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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버핏클럽5 in 2022
버핏클럽5 in 2022
- 지은이: 홍진채
등 16인
- 에프엔미디어 / 2022-08
/ 463쪽 / \20,000
16인의 뛰어난 투자자들의 글을 엮어 만든 무크지(*)입니다. 5년 전 출간 이후 매년 한 차례 적절한 주제와 알찬
내용을 책 하나에 담아서 투자자들에게 바른 길을 제시해주는 멋진 책입니다. 저는 투자자의 한 사람으로써, 출판사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무크(mook)지(誌): 단행본과 잡지의 특성을 동시에 갖춘 출판물. 편집이나 책의 형태는 잡지와 비슷하나 부정기적이란 점은 단행본과 비슷하다. –
표준국어대사전, 네이버
시작하면서 홍진채 님의 2022년 버크셔 주주총회 참관기를 볼
수 있습니다. 워런 버핏을 친견하기 위해 버크셔 주총에 참석하는 자신의 행동을 ‘한 주식 구도자의 성지순례’라고 표현한 저자의 감동이 저에게도 전해지더군요. 진짜로요^^
버크셔 주총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오프라인 방식으로는)3년만에 열렸습니다. 주인공인 1924년생인
찰리 멍거와 1930년생인 워런 버핏, 두 분 모두 워낙
고령이라 그들의 육성을 들을 수 있는 게 내년에도 가능할까 하는 (살짝)초조함을 느끼는 투자자가 저만은 아닐 겁니다. 그래서 직접 현장에
있어야만 들려줄 수 있는 홍진채 님의 생생한 참관기가 더더욱 고맙습니다.
이건 님이 정리해준 마지막 챕터, ‘버크셔 주주서한’과 ‘질의응답’과 겹치는
내용이 있지만 홍진채 님의 관점에서 요점을 집어주고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시작하는 글로 좋았습니다. 또한 홍진채 님은 ‘장세 예측의 대가, 워런 버핏’이라는 주제를 갖고서 버핏을 파헤쳤으며 양서 선정단 4인에도 참가해서 가치투자자들이 읽어야 할 우량 투자서를 제시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출판사와는 별개로 노고에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모두 반복해서 읽어야 할 귀한 글 모음이라, 요약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므로 따로 남겨두고 싶었던 글을 옮기는 방식으로
독후감 같지 않은 독후감을 쓰기로 했습니다.
1. 이건규 르네상스 대표 인터뷰에서 두 가지 얘기가 인상 깊었는데요.
1-1. 질문: 전통적인
가치투자 방법론과는 조금 다른 관점을 갖게된 특별한 경험이 있는지?
대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차화정 장세'라고 자동차, 화학, 정유 업종 주식들이 확 오른 때가 있었는데 그 시기를 거치면서 투자관이 좀 바뀌었습니다. 이때 개인적으로 반성도 많이 했고요.
인기 있는 주식이라고 해서 그냥 '이건 테마야. 너무 올랐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 기업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펀더멘털이 더 좋다면 나도 같이 사는 게 맞다는 것을 배웠어요. 반성을 많이 하게 된 계기죠. 시장에서 인기가 있다고 해서 투자
대상에서 배제할 필요는 없는데 말이에요.
1-2. 질문: 대가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고 가장 닮고 싶은 투자자는 누구이고 스타일은 무엇인가?
대표: 제가 가장 좋아하는 투자 스타일은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예요. 이 스타일의 목표는, 성장성은 높은데 밸류에이션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그러니까 성장성이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 겁니다.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밸류에이션은 아직 낮은 주식을 찾는 것, 이것이야말로 주식투자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버핏의 투자철학은 '성장하는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매수'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가치투자 전략 중에서는 GARP(Growth At Reasonable Price)에 가장 가깝고요. 좋은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산다는 거죠.
이에 비해 드레먼은 저평가된 성장 기업을 찾는 데 더 집중합니다. 어떤
느낌인지만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익 성장이 15%인데 PER은 15배라면 GARP 주식으로
여기고, 이익 성장은 15%인데 PER은 8배라면 비인기 성장주라고 여깁니다.
2. 서두에서 얘기했듯이, 라쿤자산운용, 홍진채 대표가
주제로 삼은, ‘장세 예측의 대가, 워런 버핏’에서 배움이 컸습니다. 그 중에서 3가지만
옮길게요.
2-1. 시장의 타이밍을 예측할 수 없다'와 '거시경제는
완전히 무시해도 된다'는 동일한 말이 아니다.
버핏은 1967년 10월
버핏투자조합 주주서한에서 앞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질 것 같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양적 분석을 통해 확실히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다.
2. 단기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막대해지면서 시장의 과잉 반응
패턴이 증가해 자신이 가진 분석기법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3. 반면에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너무 커졌다.
그는 시장의 타이밍을 맞히고자 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내가 가진 원칙으로는 이제 더 이상 좋은 주식을 발견하기 어렵고, 여기에는
시장의 구조적인 요인이 기여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가치 기반의 투자자들이 고민하는 지점은 언제나 '내가 살 주식이
있는가'이다. 그들에게는 절대적으로 '사고 싶은 주식'과 '사지
않아야 할 주식'의 기준이 있다. 이 기준은 당연히 가격과
가치의 관계다. 가치란 기업과 투자자의 관계에서 투자자가 기업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몫을 의미한다. 가격이란 그 몫을 받기 위해서 지불해야 할 돈이다.
2-2. 전반적인 기대수익률 수준이 높아졌다는 의미
1. 최근에 강세장이 지속되었다.
2. 강세장을 따라서 별생각 없이 들어온 투자자가 많아졌다.
3. 경험이 짧은 사람들은 단기 변동성을 감내할 여력이 부족하다.
4. 따라서 시장이 급락할 경우 우왕좌왕하며 함께 주식을 팔
확률이 높다.
단기 강세장으로 인해 전반적인 주가 수준이 높아져 있으며, 소신
있게 투자하는 사람보다는 부화뇌동하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하락이 하락을 부추기면서 고평가된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라는 뜻이다.
2-3. 2008년부터 2021년 사이에는 다양한 하락장이 있었다.
2010년대의 유럽 재정위기,
2016년 미국 대선, 2018년 유동성 축소, 2020년
코로나 팬데믹까지, 그 모든 장에서 승리자는 '하락에 용기
있게 베팅하고 버틴 사람들'이었다.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는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빠른 폭락과 회복 과정만을 기억하는데, 의외로 많은 하락장이 있었군요. 제가 실감했던 2차례 하락장에서 저는 버티면 이긴다는 교훈 및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검증된
승리자는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을 보유하고 버텨낸 투자자들입니다.
3. 차파트너스자산운용 김형균 본부장은 우리 주식시장에서 몇 개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운동을 펼쳐
성과를 냈습니다. 지정학적 문제와 지배구주 문제 등으로 인해 저평가를 당연시 받아들이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변화를 가져다줄 분으로 큰 기대감을 갖게 했는데요.
-> 주식투자의 기본 중의 기본을 알려주는데, 저의 무지를 절감했습니다.
3-1.
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 경우는 단 한 가지
기업의 사업이 진입장벽 또는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어서 꾸준히 자본비용 대비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이익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경영진의 자본배분 능력과 주주 정책도
훌륭해서 기업의 가치가 주주 가치로 이어짐으로써 주주가 장기적인 부의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경우다.
이런 기업은 매우 드물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이해관계와 일반
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한국에서는 특히 더 드물다.
3-2. 기업의 주식을 소유한다는 의미
장기적으로 소유하는지 단기적으로 소유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기업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은 발행시장에서 기업에 직접 자본을 투자한 주주의 소유권을 승계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통시장의 주식 투자자는 발행시장의 투자자와 다를 바가 없다.
3-3. 주식회사 제도와 상장 제도
기업에 영구 자본을 제공함으로써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즉 주주 소유 자기자본의 소유권과 가치를 표상하는 주식을 상장함으로써, 투자자(주주)가 자본을 회수하고 싶을 때 회사로부터 직접 자본을 돌려받는
대신 주식시장(유통시장)을 통해 제3자로부터 회수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러한 제도적 바탕 위에서 기업은 주주환원을 하지 않는 한 자본을 회수당할 불확실성 없이 사업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이점을 가진 상장기업의 경영진은 주식의 가치가 자기자본의 가치를 정확히 반영하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
3-4. 상장기업 경영진의 의무 2가지
상장기업의 경영진은 사업을 잘해서 자기자본의 가치를 키우고, 주식의
시장가치가 자기자본의 가치를 잘 반영하도록 하는 두 가지 의무를 갖고 있다.
3-5. 의무공개매수제도(義務公開買收制度)(*)
M&A 등으로 대주주 지분을 매각할 때 일반 주주에게도
동일한 조건으로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이 제도가 도입되면 많은 기업의 주가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다시 말하면 소수주주 디스카운트와 같다.
*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되면 종속회사 주가도 상승하겠지만 특히
지주회사 주가가 폭등할 것으로 생각된다. –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 제가 지주회사를 다수 보유하면서 기대하고 있는 촉매
중 하나죠.
*
의무공개매수제도
-
적대적
M&A를 목적으로 시장에서 주식을 공개적으로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할 때 인수 부담을 크게 하기 위해 반드시 특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매수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의 시행으로 소수의 일부 주주에게 기업의 주식이 과도하게 집중될
수 있으며, 의무공개매수 비율을 지나치게 높이는 경우 상장폐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 [네이버 지식백과]
-
대주주가 아닌 제 3자가 상장기업 주식을 25% 이상 매입하려면 의무적으로 '50% + 1주'를 공개 매수하도록 규정한 제도. 글로벌 표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환위기 이후 폐지됐다. - [네이버], 한경 경제용어사전
4.
이건 님이 2021년 버크셔 주주서한과 2022년
버크셔 주주총회 질의응답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영어 독해력이 떨어지는 저는 이건 님과
같은 뛰어난 번역가가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요.
4-1.
우리 투자 대상은 주식이 아니라 기업이다
투자 형태에 상관없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는 확고한 경제적 우위와 일류 경영자를 갖춘 기업에 유의미한 규모로
투자하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는 주가 등락에 따라 매매할 주식이 아니라 장기 사업 실적이 유망한 주식을
보유한다는 점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이는 중요한 관점입니다. 찰리와
내가 선정하는 것은 주식이 아니라 기업입니다.
4-2.
주식 비중 100%를 가장 선호한다
1942년 3월 11일, 시티 서비스 우선주 3주를
살 때 기업 소유에 대한 열정을 처음으로 드러냈습니다. 당시 매수 금액 114.75달러에 내 전 재산이 들어갔습니다.
주식 투자에 처음 뛰어들고 나서 나는 재산의 80% 이상을 항상
주식으로 보유했습니다. 그동안 줄곧 내가 좋아한 주식 비중은 100%였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 버핏은 ‘명확하게
주식 100%를 선호한다’고 말합니다.
4-3. 주주와의 질의응답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해, 확신을 갖고서 용기
있는 주장을 피력하는 두 분의 생각을 옮깁니다.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이 미국의 모든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그 지분 1%를
사라고 내게 제안한다면, 나는 오늘 당장 250억 달러를
내고 미국 농지의 1%를 소유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미국의
모든 아파트의 1%를 소유하고 있는데 그 지분 1%를 사라고
내게 제안한다면, 이번에도 나는 250억 달러를 내고 미국
아파트의 1%를 소유하겠습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여러분이 세상의 비트코인을 모두 소유하고 있는데 25달러에 사라고
내게 제안한다면, 나는 사지 않겠습니다. 내가 그 비트코인을
어디에 쓰겠습니까? 나는 그 비트코인을 어떤 식으로든 되팔아야 합니다.
여러분 말고 누구에게라도 팔아야 합니다. 쓸모가 없으니까요.
바로 이것이 생산적 자산과 비생산적 자산의 차이입니다. 비생산적
자산은 누군가가 더 비싼 가격에 사주어야 합니다.
- 워런 버핏
나는 평생 세 가지를 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리석은 것, 사악한 것, 남보다 멍청해 보이는 것입니다.
비트코인은 이 세 가지 모두에 해당합니다.
첫째, 제로가 될 가능성이 매우 커서 어리석습니다.
둘째, 연준 시스템과 국가 통화 시스템을 좀먹기 때문에 사악합니다.
셋째, 미국이 중국보다 멍청해 보이게 만듭니다. 중국은 현명하게도 비트코인을 금지했습니다. 우리는 미국 문명이 우월하다고
생각하지만, 중국보다 훨씬 멍청합니다.
- 찰리 멍거
2022년 [버핏클럽 5호]는, 저에게는, 주주행동주의를 다룬 ‘Special Issue-거버넌스’ 장이 특히 좋았습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저평가된 이유를 밝히고 이에 대한 해결책까지 제시합니다. 그동안 주주총회에 참석해서 주주로서 그 기업에 대한 바람을 전하거나 배당 증액 등을 요구하는 정도였던 저의 ‘소극적인’ 자세에 자극이 되었고 부족했던 지식을 채우는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