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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임] 화수분 같은 기업
1. 화수분 같은 기업을 만날 수 있다면...
- 새로운 투자없이도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해내는 타임의 탁월한 브랜드와 사업모델을 화수분에 비유할 수 있음
2. 타임을 왜 화수분으로 보아야 하는가?
- 매출과 자산은 증가하지만 고정자산은 증가하지 않는 사업모델
- 고정자산은 결국은 감가상각되어 비용처리되는 자산
- 순이익만큼이 현금성 자산(유동자산)으로 남는 사업모델
3. 타임의 유동자산의 질은 어떠한가?
- 실질적인 무차입 경영, 유동자산이 전체자산의 70%에 육박
- 현금성 자산(현금, 단기금융상품,MMF)이 전체 유동자산의 60%를 차지
- 초우량 유통업체인 대형백화점의 매출채권이 주를 이룸
- 리스크가 낮고 현금회수기간이 매우 빠른 우량한 매출채권
- 높은 정상가 판매율과 앞선 전산 재고 관리 시스템 구축
4.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만, 가장 돈 되는 부분만 한다.
- 생산 (현금의 힘을 최대한 활용한다.)
- 판매 (희소성에 근거한 브랜드 파워와 자존심)
- 재고관리와 기타 아웃소싱 (모회사인 한섬과의 윈윈전략)
5. 한섬과의 합병 – 대주주의 편에 서라.
- 타임이 한섬에 비해 디스카운트되어 거래되는 것은 옳지 않음
- 타임의 주가가 높아지는 것이 한섬과의 합병시 대주주에게 유리함
- 한섬의 전환사채전환으로 인한 주당 수익가치 희석
-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타임의 주가는 한섬의 주가수준과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큼
1. 화수분 같은 기업을 만날 수 있다면...
- 화수분은 꺼내고 또 꺼내도 돈이 끊임없이 나온다는 보물 그릇을 일컫는 우리나라 말입니다.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그런 기업을 만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겠지요. 대부분의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해서 신규투자를 해야합니다. 현재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기술개발과 광고, 시설투자를 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이런 투자에는 돈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엄청난 돈을 들여서 투자를 했지만, 본전도 못건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 만약 현대자동차가 한번 개발한 소나타로 10~20년동안 모델을 바꾸지 않고 계속 장사를 할 수 있다면 회사에 얼마만한 돈이 남을까요. 삼성전자가 D램의 성능향상을 위해 공장을 신규로 지을 필요가 없다면 한해 남는 현금의 양이 얼마나 증가할까요. 혹자는 R&D나 대규모 시설투자를 회사가 성장하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투자가 필요한 사업은 그리 매력적인 사업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제가 기술주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입니다. 앞서 말한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기업입니다.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지, 사업자체가 매력적이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실제로 그 두회사의 경쟁자였던 수많은 국내외 대기업들은 부도가 나거나 인수합병되어 간판을 내려야 했습니다.
- 새로운 돈을 벌기 위해 혹은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돈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 사업이 있다면 그것만큼 매력적인 사업은 없을 것입니다. 제가 타임이라는 기업에 대해 주목하게 된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신규로 공장을 새우는 것도 아니고, 점포수를 대폭적으로 확장하는 것도 아닌데 타임의 매출과 순이익이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더군요. 돈을 투자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돈이 불어나는 사업체, 그것은 제가 생각하던 화수분 같은 회사였습니다.
2. 타임을 왜 화수분으로 보아야 하는가?
- 타임의 재무제표를 보면 99년, 00년, 01년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총액은 219억원이고, 같은 기간 늘어난 유동자산은 283억원입니다. 2000년의 공모금액 75억원을 빼더라도 타임이 낸 순이익은 고스란히 현금성 자산으로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보통의 회사들은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기술개발도 해야하고, 공장증축을 비롯한 시설투자도 해야 합니다. 이런 일들을 하다 보면 순이익만큼 유동자산이 늘어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만큼 공장이나 기계설비, 연구 개발비와 같은 고정자산도 늘어나야 하는 것이지요.
- 하지만 01년 결산기말의 타임의 고정자산은 불과 154억원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임대수익을 보고 투자한 90여억원의 인천 부동산을 제외하면 실제 타임의 고정자산은 60억원정도에 불과합니다. 3년동안 영업관련된 고정자산은 거의 늘어나지 않은 것이지요. 고정자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회사는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탄력적으로 적응하기 힘듭니다. 매출액이 늘어나지 않아도 꾸준히 고정자산을 유지하는 데는 비용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지요. 감가상각이 필요한 자산... 그것은 결국은 비용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 타임을 화수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처럼 고정자산에 신규투자를 거의 하지 않아도 매년 큰 폭으로 이익이 증가하고 있고, 그 이익이 현금으로 회사에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는지는 타임의 유동자산 질을 분석하고 현금흐름속도를 매우 빠르게 해주는 사업모델에 대한 검토하면서 알 수 있습니다.
3. 타임의 유동자산의 질은 어떠한가?
- 의류업체의 유동자산은 매출채권이 많고, 재고가 있기 때문에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하기 힘들다고 생각할 수 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타임의 경우는 일반적인 의류업체의 유동자산 구조와는 그 질이 완전히 다릅니다.
- 첫째, 01년 결산시점에서의 타임의 매출채권은 112억원입니다. 타임의 매출채권은 대부분 신세계, 현대, 롯데 백화점과 같은 초우량 유통업체들로 잡혀 있기 때문에 IMF사태와 같은 국가적 위기상황이 닥치지 않는 이상은 거의 현금으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게다가 타임은 매월 1일부터 15일까지 판매되는 물량에 대해서 당월의 20일에 현금으로 대금을 받고, 16일부터 30일까지 판매되는 물량에 대해서는 다음달 5일에 일괄적으로 대금을 수령합니다. 물건판매에서 현금회수까지의 기간이 20일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현금자산이 재고에 잠기지 않고 빨리 회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둘째, 타임의 재고관리 시스템의 우수함을 들 수 있습니다. 의류회사의 부도는 틀에 박힌 듯한 공식이 있습니다. 회사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 정상가 판매율이 떨어지고 할인판매의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납니다. 할인판매의 비중이 늘어날수록 옷은 싸구려 브랜드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면서 고객들의 충성도는 현저하게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이 악순환속에서 재고는 늘어나면서 재고관리 비용이 늘어나고, 매출원가율은 올라가면서 회사는 현금흐름의 곤란을 겪게 되고 직원들의 월급을 비롯한 경상적인 지출을 정상적으로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디자이너를 비롯한 우수인력들이 이탈하기 시작하고, 브랜드 파워가 급전직하하면서 결국은 부도를 맞게 되는 것이지요.
- 여기서 의류업체의 생존에 있어 크게 두가지 절대적인 명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정상가 판매율을 높게 유지시켜라 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재고를 최적의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타임은 이 두가지 명제를 훌륭하게 충족시키고 있는 회사입니다. 타임은 전 영업망을 온라인 전산망으로 연결하여 각 매장에서 일어나는 소비형태와 소비자의 욕구를 매일 본사에서 집계하고 분석하여 생산과 판매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우선 아이템들을 소량생산한 다음 그 반응을 체크하여 그 중 호응도가 높은 제품들만을 생산함으로써 정상가 판매율을 높이고 재고를 최소화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습니다.
- 물론 다른 회사에서도 뒤따라 전산시스템을 도입하고, 반응 생산을 하고 있지만 현재 타임의 재고관리 능력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왜냐하면 타임의 경우는 설립초기부터 자체 전산시스템을 갖추고 꾸준한 재고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온 노하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추가하자면 다른 회사들이 타임과 똑같은 전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타임을 추월하지 못하는 이유는 희소성에 기반한 브랜드력입니다. 타임은 타사에 비해 훨씬 많은 디자인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그 인력은 전문분야별로 매우 세분화되어 있고, 업계 1위답게 우수한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탁월한 브랜드 파워와 그를 뒷받침해주는 우수 인력들... 이것이 기반이 되었기에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다품종 소량 생산 시스템이 가능했고, 전산시스템은 타임의 이런 강점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했던 것이지요.
4.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만, 가장 돈 되는 부분만 한다.
- 타임이 왜 화수분과 같은 기업인가하는 것은 사업모델의 우수성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예전 레포트에서도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타임은 단순한 의류봉제업체가 아닙니다. 타임은 패션 디자인과 브랜드 관리에서 강점이 가진 문화상품 기획사로 재정의되어야 합니다. 문화상품 기획사로 재정의할 수 있는 근거로 타임의 사업모델을 들 수 있습니다. 보통 옷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은 사이클로 이루어집니다. 타임은 이 과정 중에서 패션 상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일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나머지는 대부분 효과적인 아웃소싱을 하고 있습니다.
* 생산 (현금의 힘을 최대한 활용한다.)
- 일반적으로 의류업체들은 하청업체들에게 어음으로 대금을 지불합니다. 어음기간이 길수록 실제로 하청업체들에게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들겠지요. 특히 신용도가 낮은 의류업체들은 어음 할인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하청업체들의 기피대상이지요. 그래서 신용도가 낮은 업체는 상대적으로 능력이 떨어진 하청업체와 관계를 맺게 되고 제품의 품질 또한 떨어지는 것이지요.
- 타임은 풍부한 내부 현금동원능력을 바탕으로 모든 하청업체들과 현금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현금을 바로 지급해 주는 타임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기 위해 납기일을 칼같이 맞추고 봉제를 비롯한 품질 하나하나에 각별한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고 이는 고품질을 보장해 주게 됩니다. 옷이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현금으로 결제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의류업체는 상상도 하기 힘들지만, 타임의 경우 넉넉한 현금과 높은 정상가 판매율을 보장해 주는 브랜드 파워덕에 하청업체들에게 현금결제를 할 수 있는 것이지요.
* 판매 (희소성에 근거한 브랜드 파워와 자존심)
- 타임은 대로변에 있는 로드숍이 없고 대형 백화점 중심의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타임을 사는 주 고객층은 경제력이 있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까지의 커리어 우먼입니다. 백화점은 이들이 쇼핑을 하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장소이고, 타임이 대형 백화점을 주요 판매점으로 삼는 것은 고객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로드숍은 명품 브랜드인 타임에는 적합하지 않은 유통경로입니다. 시스템이나 SJ와 같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캐쥬얼 브랜드는 대로변 로드숍이 판매촉진에도 도움이 되지만, 타임과 같은 경우에 로드숍은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타임의 소비계층이 그것을 원하지도 않구요.
- 타임의 매장은 거의 그 숫자가 늘어나지 않고도 높은 매출신장세와 영업이익률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번째 이유는 타임의 고객 충성도가 날로 증가하는 것입니다. 타임은 사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들을 위한 고급 패션 문화 상품이라는 브랜드 약속을 계속 지켜왔고, 단기간의 판매신장을 위해 세일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노세일 브랜드가 일단 세일을 남발하게 되면 정가에 옷을 구입했던 고객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게 됩니다. 남과 같지 않다는 걸 보여 주고 싶어서 고가의 노세일 브랜드 제품을 구입했는데, 이제 그 브랜드가 노세일이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충성도가 확 떨어지는 것이지요. 또한 타임은 앞선 기획력과 디자인 능력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을 해서 각 패션 아이템별로 희소성을 극대화했습니다.
- 두번째 이유로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한 백화점과의 협상력을 들 수 있습니다. 백화점 입점 조건은 철저하게 그 브랜드가 백화점에 얼마의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는지로 결정됩니다. 백화점에 많은 돈을 벌어줄 수 있는 브랜드는 큰소리를 떵떵 칠 수 있는 것이고, 신생 브랜드를 비롯한 군소 브랜드들은 백화점의 횡포에 몸을 사려야 하지요. 샤넬과 같은 브랜드가 점포 매장 면적이나, 수익배분에 있어서 기존 업체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일방적으로 브랜드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지만 백화점들이 경쟁적으로 매장을 유치하려는 이유도 돈을 많이 벌어주기 때문이지요.
- 타임은 국내 브랜드들 중 백화점과 입점조건을 협상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회사입니다. 타임이 백화점측에 매장평수, 백화점측이 갖는 마진률, 세일 및 판촉행사 참여 등에 있어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백화점이 한번 세일을 한다고 하면 판촉행사에 물건들도 내놓아야 하고, 세일에도 꼭 참여를 해야 합니다. 백화점과 입점 업체의 관계는 백화점쪽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백화점의 요구를 들어 줄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타임은 백화점의 세일행사나 전혀 참여를 하지 않고 판촉행사에도 거의 참여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타임이 버틸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백화점에 많은 돈을 벌어주기 때문이지요. 한 술 더 떠서 타임의 백화점내 매장은 계속 면적이 커지고 있습니다. 장사가 잘 되니까 백화점측에서 5평씩 10평씩 자리를 더 늘려주는 것이지요. 점포당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이런 백화점의 각별한 배려(?)에도 힘입은 바가 큽니다.
* 재고관리와 기타 아웃소싱 ( 모회사인 한섬과의 윈윈 전략 )
- 타임의 재고는 작년 결산기준으로 전체 연간 매출액의 7~8%에 불과합니다. 이와 같이 재고량이 극단적으로 적은 이유는 타임이 기본적으로 시제품 생산을 제외한 모든 물량을 외주를 주고 있고, 소비자의 반응을 보고 생산하여 재고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월물량 전체를 한섬에 판매정가의 20~30%정도의 가격으로 넘기는데, 타임은 이월물량도 인기가 매우 높아서 한섬에 많은 이익을 남겨주고 있습니다. 타임은 재고 리스크를 완전히 덜 수 있어서 좋고, 한섬은 타임의 이월물량을 판매함으로써 충분한 이익을 낼 수 있으니까 누이좋고 매부좋은 거래라고 할 수 있지요.
- 이외에도 타임은 한섬쪽에 인사, 재무, 회계와 같은 관리, 지원 업무를 아웃소싱주고 있습니다. 아웃소싱을 주는 대신에 매출액의 비율대로 관리, 지원 업무에 들어가는 비용을 나누어서 부담하니까 이역시 한섬과 타임 모두 윈윈이 되는 거래이지요. 만약 한섬과 타임이 따로따로 관리, 지원팀을 갖추려면 지금보다 관련경비가 두배는 더 들어갔을 테니까요.
5. 한섬과의 합병 – 대주주의 편에 서라.
- 타임과 마인의 합병작업이 마무리되어 가는 지금 시점에서 타임, 마인 합병은 한섬과의 합병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는 인식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회사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애널리스트들의 레포트들도 그렇고 한섬과 타임과의 합병은 기정사실로 보여집니다. 이제 관심은 합병문제 그 자체가 아니라 언제 어떤 식으로 한섬과 타임이 합병할 것인가하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 요즘 나오고 있는 타임에 대한 레포트들 대부분이 적정주가수준을 한섬에서 20~30%정도 디스카운트해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디스카운트는 두가지 측면에서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 이유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내는 타임의 주당 재무지표들입니다. 타임과 한섬은 결산기가 각각 8월과 12월로 다르기 때문에 최근 4분기의 수치를 비교했고, 비교 지표로는 각 법인의 수익력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주당 영업이익과 자산가치를 나타내는 주당 순자산을 활용했습니다. 수익지표로 주당 순이익이 아닌 주당 영업이익을 쓴 이유는 상호보유지분이나 이자, 부동산 수입 등의 영업외적인 부분을 빼고 순수한 법인 자체의 영업력만을 비교하기 위함입니다. 비교 결과 타임합병법인의 주당 영업이익은 한섬보다 47%가 높았고, 주당 순자산은 62%가 높았지만 3월 5일 기준으로 한 주가는 불과 23% 높은데 불과했습니다. 한섬과 타임이 거의 유사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타임의 디스카운트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각 수치는 최근 4분기의 실적을 토대로 계산한 것으로 주가 변동이나 합병 등의 이유로 다소 변할 수 있습니다. 한섬(전환후)는 전환사채가 전량 전환된 것을 가정한 각종 지표들입니다.
- 두번째 합병이 이미 기정사실화된 것이라면 타임의 디스카운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로 해소될 가능성이 큽니다. 가장 큰 이유는 대주주의 지분율입니다. 3월 5일 현재 한섬의 자사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 총합은 41.5%이고, 타임합병법인의 특수관계인 지분 총합은 77.9%입니다. 그 중 대주주와 가족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은 한섬이 31.8%, 타임합병법인이 42.4%입니다.
- 여기서 한가지 더 고려해야 할 점은 한섬의 전환사채가 모두 전환이 되면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5.5%까지 떨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한섬이 보유하고 있는 타임의 지분이나 자사주, 타임이 보유하고 있는 한섬의 지분이나 자사주는 어차피 한섬과 타임이 합병하면 합병법인의 자사주가 되니까 지분상의 큰 의미가 없습니다.
- 문제는 대주주를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입니다. 합병비율이 어떻게 결정될수록 대주주에게 유리할까요? 한섬의 전환사채의 전환가는 7360원입니다. 현재 한섬의 주가는 11400원이니까 이미 전환사채 투자자들은 55%정도의 잠재적인 수익을 올린 셈입니다. 전환사채 투자자들은 몇 퍼센트의 이자를 받기보다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서 수익을 현실화시키고 싶어할 것이고, 전환사채는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전환이 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 한섬의 전환사채가 모두 전환이 되면 주당 영업이익은 1600원으로 주당 순자산은 7500원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주당 가치가 희석이 되는 유상증자를 하는 셈이지요. 결정적인 점은 대주주의 지분율이 25.5%로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합병의 시기를 결정하는 칼자루는 결국 한섬과 타임의 대주주인 정재봉 사장에게 있습니다. 한섬과 타임이 합병을 하게 된다면 대주주의 지분율은 25.5%에서 42.4%에서 결정되겠지요. 상장법인간의 합병은 주식의 시가로 합병비율을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니까 합병당시에 타임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면 합병법인의 대주주 지분율 또한 더 높아지겠지요. 그 반대의 경우에는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질 것이구요. 합병비율은 대주주들뿐만 아니라 타임의 여타 주주들의 이해관계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합병시점은 하반기중 타임의 주가수준이 한섬의 주당가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어지는 때로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 이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타임의 주가는 한섬의 주가에 연동해서 움직이되, 타임의 전체적인 주가수준은 전환사채 전환 후 한섬의 주당지표와 비슷한 수준까지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6. 정리하면서
- 지난번 한섬이 나훈아를 닮았다고?레포트에서 한섬과 타임의 브랜드 전략에 대해 살펴본 데 이어서 이번에는 화수분으로 상징할 수 있는 타임의 우수한 사업모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추가적인 투자가 없이도 무작정 돈이 나오는 화수분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보물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추가 투자를 거의 하지 않고도 현금을 마구 쏟아내는 훌륭한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 기업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순이익만큼의 이익유보금을 현금의 형태로 쌓아두고 있는 타임은 바로 이런 희귀한 기업중의 하나입니다.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익을 감가상각되는 유형자산을 사야 하고, 끊임없이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기업은 그리 좋은 사업체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 타임은 지난 1분기에 영업이익 66.29%증가라는 놀라운 실적을 기록하였습니다. 1년간 매장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타임의 영업이익증가는 남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5%이상 늘어난 것은 고객 충성도의 증가로 인해 정상가 판매율이 높아지고, 블랙라벨과 같은 고가패션 아이템의 판매량 증가를 나타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가격에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갖고 싶은 기업이 어디냐는 친구의 질문에 타임을 꼽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지금도 그 대답은 유효합니다. 타임이라는 화수분의 가치는 점점 올라가고 있으니까요.
추신) 한섬과 타임의 브랜드편과 사업모델에 이어 다음번에는 한섬의 사람들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정재봉 사장님에 대한 생각, 직원들과 주주들에게 복지기금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한섬의 맨파워, 한섬의 유보수익 활용능력은 어떤 수준인지에 대해 그동안 보고 느낀 것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다음 한섬과 타임의 사람, 사람, 사람 편도 많이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난 겨울에 집필한 한국 최초의 가치투자 서적인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이 3월 12일에 출판됩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부탁드리겠습니다..^^
~~~낭중지추K~~~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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