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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ㆍ공격력 두루갖춘 팔방미인

Good to Great - 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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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제조부문 양도... 부품전업社 '환골탈태'


현대모비스는 원래 탱크와 4륜 구동 차량인 갤로퍼 등을 만드는 기계, 중장비 제조업체였다. 현대모비스는 매출 규모에 비해 수익성은 크게 나지 않는 평범한 제조업체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1998년 이후 지속적으로 전개된 구조조정을 통해 현대모비스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고, 이런 구조조정의 성과는 놀라운 숫자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는 정부 주도로 이루어진 빅딜의 일환으로 1999년 한국철도차량에 철도차량부문을 양도했다. 또 전문 부품업체로서 변신을 모색하기 위해 갤로퍼, 산타모 등 차량제조부문을 현대자동차에 양도했다.

그리고 인건비 측면에서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컨테이너 생산설비는 모두 중국으로 이전했다. 또한 탱크와 플랜트 사업도 한국철도차량에 영업양도했다. 그 다음 기아와 현대차의 A/S 부품사업을 인수했고, 현대모비스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자동차 종합부품업체로 환골탈태했다.


현대모비스의 순익은 구조조정이 끝난 2000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구조조정 이전에는 ROE가 8%대에 불과한 평범한 제조업체였지만, 종합부품업체로 변신한 이후에 현대모비스는 ROE가 30%가 넘는 초우량 업체가 된 것이다.






현대모비스가 이처럼 놀라운 실적개선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또 현대모비스는 어떤 BM을 갖고 있기에 연 30%가 넘는 놀라운 ROE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 가장 큰 이유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가 현대차를 가지고 있고, 현대모비스는 정몽구 회장 개인과 기아차 등이 가지고 있고, 현대차가 다시 기아차를 갖고 있는 복잡한 순환출자의 구도를 가지고 있다. 이중 현대모비스는 정몽구 회장이 대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로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 정몽구 회장이 완전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현대모비스에서 나오는 배당금과 현대모비스를 통해 현대차 지분을 늘리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그리고 복잡한 순환출자의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할 때도 현대모비스의 가치가 높게 평가될수록 정몽구 회장은 손쉽게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가 돈을 많이 벌어야 하고 주가수준도 높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성립되어야 한다.


현대차그룹 내에서 사업체들간에 이처럼 특수한 이해관계 때문에 현대모비스는 가장 수익성이 좋은 사업으로, 보이지 않게 현대/기아차로부터 이익을 보아온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현재도 현대/기아차는 현대모비스의 모듈부분의 R&D 투자를 지원하고 있고, 현대모비스의 부품 영업 또한 이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요컨데 현대모비스에 투자하는 것은 대주주인 정몽구 회장과 이해관계를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이고, 향후에도 급성장하는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탄탄한 수비형 사업모델 – AS 부품 판매 사업


현대모비스의 매출구조를 살펴보면 모듈 및 핵심부품 사업이 57.2%, AS 부품 판매 사업이 40.3%를 차지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동사가 부품제조업과 유통판매업을 함께 영위하는 가운데 매출 비중이 작은 AS부품 판매업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훨씬 큰 것을 알 수 있다. 2003년을 놓고 보면 매출의 57%를 차지하는 모듈 사업 부문의 경우 영업이익 기여도는 19.2%에 불과한 반면 AS부품쪽의 기여도는 70%를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AS 부품 판매 사업의 수익성이 탁월한 이유는 현대차그룹내에서 경쟁자 없는 독점의 위치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AS 부품 판매 사업만을 놓고 볼 때 현대모비스는 독점력을 갖고 있는 막강한 유통회사로 볼 수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75%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회사의 순정부품을 독점판매하는 사업 모델은 신세계의 E마트를 능가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보다 넓은 의미로 보면 이미 시장에 깔려 있는 수천만대의 현대/기아차는 모두 현대모비스 부품 판매 사업의 잠재적인 고객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동사가 판매하는 순정품의 사용비율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AS 부품 판매 사업의 핵심과 진입장벽은 물류에 있다. 국내 부품업체와 현대/기아차에서 출고되는 AS 부품들은 일단 현대모비스의 물류세터나 지역 사업소에 집결된 뒤 재고 시스템 처리에 따라 각 지역의 대리점으로 분배된다. 각 대리점으로 분배된 부품은 최종 수요처라 할 수 있는 전문 정비 업체나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동사는 전국에 8개의 물류센터와 28개의 부품센터 11개의 부품사업소를 갖추고 있다. 또한 해외에는 현지 판매법인을 따로 두고 있다. 이렇게 대규모로 조직된 물류 네트워크는 현대모비스의 독점력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 정도 수준의 대규모 부품센터와 최첨단 물류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지만, 국내 업체 중에서 위와 같은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업체는 거의 전무할 실정이다.

이와 같은 독점적인 위치는 곧 고 영업이익률로 직결된다. AS 부품 판매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지난 2년간 20%안팎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자본력과 강력한 네트워크 양측면에 있어 강력한 진입장벽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성장을 이끄는 공격형 사업모델 – 모듈/핵심 부품 사업


AS 부품 판매 사업이 현재의 수익성을 담보해주는 수비형 사업모델이라고 한다면, 모듈/핵시 부품 사업 부문은 향후 현대모비스의 성장을 이끌어 나가는 공격형 사업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듈화는 각 단위 부품들을 일체화시켜서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모듈 업체는 부품설계와 기술개발 일체를 완성차 업체로부터 일임받게 된다.

현재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자동차 부품사업은 모듈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모듈 사업이 완전히 궤도에 오르면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의 일정 부분을 맡아서 제조할 수 있는 준 완성차 제조업체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2001년부터 모듈/핵심 부품 사업 부문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해서 불과 2년 만에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사업부문으로 성장시켰다. 동사가 이 사업쪽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를 크게 세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번째는 완성차 업체의 비용절감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자동차 공급 능력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다. 예전처럼 자동차가 없어서 못 파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는 좋은 차를 보다 싼 가격에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모듈개발은 이런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다. 모듈화가 진행되면 인건비와 부품조달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어 자동차의 제조원가를 혁신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두번째는 성장성이다. 부품판매사업의 매출증가율은 어차피 현대/기아차가 얼마나 많은 차를 파느냐에 달려있다. 다시 말해 현대모비스가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쪽은 동사가 제품을 개발할수록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그만큼 매출액을 증가시킬 수 있는 분야이다.


세번째는 모듈화를 통해 부품생산업체의 낮은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03년 상반기 기준으로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4%로 낮은 수준이다. 모듈화가 진행되면 단순하게 조립부품을 제조할 때보다 생산비용을 최고 2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 10개, 20개에 달하는 부품들이 하나의 모듈로 대체될 수 있다. 완성차 업체에서는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모듈 제조 업체에서는 자동차 설계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게 도어 하부 부품업체를 직접 선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듈화가 갖는 장점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진공관에서 트랜지스터로 진화하는 과정을 상상하면 된다. 각각의 부품들이 하나의 모듈안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하면 그 부피와 숫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모듈화는 완성차업체 입장에서는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어서 좋고 현대모비스 입장에서는 가격 협상력을 증대시키고 보다 높은 수준의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높은 인건비와 복잡한 공정, 끝없이 투자되는 기술개발비용, 수많은 부품업체 관리 등은 완성차업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모듈화는 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모듈화를 통해 완성차 업체는 인건비나 기술개발비용을 줄이고, 부품개발과 부품 제조 업체 관리를 넘김으로써 기업역량을 마케팅이나 엔진개발 등 핵심 부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라는 완성차업체를 파트너로 삼아 여기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를 주도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현대/기아차를 넘어서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 덕분에 성장해 왔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현대/기아차보다 훨씬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현대모비스는 제 가치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는 않다. 현대모비스 주가에 프리미엄을 얹을 수 있을까하는 것은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프리미엄을 얹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현대모비스가 현대/기아차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받고 있다고 한다. 현대모비스가 부품을 납품하는 을의 입장이지만, 지배구조상에서는 오히려 현대/기아차를 지배하는 갑의 입장이기 때문에 좋은 조건에 거래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을 지적한다. 또한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나빠지고,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에 현대모비스가 우선적으로 가격인하압력을 받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경영권 안정이나 대주주 이해관계 때문에 수익성과는 무관한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예컨데 현대차의 지분을 과다하게 매입한다던지, 향후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이익이 침해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 현대모비스 주가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된다.


현대모비스가 이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만약 모듈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유럽이나 선진 자동차 시장에도 높은 가격에 모듈을 납품할 수 있다면 특혜시비나 프리미엄 논란은 급속히 사그라들 것이다. 또한 부품 사업에 있어서도 물류 부분을 더욱 강화하고, 해외 사업을 강화하면서 자체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적극적으로 성장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을 동시에 겸비한 사업구조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타 기업과는 차별화된 독점력이 주식시장에서 진정한 프리미엄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자체 경쟁력 확보와 함께 확실한 주주중시 경영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김민국 kim@viptooza.com
김세훈 shkim@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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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 김민국
    점수제도도 생겼네요. 한번 시험...^^;;;;
    2004.06/16 01:48 답글쓰기
  • 김민국
    2004.06/16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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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dred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일반적인 증권사 리서치나 주간경제지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글
    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은것 같습니다. ^^;;
    2004.12/28 02:48 답글쓰기
  • Redred
    2004.12/28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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