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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Brand, Best Stock] 농심의 모든 이익을 취하라

농심홀딩스





라면시장의 절대강자


라면은 전형적인 서민 식품이다. 500~700원이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외국계 패스트푸드 회사들이 1000원이면 한끼를 때울 수 있다고 광고를 하고 있지만 라면의 가격 경쟁력을 넘어서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라면을 서민들만 먹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실제 라면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계층은 10대들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라면은 일종의 기호 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건강을 내세우며 생면 등이 라면 시장을 위협했지만 그 아성을 흔들지는 못 했다.

라면만이 주는 꼬들꼬들한 면발과 매콤한 국물 맛은 생면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다. 혹자는 라면이 기본적으로 기름에 튀긴 면을 쓰기 때문에 담배처럼 독특한 중독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 라면 시장 규모만 해도 1조 5천억원에 이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연간 약 37억개의 라면을 먹어 치우니 이미 부식의 개념을 넘어서는 정도다. 그러나 이렇게 거대한 라면 시장은 거의 한 업체의 손아귀에 있다. 바로 라면 시장의 절대 강자 농심이다. 농심의 시장점유율은 무려 74%다. 정부가 독점권을 주는 사업 부문이 아닐 뿐더러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에서 이 정도 수치는 경이적일 정도다. 그렇다고 해서 이 수치가 쉽게 뒤집어질 거 같지도 않다. 이미 빙그레는 라면 사업을 철수했다.

2, 3위인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자기네들끼리 경쟁을 할 뿐이지 감히 1위를 넘보지는 못 한다. 할인점의 발달로 1위 브랜드를 선호하면서 농심의 파워는 더욱 강해졌다. 대학에서 MT를 갈 때 먹거리 구매 담당이 농심이 아닌 다른 브랜드 라면을 사간다면 입맛 참 특이한 사람으로 눈총을 받을지도 모른다.



종합식품회사, 글로벌 식품회사로의 도약


농심이 선두업체인 삼양식품을 제치고 1위로 올라간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1989년 우지 파동을 빼놓을 수 없다. 결국 무죄판결이 나긴 했지만 삼양식품은 치명타를 입었다. 이때를 틈타 안성탕면, 너구리, 신라면 등의 우수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둔 농심이 선두로 치고 나갔다. 농심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라면 시장을 선도해 나갔다. 그 중심에는 라면의 대명사 신라면이 있었다.

매운 맛을 내세워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 잡으며 일약 업계 표준으로 떠올랐다. 신라면이나 새우깡 같은 표준 제품은 농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니만큼 유통업계에 대해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원천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업의 특성상 관련 제품의 개발에 큰 돈이 들지 않는데 이것을 표준 제품과 함께 진열할 수 있었던 탓에 신제품의 시장 진입이 매우 용이했다.


이후 농심은 일반적인 투자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성장을 거듭해왔다. 1990년 농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750억, 144억이었다. IMF 시절인 1998년에 매출 1조 시대를 열었고 2003년 결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무려 1조5천억, 1486억에 이르렀다.

이 배경에는 앞서 언급한대로 신라면 등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기반으로 용기면(큰사발, 짜장범벅 등), 프리미엄 라면(무파마, 생생면 등) 등으로 제품군을 늘린 효과가 있었다. 게다가 시장 지배력과 가격결정력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가격 인상을 단행하다 보니 매출보다 이익이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현재 농심은 두 가지 성장 동력을 통해 제2의 도약기를 노리고 있다.

첫 번째는 해외 진출이다. 농심이 1998년 신라면을 들고 우리나라 라면 시장의 6배에 이르는 중국에 진출할 때만 해도 성공을 점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라면의 원조는 일본인데다가 매운 맛이 과연 중국에서도 통할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꿈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다. 비록 시장점유율은 1% 미만이지만 고가 제품 시장 점유율 5%를 차지하면서 신라면을 고급브랜드로 안착시켰다. 거래가 불투명한 중국 시장에서 할인점 위주로 공략하고 도매는 현금 결제를 원칙으로 하는 전략도 유효했다. 아직까지는 중국 법인들이 적자를 내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40% 이상의 매출액 증가를 바탕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단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각 지역에서도 신라면, 새우깡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성장 동력은 종합식품회사로의 도약이다. 농심은 라면, 스낵 회사의 이미지가 매우 강했다. 실제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매출이 라면(매출비중 65%)과 스낵(매출비중 14%)에서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제품 개발력과 이미 닦아둔 유통망을 바탕으로 꾸준히 타 영역으로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는 삼다수다. 1998년에 출시된 삼다수는 2003년 기준으로 생수 시장의 37%를 차지하는 1위 브랜드다. 여기에 주스 브랜드인 웰치스가 가세했다. 음료 쪽 매출은 작년 890억으로 5.8%에 머물렀지만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자회사인 농심켈로그의 시리얼 제품과 네슬레와의 계약으로 가공커피 제품을 판매대행하고 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종합식품회사로서의 행보는 가속화 될 것으로 판단된다.



베스트 스톡은 무엇인가?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무파마, 안성탕면, 새우깡, 양파링, 삼다수 등 농심의 브랜드 면면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화려하다. 과연 베스트 브랜드 기업으로 불릴 만 하다. 하지만 베스트 브랜드일지는 몰라도 지금 시점에서 가치투자자가 좋아하는 베스트 스톡에서는 다소 빗겨나가 있다. 기업분할이 모멘텀이 되면서 주가가 크게 올라버렸기 때문이다. 성장이 담보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작년 기준 순이익의 14배, 장부가의 2배에 거래되고 있는 점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옛날부터 농심 주식을 눈 여겨 봐 온 사람이라면 이것이 현실인지 의심이 될 정도의 밸류에이션이다.


그러나 대안이 있다. 농심이 분할되면서 만들어진 농심홀딩스가 그것이다. 농심과 계열사인 율촌화학의 대주주인 신춘호 일가가 주식 스왑을 통해 만들어진 농심홀딩스는 농심, 율촌화학, 태경농산, 농심기획 등을 거느린 순수 지주회사다.





위의 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농심보다 농심홀딩스가 훨씬 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보통 지주회사는 영업부문을 가진 자회사보다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렇다면 농심홀딩스가 농심보다 이 정도로 저평가될 이유가 있는지 알아보자.


보통 홀딩스라고 하면 여러 비관련 사업을 가진 기업을 거느린다. 하지만 농심홀딩스의 구조를 보면 다른 홀딩스와는 다소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농심개발을 제외하면 농심을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루는 회사들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다. 쉽게 얘기하면 농심은 라면, 율촌화학은 라면 봉지, 태경농산은 라면스프를 만들고 농심기획에서 광고를 하고 농심엔지니어링이 라면 설비를 까는 식이다.



<농심홀딩스 자회사 현황>


즉 농심홀딩스를 가지고 있으면 골프장 사업을 하는 농심개발을 제외하고는 농심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이익을 지분율대로 가지는 셈이다. 농심이 성장하고 돈을 잘 벌어줄 수 있다고 가정하면 농심을 가지나 농심홀딩스를 가지나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농심기획과 엔지니어링은 원래 배당성향이 높고 농심과 율촌화학 또한 배당을 늘려갈 계획에 있어 단순한 지분법평가이익뿐 아니라 배당을 통한 캐쉬플로우도 가질 수 있게 된다. 실제 지배구조를 재정비한 원년인 작년 기준으로 약 100억원의 배당수입을 올렸다. 자산가치를 다 빼고 배당만 해도 농심홀딩스의 시가총액은 15~16배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농심과 율촌화학을 시가 기준으로 하면 장부가보다 높아지기 때문에 실질 PBR도 하락하게 된다.


농심홀딩스는 농심의 브랜드를 좋아하고 그 미래를 믿지만 농심을 지금 가격에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가치투자자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지주회사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시장이 새로운 시각을 가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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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 장기낭만투자가
    농심의 가격대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농심홀딩스는 자연스러운 대안이 될 수 있겠군요.
    2005.02/15 22:05 답글쓰기
  • 장기낭만투자가
    2005.02/1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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