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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의 주식투자 : 다시 새로운 길을 떠나며
최근 몇년간 두 달에 한 번씩 투자글을 올리곤 했는데
이번 달은 좀 늦었습니다.
한국에 들어온지 3년만에
다시 해외로 발령이 나서 이것저것 준비하면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20년전 처음 해외에 나갈 때는 모든 것이 설레였고
1천만을 종자돈으로 투자해서 '5년 후 귀국할 때는 1억으로 만들어야지' 하고
야심차게 출국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친구들, 투자모임 동료들과 해어지는 섭섭함과
'해외에 나가면 연로하신 부모님께 일이 생기면 어떻게하지?'
'애들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까?' 라는 걱정에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7월에는 많은 분들의 예상과 달리
주식 시장이 회복해주었고
저의 계좌도 좋아졌습니다.
LX인터네셔널과 인화정공, 세아제강지주가 달려주었고
7월에 편입한 s-oil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s-oil은 유가 피크아웃 논란도 있지만 여전히 높은 유가수준과
7~8% 수준의 배당수익까지 고려하면 편안하게 가지고 갈 수 있는 주식 같습니다.
제지주도 시장의 관심은 별로 없지만 슬금슬금 눈에 띄지 않게 회복되지 않을까요?
반도체주, 건설주 등이 죽을 쑤고 있지만
결국 투자는 개별주에 집중해야 하는 법.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반도체주 중에도 매수할만한 회사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유동성이 썰물처럼 빠지는 현 시기에는
공격보다 수비에 보다 신경을 써야하고
좀 더 보수적이고 겸손한 마음으로 시장에 대응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을 떠날 때 또한 한국으로 돌아올 시기가 되면
항상 느끼는 것은
평소에 관심을 갖지 않던 평범한 것들이
매우 아름다워 보인다는 것입니다.
내가 자주 가던 까페,
퇴근 후 걷던 거리,
매달 머리를 깎으러 가던 미장원,
주말마다 자전거로 달리던 강변도로 들을
애써 사진에 담고
친구들, 동료들, 투자지인들과
점심, 저녁, 차를 마시며 작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2주전에 오랫동안 못 만났던 '바람의 숲'님과 '알루'님 등과
인사동에서 식사를 하며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흔히 정치인, 독립운동가, 비밀결사 등에 쓰이던 '동지'란 무슨 뜻인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란 의미가 아닌가?
주식 판에서 만나서 매일 주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한달에 한 두번 모여서 종목 발표하고
고교동창들 보다 더 자주 만나는 우리야 말로
'주식투자를 통해 한 몫 벌어보자'는 같은 뜻을 가진 동지아닌가? 하고 말이죠.
다들 피식 웃더군요.
틀린 말은 아니란 의미겠지요.
이번에 한국에 있었던 3년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첫 해에 10년에 한번 정도 볼 수 있는 코로나 폭락장에서
그나마 잘 버티고 좋은 수익을 내었던 것은
주위에서 지켜주고 격려해준 '동지'들 덕택이 아니었나 감사히 생각합니다.
해외로 떠나기 일주일을 남겨두니
마음이 매우 감상적으로 되는 것 같습니다.
2018년 필리핀을 떠날 때
환송회에서 직원들과 함께 노래방에 갔었죠.
젊은 여직원들은 K-POP 가수 노래를,
나이 많은 어른들은 태진아 뽕짝을,
현지 필리핀 직원들은 오래된 팝송을 부르는 데
30대 중반의 필리핀 시니어 리서쳐가
제가 처음들어 보는 한국 발라드 곡을 어설픈 발음으로 부르더군요.
신나는 BTS 곡도 아니고,
샤이니의 서정적인 노래도 아니고
구슬픈 짝사랑의 노래를
까무잡잡한 피부의 필리핀 여성의 어설픈 한국어로 처음 들었습니다.
가수 정인의 말처럼
'노래에 촉촉히 젖어든다'고 할까요?
오늘은 그 노래가
하루종일 귓가에 맴도네요.
추석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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