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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 비타500 먹고 쑥쑥
진짜 히트상품의 출현
각 신문사들은 상반기, 하반기를 나눠 매년 히트상품을 발표한다. 히트상품 목록은 투자자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지만 정작 들여다보면 새로운 히트상품이라기 보다는 장수상품일 경우가 태반이다. 그만큼 새로운 상품이 나와 세상을 뒤흔들 만큼 히트상품이 될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다. 특히 하이트맥주, 프라이드, 백세주, 박카스처럼 한 회사의 운명을 바꿔줄 정도의 힘을 가진 히트상품은 정말 가뭄에 콩 나듯 한다.
그런 의미에서 광동제약5,560원, ▲100원, 1.83%의 ‘비타500’의 출현은 '사건'이다. 2001년 발매된 비타500은 그해 50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매년 100%의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월간 판매량 4200만병을 넘었다고 하니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온 국민이 매달 비타500을 한 병씩 마셔주고 있는 셈이다. 발매 초기만 해도 비타민 드링크라는 작은 시장에 국한된 찻잔 속의 태풍일 뿐이라고 여겨졌지만 이제는 드링크 시장을 삼켜버릴 기세다.
비타500이 출현하기 전인 99년만 해도 광동제약은 1차 부도 상태였다. 자금난으로 인해 외환위기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최씨 고집으로 알려진 최수부 회장으로 인해 회사 인지도는 높았지만 제품 포트폴리오는 회사를 다시 살려내기에 역부족이었다. 광동제약의 대표 제품인 쌍화탕과 우황청심환은 다른 제품과 차별화가 안 되는 브랜드가 되어 버렸고 경쟁 또한 격심했다. 그러던 와중에 비타민을 물에 녹여 드링크로 만든다는 아이디어가 회사를 살려냈다. 2000년 547억 적자에서 2001년 36억 흑자로 전환한 후 순이익이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모두 비타500의 공로다.
비타500의 히트를 단지 웰빙 바람의 영향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웰빙을 노리고 무수한 제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제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재벌계열 롯데제과의 헬쓰원같은 제품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드링크 시장의 베스트 브랜드로 떠오른 비타500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비타500이 성공한 이유
비타500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기능성이다. 2000년부터 비타민 바람이 불었는데 그때까지 나온 대부분의 비타민 복용 방식은 알약의 형태로 물과 함께 삼키거나 씹어 먹는 것이었다. 이 방식의 문제는 복용이 귀찮다는 것과 씹어먹을 경우 맛이 매우 시다는 점이다. 반면 비타500은 드링크형으로 복용이 간편하면서도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 한 병으로 하루 비타민 섭취량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게다가 기존 드링크 제품의 약점을 공격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었다. 바로 카페인이 없다는 사실이다. 드링크 제품의 대표상품 격인 박카스는 타우린 등이 들어있지만 카페인 함량이 높아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했는데 비타500은 이 부분에서 자유로워 상대적으로 몸에 좋은 드링크라는 인식을 확보할 수 있었다. 비타500이 웰빙 붐을 탔다고 한다면 이는 비타민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카페인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다는 뜻으로 이해하는게 정확하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두 번째 이유는 맛이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박카스의 성공 요인은 맛이 좋다는 점이었다. 운지천, 영비천 등 천연약재를 넣은 드링크가 박카스를 무너뜨리지 못한 요인도 기능성보다는 맛에 있었다. 비타500도 비타민만 들어 있고 맛이 너무 시거나 싱거웠다면 소비자들을 폭넓게 사로잡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비타500은 비타민 하면 연상되는 적당한 신맛이 있으면서도 감칠맛이 더해져 이전에는 없었던 독특한 맛을 냈다. 다른 유사 제품을 먹어보면 비타500과 똑 같은 맛이 나지는 않는데 그만큼 색깔 있는 맛을 창조해 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유통경로의 확보를 성공 요인에 추가할 수 있다. 비타500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약국 외에도 편의점, 슈퍼마켓, 할인점 등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기능성과 맛에 더해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넓게 확보했기 때문에 단기간에 높은 판매 수량이 가능할 수 있었다.
비타500, 박카스 꺾을 수 있을까
비타500이 히트상품을 넘어 베스트 브랜드 상품으로 가는 길에는 동아제약의 박카스가 버티고 있다. 동아제약 측에서는 비타500의 매출액이 아직 박카스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박카스가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만큼 쉽게 시장을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 말하며 애써 비타500의 존재를 격하하고 있다. 그러나 박카스와 비타500은 컨셉이 다를 뿐이지 시장이 다른 것이 아니다. 어차피 두 제품은 피로회복과 청량감을 위한 드링크제인 만큼 소비자의 제한된 예산과 입을 두고 경쟁하는 경쟁자다. 시장을 억지로 분할해서 다른 시장으로 규정하는 것은 기업의 욕심일 뿐 소비자는 그런 구분에 개의치 않는다.
현재 비타500은 박카스의 턱 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비타500은 상승추세, 박카스는 하락추세에 놓여 있어서 최근 월간 판매량 기준으로 비타500은 박카스의 70% 수준에 육박한다. 더 큰 문제는 박카스의 광고 컨셉과는 달리 젊은 층들이 박카스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물용으로도 비타500이 더 강세다. 선물을 받는 입장에서 박카스를 선호한다는 명확한 정보가 없다면 비타500이 더 선호되는 것이 변화된 현실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그만큼 올라갔다는 반증이다. 박카스가 공격적 마케팅으로 나오지만 비타500도 만만치 않다. 열악한 재무구조를 어느 정도 개선했기 때문에 톱스타 ‘비’를 내세워 광고 물량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드링크 시장은 신구 세력의 숙명적 대결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3~4년의 결과만으로 비타500의 승리를 예단하기에는 40년 박카스 역사를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전세는 비타500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광동제약이 박카스를 꺾기 위한 장기전으로 돌입하기 위해서는 이미 확보하고 있는 비타민 드링크제 시장의 사수가 우선이다. 이 면에서는 비타500이 경쟁사를 저만치 따돌렸다는 징후를 몇 가지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비타500이 비타민 드링크제 시장에서 꾸준히 70%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비타500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소위 '짝퉁'으로 인해 여러 제품 중 하나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실제 비타1000을 비롯해 30여개의 유사 제품이 범람하고 있다. 그러나 비타500의 판매량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에 놓여 있다. 오히려 짝퉁들이 비타민 드링크제 시장을 넓혀주고 그 대부분을 광동제약에 헌납하는 꼴이다.
이유는 유통망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만약 비타500이 약국에서만 유통되는 제품이었다면 짝퉁에 압사당했을지도 모른다. 약국에서는 약사가 유사제품을 건네 주더라도 가격만 좀 싸면 소비자가 수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광동제약이 제조하는 쌍화탕이나 우황청심환 등이 이 과정을 겪었다. 그러나 편의점, 슈퍼마켓, 할인점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본인이 직접 구매를 결정하므로 브랜드에 따른 선호도가 분명하다. 비타500은 감기 걸리면 마시는 쌍화탕이 아니라 소비자의 선호도가 분명한 청량음료에 가까운 탓이다. 게다가 체인 형태로 운영되며 대량구매를 하는 편의점, 슈퍼마켓, 할인점 등은 브랜드가 명확하고 재고 회전이 빠른 제품을 선호한다. 짝퉁 제품 제조회사에서 금반지를 건넨다고 해서 그 제품을 진열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결국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짝퉁에 의해 비타500의 힘이 떨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 광동제약도 비타500의 브랜드를 올리기 위한 마케팅에 소홀하지 않다. 그 효과는 미지수지만 심지어 라그나로크 같은 게임에서 마케팅을 진행할 정도로 제약업체로는 보기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짝퉁을 만드는 후발주자들이 획기적인 뭔가를 하지 않는 이상 비타500을 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광동제약은 베스트스톡인가
광동제약은 전설적 투자자인 피터 린치 스타일에 딱 맞는 종목이다. 주변에서 히트상품을 확인할 수 있고 매출과 순이익 면에서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재무구조를 보면 밸류에이션이 아주 매력적이지는 않아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 비타500이 누적판매량으로 3억병을 넘겼다고는 하지만 아직 매출비중이 30%를 조금 넘는 수준이고 외환위기 때 입은 상처가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이 830억원으로 낮지 않은 수준인데 반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이익잉여금이 127억원에 불과하고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PER이 10배 수준으로 제약업계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작년 배당금이 주당 20원으로 시가배당률이 1.2%에 그치고 있다.
결국 높은 밸류에이션, 아직 완벽하지 않은 재무구조, 다소 복잡한 제품포트폴리오가 베스트 스톡이 되는 장애물로 지적된다. 즉 비타500으로 인한 성장 가능성은 있으나 자산, 배당으로 인한 하방경직성이 떨어지고 백세주가 한참 잘 팔리던 시절의 국순당에 비해 단순함이 부족해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광동제약이 베스트 스톡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비타500의 설비 증설과 해외수출 등 판매망 확충을 통해 물량을 늘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올려야 한다. 또한 수익이 되지 않는 아이템을 과감히 철수시켜 이익률을 제고해야 한다. 이어 여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부채를 갚고 잉여금을 쌓아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타500이 꾸준히 현금을 창출해주면서 이와 같은 노력이 뒤따른다면 광동제약은 쌍화탕, 우황청심원을 만들 때와는 전혀 다른 가치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각 신문사들은 상반기, 하반기를 나눠 매년 히트상품을 발표한다. 히트상품 목록은 투자자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지만 정작 들여다보면 새로운 히트상품이라기 보다는 장수상품일 경우가 태반이다. 그만큼 새로운 상품이 나와 세상을 뒤흔들 만큼 히트상품이 될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다. 특히 하이트맥주, 프라이드, 백세주, 박카스처럼 한 회사의 운명을 바꿔줄 정도의 힘을 가진 히트상품은 정말 가뭄에 콩 나듯 한다.
그런 의미에서 광동제약5,560원, ▲100원, 1.83%의 ‘비타500’의 출현은 '사건'이다. 2001년 발매된 비타500은 그해 50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매년 100%의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월간 판매량 4200만병을 넘었다고 하니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온 국민이 매달 비타500을 한 병씩 마셔주고 있는 셈이다. 발매 초기만 해도 비타민 드링크라는 작은 시장에 국한된 찻잔 속의 태풍일 뿐이라고 여겨졌지만 이제는 드링크 시장을 삼켜버릴 기세다.
비타500이 출현하기 전인 99년만 해도 광동제약은 1차 부도 상태였다. 자금난으로 인해 외환위기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최씨 고집으로 알려진 최수부 회장으로 인해 회사 인지도는 높았지만 제품 포트폴리오는 회사를 다시 살려내기에 역부족이었다. 광동제약의 대표 제품인 쌍화탕과 우황청심환은 다른 제품과 차별화가 안 되는 브랜드가 되어 버렸고 경쟁 또한 격심했다. 그러던 와중에 비타민을 물에 녹여 드링크로 만든다는 아이디어가 회사를 살려냈다. 2000년 547억 적자에서 2001년 36억 흑자로 전환한 후 순이익이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모두 비타500의 공로다.
비타500의 히트를 단지 웰빙 바람의 영향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웰빙을 노리고 무수한 제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제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재벌계열 롯데제과의 헬쓰원같은 제품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드링크 시장의 베스트 브랜드로 떠오른 비타500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비타500이 성공한 이유
비타500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기능성이다. 2000년부터 비타민 바람이 불었는데 그때까지 나온 대부분의 비타민 복용 방식은 알약의 형태로 물과 함께 삼키거나 씹어 먹는 것이었다. 이 방식의 문제는 복용이 귀찮다는 것과 씹어먹을 경우 맛이 매우 시다는 점이다. 반면 비타500은 드링크형으로 복용이 간편하면서도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 한 병으로 하루 비타민 섭취량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게다가 기존 드링크 제품의 약점을 공격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었다. 바로 카페인이 없다는 사실이다. 드링크 제품의 대표상품 격인 박카스는 타우린 등이 들어있지만 카페인 함량이 높아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했는데 비타500은 이 부분에서 자유로워 상대적으로 몸에 좋은 드링크라는 인식을 확보할 수 있었다. 비타500이 웰빙 붐을 탔다고 한다면 이는 비타민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카페인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다는 뜻으로 이해하는게 정확하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두 번째 이유는 맛이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박카스의 성공 요인은 맛이 좋다는 점이었다. 운지천, 영비천 등 천연약재를 넣은 드링크가 박카스를 무너뜨리지 못한 요인도 기능성보다는 맛에 있었다. 비타500도 비타민만 들어 있고 맛이 너무 시거나 싱거웠다면 소비자들을 폭넓게 사로잡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비타500은 비타민 하면 연상되는 적당한 신맛이 있으면서도 감칠맛이 더해져 이전에는 없었던 독특한 맛을 냈다. 다른 유사 제품을 먹어보면 비타500과 똑 같은 맛이 나지는 않는데 그만큼 색깔 있는 맛을 창조해 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유통경로의 확보를 성공 요인에 추가할 수 있다. 비타500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약국 외에도 편의점, 슈퍼마켓, 할인점 등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기능성과 맛에 더해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넓게 확보했기 때문에 단기간에 높은 판매 수량이 가능할 수 있었다.
비타500, 박카스 꺾을 수 있을까
비타500이 히트상품을 넘어 베스트 브랜드 상품으로 가는 길에는 동아제약의 박카스가 버티고 있다. 동아제약 측에서는 비타500의 매출액이 아직 박카스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박카스가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만큼 쉽게 시장을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 말하며 애써 비타500의 존재를 격하하고 있다. 그러나 박카스와 비타500은 컨셉이 다를 뿐이지 시장이 다른 것이 아니다. 어차피 두 제품은 피로회복과 청량감을 위한 드링크제인 만큼 소비자의 제한된 예산과 입을 두고 경쟁하는 경쟁자다. 시장을 억지로 분할해서 다른 시장으로 규정하는 것은 기업의 욕심일 뿐 소비자는 그런 구분에 개의치 않는다.
현재 비타500은 박카스의 턱 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비타500은 상승추세, 박카스는 하락추세에 놓여 있어서 최근 월간 판매량 기준으로 비타500은 박카스의 70% 수준에 육박한다. 더 큰 문제는 박카스의 광고 컨셉과는 달리 젊은 층들이 박카스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물용으로도 비타500이 더 강세다. 선물을 받는 입장에서 박카스를 선호한다는 명확한 정보가 없다면 비타500이 더 선호되는 것이 변화된 현실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그만큼 올라갔다는 반증이다. 박카스가 공격적 마케팅으로 나오지만 비타500도 만만치 않다. 열악한 재무구조를 어느 정도 개선했기 때문에 톱스타 ‘비’를 내세워 광고 물량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드링크 시장은 신구 세력의 숙명적 대결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3~4년의 결과만으로 비타500의 승리를 예단하기에는 40년 박카스 역사를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전세는 비타500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광동제약이 박카스를 꺾기 위한 장기전으로 돌입하기 위해서는 이미 확보하고 있는 비타민 드링크제 시장의 사수가 우선이다. 이 면에서는 비타500이 경쟁사를 저만치 따돌렸다는 징후를 몇 가지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비타500이 비타민 드링크제 시장에서 꾸준히 70%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비타500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소위 '짝퉁'으로 인해 여러 제품 중 하나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실제 비타1000을 비롯해 30여개의 유사 제품이 범람하고 있다. 그러나 비타500의 판매량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에 놓여 있다. 오히려 짝퉁들이 비타민 드링크제 시장을 넓혀주고 그 대부분을 광동제약에 헌납하는 꼴이다.
이유는 유통망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만약 비타500이 약국에서만 유통되는 제품이었다면 짝퉁에 압사당했을지도 모른다. 약국에서는 약사가 유사제품을 건네 주더라도 가격만 좀 싸면 소비자가 수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광동제약이 제조하는 쌍화탕이나 우황청심환 등이 이 과정을 겪었다. 그러나 편의점, 슈퍼마켓, 할인점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본인이 직접 구매를 결정하므로 브랜드에 따른 선호도가 분명하다. 비타500은 감기 걸리면 마시는 쌍화탕이 아니라 소비자의 선호도가 분명한 청량음료에 가까운 탓이다. 게다가 체인 형태로 운영되며 대량구매를 하는 편의점, 슈퍼마켓, 할인점 등은 브랜드가 명확하고 재고 회전이 빠른 제품을 선호한다. 짝퉁 제품 제조회사에서 금반지를 건넨다고 해서 그 제품을 진열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결국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짝퉁에 의해 비타500의 힘이 떨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 광동제약도 비타500의 브랜드를 올리기 위한 마케팅에 소홀하지 않다. 그 효과는 미지수지만 심지어 라그나로크 같은 게임에서 마케팅을 진행할 정도로 제약업체로는 보기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짝퉁을 만드는 후발주자들이 획기적인 뭔가를 하지 않는 이상 비타500을 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광동제약은 베스트스톡인가
광동제약은 전설적 투자자인 피터 린치 스타일에 딱 맞는 종목이다. 주변에서 히트상품을 확인할 수 있고 매출과 순이익 면에서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재무구조를 보면 밸류에이션이 아주 매력적이지는 않아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 비타500이 누적판매량으로 3억병을 넘겼다고는 하지만 아직 매출비중이 30%를 조금 넘는 수준이고 외환위기 때 입은 상처가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이 830억원으로 낮지 않은 수준인데 반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이익잉여금이 127억원에 불과하고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PER이 10배 수준으로 제약업계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작년 배당금이 주당 20원으로 시가배당률이 1.2%에 그치고 있다.
결국 높은 밸류에이션, 아직 완벽하지 않은 재무구조, 다소 복잡한 제품포트폴리오가 베스트 스톡이 되는 장애물로 지적된다. 즉 비타500으로 인한 성장 가능성은 있으나 자산, 배당으로 인한 하방경직성이 떨어지고 백세주가 한참 잘 팔리던 시절의 국순당에 비해 단순함이 부족해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광동제약이 베스트 스톡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비타500의 설비 증설과 해외수출 등 판매망 확충을 통해 물량을 늘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올려야 한다. 또한 수익이 되지 않는 아이템을 과감히 철수시켜 이익률을 제고해야 한다. 이어 여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부채를 갚고 잉여금을 쌓아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타500이 꾸준히 현금을 창출해주면서 이와 같은 노력이 뒤따른다면 광동제약은 쌍화탕, 우황청심원을 만들 때와는 전혀 다른 가치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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