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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이 신도리코를 다시보는 세가지 이유 (01/04/01)

외국인이 신도리코를 다시 보는 세가지 이유






- 신도리코37,500원, ▼-400원, -1.06%의 주가가 30000만원을 넘어섰네요.
30000원 - 신도리코가 1년 가까이 넘을 수 없었던 벽으로 보여졌던 가격대이지요.
일시적으로 30000원이 다시 붕괴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제 신도리코가 제자리로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종합주가지수는 연초수준으로 돌아왔고 주가가 연중신저가를 갱신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도리코는 작년 종합주가지수 700~800수준에서 기록했던 30000원 고지를 회복했습니다.


-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들의 다소 공격적이기까지 한 매수세입니다.
누가 샀는지는 저는 잘 모르는데, 아는 분이 외국인의 매수 창구가 노무라증권과 자딘플레밍 증권이라고 하시더군요. 매수 창구가 어디이건간에 신도리코의 진가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하나하나 늘어가고 있다는 것은
신도리코의 주주로서 참 기쁜 일이지요.


- 그렇다면 왜 외국인이 신도리코를 매수했을까?
작년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은 줄기차게 신도리코의 주식을 팔아댔던 것이 사실입니다.
작년에 신도리코가 자사주를 매입한 금액이 300억원인데, 300억원이면 전체발행주식의 10%이고
이것은 당시 실질 유통물량의 40%에 육박하는 무시무시한 금액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주가가 떨어져 있는 것은 기관투자가들의 매도세와 함께
상당수 외국인의 매도가 컸었지요.


- 이런 외국인의 매도세를 보고 저도 상당히 놀랐던 것이 사실입니다.
정말 복사기가 그렇게 '미래가 없는'사업인가, 신도리코에 제가 뭔가 모르는 약점이 있는 것은 아닐까 등등
여러가지 생각을 해볼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조사를 해보았지만 의심이 갈만한 요소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이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외국인도 항상 '전지전능'하고 옳은 선택만 하는 것은 아니지요.
우리나라사람들은 IMF를 겪으면서 외국인들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그들도 유행을 타고 때로는 투기에 정신을 빼앗기기도 하는 어쩔수 없는 불완전한 투자자일뿐이지요.
현대전자때문에 투자원금이 1/4로 줄어들어버린 외국계 펀드와 나스닥에서 1/10이하로 떨어져버린 아마존이나
야후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들도 그런 '외국인'들의 실패를 보여준 사람이지요.


-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장기적으로는 돈을 벌 수 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들과 우리가 틀린 점이 있다면, 그들은 재무구조와 합리적인 예측에 근거한 예상실적에
따라 투자를 한다는 점이지요. 그리고 자기가 팔았던 주식이더라도 자신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신호가 나타나거나
새로운 환경의 변화가 나타나면 과감하게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주식을 다시 매수하지요.


- 신도리코가 바로 그런 좋은 사례가 됩니다.
작년에 외국인들은 인터넷관련주, 첨단기술주의 열풍속에서 신도리코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계속 신도리코를 매도하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들어 그들의 매도가 잘못되었슴을 나타내주는 증거가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생각을 바꾼 상황변화가 무엇일까~~~
저는 그 상황변화를 세가지 정도로 정리해 볼까 합니다.


- 첫번째, 환율상승입니다. 신도리코는 작년에 렉스마크사와 대규모 프린터 수출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제록스 영국법인과 복사기 관련부품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으로 추가로 발생하는 매출액이 올해 700억정도 내년에 2700억원 정도로 예상되었는데,
환율이 상승하면서 매출액의 증가와 함께 순이익의 추가적인 증가가 예상됩니다.
왜냐하면 이 계약은 달러기준으로 체결된 것이고, 신도리코는 거의 부품국산화율이 100%에 가깝기 때문에
환율상승으로 인한 원가상승요인은 미미하거든요. 약간 복잡하나요? ~^^
결론만 말하자면 대규모 수출계약건에다 환율상승으로 인해 원래 예상치보다 더 큰 규모의 이익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서, 외국인들이 신도리코를 매수했다는 것이지요.


- 두번째, 한국후지제록스사의 아날로그 복사기 판매 중지계획때문입니다.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하반기부터 후지제록스는 아날로그 복사기영업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고,
디지털 복합기의 판매에만 전념한다고 하더군요. 좋게 말하면 선택과 집중으로 인한 구조조정이고,
조금 안좋게 말하면 신도리코와 상대해서 이익을 낼 수 없으니까 꼬리를 아예 내려버린 것입니다.
제록스사는 한국시장에서 25%정도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제 아날로그 복사기 시장에서 유일한 경쟁자는
롯데캐논만 남았습니다. 롯데캐논도 결국은 아날로그 복사기 부분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아날로그 복사기의 시장규모는 계속 정체 또는 축소될 수밖에 없는데,
신도리코라는 유통망과 기술력에서 절대우위에 있는 강자 앞에서 많은 수익을 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거든요.


- 제록스사의 디지털 복합기시장 전념계획은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복합기시장이
성장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복합기라고 하는 것은 기존의 복사기가 복사만 할 수 있는데 비해,
복사기기능뿐만 아니라 팩스, 스캐너, 프린터 등의 다양한 기능이 하나이상 추가되고,
컴퓨터에 연결해서도 쓸 수 있는 다기능 복사기를 말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50%정도, 일본은 70%이상이
이 디지털 복합기가 복사기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우리나라도 디지털 복합기가 대세가 되겠지요.


- 그렇다면 신도리코는 복사기 형태가 변함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계속 줄어들 것인가?
절대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사기의 변화는 흑백 텔레비젼이 칼라 텔레비젼으로 변화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흑백 텔레비젼을 보던 집에서 칼라 텔레비젼으로 텔레비젼을 바꾼다고 해서
삼성전자같은 회사가 망했을것 같습니까?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벌수 있었지요. 결국은 바꿔야 했지만,
어차피 그 회사가 그 회사아니겠습니까? 오히려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가격도 더 올라가서 많은 돈을 벌게 되지요. 복사기도 똑같을 것입니다.
더구나 신도리코는 이미 디지털 복합기를 수출하고 있고, 관련기술도 상당히 축적한 상태입니다.


- 그래서 아날로그 복사기시장을 완전히 독점하면서,
새로운 디지털 복합기시장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같은 예상때문에
외국인들이 신도리코를 매수하는 두번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 세번째, 전세계적인 기술주에 대한 거품이 꺼지면서
신도리코의 수익성과 우량한재무구조에 대해 다시 보게 된 것이
외국인들이 신도리코를 매수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신도리코는 누차 말했다시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정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중소기업치고는 드물게 순현금성 자산만도 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가 하나도 없는 알짜 기업입니다.
오랜기간동안 안정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강력한 마케팅력과 영업력으로
삼성과 LG를 비롯한 대기업을 복사기 시장에서 밀어내고 이번에 복사기의 다른 이름으로 불리던
제록스사를 한국복사기시장에서 손을 떼게 만든 것도 바로 엄청난 액수의 현금에 바탕한 강력한 재무구조이지요.


- 올해 1/4분기중에 잠정적인 매출집계에 따르면 신도리코의 매출과 순이익규모는 한창 호황이었던
작년초와 별 변화가 없다고 합니다. 거기에다가 하반기 본격적으로 수출되는 디지털 프린터와
부품수출물량을 더한다면 올해 신도리코는 순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하는 몇 안되는 기업들 중 하나가 되겠지요.
다들 잘나갈때, 경기가 호황일때는 누가 강자인지를 구별하기가 힘듭니다.
절대 강자는 불황때 남들이 어려워서 거의 죽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서서히 그 진가를 드러내지요.
저는 신도리코가 불황때 빛나는 절대강자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2000원의 배당금은 저에게도 참 매력적인 것이었지만 저금리에 익숙해진 외국인들에게는
신도리코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겠지요.
불황이 올지도 모르는데 주당 2000원씩 배당한다는 것은 웬만한 자신감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 올해 전반기 주식시장의 히트 종목을 꼽으라면 태평양과 삼성SDI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두 종목 모두 제가 작년에 보유하고 있던 종목인데 저는 지금까지 기다리지는 못하고 각각50~70%의 이익을 내고
팔았습니다. 워낙 낮은 가격에 샀기 때문에 이 두 종목은 작년에 종합주가지수가 절반으로 폭락할 때도 플러스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지켜주었던 고마운 종목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입버릇처럼 장기투자와 가치투자를 이야기하면서도 폭락하는 주가지수에 대한 두려움과 50%정도의 수익에 스스로 만족하며 주식을 팔아버린 저의 선택이 후회가 됩니다.
만약 지금까지 믿고 참으면서 이 두 종목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100~15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겠지요.


- 사람들은 대박을 꿈꿉니다. 그리고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주식들에 힘들여 번 돈을 몇마디 말만 듣고
겁없이 던지곤 합니다. 물론 실패를 하지요. 하지만 자기가 왜 실패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반성하지 않습니다.
다만 운이 좋지 않았을 뿐이라고만 말하지요. 제 생각에 대박은 우리주변 가까이에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에 과자에 화장품에 복사기에 정수기에~~ 그래서 저는 제가 이해할 수 있고,
좋아할 수 있는 종목에만 투자합니다. 은행이나 도서관에 가면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복사기가 어떤 회사제품인지,
정수기는 어느 회사인지입니다. 물론 제가 가지고 있는 회사의 제품이 압도적으로 많음을 확인하고 뿌듯해하지요.


- 좋은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조급해하지 마십시요. 시간은 현명한 자의 편이니까요.
신도리코는 좋은 주식입니다. 좋은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사람입니다.
기다리면서 제 가치를 찾기만을 기다리십시요. 달리는 열차에서 너무 빨리 내리지 마십시요.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았음을 알고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믿고 기다리신다면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겠지요.
그럼 즐투하시고 안녕히 계십시요.







~~~낭중지추K~~~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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