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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to Great ] 공격경영, 성공할 가능성은?

FnC코오롱의 공격경영, 성공할 가능성은?





FnC코오롱에 대한 시장의 냉담한 반응


2003년 FnC코오롱은 주 5일 근무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FnC코오롱이 보유한 브랜드들이 주로 스포츠, 아웃도어 관련이기 때문에 주 5일 근무제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회사의 2003년 실적은 2002년도에 비해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감소하고, 순이익도 크게 줄어들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2003년 초 동사의 주가는 1만2000원대였지만, 2004년 4월 현재 주가는 7000원을 간신히 지키고 있는 형편이다. 그간 종합주가지수가 40%이상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FnC 주가는 시장대비 80%가량 하락한 셈이다.


이처럼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제일모직이나 LG상사 패션부분에 비해서도 저조한 2003년의 영업실적은 추세적인 것일까, 아니면 일시적인 것일까? 현재 주가수준이 정당한 기업가치가 반영된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실적악화에 따른 오해인지를 알아보려면 먼저 실적의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대 이하의 저조한 실적이 2001년 이후 최악의 주가로 반영됨


FnC코오롱의 현재 주가는 2001년 중반 이후 최저의 주가이다. 주가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실적 악화이다. 물론 2003년의 내수 경기가 IMF이후 최악의 상황인 것은 틀림없지만, 다른 대형 패션 기업들에 비해서도 그 감소폭이 더 크다는 점이 심상치 않다.





FnC코오롱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내수경기 악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다.또한 급변하는 패션업계의 트렌드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것도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FnC코오롱의 브랜드는 크게 스포츠, 캐쥬얼, 골프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스포츠 부분은 코오롱 스포츠, 액티브, 루카스 등이 있다. 코오롱 스포츠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1인자로서 2003년 중 매출이 31%나 급신장했다. 아웃도어 브랜드란 등산, 캠핑 등 레저활동을 즐기면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기능성 제품을 일컫는 말이다. 코오롱 스포츠는 상록수 모양의 브랜드 로고로 유명한 국내 브랜드로서 3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주 5일 근무제의 본격 시행으로 등산 및 나들이 인구의 급증에 따른 수혜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루카스 등 가방 브랜드의 실적 저조(22% 감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부분은 매출액이 14% 증가하고, 매출총이익이 17%증가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오롱 스포츠가 아웃도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노스페이스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캐쥬얼 분야 브랜드는 헤드, 1492마일즈, 헨리코튼 등이 있다. 캐쥬얼 분야는 경기악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다. 캐쥬얼 부분의 매출액은 18% 감소했고, 매출총이익은 24% 감소했다. 스포츠 캐쥬얼 브랜드인 헤드의 매출이 22% 감소했고, 트레디셔널 캐쥬얼인 헨리코튼은 10% 매출이 감소했고, 이지캐쥬얼 브랜드인 1492마일즈는 성장이 정체되었다.


무엇보다 캐쥬얼 분야의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헤드는 급성장하는 스포츠 의류시장을 신개념 스포츠 캐쥬얼 브랜드인 EXR, 엔진 등에 고스란히 넘겨줬다. 깨끗하면서도 심플한 이미지를 충분히 살려 히트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음에도 현실에 안주하면서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 헨리코튼 또한 제일모직의 빈폴이 트레디셔널 캐쥬얼 시장을 독점하는 것을 그저 바라만보고 있어야 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1492마일즈가 인기가수인 비와 주얼리 등을 모델로 한 스타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골프 분야 브랜드로는 잭니클라우스, 엘로드, 헤드골프 등이 있다. 골프 브랜드의 매출액은 16% 감소했고, 매출총이익 또한 16% 감소했다. 골프 브랜드의 침체에는 브랜드간의 경쟁 심화가 큰 원인이었다. 2002년과 2003년은 신규 골프 브랜드들이 대거 출시되고 대규모 마케팅을 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었다. 경기침체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골프 브랜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또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 고급 캐쥬얼 의류들이 골프 브랜드 시장을 잠식하면서 성장이 더욱 정체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잭니클라우스 브랜드의 이미지 노후화 또한 브랜드 매출이 20% 감소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안시현 등 소속 선수의 선전으로 인해 엘로드의 매출이 6% 감소하는데 그친 것이 위안거리이다.



변화를 통해 성장을 추구하는 FnC코오롱


2003년도 FnC코오롱의 실적은 분명 부진했다. 하지만 최근 핵심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업 체질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FnC코오롱의 핵심 경쟁력이 무엇이고, 어떤 방향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1. 탁월한 라이선싱 능력과 제품 개발 능력


한국시장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들어와서 줄줄이 실패하고 나가는 시장으로 유명하다. 한국인들은 해외 명품을 선호하면서도 직수입된 제품 그 자체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한국적인 변형'을 거친 제품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FnC코오롱은 외국에서 들여온 브랜드를 '토착화'시키는 라이선싱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FnC코오롱의 골프 의류인 '잭 니클라우스'는 1000억원 내외의 매출을 올린다. 이 같은 매출 규모는 미국 본사를 포함해 전 세계 10개국의 매출을 합한 것보다도 많다. 잭 니클라우스가 FnC코오롱의 관계자들을 업어주고 싶을 정도이다. 보통 브랜드를 빌려와서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브랜드 로열티를 지급하는 라이선싱 사업이 브랜드가 시작되었던 모국보다 성공하기는 거의 힘들다. 브랜드는 일종의 문화이기 때문에 모국의 문화에 맞게 브랜드 정체성이 형성되어 있고,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브랜드 정체성이 100% 어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FnC코오롱은 잭 니클라우스가 가진 브랜드로서의 장점과 전설적인 골퍼의 이미지를 잘 융합시켜 국내 최고 수준의 매출을 자랑하는 골프 브랜드로 키워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재해석하고, 그것을 대중에게 어필하는 능력이 미국 본사보다도 뛰어났던 셈이다.

FnC코오롱은 뛰어난 라이선싱 능력을 잭 니클라우스 본사로부터 인정 받아 10년 동안 중국 전역에서 잭니클라우스 브랜드 사업권을 따낸 상태이다. 보통 다국적 의류회사들이 직접 진출을 시도하거나 현지 업체들과도 부분적인 제휴만을 맺을 정도로 중국시장을 중요시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FnC코오롱이 라이선싱 능력에 있어 얼마만큼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헤드'또한 원래는 테니스라켓과 스키용품 전문 회사이지만 한국에서는 FnC코오롱이 의류 쪽에 특화시켜서 제품을 팔고 있다. 한국에서 헤드의 이미지는 결국 FnC코오롱이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브랜드 재해석과 독자적인 제품개발 능력이 만나서 한국형 헤드 브랜드가 탄생한 것이다.


FnC코오롱은 이미 마크제이콥스, 크리스찬 라크르와 등 루이뷔통 계열의 명품 브랜드들을 들여와서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2004년도에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아웃도어 대형 브랜드인 팀버랜드의 도입 또한 라이선싱 브랜드 전개 능력을 다시 한번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다. 팀버랜드는 매출이 2조원대에 달하는 세계 초일류 아웃도어 브랜드이다. 팀버랜드는 금강제화에서 신발류를 중심으로 수입판매한 적이 있고, 국내에도 직접 진출을 시도했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FnC코오롱측은 팀버랜드를, 젊은 층 아웃도어 시장을 무서운 기세로 잠식하고 있는 노스페이스에 견줄 대항마로 보고 있다. 잭니클라우스에서 보여줬던 성공신화를 팀버랜드에서도 이룩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대목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브랜드의 도입은 해외 유명 브랜드의 유통, 품질 관리 등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될 수 있다.



2. 점차 개선되는 재무구조와 그룹 리스크 감소


FnC코오롱의 주가를 짓눌렀던 주요 요소 중 하나는 의류업체 중 상대적으로 높은 부채비율과 그룹 리스크였다. 대부분의 상장 의류회들 부채율이 200% 미만인데 반해, FnC코오롱 부채비율은 231%에 달한다. 이는 의류와 관련없는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유하느라 자본이 묶여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 패션은 연관 사업체이지만, 월드와이드넷, 코오롱마트, 코오롱 건설 등은 패션과는 아무런 시너지가 발휘될 수 없는 기업들이다.


최근 이 기업들의 지분을 일부, 혹은 전부 매각하겠다는 회사측의 구조조정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3월 24일 YTN측에 월드와이드넷 지분 51%를 51억원에 매각한 것을 필두로, 패션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코오롱 마트 등도 매각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유휴자산 매각 차원에서 2건의 부동산 매각으로 총 223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이 과정에서 24억원의 이익을 냈다. 차입 조달 금리 또한 2002년의 9.1%에서 2003년에는 7.4%로 낮췄고, 지급되는 이자비용 또한 2002년 168억원에서 2003년 114억원으로 32%가량 감소했다. 코오롱상사가 분할되는 과정에서 2650억원에 달하던 기존 채무에 대한 연대책임은 현재 700억원까지 감소한 상태이고, 이마저도 2004년 7월에 완전히 소멸될 예정이다.



3. 공격적인 투자가 성공할 것인가


2003년 제환석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 무서울 정도로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해왔다. 2004년 또한 예외는 아니다. 팀버랜드, 오타바 등 신규 브랜드 런칭을 비롯해서 442개의 유통망을 2004년 말까지 573개로 30%가량 늘리고, 잭니클라우스를 필두로 본격적인 중국 진출을 계획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계획을 잡고 있다. 경영목표 또한 공격적이다. 매출액은 30% 증가한 3192억원, 영업이익은 74% 증가한 519억원이다.

2003년의 경우 다소 보수적인 경영을 했다면, 영업이익 감소폭을 상당폭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FnC코오롱는 경기악화에도 불구하고 문화마케팅이나 스포츠 마케팅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26% 늘렸고, 감가상각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ERP투자를 했다. 또 컨설팅 비용으로 20억원 정도의 지급수수료를 지급했고, 신규인력채용과 성과급 지급 등에 따른 인건비도 42% 증가했다. 2003년의 부진이 적기에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는 것을 인식해서이다.


이 같은 공격적인 경영은 제환석 사장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제사장은 73년 코오롱에 입사한 이래 줄곧 구조조정과 경영지원업무를 거치면서 기획, 전략 전문가로 경력을 쌓아왔다. 특히 IMF 위기 때 구조조정TF팀장으로 코오롱상사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이목을 끌었다. 제사장이 FnC코오롱에 발탁된 것은 코오롱상사의 구조조정을 이끌면서 패션부분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격 경영이 실제 숫자로 빛을 발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생각했던 것만큼 나와주지 않는 상황이고, 하반기 중 경기회복을 기대하지만 본격적인 내수경기회복이 이뤄질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역량인 패션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하면서 브랜드와 인력에 과감한 선투자를 하는 자세만은 높게 평가할만 하다.



FnC코오롱 만의 차별화된 주주정책이 필요하다


FnC코오롱은 패션의류업체 최초로 매월 공정공시를 통해 월별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대부분의 패션 기업들이 IR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것을 감안한다면 적극적인 IR활동은 주가형성에 있어 프리미엄이 되기에 충분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예측가능하면서도 타사와 차별화되는 주주정책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2003년의 경우 5%의 주식배당과 주당 50원의 현금배당이 이뤄졌지만, 전년 수준의 높은 현금 배당금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실망이 컸을 것이다. 주식배당의 경우 현금배당처럼 주주에게 실제 현금이 돌아가지도 않으면서 세금만 지불되는 단점이 있다. 특히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주식배당은 물량부담으로 작용하여 주가하락을 더욱 부채질하는 경향이 크다. 회사측에서는 주주를 위한 배려라고 생각했던 정책이 예상했던 바와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시장에서의 주식 유동성 보강 등을 이유로 주식배당을 계획했다면, 주식초과 발행금을 재원으로 한 무상증자가 배당에 따른 세금도 아낄 수 있는 더 효과적인 방법이었을 것이다.


FnC코오롱은 대주주와 자사주 지분을 뺀 유통물량이 30%수준에 불과한 현재 상황에서 차등배당 정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또한 배당성향을 당기순이익이 아니라 영업이익이나 경상이익에 맞출 필요가 있다. 현재 800억원이 넘는 결손금을 보유하고 있고 이익수준으로 볼 때 향후 약 4년간 법인세가 감면되는 효과(240억원 수준의 법인세 면제)가 있다. 하지만 회계기준 때문에 서류상으로만 법인세를 잡아주게 돼 2003년 유효법인세율이 일반 법인세율을 훨씬 뛰어넘는 42.4%에 달하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다.


따라서 FnC코오롱은 변동성이 크고, 실제 경영실적과 큰 상관이 없는 회계상의 순이익이 아니라 변동성이 작으면서 경영실적과 연동되는 영업이익이나 경상이익을 기준으로 배당성향을 결정한다면 예측가능하고 투자자도 만족할만한 배당정책이 확립될 수 있을 것이다.



김민국 kim@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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