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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향의 투자 편지(110)- 레버리지에 관한 생각

빚, 레버리지
- 부정적으로만 볼 것인가?

1년 전쯤 투자 경력 3년, 30대 중반의 한 젊은 친구와 레버리지 이용과 관련해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짧은 대화로 기억합니다.

친구: 현재 운용하는 투자금이 적어서 레버리지를 써서라도 투자금을 좀더 늘리고 싶습니다. 맞벌이하면서 생활비를 제외하고 남는 자금으로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데 투자금을 늘리는 게 너무 더디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레버리지를 쓰지 말라고 하던데, 절대로 안 되나요?

숙향: 천천히 불려도 아직 나이가 있으니까 충분할 텐데요. 마음이 그렇다면, 우선 묻고 싶은 게, 현재 거주 주택은 자가인가요?
친구: 예.

숙향: 그럼 거주 주택을 담보로 은행 대출할 여지는 있고요?
친구: 예.

숙향: 그렇다면 현재 수입에서 생활비에 조금 더 여유(비상금)를 둔 다음 남는 돈으로 대출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만큼은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몇 가지 조건을 덧붙이고 싶네요.

1. 주택을 담보로 하는 은행 대출금은 장기간 운용할 수 있으므로 레버리지로 이용해도 되는 겁니다.
2. 지급 이자보다 배당수익률이 더 높은 주식에 투자했으면 합니다. 금리 차이 + (저평가된 주식의 주가가 올랐을 때 얻게 되는)시세차익까지 더하는 투자 방법은 레버리지를 이용하더라도 안전하면서 높은 수익을 올리는 투자가 되니까요.
3. 배당수입금이 0.2억이 넘으면 종합소득세 부담은 별로 없지만 0.2억 초과 분에 대해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합니다. 최소한 건강보험료 추가분과 지급이자를 더해서 수입배당금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까지 했으면 합니다.
4. 투자금을 아내와 두 계좌로 나눠 운용하면 수입배당금 0.4억까지는 부담이 없겠는데, 이를 초과하는 시점에서는 레버리지는 상환하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봅니다. 그때쯤이면 투자금이 상당히 불었을 테니까 굳이 레버리지는 이용하지 않아도 될 것 같거든요.


숙향의 2004년 ~ 2007년
저는 레버리지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말해왔지만, 실제로는 이용했던 적이 있습니다. 2004년 동업자의 배신으로 살던 집을 제외하고 전 재산을 잃었을 때, 저는 저를 믿고 돈을 맡겼던 친구 두 사람의 빚을 갚기 위해 살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만한 돈이 다른 곳에 들어가 있었지만, 회수 시점이 맞지 않아서 은행 대출을 받아 빚을 상환한 것인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자금이 들어왔을 때, 저는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고 주식투자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때 제가 그렇게 결정했던 이유는, 당시 가치에 비해 싼 주식들이 너무 많았고 더구나 이들 중 많은 주식들의 배당금이 대출이자보다 컸기 때문입니다.

2004년 당시 은행 대출금리는 5% 정도로 기억하는데, 배당수익률이 10% 이상 되는 주식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감히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이죠. 마침 주신(株神)의 도움으로 가치주의 전성시대가 열리면서, 투자금은 금세 많이 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시장 과열을 느꼈던-2007년 조금 빠른 시점에 대출금은 전액 상환했습니다.

저의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상황을 돌아보다 보니 작년에 그 친구의 질문에 대해 즉흥적으로 대답했지만 순전히 제 경험에서 나온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일러준 방법으로 그가 레버리지를 이용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 시점부터 시장지수는 많이 하락했음에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가치주들의 수익률이 나쁘지 않았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물론 5년 이상 투자하는 조건으로 얘기했으므로 벌써 판단할 일은 아니겠지만 말이죠.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서 비매품으로 발간한 책, [당신은 주식인가 채권인가?]에서 제 생각과 엇비슷한 저자의 말씀을 발견했습니다. 마지막 글로 옮겨 붙입니다.

빚에 관련해서 절대적으로 나쁘거나 좋은 것은 없다. 빚은 단순히 하나의 재무적 전략일 뿐이다. 게다가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빚은 타당한 명분도 가진다. 단지 대출에 들어가는 이자 비용이 빌려온 돈으로 버는 수익보다 (평균적으로) 적어야 한다. 이 점만 확실히 하면 된다.
사실상 최고의 대출은 정확히 말하자면 당신이 필요로 하지 않는 대출이다.
- 인용: 모셰 마레브스키, [당신은 주식인가 채권인가? Are you a Stock or a Bond? in 2011]

노파심에서 덧붙이지 않을 수 없네요. 레버리지는 쓰지 않는 게 최선입니다. 잃는 것을 싫어하는 인간의 본능은 레버리지를 쓰는 순간부터 그렇잖아도 어려운 주식투자는 더 힘들어지거든요. 레버리지를 쓰지 않아도 일찍 시작하고 건전한 투자법을 유지한다면 돈 걱정 없는 은퇴를 맞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욕심을 부리겠다면 제가 사례로 든, 젊은 친구에게 얘기했던 조건을 지켜야 합니다.

담주에 뵐게요.
숙향 배상

추신: 그래도 레버리지는 이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가 당부 드린 대로 실행할 분이 많지 않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이 편지를 부칠까 말까 한참 고민했음을 밝힙니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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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개

  • T.F.S
    코스톨라니의
    달리는 자동차 운전대에 칼을 꽂고 다니는 행위라는 말을 듣고서는
    인내가 필요한 주식투자에서 레버리지의 위험성을 바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22.05/19 09:37 답글쓰기
  • T.F.S
    2022.05/1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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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향
    T.F.S 님께서 인용한 말씀은 버핏이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착각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겠죠. 레버리지의 위험성을 일깨워주는 최고의 조언입니다.
    2022.05/19 13:03
  • 숙향
    2022.05/1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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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F.S
    버핏이 맞습니다.
    혼선을 드려 죄송합니다.
    2022.05/19 14:12
  • T.F.S
    2022.05/1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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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향
    늘 좋게 봐주시고 격려를 아까지 않으시는 연금고객 님, 고맙습니다^^
    2022.05/19 13:00
  • 숙향
    2022.05/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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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udos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에 그런 듯 합니다.

    서두르면 일을 망치지요.

    
    2022.05/19 10:30 답글쓰기
  • Kudos
    2022.05/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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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터슐로스
    레버리지의 안 좋은 점이 투자자가 원하지 않는 시점에 강제로 청산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평소에 수익률이 좋아도 0을 곱하면 결과는 0이 되기 때문에 레버리지는 아주 극히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자제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2022.05/22 22:07 답글쓰기
  • 월터슐로스
    2022.05/22 22:07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숙향
    그래서 피해야 하지만 그럴만한 상황에서 그만한 자제심이 있다면 장기적으로 쓸 수 있는 대출금으로 할 수는 있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주식투자란 것이 도박과 너무 가까운 성격이라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776
    2022.05/23 08:35
  • 숙향
    2022.05/2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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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떼빗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대출을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지만, 자꾸 욕심이 생기네요..
    2022.05/23 16:24 답글쓰기
  • 떼빗
    2022.05/23 16:24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숙향
    스스로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줄이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레버리지는 어려운 상황에 빠졌을 때 버티는 데 따른 고통을 몇 배 더 어렵게 만들거든요. 852
    2022.05/24 09:25
  • 숙향
    2022.05/2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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