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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뉴스와 '헛똑똑이'의 투자일지
뉴스와 '헛똑똑이'의 투자일지
주식투자를 하던 초창기 시절에 일기처럼 매일 투자일지라는 것을 적었다. 투자일지에는 보유 종목과 관심 종목에 대한 아이디어뿐 아니라 그날에 나온 뉴스와 그것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기록해뒀다.
VIP펀드를 시작한 2001년부터는 투자일지를 따로 관리하지 않았는데 집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99년도에 작성한 투자일지를 발견했다. 과연 과거에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99년 작성된 투자일지에서 눈에 띄는 뉴스는 대우 사태와 서해 교전이었다. 당시 나는 이 사건을 어떻게 해석할 것이며 주식시장과 나의 보유 종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분석하기에 바빴다. 특히 당시는 군 생활 중이어서 전 부대에 비상이 걸린 서해 교전은 나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당장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것 같았던 긴박한 순간에 군복을 입고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해 교전 때문에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나의 보유종목도 비슷한 운명이었다.
투자일지에 따르면 당시 나의 포트폴리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종목은 신세계였다. 투자아이디어는 단순했다. 할인점인 이마트의 성장이 눈부실 것이라는 점이었다. 주말에 휴가를 나오면 꼬박꼬박 집근처 이마트에 들러 장사가 잘 되고 있는지 서비스는 잘 하고 있는지 살핀뒤 기록해뒀다. 그러나 결국 1년 가까이 보유한 신세계를 99년 말에 팔아 버리고 말았다. 애당초 아이디어와는 다르게,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의 상장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가격이 9만원 정도였는데 장기 보유에는 실패한 셈이다.
투자일지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뉴스가 없는 날은 없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NEW한 것이 매일 쏟아지는 NEWS다. 또한 당시의 뉴스는 모두 다 크게 느껴지며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영향을 꼬박꼬박 미쳤다.
그러나 돌아보면 뉴스를 해석해서 시장에 대응하고자 하는 노력은 정말 헛된 것이었다. 나는 투자일지를 다시 보지 않았다면 서해교전이 99년에 일어났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심지어는 투자일지 속에서 아주 큰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 생각했던 뉴스조차 3개월 뒤면 까마득하게 까먹고 새로운 뉴스를 분석하기 바빴다. 뉴스를 분석하는 행위란 돌이 굴러 떨어지면 다시 밀어 올리는 시지푸스의 돌과 같았다.
결국 장기적 수익률과 성과를 갈랐던 요인은 개별 기업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핵심 투자아이디어였다. 당시 생각하고 실천에 옮겼던 신세계의 이마트 아이디어와 농심의 신라면 아이디어는 현재까지도 유효한 것이며 그동안 기업 가치도 그에 따라 꾸준히 상승했다. 주가도 그에 걸맞게 형성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들의 5년치 주가 차트를 보면 그동안 무슨 뉴스가 있었건 무슨 사건이 있었건 상관치 않는 모습이다. 나는 당시에 뉴스를 분석하기 보다는 투자아이디어가 아직도 유효한지 살펴보고 매도 판단을 유보하고 장기 보유를 하는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
99년 당시 나는 뉴스를 발견하고 분석하면서 똑똑한 척 했지만 실상은 엄청난 기회 비용을 발생시켰던 '헛똑똑이'였던 셈이다.
요즘 주식시장을 보면 유가 동향, 중국 경기, 금리 인상 여부 등이 만들어 내는 하루하루 뉴스에 휘둘리는 듯 하다. 그리고 밀고 밀리는 장세는 뉴스 예측을 바탕으로 이익을 취하려는 시장참여자들의 활동이 매우 활발함을 의미한다. 온라인 뉴스 등으로 인해 정보의 유통은 더욱 빨라졌고 뉴스의 범위 또한 국내를 넘어 국제로 확대되어 양 또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과연 1년 뒤에도 우리가 지금의 뉴스를 기억하고 있으며 높은 중요도를 부여할 것인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해교전이 잊혀진 것처럼 프로그램 매물 동향도, 이라크 정세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유가도 결국 잊혀지고 말 것이다.
반면 어떤 기업의 가치가 에스칼레이터처럼 올라갔는지만이 역사와 주가가 평가해 줄 것이고 투자자들에게는 당시 여러 가지 외부적인 이유로 사지 못했던 아쉬움만을 남길 것이다.
우리가 분석해야 할 핵심적인 정보는 매일 매일의 뉴스가 아니다. 투자자들 모두 허상보다는 진리를 좇는 현명한 투자자기 되길 기원한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주식투자를 하던 초창기 시절에 일기처럼 매일 투자일지라는 것을 적었다. 투자일지에는 보유 종목과 관심 종목에 대한 아이디어뿐 아니라 그날에 나온 뉴스와 그것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기록해뒀다.
VIP펀드를 시작한 2001년부터는 투자일지를 따로 관리하지 않았는데 집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99년도에 작성한 투자일지를 발견했다. 과연 과거에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99년 작성된 투자일지에서 눈에 띄는 뉴스는 대우 사태와 서해 교전이었다. 당시 나는 이 사건을 어떻게 해석할 것이며 주식시장과 나의 보유 종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분석하기에 바빴다. 특히 당시는 군 생활 중이어서 전 부대에 비상이 걸린 서해 교전은 나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당장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것 같았던 긴박한 순간에 군복을 입고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해 교전 때문에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나의 보유종목도 비슷한 운명이었다.
투자일지에 따르면 당시 나의 포트폴리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종목은 신세계였다. 투자아이디어는 단순했다. 할인점인 이마트의 성장이 눈부실 것이라는 점이었다. 주말에 휴가를 나오면 꼬박꼬박 집근처 이마트에 들러 장사가 잘 되고 있는지 서비스는 잘 하고 있는지 살핀뒤 기록해뒀다. 그러나 결국 1년 가까이 보유한 신세계를 99년 말에 팔아 버리고 말았다. 애당초 아이디어와는 다르게,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의 상장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가격이 9만원 정도였는데 장기 보유에는 실패한 셈이다.
투자일지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뉴스가 없는 날은 없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NEW한 것이 매일 쏟아지는 NEWS다. 또한 당시의 뉴스는 모두 다 크게 느껴지며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영향을 꼬박꼬박 미쳤다.
그러나 돌아보면 뉴스를 해석해서 시장에 대응하고자 하는 노력은 정말 헛된 것이었다. 나는 투자일지를 다시 보지 않았다면 서해교전이 99년에 일어났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심지어는 투자일지 속에서 아주 큰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 생각했던 뉴스조차 3개월 뒤면 까마득하게 까먹고 새로운 뉴스를 분석하기 바빴다. 뉴스를 분석하는 행위란 돌이 굴러 떨어지면 다시 밀어 올리는 시지푸스의 돌과 같았다.
결국 장기적 수익률과 성과를 갈랐던 요인은 개별 기업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핵심 투자아이디어였다. 당시 생각하고 실천에 옮겼던 신세계의 이마트 아이디어와 농심의 신라면 아이디어는 현재까지도 유효한 것이며 그동안 기업 가치도 그에 따라 꾸준히 상승했다. 주가도 그에 걸맞게 형성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들의 5년치 주가 차트를 보면 그동안 무슨 뉴스가 있었건 무슨 사건이 있었건 상관치 않는 모습이다. 나는 당시에 뉴스를 분석하기 보다는 투자아이디어가 아직도 유효한지 살펴보고 매도 판단을 유보하고 장기 보유를 하는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
99년 당시 나는 뉴스를 발견하고 분석하면서 똑똑한 척 했지만 실상은 엄청난 기회 비용을 발생시켰던 '헛똑똑이'였던 셈이다.
요즘 주식시장을 보면 유가 동향, 중국 경기, 금리 인상 여부 등이 만들어 내는 하루하루 뉴스에 휘둘리는 듯 하다. 그리고 밀고 밀리는 장세는 뉴스 예측을 바탕으로 이익을 취하려는 시장참여자들의 활동이 매우 활발함을 의미한다. 온라인 뉴스 등으로 인해 정보의 유통은 더욱 빨라졌고 뉴스의 범위 또한 국내를 넘어 국제로 확대되어 양 또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과연 1년 뒤에도 우리가 지금의 뉴스를 기억하고 있으며 높은 중요도를 부여할 것인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해교전이 잊혀진 것처럼 프로그램 매물 동향도, 이라크 정세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유가도 결국 잊혀지고 말 것이다.
반면 어떤 기업의 가치가 에스칼레이터처럼 올라갔는지만이 역사와 주가가 평가해 줄 것이고 투자자들에게는 당시 여러 가지 외부적인 이유로 사지 못했던 아쉬움만을 남길 것이다.
우리가 분석해야 할 핵심적인 정보는 매일 매일의 뉴스가 아니다. 투자자들 모두 허상보다는 진리를 좇는 현명한 투자자기 되길 기원한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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