 인상해왔고, 그 결과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둘째, 마진이 높은 신규 제품 출시와 유통망 확대
농심은 국내 라면시장 성장의 한계를 인식하고, 라면의 매출비중을 점차적으로 줄이고 대신 마진율이 좋은 제품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부문이 음료사업과 농심이 보유하고 있는 강력한 유통망 (특약점-600여 개, 직거래점-5,000여 개)을 바탕으로 한 네슬레 제품 대행판매사업 등이다.
라면사업부문이 농심의 안정적인 캐쉬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면 음료사업부문은 농심의 새로운 성장동력원이다.
농심은 1998년 3월부터 음료사업을 시작했다. 음료사업은 연간 27.7%씩 성장하는 고성장 사업이다. 농심은 올 상반기에만 519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는데 특히 생수(삼다수)부문에서만 300억 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수사업은 제조원가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 고마진 사업이라는 특성이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생수는 기존 탄산음료 시장과 끓여먹는 숫돗물을 빠르게 대체해나가고 있다. 실제로 코카콜라는 탄산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예전 같지 않자 다사니 브랜드로 생수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고마진 사업으로 인식된 까닭에 많은 음식료 업체들이 생수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많은 업체들의 진출로 작년 기준 2,510억 원 규모의 생수시장은 향후 5년 내에 5,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먹는샘물협회에 공식 등록한 업체만도 60개가 넘고, 지방생수업체를 합치면 수백개가 난립하고 있지만 농심의 삼다수는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다. 2003년 삼다수의 페트병 부분 시장점유율은 35%를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에는 42.5%에 달할 정도로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농심은 1998년 과연 라면 회사가 생수장사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속에서 출시하자마자 돌풍을 불러일으키면서 단숨에 강자로 떠올랐다.
삼다수의 성공요인은 첫째, 화산암반수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물 맛에 있다.
제주 삼다수의 물 맛은 한라산 단일수원의 원수로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다. 또한 삼다수는 110여 회의 화산 폭발로 태어난 다공질 화산 현무암층이 숯이나 활성탄 필터처럼 지하수를 걸러낸 화산암반수로 수질이 매우 순수하고 깨끗하다. 게다가 삼다수에는 각종 유익한 미네랄 성분이 녹아있어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제주 삼다수의 이러한 물 맛과 이미지는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됐다.
두번째는 역시 강력한 유통망이었다.
라면은 담배와 함께 전국 구석구석의 유통망이 깔려있는 제품이다. 농심의 ‘화산 암반수~ 제주 삼다수~’라는 로고송과 함께 촘촘히 깔려있는 유통망을 활용해서 삼다수를 실어날랐고, 그 효과는 탁월했다. 삼다수는 제주도를 청정 이미지로 브랜드화하는데도 기여를 했고, 관광객에게는 제주를 한번쯤 가보고 싶은 깨끗한 곳으로 인식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 외 농심은 1995년부터 웰치포도주스를 수입판매하다가 2003년 3월에 미국의 웰치사와 기술제휴를 맺고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다. 주스시장의 안정적인 성장과 웰치주스의 성공적인 시장정착은 향후 농심의 음료사업부문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적극적인 원가절감 노력
농심의 원가율은 2000년 초만해도 70~75% 수준이었으나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번 2분기 농심의 매출원가율은 66.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은 원가절감을 위해 2001년 4월 구미에다 최첨단 인텔리전트 공장을 설립했다. 이 곳은 생산에서 물류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공정이 컴퓨터 정보시스템화돼 운영되고 있다. 그 외 안양공장 역시 2001년 4월부터 총 90억 원을 추가로 설비투자하여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제품단가 인상과 함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농심의 경영전략은 마진의 극대화에 일조하고 있다.
글로벌화를 통해 한국의 코카콜라가 될 것인가?
워렌버핏은 세계적으로 성장성이 있고, 독점력을 갖춘 소비재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매입하여 장기간 보유하는 것을 선호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카콜라와 질레트다. 과연 워렌버핏이 똑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한국에서 주식을 선택한다면 어떤 주식을 고를 것인가?
한국 기업 중에서는 소비자 독점력, 중독성, 세계시장진출 가능성 등을 종합하면 역시 농심이 0순위 후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라면의 양적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특히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이다. 농심이 중국시장 진출을 고려한 시기는 1988년 서울올림픽 무렵, 그 뒤 10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현재 청도, 상해, 심양의 세 곳에서 법인을 운영 중이다.
현재 중국인 1인당 연평균 라면 식수가 18개이다. 국내에서 평균 소비하는 연간 라면 숫자가 84개임을 감안했을 때 중국 라면시장은 성장잠재력이 매우 풍부함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은 1인당 라면 소비량이 아직 적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절대 인구가 많아서 2003년 기준으로 총 240억 식이 판매됐는데 이는 세계 라면시장의 42.4% 수준(수량)의 거대 시장이다.
중국시장 외에 농심이 집중하고 있는 지역은 북미시장이다.
진출 초기에는 현지 교포들을 대상으로 수출위주로 시장을 공략했으나 이번에 총 5,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라면제조공장을 LA 인근에 짓고 있다. 이는 교포들 위주의 영업에서 매운 맛을 즐기는 멕시코쪽과 히스패닉 계층까지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나아가 미국시장뿐만이 아닌 캐나다와 브라질 시장까지 농심의 영업망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입맛과 유통망의 문제로 인해 전통적으로 내수업종으로만 여겨졌던 음식료 사업을 해외까지 적극적으로 확장하려는 농심의 전략이 성공해서 과연 ‘한국의 코카콜라’가 될 수 있을지는 계속 지켜 볼만한 이슈가 될 것이다.
농심의 리스크는 트렌드의 변화와 성장성의 한계
첫번째는 이미 국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라면을 먹고 있다는 점이다.
앞에서도 지적한 바와 마찬가지로 국내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연간 84개 수준이다. 일본의 43개, 홍콩의 42개, 대만의 62개 등 라면소비가 많은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도 단연 1등이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라면 소비는 농심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소비수준이 높아지고, '웰빙트렌드'로 대변되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사회 풍조에 비춰볼 때, 가격 경쟁력에 기반한 라면의 경쟁력은 상당히 쇠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최근 수년간 라면시장이 숫자적인 측면에서 계속 정체되어 왔다는 점은 이 같은 관점을 뒷받침해준다.
두번째는 중국의 라면시장 진출이 얼마나 성공적일까하는 점이다.
중국은 우리 나라와 달리 끓여먹는 라면이 아니라 물어 부어 불려먹는 라면이 시장의 주류를 이룬다. 맛도 또한 얼큰한 맛이라기 보다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국물이 주를 이룬다.
농심이 주로 생산하는 신라면, 안성탕면 등은 '차별화'에는 성공할 수 있지만, 과연 전체 중국 사람의 입맛을 바꿔서 큰 폭의 매출 성장이 이뤄내고 '주류'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농심이 중국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1% 수준의 시장점유율은 전체 중국 시장에 '진입'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농심이 국내 일등 라면 업체를 넘어, 세계적인 식품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계적인 식품회사가 한국에서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농심은 충분히 주목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 농심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김민국 kim@viptooza.com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
한국에서 가장 싸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방법은? 그 답은 '라면'이다. 봉지라면 하나를 사면 국물까지 먹을 수 있는데도 500~600원에 한끼가 해결된다. 조금 더 사치를 해서 컵라면을 사더라도 대부분은 1000원 안쪽에서 한끼를 해결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다른 식사대용품의 경우 김밥은 2000~3000원, 짜장면은 2500~3000원, 햄버거 하나면 1000~3000원, 햄버거 세트는 3000~4000원에 달한다. 이 밖에 피자는 한판에 10000~25000원 수준이니, 한 명당 3000~6000원 정도를 들여야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라면은 가격측면에서는 매우 '경쟁력 있는' 식사대용식품이다.
실제로 한국 사람들은 식사대용품으로 라면을 많이 먹는다. 일년에 한국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먹는 라면숫자는 84개나 된다. 라면은 한국사람들에게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근로자의 최저생계비를 떨어뜨리는 데도 큰 기여를 했다.
이 밖에도 수해 등 각종 재난상황에 손쉽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비상식량과 구호물품으로 많이 활용되어 왔다. 가히 '라면의 경제학'이라 할만큼 라면은 경제적, 문화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라면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업체는 농심이다. 농심은 시장점유율 73.1%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삼양식품, 한국야쿠르트, 오뚜기 등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있다. 심지어 빙그레는 아예 라면시장 철수를 선언하기도 했다.
농심338,000원, ▼-3,000원, -0.88%은 내수경기가 침체였던 올해 상반기에도 놀라운 실적 호전세를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5%증가한 8,067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20.9% 증가한 888억원, 순이익은 14.9%증가한 699억원이었다. 2분기 실적만 보면 순이익 15.6%증가로 실적 증가추세는 더욱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농심의 이러한 실적은 국내 내수경기의 침체 그리고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 속에서 일구어 낸 성과라 각별한 의미가 있다. 과연 농심이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매출비중이 높은 제품 위주로 과감한 단가인상
농심의 주력 매출 품목은 단연 라면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라면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4.52%다. 이는 전년 상반기 라면품목의 매출비중(내수기준) 66.41%보다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이번 매출액은 5,205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의 4,761억 원보다 오히려9.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판매 수량 증가율은 1.68%에 그쳤다. 결국 사람들이 먹는 라면의 숫자는 거의 정체되어 있지만 독점력을 기반으로 가격을 인상했고, 그 결과 매출이 늘고, 수익성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된 셈이다.
서민들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라면의 판매가격은 지난 1963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2000년도까지는 37년 동안 단 네 번만 인상됐다. 하지만 2000년도 들어서면서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2000년 이후 약 4년 동안 라면의 판매가격은 무려 세 번씩이나 인상됐다. 원자재 중 18.1%를 차지하는 소맥분과 6.3%의 전분 그리고 4.0%를 차지하는 팜유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서 제품단가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사실 원자재 가격은 오르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지만, 농심은 독점력을 기반으로 소비자 이탈이 거의 없이 판매단가를 인상해왔고, 그 결과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둘째, 마진이 높은 신규 제품 출시와 유통망 확대
농심은 국내 라면시장 성장의 한계를 인식하고, 라면의 매출비중을 점차적으로 줄이고 대신 마진율이 좋은 제품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부문이 음료사업과 농심이 보유하고 있는 강력한 유통망 (특약점-600여 개, 직거래점-5,000여 개)을 바탕으로 한 네슬레 제품 대행판매사업 등이다.
라면사업부문이 농심의 안정적인 캐쉬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면 음료사업부문은 농심의 새로운 성장동력원이다.
농심은 1998년 3월부터 음료사업을 시작했다. 음료사업은 연간 27.7%씩 성장하는 고성장 사업이다. 농심은 올 상반기에만 519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는데 특히 생수(삼다수)부문에서만 300억 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수사업은 제조원가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 고마진 사업이라는 특성이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생수는 기존 탄산음료 시장과 끓여먹는 숫돗물을 빠르게 대체해나가고 있다. 실제로 코카콜라는 탄산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예전 같지 않자 다사니 브랜드로 생수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고마진 사업으로 인식된 까닭에 많은 음식료 업체들이 생수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많은 업체들의 진출로 작년 기준 2,510억 원 규모의 생수시장은 향후 5년 내에 5,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먹는샘물협회에 공식 등록한 업체만도 60개가 넘고, 지방생수업체를 합치면 수백개가 난립하고 있지만 농심의 삼다수는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다. 2003년 삼다수의 페트병 부분 시장점유율은 35%를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에는 42.5%에 달할 정도로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농심은 1998년 과연 라면 회사가 생수장사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속에서 출시하자마자 돌풍을 불러일으키면서 단숨에 강자로 떠올랐다.
삼다수의 성공요인은 첫째, 화산암반수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물 맛에 있다.
제주 삼다수의 물 맛은 한라산 단일수원의 원수로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다. 또한 삼다수는 110여 회의 화산 폭발로 태어난 다공질 화산 현무암층이 숯이나 활성탄 필터처럼 지하수를 걸러낸 화산암반수로 수질이 매우 순수하고 깨끗하다. 게다가 삼다수에는 각종 유익한 미네랄 성분이 녹아있어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제주 삼다수의 이러한 물 맛과 이미지는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됐다.
두번째는 역시 강력한 유통망이었다.
라면은 담배와 함께 전국 구석구석의 유통망이 깔려있는 제품이다. 농심의 ‘화산 암반수~ 제주 삼다수~’라는 로고송과 함께 촘촘히 깔려있는 유통망을 활용해서 삼다수를 실어날랐고, 그 효과는 탁월했다. 삼다수는 제주도를 청정 이미지로 브랜드화하는데도 기여를 했고, 관광객에게는 제주를 한번쯤 가보고 싶은 깨끗한 곳으로 인식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 외 농심은 1995년부터 웰치포도주스를 수입판매하다가 2003년 3월에 미국의 웰치사와 기술제휴를 맺고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다. 주스시장의 안정적인 성장과 웰치주스의 성공적인 시장정착은 향후 농심의 음료사업부문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적극적인 원가절감 노력
농심의 원가율은 2000년 초만해도 70~75% 수준이었으나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번 2분기 농심의 매출원가율은 66.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은 원가절감을 위해 2001년 4월 구미에다 최첨단 인텔리전트 공장을 설립했다. 이 곳은 생산에서 물류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공정이 컴퓨터 정보시스템화돼 운영되고 있다. 그 외 안양공장 역시 2001년 4월부터 총 90억 원을 추가로 설비투자하여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제품단가 인상과 함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농심의 경영전략은 마진의 극대화에 일조하고 있다.
글로벌화를 통해 한국의 코카콜라가 될 것인가?
워렌버핏은 세계적으로 성장성이 있고, 독점력을 갖춘 소비재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매입하여 장기간 보유하는 것을 선호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카콜라와 질레트다. 과연 워렌버핏이 똑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한국에서 주식을 선택한다면 어떤 주식을 고를 것인가?
한국 기업 중에서는 소비자 독점력, 중독성, 세계시장진출 가능성 등을 종합하면 역시 농심이 0순위 후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라면의 양적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특히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이다. 농심이 중국시장 진출을 고려한 시기는 1988년 서울올림픽 무렵, 그 뒤 10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현재 청도, 상해, 심양의 세 곳에서 법인을 운영 중이다.
현재 중국인 1인당 연평균 라면 식수가 18개이다. 국내에서 평균 소비하는 연간 라면 숫자가 84개임을 감안했을 때 중국 라면시장은 성장잠재력이 매우 풍부함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은 1인당 라면 소비량이 아직 적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절대 인구가 많아서 2003년 기준으로 총 240억 식이 판매됐는데 이는 세계 라면시장의 42.4% 수준(수량)의 거대 시장이다.
중국시장 외에 농심이 집중하고 있는 지역은 북미시장이다.
진출 초기에는 현지 교포들을 대상으로 수출위주로 시장을 공략했으나 이번에 총 5,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라면제조공장을 LA 인근에 짓고 있다. 이는 교포들 위주의 영업에서 매운 맛을 즐기는 멕시코쪽과 히스패닉 계층까지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나아가 미국시장뿐만이 아닌 캐나다와 브라질 시장까지 농심의 영업망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입맛과 유통망의 문제로 인해 전통적으로 내수업종으로만 여겨졌던 음식료 사업을 해외까지 적극적으로 확장하려는 농심의 전략이 성공해서 과연 ‘한국의 코카콜라’가 될 수 있을지는 계속 지켜 볼만한 이슈가 될 것이다.
농심의 리스크는 트렌드의 변화와 성장성의 한계
첫번째는 이미 국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라면을 먹고 있다는 점이다.
앞에서도 지적한 바와 마찬가지로 국내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연간 84개 수준이다. 일본의 43개, 홍콩의 42개, 대만의 62개 등 라면소비가 많은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도 단연 1등이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라면 소비는 농심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소비수준이 높아지고, '웰빙트렌드'로 대변되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사회 풍조에 비춰볼 때, 가격 경쟁력에 기반한 라면의 경쟁력은 상당히 쇠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최근 수년간 라면시장이 숫자적인 측면에서 계속 정체되어 왔다는 점은 이 같은 관점을 뒷받침해준다.
두번째는 중국의 라면시장 진출이 얼마나 성공적일까하는 점이다.
중국은 우리 나라와 달리 끓여먹는 라면이 아니라 물어 부어 불려먹는 라면이 시장의 주류를 이룬다. 맛도 또한 얼큰한 맛이라기 보다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국물이 주를 이룬다.
농심이 주로 생산하는 신라면, 안성탕면 등은 '차별화'에는 성공할 수 있지만, 과연 전체 중국 사람의 입맛을 바꿔서 큰 폭의 매출 성장이 이뤄내고 '주류'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농심이 중국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1% 수준의 시장점유율은 전체 중국 시장에 '진입'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농심이 국내 일등 라면 업체를 넘어, 세계적인 식품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계적인 식품회사가 한국에서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농심은 충분히 주목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 농심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김민국 kim@viptooza.com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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