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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네트워크,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1)

02.01/14 00:00
최준철



안녕하세요? 앤젤입니다. 이번에 분석할 기업은 KTB네트워크입니다.

KTB는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최대의 벤처캐피털 회사입니다. 99년 미래와사람으로 넘어가 민영화가 되었고 벤처 붐과 함께 큰 이문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벤처버블이 가라앉고 코스닥이 폭락하면서 KTB 또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습니다. 현재 KTB의 주가는 액면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KTB는 현재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 되어 있을 뿐 아니라 많은 잠재력을 가진 회사입니다. 이제 시행착오를 거쳐 구조조정을 마무리했을 뿐 아니라 완전한 민영화와 경영합리화를 이루어낸 상태이지만, 몇가지 오해들로 인해 형편없는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KTB를 현재의 저평가된 상태의 관점과 미래에 투자은행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의 관점, 이 두 가지를 화두로 잡았습니다.

이전에 뉴아이에서 '권성문 연구회' 라는 소모임을 만들었었는데, 그때부터 생각했던 KTB의 분석을 이제서야 하게 되네요. 최악의 시점을 벗어나고 있고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시점이라 생각되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분석을 시작합니다.


KTB 디스카운트 요인


우선 왜이리 KTB가 저평가 되어있나하는 부분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네가지로 디스카운트요인을 꼽아 보았습니다.


1. 회사채 상환 여부





KTB는 민영화 이후 벤처투자자금마련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레버리지 투자였죠. 99년도에는 이런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벤처투자 후 회수기간도 짧았구요. 하지만 빚을 얻어 하는 것들이 다 그렇듯이 잘 될 때는 문제가 없다가 조금이라도 상황이 좋지 못하면 모든 것을 옭매어 버리기 마련입니다.

2001년 9월 기준으로 5193억의 회사채 잔액이 남아 있습니다. 금년에 2750억을 갚았으니 얼마나 많은 회사채를 발행했었나 짐작케 해줍니다. 내년에 갚아야 할 금액이 2792억인데 요게 바로 KTB의 주가의 발목을 잡는 것입니다.

금년 순이익이 몇백억에 불과한데 내년에만 갚아야 할 금액이 2000억대라는 것은 언뜻 보면 현대건설과 하이닉스의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하지만 그 회사채의 성격과 KTB가 가진 자산을 살펴보면 이에 대한 지급능력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내년 만기 회사채 중 1090억은 CBO채권이고 775억은 과기금 채권입니다. 목적 자체가 벤처육성과 관련이 있는 자금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차환발행(새로 채권을 발행해서 갚는 것)이 될 겁니다. 금리가 낮은 상황이라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요 두개를 빼면 927억만 현찰 마련해서 갚으면 됩니다. 이만한 돈이 과연 KTB에 있을까요? 재무제표를 보면 현금등가물 288억, 단기금융상품 347억, 유가증권이 712억입니다.

여의도에 있는 사옥과 기타 유가증권 등을 판 돈으로 마련된 현찰(현금등가물+단기금융상품)만 해도 600억은 된다는 얘기입니다. 유가증권은 물론 시가로 계산된 수치가 아닌데 락업이 풀려 당장 혹은 내년에 현금화할 수 있는 상장된 유가증권만 따져도 아라리온, 벨코정보통신, 안철수연구소, 아이디스, 이니텍 등이 있는 것으로 볼 때 300억은 무난히 계산이 나옵니다.

따라서 자금시장이 풀리고 있고 회사채 상환이 2792억 한꺼번에 되지 않는만큼 구조조정 중인 회사의 지분부터 벤처기업의 지분, 대출금, 건물에 이르기까지 여러 자산을 가지고 있는 KTB가 디폴트 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나중에 자산가치 평가에서 더 자세히 설명드리죠) KTB는 납입 자본금 규모만 해도 3000억인 회사입니다.

물론 KTB가 너무 벤처기업의 미래를 장미빛으로 보고 회사채를 과도하게 발행한 것은 잘못입니다. 그 대가를 지금 톡톡이 치르고 있는 중이구요. 그러나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의 막대한 규모만 보고 막연하게 디폴트를 점쳐버리는 것은 위험은 완전히 회피할 수 있을지 모르나 돈을 벌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이미 부채로 인한 디스카운트 부분은 완전히 주가에 반영이 된 상태기 때문에, 오히려 앞으로 개선되어가는 KTB의 재무구조가 부각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2. 자사주





자사주는 단언하건대 확실히 KTB의 기업가치에 타격을 입힌 요소입니다. 자사주물량은 전체 지분의 25%에 육박하는데 평균매입단가가 11000원입니다. 현재 주가를 고려해본다면 KTB는 자사주 투자로 인해 50% 이상의 손실을 본 셈입니다.





이 막대한 양의 자사주는 KTB 주가에 특이한 영향을 미치는데 주가가 하락하면 할수록 자사주의 가격하락으로 인해 자산가치가 급격히 줄어들고, 주가가 상승하면 빠르게 자산가치가 늘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주가가 오르면 자산가치로 인한 상승분의 이익이 있지만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KTB의 상태 때문에 자사주가 얼마든지 장내에서 매각될 수 있다는 물량부담을 투자자들이 항상 느껴왔습니다.

그러나 확신하건대 이 자사주 물량은 장내로 나오지 않습니다. 우선 그 양이 장내에서 소화할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SK텔레콤이 대량의 물량을 NTT를 통해 소화시키려 했다가 실패하자 장내매각을 하지 않고 EB발행을 검토하는 것처럼, 바보가 아니라면 대량의 물량을 장내에 푸는 자승자박을 하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KTB처럼 금융에 밝은 회사에서는요. 옥션을 이베이에 팔았던 전례와 그들의 실력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렇다고 자사주 소각을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새로운 돈을 벌기 위해 그리고 회사채를 갚아야 하기 위해 자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KTB의 상황에서 자사주라도 현금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자본금을 줄여 주가관리를 하는 과정이 현재 KTB에서는 필요치 않아 보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권성문 대표의 미국행이 KTB의 글로벌 투자사로서의 도약 때문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인적 네트워크도 네트워크지만 유명 외국금융사의 지분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미확인된 사실이고 저의 추측에 불과함을 말씀드립니다.

현재 KTB에 있어 국내 브랜드는 확보했지만 해외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고,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키는 전략에는 리스크 부담이 있어 다양한 주식시장에의 상장을 통해 벤처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일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해외의 유력한 파트너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파트너를 영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속칭 피를 섞는 것입니다. (지분참여를 시킨다는 얘기죠)

이런 상황에서 KTB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지분참여를 매우 간단한 절차로 해낼 수 있는 도구입니다. 물론 자사주로 지분참여를 시키면 KTB입장에서도 현금유입이 있고 부담이 되어왔던 자사주의 처리가 되니 일거양득입니다. 밖에서 보아도 이 방법이 가장 이상적일진대 KTB도 분명 이 방법을 추진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성사시킬 수 있는 KTB의 능력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저의 생각대로 되지 않더라도 옥션 매각으로 많은 현금을 가지고 있는 미래와사람이 인수할 수도 있고, M&A시에 현금 대신 KTB의 자사주를 지급하는 식의 방법이 있으니 장내매각에 대한 두려움은 버리시기 바랍니다.



3. 벤처캐피탈의 속성




이것은 일반적인 통념이 아닌 제가 생각하는 디스카운트 요인입니다. 제가 올초부터 벤처캐피탈 주식을 사지 마시라고 조언을 했는데, 그 이유는 벤처캐피탈에게는 매우 안좋은 속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속성은 바로 코스닥의 상승에 후행하고 하락에 선행한다는 것입니다. 즉, KTB는 거래소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코스닥과 연계성을 가지고 움직이는데, 코스닥이 상승하면 이걸 확인하고 늦게서야 오르고 코스닥이 하락하면 제일 먼저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99년과 00년의 KTB 혹은 다른 벤처캐피탈들의 주가 움직임을 보시면 이런 사실들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속성이 변한 것도 아닌데, 왜 올 초에는 추천을 않다고 지금에서야 추천을 하느냐고 의문을 가지시는 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KTB의 구조적인 변화를 차치하고서라도 벤처캐피탈에 있어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고 판단하며, 코스닥의 기술주들이 충분히 제 가치만큼 올랐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선적으로 벤처캐피탈이 자산가치를 회복할 때라고 봅니다.

또한 벤처붐이 꺼진 00~01년의 상황은 오히려 KTB에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투자자금을 회수하는데는 물론 무리가 따랐지만, 반면 좋은 벤처기업의 지분을 싼 값에 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차례 시행착오로 인해 몇 부분에만 국한되었던 투자영역이 다양하게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시장에서는 코스닥의 하락시 벤처캐피탈의 가치를 급속하게 폄하시켜버리는 경향이 남아있으므로 가격급변에 주의하시기 당부드립니다.



4. CEO 리스크





KTB는 머리가 3개입니다. KTB를 이끄는 사람은 이영탁 대표이사 회장, 권성문 대표이사 사장, 백기웅 대표이사 부사장 이렇게 3명이라는 얘기입니다. 모두 대표이사 직함을 가지고 있는 3인 공동대표체제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의 역할이 참으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영탁 회장은 재경원과 교육부 등을 거친 공무원 출신입니다. 따라서 언뜻 보아도 정부 관련 연결통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권성문 사장은 전형적인 금융계 출신의 M&A전문가입니다. 현재는 미국에 머물면서 글로벌 사업 추진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백기웅 부사장은 공대 출신에 제조업을 거친 관리형 인물입니다. 권성문 사장이 떠난 자리를 맡으면서 내부 구조조정과 관리, 유지를 맡고 있습니다.

이렇게 3개의 축이 KTB의 경영을 떠받들고 있는데, 역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은 권성문 사장입니다. KTB의 오너일 뿐 아니라 비전구상이나 굵직굵직한 투자는 모두 그가 해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절대적인 영향력에 대해서는 더이상 말이 필요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력에는 참으로 말이 많습니다. 성공한 사업가이고 그의 능력에는 이의가 없지만 도덕성에는 문제가 많다는 시각이 있고 이는 미래와사람의 냉각캔 사건에서 기인합니다. 냉각캔 사건은 워낙 장이 좋지 않았던 IMF직전에 이루어진데다가 미래와사람이 막대한 자금을 유상증자로 끌어다쓴 때문에 참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나 봅니다. 미래와사람의 주가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자산가치에 비해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권성문 사장이 정치권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도피했다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그의 이력에는 찬사와 불안감이 동시에 공존하고 있으며 이는 그가 소유한 KTB에도 그대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CEO로 인해서 언제 사건에 휩싸일지 모르는 회사로 보고 있다는 얘기죠.

제가 권성문 사장을 만나본 적도 없고, 사실 여기에 대해서 명확히 말씀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냉각캔도 그가 정말 현실성을 몰랐던 것인지, 의도적이었던 것인지도 여기서 논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CEO 리스크만큼이나 CEO 프리미엄도 있어야 되는거 아니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한솔CSN과 미래와사람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그는 뛰어난 M&A / 구조조정 전문가이며, 옥션의 이베이 매각에서 보듯이 글로벌한 비지니스를 구사하고, 99년 옥션과 KTB(당시 종합기술금융)의 과감한 매수에서 보듯이 투자에 뛰어난 혜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덕성을 떠나서 이재에 매우 밝은 비지니스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주주에게 있어 이보다 더 필요한 CEO가 있을까요? 그가 KTB를 자신의 여러 비지니스 중에서 핵심 축으로 여기고 있는만큼 KTB의 주주가 된다는 것은 권성문 사장같은 비지니스맨을 파트너로 삼는 것입니다. 이것은 능력에 대한 CEO 프리미엄입니다.

부연하자면 현재 실질적으로 KTB의 국내사업을 이끌고 있는 백기웅 부사장도 구조조정, 일련의 투자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뛰어난 관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칼럼을 읽어보면 능력 뿐 아니라 도덕성의 이미지 측면에서 권성문 사장을 보완하고 KTB의 이미지를 바꾸어줄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CEO리스크로 인한 디스카운트는 능력에 대한 프리미엄 등으로 보완될 수 있고, 백기웅 부사장이 KTB의 이미지를 바꾸리라 생각합니다.

디스카운트 요인 분석을 다루다보니 KTB의 거의 전 부문 얘기가 조금씩 나왔네요. 다음편부터는 앞서 화두를 던진 KTB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고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앤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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