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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방] 유일전자, 독점의 현장을 다녀와서

02.03/16 00:00
최준철


이 자료는 이전에 쓴 유일전자 리포트의 참고자료입니다. 이전 자료를 먼저 보고 이 글을 읽으시면 이해에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당시 주가는 6590원이었고 그간 유일전자에도 가치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을 감안하고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10월3일자 유일전자 리포트 보기

앤젤입니다.

제가 유일전자의 리포트를 쓴 것은 작년 10월3일의 일이었습니다. 당시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고 테러의 여파로 장이 좋지 않던 시기라 좋은 기업가치에도 불구하고 6000원 선에 거래가 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키패드라는 아이템의 진입장벽과 세계1위업체라는 시장독점력, 재무건전성 등에 초점을 맞추어 리포트를 발표하였습니다.

결국 유일전자는 3/4분기 실적호조 발표와 3주만에 지분율을 0%에서 20%로 끌어올린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1만원을 돌파하였고, 최근에는 2만원 이상에 거래가 되고 있는 코스닥의 우량주로 자리매김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평가주식을 고르는 투자방식을 선호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미래의 기대가 반영된 고평가 상태라 판단했고 1만원 이상에서 물량축소 의견을 내었습니다. 그 이후 유일전자에 대한 리포트를 쓰지 않고 다른 저평가 종목들의 리포트들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유일전자의 생산담당 임원인 박병채 전무로부터 초청을 받았고 2월28일 유일전자 본사를 방문하였습니다. 그 기업탐방기를 한번 써볼까 합니다.

신림동에서 유일전자를 가는데 자동차로 2시간 이상이 걸렸습니다. 그 이유는 본사가 공장을 겸하고 있어 서울에 위치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가총액 3000억 이상의 회사가 서울에 사무소조차 두고 있지 않은지 약간 의구심을 가진 것이 사실입니다. 워낙 시골에 있어 찾아가기가 쉽지만은 않았는데, 어렵사리 찾아간 본사는 직원들을 위한 공간과 편의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는 매우 깔끔한 모습이었습니다. 사무실로 들어가니 유일전자의 박병채 전무가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생산시설 견학을 포함해 약 5시간 가량 미팅을 가졌는데, 아래는 그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박병채 전무와의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우선 저희를 직접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한번 초대를 하려고 기회를 보고 있었습니다. 이전에 쓰신 리포트는 잘 보았습니다.”

“본사를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서울에 영업소라도 두지 않으시는 이유가 있습니까?”
“원래 상장 당시 영업소를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본업이 제조업이다보니 그다지 영업소가 필요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영업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제가 유일전자 주가가 1만원을 넘었을 때 물량축소 의견을 내었는데 기분이 나쁘지는 않으셨습니까?”
“주가가 무작정 높은 것만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주가는 유일전자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부분 반영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높은 주가가 부담이 될 때도 있습니다.”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특별히 취한 조치가 있으십니까?”
“상장 당시 저희 회사가 거의 알려지지 않아 주가가 6000원 가량에 머문 적이 있었습니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제가 직접 나서 애널리스트들에게 기업 설명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횟수가 200회를 넘어갈 정도입니다. 10월 당시 싱가포르에 해외 IR에 참가했는데, 그때 외국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이 주가상승의 시작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외에 특별히 자사주 매입 등의 부양책을 고려하지는 않으셨습니까?”
“그런 조치보다는 제조업체는 그냥 제조를 열심히 하고 이익을 많이 내면 주가는 자연스레 따라와주지 않겠습니까? 일단 본업을 충실히 하면서 기업내용을 알리는데 주력했습니다.”

“리포트에서 키패드에 대한 언급은 했습니다만, 기술 등의 측면에서 좀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자체적으로 세대를 구분하여 키패드를 분류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핸드폰에 들어간 키패드가 1세대라면 현재 생산중인 키들이 서로 붙어있어 넓은 버튼공간을 가진 키패드는 6세대라 부르고 있습니다.”

“키패드 시장에서 유일전자가 차지하는 위치는 어떻습니까?”
“키패드는 정교한 금형, 사출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이 쉽게 치고 들어올 수 없는 시장입니다. 저희는 축적된 기술과 핸드폰업체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키패드 기술을 리드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자신감이 5세대, 6세대 같은 제품군에 대한 정의를 가능케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핸드폰 업체들의 경쟁력은 어떤 수준이라고 보십니까?”
“노키아 같은 대형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틈새를 뚫고 들어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시장에서는 디자인을 강조한 모델들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한달에 30여가지의 모델을 출시하는 반면 세계 대형업체들은 1년에 몇가지 모델도 겨우 내는 수준입니다.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핸드폰이라는 아이템이 우리나라 풍토에 잘 맞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풍토에 잘 맞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입니까?”
“외국업체들은 의사결정 과정이 더디고 완성업체와 부품업체간의 알력다툼이 있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부품업체들이 완성업체에 적극적으로 제품을 납품합니다. 이런 후방에서의 공조가 우리나라 핸드폰업체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주요 거래처와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키패드는 리포트에서 말씀하신대로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져야 가능한 제품입니다. 핸드폰 디자인에 따라 신속하게 공급해야 하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주를 이루고 협력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핸드폰업체에서도 굳이 다른 거래선으로 갈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해외 수출은 어떻습니까?”
“현재 잘 나가고 있는 대만 핸드폰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쪽에서 매출 신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일전자의 차세대 제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저희는 철저히 기존 기술을 응용하여 수익성이 높은 제품을 만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전에 했던 컨넥터 기술을 바탕으로 ‘제브라’라는 LCD관련 부품을 준비중이고, 입력장치로는 PDA 등에 쓰이는 휴대용 키보드를 생산중입니다. 휴대용 키보드(제품명 : 플렉시블 키보드)는 현재 해외로부터 상당한 양의 주문을 받아둔 상태입니다.”

“터치패드 시장에도 진출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터치패드의 진행상황은 어떻습니까?”
“입력장치 부문의 제품 다각화를 위해 터치패드를 기획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소비자들이 화면에 직접 입력을 하는 방식에 친숙하지 않아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내부적으로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잠시 보류를 해둔 상태입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친절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일전자의 경쟁력을 느끼다

유일전자의 기업탐방은 말씀드린대로 5시간에 걸쳐 이루어졌고, 지면이 부족해 모든 대화내용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심도있게 기업정보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느낀 점은 ‘유일전자는 본업에 매우 충실하고, 수평적 확장에 능한 회사다’라는 것입니다.

또한 제가 유일전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리포트에서도 밝혔듯이 그 촌스러운 이름 때문이었는데,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본업에만 충실한 회사가 좋은 회사일 확률이 많다는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기업탐방에서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서울영업소를 굳이 두지 않고 공장과 사무실을 같이 묶어 운영하고 있다는 점, 사무실이 삐까번쩍하지 않다는 점, 생산시설 및 직원복지에 투자를 많이 한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 줍니다. 주주의 부가 불필요한 비용에 소모되지 않는다는 것은 긍정적인 사인이기 때문입니다. 재무적인 부분 뿐 아니라 기업의 자세나 무형적인 부분도 투자에서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번 리포트에서는 유일전자의 기술상의 특징, 진입장벽 등에 대한 분석을 했는데, 직접 공장라인을 둘러보며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키패드는 그 성격상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하고 라인 또한 그렇게 설계되어 있어야 하는데 제 눈에 비친 라인은 기계가 행하는 작업과 인력이 해야 하는 업무를 잘 믹스한 적절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집니다. ‘품질은 생명이다’ 라는 구호가 생산시설 곳곳에 붙어 있었는데, 불량률을 철저히 관리하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부가하면 생산직 직원들 대부분이 파주 일대의 주민들인데, 지역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인력의 원활한 공급은 생산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유일전자는 여러가지 측면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키패드 시장 1위 자리를 고수할 것으로 보이며, 주식시장의 일군을 이루고 있는 핸드폰 부품업체 중 선두업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유일전자의 리스크는 무엇인가?

유일전자를 탐방하면서 느낀 소감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유일전자에게도 몇가지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1. 주식가격이 너무 높다

기업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주가가 그 가치 이상을 반영한다면 당장 사기에 적절한 주식이 될 수는 없습니다. 2001년 실적 기준 614억 매출에 순익 90억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3월14일 기준 시가총액은 3024억에 육박합니다. 2002년에 특별히 순이익 크게 증가하지 않는 이상 독점력 등만으로 현재의 주가가 정당화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또한 유일전자는 핸드폰 키패드로 이익을 내기 시작한지가 오래되지 않았고, 이익의 상당부분을 재투자해왔기 때문에 자산가치가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익가치와 자산가치 두 기준으로 보아도 주가는 상당히 고평가 상태입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있어 리스크라 할 수 있습니다.

2. 차세대 제품에 대한 검증이 되어 있지 않다

차세대 제품은 키패드의 독점적 지위와 함께 미래현금흐름을 기반영하고 있는 유일전자의 주가를 뒷받침해 주는 핵심 요소입니다. 매출과 수익 증대 가능성이 가치 이상의 주가를 정당화시키기 때문입니다.

현재 LCD부품인 제브라와 휴대용 키보드라는 차세대 제품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 수요가 예측이 되지 않고 제품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브라의 경우는 아직 고가 LCD가 아닌 저가시장의 공략을 노리고 있어 당장은 큰 수익을 기대하기가 힘들고, 휴대용 키보드는 PDA의 보급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얼마만큼의 수요가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신제품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정당화되기 힘들다고 보아집니다.


-기업탐방을 마치며

오랜만에 기업탐방에서 좋은 느낌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믿음이 가는 회사를 만난다는 것은 그만큼 드문 일이기 때문에 기쁨이 배가되는 것 같습니다.

유일전자는 탁월한 가치를 가진 기업의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일류 제품형 기업’, ‘기술둔감형 기업’, ‘고ROE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과도한 기대가 반영된 고평가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항상 탁월한 가치를 가진 기업에 대한 관심의 고삐를 늦추면 안됩니다.가격만 맞다면 유일전자는 언제든 좋은 주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때를 기다리는 것도 투자기간의 일부로 인식하셔야 합니다.


앤젤
wallstre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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