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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려아연, 영풍의 경영권 분쟁의 시사점

안녕하세요. 5월말에도 덥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불볕더위라는 말이 더 어울려 보이는 6월입니다. 아직 한여름이라고 볼 수 없는 날짜이지만 벌써 이렇게 더운 것을 보니 여름철 더위가 정말 보통이 아니겠다는 걱정도 듭니다. 주식투자자로서는 CJ CGV나 롯데칠성처럼 더울수록 유리한 기업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의 사례로서 고려아연-영풍 간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서 소액주주의 입장에서 관찰한 내용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오너가 있는 기업에 대한 경영권 분쟁은 상속 과정에서 자녀간의 갈등이 있는 경우, 또는 5%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펀드 등 외부투자자와 오너경영인간의 갈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고려아연의 경우 25.15%의 지분을 보유한 공식적인 최대주주가 경영권 분쟁에서 오히려 다소 불리하게 보인다는 점에서 특별한 점이 있다 생각하며, 투자자의 입장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이번 경영권 분쟁의 특징점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고려아연-영풍그룹은 장씨 오너가문과 최씨 오너가문이 공동으로 경영하고 있었습니다. 장씨 오너가가 지배하고 있는 ㈜영풍이 고려아연의 지분 25.1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우호지분을 합치면 약 32%의 고려아연 지분을 장씨 오너가에서 보유하고 있습니다.

2. 최씨 오너가에서 직접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최대 15.9%로 ㈜영풍이 보유한 지분에 크게 못 미치지만, 현대자동차, LG화학, 한화 등 최씨 오너가의 백기사 지분으로 분류되는 지분들을 모으면 최대 33%정도로 나타나 우호지분율까지 포함하여 엇비슷한 수준까지 맞춰진 상황입니다.

3. 2023년말 기준 8.39%의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2024년 3월 19일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배당과 정관개정 등 쟁점 안건에 대해서 고려아연 측 원안에 찬성하였습니다. 국민연금의 결정은 최씨 오너가의 편을 들어준 것으로 정기주총의 결과를 최씨 오너가에 유리하도록 한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4. 고려아연과 영풍은 단순히 모회사-자회사의 관계가 아닌 원료 구매 등 여러 분야에서 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특히 아연 제련량을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영풍(32만톤)이 고려아연(88만톤, 자회사 포함)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득을 보고 있었던 측면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영풍(그룹)이 고려아연과 완전히 분리되게 된다면 영풍(그룹)의 영업활동 및 경쟁력에 있어서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은 몇 가지 정리해본 시사점들입니다.

1. ㈜영풍과 장씨 오너가가 보유한 지분을 다 팔아버리면 어떨까?

㈜영풍에 있어서 현재 상황에서 합리적인 결정은 갖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 25.15%와 장씨 오너가가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지분을 전부 묶어서 처분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2024년 6월 15일 현재를 기준으로 ㈜영풍의 시가총액은 6,502억원이고, 고려아연의 시가총액 9조 9,272억원에 지분율 25.15%를 단순히 곱한 금액은 2조 4,937억원입니다. 아래 재무제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영풍의 영업이익이 최근 3년간 1,000억원을 넘은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씨 오너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최대한 받으면서 처분하는 것이 최선이 될 수 있습니다.

자료출처: FnDataguide

오너가에 속한 개인의 입장에서도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서 처분하게 되면 최대 수천억원대의 차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많아도 수십억에서 백억 단위의 배당금에 만족하기보다는 이번 기회에 큰 이익을 남기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솔깃할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금액이 매우 크기는 하지만 고려아연은 현금흐름이 우수한 기업이며 시장에서의 지위도 확고하여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까지 넓게 고려한다면 지분을 매입할 상대방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고는 볼 수 없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위의 내용이 탁상공론에 불과한 것은 실제로 위와 같은 상황이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이유로는 1) 고려아연 지분을 모두 매각하여 고려아연과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단절되게 된다면 ㈜영풍이 독자적으로 경쟁력을 갖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2) 위와 같은 막대한 현금이 ㈜영풍과 장씨 오너가에 유입된다고 해서 재투자할 만한 적절한 투자처가 나타나는 것도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3) 위와 같이 치열한 경영권 분쟁이 진행중인 기업에 대해서 굳이 높은 변동성과 큰 돈이 묶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투자할 만한 외부투자자를 찾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입니다.

2. ㈜영풍에 지금 투자해보면 어떨까?

㈜영풍의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은 이대로 특별한 변화 없이 시간만 계속해서 흘러가는 것입니다. 주식을 팔기도 어렵고 경영권도 확보할 수 없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고려아연의 최근 실적은 상당히 안정적이며, 고려아연의 사업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지 않는다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영풍의 가치가 경영권 분쟁 이전에 비해 크게 감소할 이유 또한 없어 보입니다.

자료출처: FnDataguide

특히 ㈜영풍은 석포제련소 관련 이슈 등으로 부정적인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경영권 분쟁 이전에도 꾸준히 주가가 떨어졌던 상황입니다. 결과적으로 ㈜영풍의 시가총액은 계속하여 떨어지고, 고려아연의 시가총액은 다소 오르면서 ㈜영풍의 시가총액 대비 고려아연의 시가총액 비율도 2020년말 2.1배에서 2024년 현재 3.84배까지 크게 증가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고려아연의 지분가치를 믿고 ㈜영풍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유의할 점은 이와 같이 지분가치와 시가총액의 비율이 벌어졌다는 것은 ㈜영풍의 주가와 고려아연의 주가간의 상관관계가 실제로 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Figure 4에서 확인할 수 있는 2023년말부터의 고려아연과 ㈜영풍의 주가 괴리는 생각보다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고려아연의 지분가치와는 상관없이, ㈜영풍의 주가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하락을 지속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3. 그렇다면 고려아연에 지금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대체로 경영권 분쟁에 따른 주가상승은 단시간에 나타나며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급속히 사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액주주로서 투자한다면 단기간 내에 경영권 분쟁이 보다 격화되면서 고려아연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기를 기대하며 투자하는 것은 다소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고려아연의 주식이 경영권 분쟁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점점 더 희귀해지면서 주가가 지금보다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판단됩니다. 현재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두 오너가의 직접 지분율 및 우호지분을 각각 32%와 33%로 가정하고, 국민연금의 지분율 8.2%는 거의 고정되어 있다 가정한다면 26.8%에 불과합니다. 적어도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는 이상 두 오너가에서 지분을 팔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지분을 조금이라도 더 매집하고자 할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입니다.

자본시장에서 팔고자 하는 사람은 적고 사고자 하는 수요는 꾸준히 많다면 주가는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고려아연의 실적이 앞으로 더욱 개선되어 주가가 올라야 할 개연성이 높아진다면, 주가의 상승폭은 경영권 분쟁 이전에 비해서 훨씬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1세대 창업자들 혹은 창업 2세대들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모양으로 기업 또는 기업집단들이 분리되고 있습니다. 수월하게 분리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적지 않은 다툼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워낙 큰 이해관계가 걸린 일인만큼 어떻게 보면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대기업집단의 분할은 연구자로서도 투자자로서도 한국 외의 지역에서 찾기 어려운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소액주주로서 최근의 경영권 분쟁을 지켜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였지만, 결론은 ㈜영풍이든 고려아연이든 간에 소액주주가 딱히 손해를 볼 만한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될수록 고려아연의 주식을 원하는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고려아연의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가 올라가면 최대주주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영풍에게 딱히 손해가 날 것도 없으니 ㈜영풍의 주식을 구태여 팔려고 애쓸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최근 자주 나타나고 있는 사모펀드의 경영권 인수 후 일방적인 상장폐지가 훨씬 더 소액주주에게는 해로운 현상이 될 수 있다 생각합니다.

다음번에는 좀 더 신선하고 흥미로운 주제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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