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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류시장의 지존 '국순당'
국순당4,660원, ▼-140원, -2.92%(43650)
-시장을 만든 사람들
저는 93년이었던가 “보신탕을 당당하게 먹자” 라는 어느 주류회사의 광고를 보았습니다.
이 술은 보신탕과 잘 어울리고 건강까지 생각한 술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디어는 참 좋다만 저게 얼마나 팔릴 수 있을까….
약주시장이라는게 얼마나 된다고..’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고 그 이후 그 술에 대해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98년부터 식당마다 “백세주” 라는 마크가 찍힌 메뉴판이 눈에 띄였고 갑자기 소주 대신에
백세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보였습니다. 다소 비싸긴 했지만요.
그 이후 백세주는 건강에 좋은 약주라는 좁은 카테고리를 벗어나 소주의 대체재로 발돋움하며
누룩제조를 하던 영세업체였던 국순당이라는 회사를 우량주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주류나 담배 같은 업종은 신규사업자의 진출이 매우 힘든 업종입니다.
기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충성도가 강하고 기호가 명확히 구매에 반영을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이트맥주가 OB맥주의 아성을 깨뜨린 것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것은 이미지가 구매에 많이 작용하는만큼
소비자의 제품인지도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고, 김삿갓으로 돌풍을 일으킨 보해가
금방 주저앉아버린 것은 그만큼 그 벽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약주 시장을 한번 볼까요.
약주는 나이많은 분들이 마시는 것, 명절에만 먹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절대적이었습니다.
회식자리에서 혹은 친구와 고기를 구워먹으며 약주를 마시는 모습은 참으로 상상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만큼 시장이 작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국순당은 꾸준한 기술개발과 기발한 마케팅, 독자적 유통망의 확보로 약주시장의 한계를 깨뜨리며
백세주를 맥주, 소주와 더불어 대중술의 한 축으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시장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특히 이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마케팅은 매우 참신했습니다.
과격한 카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실제 술의 소비가 일어나는 식당과 술집들에
백세주 로고가 찍힌 고급 메뉴판을 제작해 준 마케팅 전략은 이제 신화가 되었습니다.
시장을 만든 자는 그 과정까지가 힘든만큼 그 수익을 향유하는 모습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자신이 만든 시장에서의 독점적인 지위는 언제나 달콤한 법이고 국순당은 그 수익을 충분히 향유하는 중입니다.
-국순당의 실적 분석
그렇다면 국순당이 정말 이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얼마만큼의 수익을 내는지 재무구조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국순당의 99년, 00년 매출은 각각 478.0억, 656.0억이었고 당기순이익은 115억, 125억이었습니다.
매출액 증가율은 37%, 당기순이익증가율은 8.6%였습니다.
매출을 보면 확실히 증가세가 눈에 보입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이에 못미치는데 그 이유는 00년에 광고선전비가 다소 증가했고
판매촉진비와 판매활동비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부정적으로 볼 수가 없는 것이 독자적판매망을 구축하기 위한 단기성 투자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반기실적을 보면 이 부분이 다소 감소했는데
유통망 구축을 위한 투자가 일단락 되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즉, 전국적인 유통망으로 확대하여 더 많은 판매와 효율적인 유통을 위한 판매와 직결된 투자로 보아야 하고
이는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합니다.(뒤에 다시 설명하죠)
올해 국순당의 반기실적을 살펴보겠습니다.
국순당의 반기 매출액은 434억으로 단순히 2만 곱해보아도 전년대비 32% 증가한 수치입니다.
수치 자체가 00년에 커진 상태에서 32%라는 수치는 성장이 둔화된 주류업계에서 매우 높은 것입니다.
아마도 50세주 돌풍의 영향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기순이익은 97억으로 전년 총당기순이익의 77%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97억에 2를 곱해서 온기순이익을 단순 추정해보아도 전년 대비 55%의 증가율을 보인 셈입니다.
99년에서 00년으로 넘어갈 때 매출액에 비해 순이익이 따라가지 못한 것과 반대의 현상입니다.
이는 비용의 문제라기보다는 매출액 증가에 비해 매출원가가 적게 들어갔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하면 백세주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줄어들어서 이익이 커졌다는 얘기입니다.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반기실적과 99, 00년의 실적만 보아도 국순당은 백세주라는 제품 하나만으로도 성장일로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약주시장의 규모를 1100억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그중 약80%를 국순당이 점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98년 약주시장 규모는 237억)
-백세주는 고부가가치 제품
기업은 참으로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어 팝니다. 그런 물건들을 제품이라고 하죠.
근데 제품도 제각각 성격이 달라 하나 팔아서 많이 남는 제품이 있고 그렇지 못한 제품이 있습니다.
많이 남는 제품을 고부가가치제품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고부가가치제품은 몇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그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다른 기업이 쉽게 만들지 못한다
2) 소비자들의 그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다
3) 그 시장에서 지배적인 제품이다
코카콜라라든가 MS Windows 같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백세주는 여기에 부합을 할까요? 대입을 한번 해보죠.
1) 다른 기업이 약주는 만들 수 있을지 모르나 그 맛을 복제할 수는 없다
2) 소비자는 맥주 주문처럼 ‘약주 주세요’ 라고 하지 않고 ‘백세주 주세요’ 라고 한다
3) 위에서 언급했듯 백세주는 약주시장의 독점적 지배자이다
그럼 정말 백세주가 고부가가치인지 국순당의 재무구조를 다시 언급하여 짚어보겠습니다.
국순당은 백세주와 연관하여 분석하기가 매우 쉬운데 만드는 제품이 백세주가 거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매출에서 90%이상입니다) 그래서
국순당의 재무구조는 백세주의 고부가가치제품의 성격에 대해 쉽게 얘기해줄 수 있습니다.
제품 하나 팔아서 얼마나 남겨먹었냐를 쉽게 나타내주는 것이 매출액대비영업이익률입니다.
한마디로 100원짜리 팔면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를 나타내어주는 것이죠.
00년의 매출액대비영업이익률은 25%이고 올해 반기기준은 28%입니다. (원가가 낮아져 수치가 더 올라갔네요)
즉, 100원짜리 팔아서 25~28원 남겨먹는다는 얘기입니다.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입니다.
동종업계인 하이트맥주도 이 정도 수준인데 그만큼 술은 많이 남는 장사라는 얘기입니다.
한마디로 고부가가치라는 얘기죠.
덧붙이자면 매출액대비영업이익률 뿐 아니라 장사를 얼마나 잘했나를 나타내주는 ROE는 46.4입니다.
다만 아직 회사가 이익을 대규모로 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ROE는 그다지 믿을만한 수치는 아닌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순당을 둘러싼 우려들
국순당은 등록 후 위에서 언급한 훌륭한 실적 덕분에 꾸준히 오른 셈이지만,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오는데 참 많은 우려들에 시달렸습니다.
조금 오르는 듯하면 꺾이고 그러다 또 옆으로 횡보하고..그런 과정을 반복하며 18000원이라는 가격까지 온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다소 조급해하고 답답해 하는 주주님들이 ‘잡주’라 칭한 것을 본 적도 있을 정도입니다.
좀 오르는듯하면 항상 나오는 우려들은 몇가지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해보려 합니다.
1. 백세주 돌풍은 유행에 불과하다
백세주가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흔히 빗대어서 매실주가 없어서 못팔 정도의 인기를 구가하다가 사그러져 버린 일을 언급합니다.
그러나 백세주와 매실주는 다릅니다.
매실주는 어느 주류회사라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일반인들도 집에서 담가서 만들어 먹을 수 있을 정도이니까요.
그리고 그 맛이라는 것이 굉장히 미각을 자극합니다. 술이라기보다는 샴페인에 가깝다고 해야할까요.
이런 맛이 명확한 술의 특성은 외모가 이쁜 여자처럼 금새 질리게 되고
고기 등 여타음식과 조화를 잘 못이룬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두번 별미로 마실지는 모르나 꾸준히 마시기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마시기에 부담스럽습니다.
반면 백세주는 맛이 뭐라 설명은 안되지만 담백하고 부드럽습니다.
육류와도 맛이 잘 어울립니다. 가끔 먹는 별미라기보다는 소주의 대체재에 가깝습니다.
그냥 값싸게 독한 소주를 마실 것인지 아니면 돈을 좀더 주고라도
순한 소주의 대체재를 마실 것인지의 결정에서 백세주는 그 한축이 되는 것입니다.
아마 소주와 백세주를 반반씩 섞어 만든 50세주의 출현은 소주의 저렴함과
백세주의 맛을 동시에 즐기려는 주당들의 자연발생적인 대체재로 생각됩니다.
그만큼 백세주의 맛과 숙취가 없는 약주로서의 강점은 매력적입니다.
또한 젊은이들은 옛날 세대들처럼 취하기 위해 술을 마신다기보다는 그 분위기 자체를 즐기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또한 여성의 음주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 역시 음주의 목적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백세주는 소주에 비해 부담이 없는 고급술로 자리를 잡았고 실제로 이들의 구매비중이 높아가는 추세입니다. (백세주가 요즘 20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많이 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볼 때 백세주가 쉽게 사라질 것으로 생각지 않습니다.
백세주는 이제 고객에게 약주의 일종이 아닌 그냥 백세주일 뿐입니다.
2. 제품이 백세주 하나라서 백세주가 망하면 회사가 망한다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거 물론 약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위에서 설명했듯이 백세주가 일시에 없어질 가능성은 적습니다.
그리고 국순당은 백세주라는 히트상품을 통해 주류업체에게 필수적인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했습니다.
원래 술을 개발하는 업체기 때문에 언제든 신제품은 출시할 수 있습니다.
(자매회사인 배상면주가의 경우 몇가지의 술을 한번에 쏟아냈는지 생각해보십시오) 문제는 유통망이었죠.
즉, 새로운 술이 없어서 출시를 안한 것이 아니라 인프라를 갖출 때까지 때를 기다렸다고 보아집니다.
게다가 이 조치가 적절했다고 보여지는 것은 약주시장이 충분히 커지지 않은 상태에서
신제품을 출시해버리면 백세주는 산사춘처럼 그냥 약주의 하나로 이미지가 전락해 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백세주의 기존 매출에도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연하자면 하이트맥주도 그렇고 OB맥주도 그렇고 주류업체라는 것이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수는 있으나
결국 매출의 대부분은 거의 한 제품에 의존합니다. 다양한 상품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하이트맥주-스타우트 처럼 기존 제품의 변형에 불과하구요.
즉, 주류업체는 다른 산업만큼 한 회사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야 되는 당위성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3. 대형주류사의 약주시장 진입으로 점유율을 빼앗길 것이다
국순당의 주가가 진로나 두산의 약주제품 출시발표로 휘청할 때가 있었습니다.
워낙 주류는 과점 성격이 강해 큰 놈이 결국에는 이긴다는 논리가 팽배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보해의 김삿갓이 진로의 참이슬에 박살이 났던 것을 목격한 학습효과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미 진로나 두산은 약주시장을 너무 얕본 나머지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보해의 경우는 전국유통망을 확보하기 전에 경쟁사들이 저도주 시장으로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여 망한 케이스입니다. 제품에 문제가 있었다기보다는 지방주류업체의 한계를 결국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두산의 군주나 진로의 천국이 출시되기 전에 이미 국순당은 전국 식당들을 백세주 광고물로 도배를 해버렸고 자체 유통망도 갖추었으며 코스닥등록에 따른 자금유입과 유보수익으로 자본마저 확보한 상태입니다.
저는 오히려 모그룹 때문에 재무구조가 멍들어 있는 진로나 이미 술시장에서 손을 떼고 중공업에 주력하고 있는
두산이 얼마나 규모나 자본 면에서 국순당보다 유리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두산과 진로는 약주시장에 진출하여 후발주자가 됨으로써 국순당의 선도 이미지를
강하게 소비자에게 심어주었고 시장볼륨만 키워 국순당 좋은 일만 시킨 셈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는 약주시장이 팽창하고 국순당의 매출이 늘어나는 수치적인 것만 보아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대형주류사의 진출은 국순당에게는 악재가 아니라 호재입니다.
-국순당의 성장은 계속된다
국순당은 이제 시작하는 회사입니다.
백세주를 통해 만든 인지도와 자금, 전국적 유통망은 이제 국순당이 성장일로를 걷기 위한 초석에 불과합니다.
경영진의 술에 대한 열정, 신제품 개발능력, 마케팅 능력은 백세주를 통해 만든 고속도로를 질주하게 해 줄 것입니다. 게다가 국순당이 플레이하고 있는 약주시장은 성장하는 시장입니다.
이제 국순당에 모멘텀을 제공해 줄 요인은 하반기에 출시될 신제품과 해외진출입니다.
신제품 의 경우는 백세주의 런칭 때만큼 리스크가 크지 않습니다.
그때와 지금은 국순당이 가진 기반과 역량이 다르고 약주시장의 규모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 성공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또한 백세주의 용기를 변형하여 만든 명절용 선물셋트 또한 꾸준한 성장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해외진출의 경우는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작년 수출실적이 16억에 불과하고
국내에 출시될 신제품의 경우와 달리 국순당의 인프라와 인지도가 전혀 없는 새로운 시장에서의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진로의 소주가 양주와 비슷한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한국술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지 않고 백세주가 일본인의 주된 관심사인 건강을 위한 술이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목표주가는?
국순당의 작년 EPS는 1900원, 올해 추정 EPS는 2450원입니다.
9월22일 현재 국순당의 주가가 16700원이므로 작년실적대비 PER는 8.78, 올해예상치대비 PER는 6.81입니다.
향후 5년간 국순당이 20% 성장하리라는 가정한 5년간의 DCF는 1214억입니다.
국순당의 순자산은 440억으로 추산되는데 이를 DCF와 합하면 1654억의 가치를 가지게 됩니다.
이를 국순당의 발행주식수로 나누어보면 주당 22050원입니다.
이때 국순당이 새롭게 가지게된 강력한 영업력과 성장하는 약주시장의 선두업계 프리미엄은
경기위축과 상쇄를 시켰습니다. 백세주가 고가의 술인 관계로 경기위축이라는 요인을 디스카운트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계산법에 의해 목표주가는 22050원,
이 때 01년 예상치 기준으로의 PER는 9.00이며 현재 주가 167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24.3%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애널리스트 최준철wallstreet@korea.com
-시장을 만든 사람들
저는 93년이었던가 “보신탕을 당당하게 먹자” 라는 어느 주류회사의 광고를 보았습니다.
이 술은 보신탕과 잘 어울리고 건강까지 생각한 술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디어는 참 좋다만 저게 얼마나 팔릴 수 있을까….
약주시장이라는게 얼마나 된다고..’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고 그 이후 그 술에 대해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98년부터 식당마다 “백세주” 라는 마크가 찍힌 메뉴판이 눈에 띄였고 갑자기 소주 대신에
백세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보였습니다. 다소 비싸긴 했지만요.
그 이후 백세주는 건강에 좋은 약주라는 좁은 카테고리를 벗어나 소주의 대체재로 발돋움하며
누룩제조를 하던 영세업체였던 국순당이라는 회사를 우량주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주류나 담배 같은 업종은 신규사업자의 진출이 매우 힘든 업종입니다.
기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충성도가 강하고 기호가 명확히 구매에 반영을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이트맥주가 OB맥주의 아성을 깨뜨린 것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것은 이미지가 구매에 많이 작용하는만큼
소비자의 제품인지도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고, 김삿갓으로 돌풍을 일으킨 보해가
금방 주저앉아버린 것은 그만큼 그 벽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약주 시장을 한번 볼까요.
약주는 나이많은 분들이 마시는 것, 명절에만 먹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절대적이었습니다.
회식자리에서 혹은 친구와 고기를 구워먹으며 약주를 마시는 모습은 참으로 상상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만큼 시장이 작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국순당은 꾸준한 기술개발과 기발한 마케팅, 독자적 유통망의 확보로 약주시장의 한계를 깨뜨리며
백세주를 맥주, 소주와 더불어 대중술의 한 축으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시장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특히 이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마케팅은 매우 참신했습니다.
과격한 카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실제 술의 소비가 일어나는 식당과 술집들에
백세주 로고가 찍힌 고급 메뉴판을 제작해 준 마케팅 전략은 이제 신화가 되었습니다.
시장을 만든 자는 그 과정까지가 힘든만큼 그 수익을 향유하는 모습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자신이 만든 시장에서의 독점적인 지위는 언제나 달콤한 법이고 국순당은 그 수익을 충분히 향유하는 중입니다.
-국순당의 실적 분석
그렇다면 국순당이 정말 이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얼마만큼의 수익을 내는지 재무구조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국순당의 99년, 00년 매출은 각각 478.0억, 656.0억이었고 당기순이익은 115억, 125억이었습니다.
매출액 증가율은 37%, 당기순이익증가율은 8.6%였습니다.
매출을 보면 확실히 증가세가 눈에 보입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이에 못미치는데 그 이유는 00년에 광고선전비가 다소 증가했고
판매촉진비와 판매활동비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부정적으로 볼 수가 없는 것이 독자적판매망을 구축하기 위한 단기성 투자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반기실적을 보면 이 부분이 다소 감소했는데
유통망 구축을 위한 투자가 일단락 되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즉, 전국적인 유통망으로 확대하여 더 많은 판매와 효율적인 유통을 위한 판매와 직결된 투자로 보아야 하고
이는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합니다.(뒤에 다시 설명하죠)
올해 국순당의 반기실적을 살펴보겠습니다.
국순당의 반기 매출액은 434억으로 단순히 2만 곱해보아도 전년대비 32% 증가한 수치입니다.
수치 자체가 00년에 커진 상태에서 32%라는 수치는 성장이 둔화된 주류업계에서 매우 높은 것입니다.
아마도 50세주 돌풍의 영향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기순이익은 97억으로 전년 총당기순이익의 77%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97억에 2를 곱해서 온기순이익을 단순 추정해보아도 전년 대비 55%의 증가율을 보인 셈입니다.
99년에서 00년으로 넘어갈 때 매출액에 비해 순이익이 따라가지 못한 것과 반대의 현상입니다.
이는 비용의 문제라기보다는 매출액 증가에 비해 매출원가가 적게 들어갔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하면 백세주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줄어들어서 이익이 커졌다는 얘기입니다.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반기실적과 99, 00년의 실적만 보아도 국순당은 백세주라는 제품 하나만으로도 성장일로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약주시장의 규모를 1100억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그중 약80%를 국순당이 점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98년 약주시장 규모는 237억)
-백세주는 고부가가치 제품
기업은 참으로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어 팝니다. 그런 물건들을 제품이라고 하죠.
근데 제품도 제각각 성격이 달라 하나 팔아서 많이 남는 제품이 있고 그렇지 못한 제품이 있습니다.
많이 남는 제품을 고부가가치제품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고부가가치제품은 몇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그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다른 기업이 쉽게 만들지 못한다
2) 소비자들의 그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다
3) 그 시장에서 지배적인 제품이다
코카콜라라든가 MS Windows 같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백세주는 여기에 부합을 할까요? 대입을 한번 해보죠.
1) 다른 기업이 약주는 만들 수 있을지 모르나 그 맛을 복제할 수는 없다
2) 소비자는 맥주 주문처럼 ‘약주 주세요’ 라고 하지 않고 ‘백세주 주세요’ 라고 한다
3) 위에서 언급했듯 백세주는 약주시장의 독점적 지배자이다
그럼 정말 백세주가 고부가가치인지 국순당의 재무구조를 다시 언급하여 짚어보겠습니다.
국순당은 백세주와 연관하여 분석하기가 매우 쉬운데 만드는 제품이 백세주가 거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매출에서 90%이상입니다) 그래서
국순당의 재무구조는 백세주의 고부가가치제품의 성격에 대해 쉽게 얘기해줄 수 있습니다.
제품 하나 팔아서 얼마나 남겨먹었냐를 쉽게 나타내주는 것이 매출액대비영업이익률입니다.
한마디로 100원짜리 팔면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를 나타내어주는 것이죠.
00년의 매출액대비영업이익률은 25%이고 올해 반기기준은 28%입니다. (원가가 낮아져 수치가 더 올라갔네요)
즉, 100원짜리 팔아서 25~28원 남겨먹는다는 얘기입니다.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입니다.
동종업계인 하이트맥주도 이 정도 수준인데 그만큼 술은 많이 남는 장사라는 얘기입니다.
한마디로 고부가가치라는 얘기죠.
덧붙이자면 매출액대비영업이익률 뿐 아니라 장사를 얼마나 잘했나를 나타내주는 ROE는 46.4입니다.
다만 아직 회사가 이익을 대규모로 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ROE는 그다지 믿을만한 수치는 아닌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순당을 둘러싼 우려들
국순당은 등록 후 위에서 언급한 훌륭한 실적 덕분에 꾸준히 오른 셈이지만,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오는데 참 많은 우려들에 시달렸습니다.
조금 오르는 듯하면 꺾이고 그러다 또 옆으로 횡보하고..그런 과정을 반복하며 18000원이라는 가격까지 온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다소 조급해하고 답답해 하는 주주님들이 ‘잡주’라 칭한 것을 본 적도 있을 정도입니다.
좀 오르는듯하면 항상 나오는 우려들은 몇가지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해보려 합니다.
1. 백세주 돌풍은 유행에 불과하다
백세주가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흔히 빗대어서 매실주가 없어서 못팔 정도의 인기를 구가하다가 사그러져 버린 일을 언급합니다.
그러나 백세주와 매실주는 다릅니다.
매실주는 어느 주류회사라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일반인들도 집에서 담가서 만들어 먹을 수 있을 정도이니까요.
그리고 그 맛이라는 것이 굉장히 미각을 자극합니다. 술이라기보다는 샴페인에 가깝다고 해야할까요.
이런 맛이 명확한 술의 특성은 외모가 이쁜 여자처럼 금새 질리게 되고
고기 등 여타음식과 조화를 잘 못이룬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두번 별미로 마실지는 모르나 꾸준히 마시기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마시기에 부담스럽습니다.
반면 백세주는 맛이 뭐라 설명은 안되지만 담백하고 부드럽습니다.
육류와도 맛이 잘 어울립니다. 가끔 먹는 별미라기보다는 소주의 대체재에 가깝습니다.
그냥 값싸게 독한 소주를 마실 것인지 아니면 돈을 좀더 주고라도
순한 소주의 대체재를 마실 것인지의 결정에서 백세주는 그 한축이 되는 것입니다.
아마 소주와 백세주를 반반씩 섞어 만든 50세주의 출현은 소주의 저렴함과
백세주의 맛을 동시에 즐기려는 주당들의 자연발생적인 대체재로 생각됩니다.
그만큼 백세주의 맛과 숙취가 없는 약주로서의 강점은 매력적입니다.
또한 젊은이들은 옛날 세대들처럼 취하기 위해 술을 마신다기보다는 그 분위기 자체를 즐기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또한 여성의 음주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 역시 음주의 목적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백세주는 소주에 비해 부담이 없는 고급술로 자리를 잡았고 실제로 이들의 구매비중이 높아가는 추세입니다. (백세주가 요즘 20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많이 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볼 때 백세주가 쉽게 사라질 것으로 생각지 않습니다.
백세주는 이제 고객에게 약주의 일종이 아닌 그냥 백세주일 뿐입니다.
2. 제품이 백세주 하나라서 백세주가 망하면 회사가 망한다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거 물론 약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위에서 설명했듯이 백세주가 일시에 없어질 가능성은 적습니다.
그리고 국순당은 백세주라는 히트상품을 통해 주류업체에게 필수적인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했습니다.
원래 술을 개발하는 업체기 때문에 언제든 신제품은 출시할 수 있습니다.
(자매회사인 배상면주가의 경우 몇가지의 술을 한번에 쏟아냈는지 생각해보십시오) 문제는 유통망이었죠.
즉, 새로운 술이 없어서 출시를 안한 것이 아니라 인프라를 갖출 때까지 때를 기다렸다고 보아집니다.
게다가 이 조치가 적절했다고 보여지는 것은 약주시장이 충분히 커지지 않은 상태에서
신제품을 출시해버리면 백세주는 산사춘처럼 그냥 약주의 하나로 이미지가 전락해 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백세주의 기존 매출에도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연하자면 하이트맥주도 그렇고 OB맥주도 그렇고 주류업체라는 것이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수는 있으나
결국 매출의 대부분은 거의 한 제품에 의존합니다. 다양한 상품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하이트맥주-스타우트 처럼 기존 제품의 변형에 불과하구요.
즉, 주류업체는 다른 산업만큼 한 회사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야 되는 당위성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3. 대형주류사의 약주시장 진입으로 점유율을 빼앗길 것이다
국순당의 주가가 진로나 두산의 약주제품 출시발표로 휘청할 때가 있었습니다.
워낙 주류는 과점 성격이 강해 큰 놈이 결국에는 이긴다는 논리가 팽배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보해의 김삿갓이 진로의 참이슬에 박살이 났던 것을 목격한 학습효과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미 진로나 두산은 약주시장을 너무 얕본 나머지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보해의 경우는 전국유통망을 확보하기 전에 경쟁사들이 저도주 시장으로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여 망한 케이스입니다. 제품에 문제가 있었다기보다는 지방주류업체의 한계를 결국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두산의 군주나 진로의 천국이 출시되기 전에 이미 국순당은 전국 식당들을 백세주 광고물로 도배를 해버렸고 자체 유통망도 갖추었으며 코스닥등록에 따른 자금유입과 유보수익으로 자본마저 확보한 상태입니다.
저는 오히려 모그룹 때문에 재무구조가 멍들어 있는 진로나 이미 술시장에서 손을 떼고 중공업에 주력하고 있는
두산이 얼마나 규모나 자본 면에서 국순당보다 유리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두산과 진로는 약주시장에 진출하여 후발주자가 됨으로써 국순당의 선도 이미지를
강하게 소비자에게 심어주었고 시장볼륨만 키워 국순당 좋은 일만 시킨 셈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는 약주시장이 팽창하고 국순당의 매출이 늘어나는 수치적인 것만 보아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대형주류사의 진출은 국순당에게는 악재가 아니라 호재입니다.
-국순당의 성장은 계속된다
국순당은 이제 시작하는 회사입니다.
백세주를 통해 만든 인지도와 자금, 전국적 유통망은 이제 국순당이 성장일로를 걷기 위한 초석에 불과합니다.
경영진의 술에 대한 열정, 신제품 개발능력, 마케팅 능력은 백세주를 통해 만든 고속도로를 질주하게 해 줄 것입니다. 게다가 국순당이 플레이하고 있는 약주시장은 성장하는 시장입니다.
이제 국순당에 모멘텀을 제공해 줄 요인은 하반기에 출시될 신제품과 해외진출입니다.
신제품 의 경우는 백세주의 런칭 때만큼 리스크가 크지 않습니다.
그때와 지금은 국순당이 가진 기반과 역량이 다르고 약주시장의 규모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 성공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또한 백세주의 용기를 변형하여 만든 명절용 선물셋트 또한 꾸준한 성장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해외진출의 경우는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작년 수출실적이 16억에 불과하고
국내에 출시될 신제품의 경우와 달리 국순당의 인프라와 인지도가 전혀 없는 새로운 시장에서의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진로의 소주가 양주와 비슷한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한국술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지 않고 백세주가 일본인의 주된 관심사인 건강을 위한 술이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목표주가는?
국순당의 작년 EPS는 1900원, 올해 추정 EPS는 2450원입니다.
9월22일 현재 국순당의 주가가 16700원이므로 작년실적대비 PER는 8.78, 올해예상치대비 PER는 6.81입니다.
향후 5년간 국순당이 20% 성장하리라는 가정한 5년간의 DCF는 1214억입니다.
국순당의 순자산은 440억으로 추산되는데 이를 DCF와 합하면 1654억의 가치를 가지게 됩니다.
이를 국순당의 발행주식수로 나누어보면 주당 22050원입니다.
이때 국순당이 새롭게 가지게된 강력한 영업력과 성장하는 약주시장의 선두업계 프리미엄은
경기위축과 상쇄를 시켰습니다. 백세주가 고가의 술인 관계로 경기위축이라는 요인을 디스카운트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계산법에 의해 목표주가는 22050원,
이 때 01년 예상치 기준으로의 PER는 9.00이며 현재 주가 167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24.3%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애널리스트 최준철wallstre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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