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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쓴약' 기업가치 제고엔 '보약'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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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1차 방어전 성공, 그러나..


올초 주주총회 시즌의 핫이슈는 SK주총에서 소버린이 제안한 안건들이 채택이 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결과는 SK의 현 경영진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SK 이사선임과 정관 개정안 등을 두고 소버린 측과 표 대결을 벌여 현 경영진은 거의 모든 안건에서 4∼20% 앞서는 승리를 거뒀다. SK는 12.6%에 달하는 소액주주 지분의 절반에 해당하는 6% 위임장을 확보해서 2%에 그친 소버린을 크게 앞섰다.

소버린 측의 패인으로는 우선 그린메일 가능성에 대한 논란으로 소액주주들이 등을 돌렸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소버린이 승리할 경우 국가기간 산업인 에너지 사업이 외국인의 손아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한 국내 기관투자자 및 채권단들이 현 경영진을 지지했다는 것도 소버린에게 결정적인 타격이었다.

그러나 이것으로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작년 말 44%대에 불과했던 외국인 지분율이 주주 명부 폐쇄 기준일이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현재 61%를 넘어가고 있다. SK의 백기사를 자처했던 국내 기관투자자들과 소액주주들의 지분이 점차 외국인들에게 넘어가고 있는 셈이다. 소버린 측도 최태원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주총을 하이라이트로 보고 차근차근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분 변화 추이로 볼 때 SK 현 경영진에게는 내년 주총이 매우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외국인들의 지분 증가는 소버린 측에 우호적이거나 최소한 중립적인 표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외국인들이 올해 들어 SK주식을 매수한 평균단가는 4만원대인데, 이는 주당순자산을 넘어가는 가격대이기 때문에 단순한 장부상 주식가치 그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샀다는 의미도 된다.

실제로 내년 주주총회에서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는 지분은 프리미엄을 받고 거래될 수도 있다. 현 경영진의 입장에서 보면 기대 이상의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 가치상승을 이뤄내지 않으면 외국인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은 SK의 어떤 가치를 보고 이렇게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일까? 우선 SK의 사업구조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석유화학산업의 총아 SK의 주요 사업부분


우리의 일상생활은 석유 없이는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도록 돼 있다. 우리는 석유로 만들어진 의복을 입으며, 석유로 움직이는 교통기관을 이용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생활용품 또한 거의 대부분이 석유화학제품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1차 에너지 소비 중 석유의 비중은 60%가 넘는다.

석유는 다른 에너지 보다 열효율이 높고, 취급이 간편하며, 공업용 기초원료라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각광 받는 주종 에너지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기술적인 면과 경제적인 면을 동시에 고려해 불 때 앞으로도 상당기간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맨 처음 원유를 정제하면 휘발유, 등유, 경유, 나프타 등으로 분해된다. 나프타의 분해를 통해서 합성수지를 생성하여 석유화학 최종제품에 쓰이게 된다. SK는 석유정제 사업부터 시작하여 석유개발사업, 가스사업, 윤활유 사업, 폴리머사업, 석탄사업에 이르기 까지 종합석유화학업체로서 다루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폭넓은 사업영역을 유지하고 있다.

(1) 석유사업(71.7%)


석유사업은 SK의 가장 주된 사업분야이다. 현재 시장점유율 32.1%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 선도 업체이며 전국에 주유소 3,855개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 최대의 판매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SK는 기존사업의 안정적인 기반 하에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인 OK캐쉬백, 엔크린 보너스카드를 통해 고객 고정화 및 고객만족도 제고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 국내 다수의 소비자만족도 조사기관으로부터 주유소 부문 1위 업체로 선정되는 등 국내 정유업계 리더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원유는 탄소와 수소의 화합물로 만들어져 있는 탄화수소가 주성분이지만 기타 여러 가지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같은 불순물을 제거하면서 다른 성질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을 석유의 정제라고 한다.

아시아 정유시장은 1990년부터 이어진 수년간의 설비증설로 인해 1999년부터 2003년까지 공급초과를 겪어왔다. 그 결과 정제마진은 1990년대 중반까지의 3~6달러에서 1990년대 후반 이후 배럴당 1~3달러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정제마진 축소로 인하여 1990년대 후반 이후 설비증설이 둔화되었고, 이로 인해 2006년까지 연평균 생산량 증가율은 2.2%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에 아시아 지역 수요는 2006년까지 일본수요의 회복과 중국경제의 급성장으로 인해 연평균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정제마진이 향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여 SK의 수익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정제마진의 개선은 국내 정유사들의 가동률 하락으로 국내 정유사간 경쟁이 크게 완화되었다는 데에도 근거를 두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1998~2001년 평균 93.7%의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며 석유제품 생산량의 32.1%를 직수출하는 과잉생산으로 국내 시장에서 상당히 심한 가격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자금난에 봉착한 인천정유, 현대정유를 시작으로 2001년부터 가동률을 크게 떨어뜨려 업종 전반적으로 가동률을 낮추기 시작, 국내 업체들간의 과당경쟁은 크게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석유정제업은 저 마진 대량판매업 특성으로 인해 소폭의 마진변화에도 손익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제마진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매출비중> <시장점유율>


(2) 화학사업(22.4%)


화학사업은 원유정제과정에서 산출된 나프타를 이용하여 기초유분 또는 합성수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보통 가장 많이 쓰이는 에틸렌의 생산능력이 그 회사의 규모를 대표한다. 현재 SK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73만톤으로 시장규모 4위를 차지하고 있다.
SK는 나프타 분해공정을 통해 에틸렌, 파라자일렌, 스티렌모노머, 합성수지 등을 생산한다. 2001년에 심한 불경기를 겪었던 세계 유화업계는 2002년부터 점진적으로 회복국면으로 전환돼 상승 국면을 맞고 있다. 이는 세계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요의 증가(중국수요증가)와 신증설 물량 감소에 따른 공급축소에 원인이 있다.

이번 유화경기 상승지속의 최대 걸림돌은 중국과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2005년 이후의 대규모 증설투자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수입수요를 갖고 있는 국가로서 국가차원에서 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동은 절대적의 원가우위를 이용한 부가가치 제고 측면에서 석유화학공장 건설 프로젝트들을 추진하고 있다.

(3) 기타사업(5.9%)


윤활유사업

윤활유 부문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가솔린 엔진오일 30%, 디젤 엔진오일 40%로 업계 선두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고품질/고가격 브랜드 전략으로 고마진을 누리고 있다. 대표브랜드인 ZIC의 경우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실시한 한국 산업 브랜드 파워조사에서 5년 연속 1위로 선정되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윤활유 업계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한 ZIC의 활동무대는 이제 해외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미 확고한 기반을 구축한 러시아시장에서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중국시장에서는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개시하여 윤활유 완제품 수출량은 전년대비 39%증가하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개발사업

SK는 현재 생산되고 있거나 개발된 광구를 포함해 총 11개국 19개의 광구에서 석유의 탐사, 개발, 생산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83년 석유개발사업을 처음 시작한 이래 총 8.7억달러를 투자하여 현재까지 12.8억 달러의 수익을 거둔 바 있다.

2003년 기준 석유개발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8%로 석유화학이나 석유정제부문에 비해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SK는 현재 2%에 불과한 원유자급률을 장기적으로 10%수준까지 끌어 올리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원유개발-정제-마케팅에 이르는 석유사업부문의 수직계열화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타사와 차별화된 경쟁우위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SK의 경영권은 누구에게로?

SK가 보유한 SK텔레콤 지분은 21.47%로서 시가로 3조원에 달한다. 이는 현재 SK의 시가총액의 절반을 넘는 금액으로 SK텔레콤이 현 시가대로만 매각될 경우에도 단기 차입금 대부분을 갚을 수 있을 정도로 큰 금액이다. 소버린이 주식을 샀던 평균 가격대는 9300원 수준으로 SK의 시가총액이 1조 2천억원에 불과했을 때다. 소버린은 1700억원 남짓한 돈으로 한국 최대 규모의 에너지 회사인 SK의 1대주주가 되고, 보너스로 최대의 무선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의 유력지분까지 확보했던 셈이다.

소버린의 최종적인 노림수는 무엇일까? 소버린은 결국 최태원 회장을 몰아낸 다음 경영권 확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 SK텔레콤 지분을 매각해서 SK의 시장가치를 올려간다는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의 주가는 45000원대로 소버린은 이미 매수단가 대비 400%에 가까운 평가이익을 올리고 있다.

소버린이 생각하는 주가 수준은 적어도 국내 3위권의 정유회사인 s-oil수준이 될 것이다. 주가가 장부가치 대비 얼마나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PBR에서 SK는 과거 4년 평균 s-oil의 1/3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런 PBR의 차이는 s-oil이 높은 배당성향과 정유사업 집중에 따른 고수익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버린은 비관련 사업분야인 SK텔레콤의 지분을 매각하고, 그 돈으로 부채를 갚거나 대규모 배당을 할 경우 최소한 업계 3위인 s-oil보다 높은 수준의 시장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할 것이다.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SK의 지배구조가 예전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주총장에서 이야기조차 꺼내지 못했던 회장의 퇴임이나 경영권 교체가 외국인 주주의 공식 제안을 통해 활발하게 논의가 되고 있다.

그에 맞춰서 SK의 현 경영진 또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대응 논리를 만들고, 지배구조 개선안과 기업가치 상승 방안을 내놓고 있다. 아무런 경영권 위협 없이 경영하던 시절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들이 여러 가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경영권 분쟁 속에서 SK위 기업가치는 재평가를 받고 있고, 주가 또한 저점 대비 7배 가량 오른 상태이다.

현 경영진과 소버린은 내년 주총에서도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외국인 투자자 등 다양한 성격의 주주들을 최대한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갖고 격돌할 것이다. SK는 으로부터의 상속이 경영권을 정당화시키는 '왕국'서 많은 주주의 지지를 얻어야 CEO가 될 수 있는 '공화국'로의 변신과정을 겪고 있다. 과연 이 과정에서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경영권 사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국 / kim@viptooza.com
이건규 / bluemoon@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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