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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같은 듯 다른 듯, 두 건의 인수합병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벌써 2024년도 한 달이 지나 2월입니다.

1월달에 비해 2월이 되니 해가 뜨면 조금은 따뜻해진 것 같습니다. 주식시장도 1월에는 찬바람이 불었지만 2월초 지금까지는 따뜻한 바람이 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소외되어왔던 자산주들까지도 다시금 주목받는 것을 보니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영원히 저평가되는 기업은 매우 적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1월 15일에 나란히 발표된 두 가지 흥미로운 인수합병(M&A) 사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오리온-레코켐바이오 인수와 OCI홀딩스-한미사이언스의 통합에 대해서 서로 비교하면서 살펴보고 보유한 기업의 인수합병을 맞닥뜨렸을 때 소액주주로서 고려해야 할만한 요건에 대해서 짚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공시된 두 가지 사례는 거의 같은 시기에 공시되었고 다른 산업군의 기업이 바이오-제약 기업에 대하여 인수합병을 시도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장의 반응과 거래의 구성, 앞으로 고려해보아야 할 점에 대해서는 차이점이 매우 많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에 집중하여 살펴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1) 인수합병 발표에 따른 시장의 서로 다른 반응

주주의 입장에서 인수합병과 같이 경영상의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보아야 할 것은 당연히 주가가 될 것입니다. 소액주주로서 경영상의 중요한 결정에서는 배제되지만 잘못된 경영에 대한 책임은 같이 진다는 면에서는 때로는 억울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오리온-레고켐바이오의 경우는 오리온의 소액주주들에게 있어서 날벼락과 같았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오리온의 경우과 같이 16일에 17%하락하고 17일에도 7%가 더 떨어져 이틀 합계 20%대의 하락을 보였습니다. 평소에 주가 변동폭이 크지 않은 제과업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반응이 대단히 부정적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레고켐바이오의 경우 그보다는 작지만 16일에 5%, 17일에도 2%정도의 하락을 보여 역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역사적으로 인수합병의 경우 인수하는 기업(인수기업)의 주가는 하락하고 인수되는 기업(피인수기업)의 주가는 상승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거래의 경우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 모두에 대해서 공시일을 전후해서 주가의 급락 또는 하락이 보입니다. 이는 인수기업의 주주에게도 피인수기업의 주주에게도 이번 인수합병이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았거나, 혹은 피인수기업인 레고켐바이오가 이 인수합병에 대한 기대 또는 인수합병에 대한 정보누설에 따라 미리 주가가 올랐을 가능성 두 가지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둘 중에서는 아마도 후자의 가능성이 좀 더 높을 듯합니다.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의 경우는 비슷하지만 조금은 달랐습니다. 한미사이언스는 12일, 15일에 연이어 상승 후 16일에는 상한가까지 올랐습니다. OCI홀딩스의 경우 12일부터 17일까지 18%정도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오리온-레고켐바이오의 경우 시장에서 부정적인 면에 좀 더 주목하였고, 한미사이언스-OCI홀딩스의 경우 긍정적인 면이 부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차이의 원인을 짚어보면 크게 1) 인수되는 기업의 성장단계에서의 차이, 2) 인수의 방법의 두 가지 측면에서의 차이에 인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2) 인수되는 기업의 성장단계에서의 차이

이번에 인수 또는 통합되는 두 기업은 한미사이언스(시가총액 2조 8,612억원, 2024년 2월 2일 기준), 레고켐바이오(시가총액 1조 3,681억원, 2024년 2월 2일 기준)으로 아주 큰 차이가 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차이점은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비교적 예측가능한 범위에 있는 기업이라면, 레고켐바이오의 경우 상장기업이지만 아직 벤처기업에 더욱 가까운 속성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미사이언스와 종속회사인 한미약품은 전통적인 제약업체로서 2020년 이후 지금까지의 실적을 보아도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입니다. 신약개발이라는 성장의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이 또한 2015년에 주목받은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어 시장에서 충분히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이미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레고켐바이오의 경우 2023년 얀센에 대한 국내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LCB84- 계약금액 2조 2,400억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2022년말까지 꾸준히 적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OCI홀딩스의 관점에서 한미사이언스에 대한 금번의 투자위험은 일반적인 중견 제약기업에 대한 지분투자의 수준과 유사하다면, 레고켐바이오에 대한 오리온의 투자는 바이오벤처에 대한 모험투자의 형태에 보다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3) 인수의 방법에서의 차이

인수의 방법에서도 다소의 차이가 있습니다. 오리온의 경우 홍콩 소재 계열사인 팬오리온코퍼레이션이 구주인수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로 레고켐바이오의 주주가 되는 형식입니다. 오리온이 보유한 현금 5,500억원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레고켐바이오에 직접 유입되는 것으로 비교적 단순한 거래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OCI홀딩스의 경우 한미사이언스에 2,4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기존 경영진에게서 2,775억원(744만주)의 구주를 인수하는 것까지는 유사하지만 기존 경영진의 지분 중 절반 가량인 677만주는 현물출자 방식으로 매수하여 OCI홀딩스 지분 10%와 교환하게 됩니다. 따라서 전체 거래 규모는 7,703억원으로 오리온-레고켐바이오의 거래보다 크지만 현금유출은 거래규모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인수자의 입장에서 덜 부담스러운 거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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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분야의 비교적 유망한 기업들이 다른 산업분야의 대기업에 인수되는 경우라는 측면에서는 두 거래가 유사해 보였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볼수록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잘 보이는 거래였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기존의 OCI그룹과 오리온그룹에서 보여주던 모습과 서로 반대되는 행동을 취했다는 것입니다. 가정이지만 만약에 OCI그룹이 레고켐바이오를 인수하고, 오리온그룹이 한미사이언스에 투자했다면 아마도 시장의 놀람은 많이 덜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자자로서 기업을 오래 보유하다 보면 지금과 같이 그동안과 사뭇 다른 결정을 맞닥뜨릴 때가 있습니다. 특히 오리온의 경우 이번 투자가 멋지게 성공한다면 이전과는 달리 훨씬 더 공격적이고 과감한 선택들을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실패한다면 단순히 투자한 금액의 손해 이상으로 앞으로의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 위축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인수합병은 기업을 10년 앞서나가게 할 수도 있고, 10년을 뒤로 가게 할 수도 있는 중요한 결정입니다. 소액주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경영자 또는 최대주주가 장기적으로 현명한 판단을 하였을 것이라는 것을 믿는 것밖에 없다는 것은 다소 유감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주식투자자로서 감수할 수밖에 없는 위험이라면 피하려고 하기보다는 어느 정도는 즐겨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모두 건강한 한 해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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